침이고인다김애란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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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애란 (문학과지성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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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만 많이 들어봤던 작가긴 한데 왜인지 꽤 기대했었다. 안타깝게도 기대한 바가 충족되지는 못했다. 아주 마음에 안드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닌 그냥저냥 정도?

'도도한 생활', '침이 고인다', '성탄특선', '자오선을 지나갈 때', '칼자국', '기도', '네모난 자리들', '플라이데이터리코더'. 이렇게 여덟 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다 읽고나면 기묘하게도 하나의 이어진 소설을 읽은 느낌이 난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사고방식이나 주변 인물들의 사고방식, 치루는 일들이 다 비슷비슷해 보였다. 특히 가족이 등장하면 짤없이 비슷한 느낌이었다. 주인공은 각박한 세상을 덤덤한 시선으로, 하지만 치열한 삶을 살면서 지켜보고 있고... 어머니는 억척스러운 가장이시고, 아버지는 사고만 치는 말썽쟁이(아버지에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줄). 형제들도 썩 미더운 존재들은 못되고 그러는. 작가가 만들고 싶어하는 어떤 캐릭터가 있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도 그게 너무 반복된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

  뭐 그래도 재미 없는 건 아니다. 기대가 커서 아쉬운 기분이 많이 남았다는 거. 하나하나 따로 봤으면 더 재밌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소설은 '자오선을 지나갈 때'. 가장 치열한 재수생 시절을 표현해내는데, 고 심정이 구구절절이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의 지금 현재 모습도 우리들 삶과 비슷해서 좀 미적지근하면서도 마음에는 들었다. '침이 고인다'의 후배와의 생활도 괜찮았고... 하긴 뭐 하나하나 뜯어보면 각자 재미있고 괜찮은 소설들이었다. 너무 같은 길로 통하는 소설을 몰아봐서 내 기분이 그랬던 거지.

  무난히 괜찮았다. 두 번 읽을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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