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빌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2003 / 미국)
출연 우마 서먼,루시 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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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가 내 취향이 아닐 거라는 건 예상했는데 이렇게까지 아닐 줄은 몰랐다. 그래도 봐 두길 잘했다고는 생각함. 여러가지 연출 같은 게 재밌긴 했다. 스토리 말고. 스토리는 단순하기 짝이 없어서 설명할 것도 없다. 킬러였던 여자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가 달아나서 평범한 삶을 꾸려보려다 이전의 보스 빌(데이빗 캐러딘)과 그의 하수인들(오렌 이시(루시 리우), 버니타 그린(비비카 A. 폭스), 버드(마이클 매드슨), 엘(다릴 해나))에게 당하고, 4년 후 코마 상태에서 깨어나 복수를 하는 것.

  감독이름을 봤을 때부터 예상하긴 했는데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다 섞어놓았구나 싶었다. 일본 문화와 일본 애니메이션을 섞어놓은 것들을 보고 좀 웃으면서도 감탄하기도. 감탄튼 했는데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 건 아니란 말이지. 매 장을 나눠놓은 것이 만화책 보는 느낌이었음. 시간 순으로 연대기가 흐르지 않은 게 나았고(이건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기도 하니) 그냥 뭐라고 해야할까... 복수를 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검을 얻고 수련을 하고 다시 복수를 하는 뭐 그런 일련의 과정들에서 재미를 얻어야 했는데 사실 난 좀 지루했어서... 애니메이션 뭐 이런거 신기하긴 했다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었고. 복수를 하고 싶은 상황은 알겠는데 심정은 기가 막히 정도로 몰입이 안 되었다.

  선혈이 낭자하는 오렌 이시에게 복수하는 쪽은 그 과정이 화려하긴 하더라. 만화같이 사람들 팔다리를 뚝뚝 썰어대는 걸 보고 좀 할말을 잃긴 했다. 너무 만화같아서 잔인한 기분이 안 들어... 그렇게 많은 싸움이 나오는데도 싸움 장면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잘 안드는 게 만화적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분명 액션 자체는 힘들 거라는 게 보이는데도 판타지같다는 느낌 탓에.

  음. 내 취향은 아니었음. B급 영화를 A급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훌륭하긴 하지만...



킬 빌 2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2004 / 미국)
출연 우마 서먼,데이비드 캐러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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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2편 보기 싫을 정도로 마음에 차지 않았는데(영화의 질 이전에 내 취향이 아니라서) 룸메랑 같이 본 것이라 이어서 봄. 1편에는 화려한 복수의 모습이 강조되었다면 2편에서는 스토리에 치중하고 설명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 감상은 2편이 더 좋았다.

  1편에는 일본 문화가 확확 보였다면 2편에서는 이 감독 어떡해... 홍콩영화 덕후기도 하네... 싶을 정도로 그 쪽 오마쥬가 엄청 보여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코믹하면서 내 심정 상 받아들이기는 더 편했다. 그리고 더 만화같아... 감독 너 이새기 진짜 덕후구나 이러면서 그냥 웃고 말았음. 그래 이건 개그영화야 이러면서 보았다... 사부 페이 메이(유가휘) 나올때마다 빵빵 터짐... 젤 빵터졌을 땐 페이 메이 죽을때... 죄송합니다.

  개그는 페이 메이 쪽에서 담당했다면 나름 버드(마이클 매드슨)나 엘(다릴 해나)이 나오는 장면은 진지한 구석도 있었다. 특히 버드의 개인 삶을 보면 그런 느낌이 아무래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킬 빌이죠...ㅎㅎ 버드 뱀에 물려 죽는거 보고서도 헐... 이런 클리셰 오래간만이다... 이러면서 보고.

  나중에 어린 딸 키도(펄라 하니-자딘)만나고 나서의 진행은 진짜 클리셰 극치인데 뭐 그떄 쯤 갔을 땐 이 영화 작정한 비급이었지 이걸 잊지 않게 되었었다. 빌 죽을 때는 내가 저거 나올 줄 알았다. 하고서도 맞춘 게 부끄러울 지경으로 뻔해서 슬퍼졌습니다... 그렇지 이건 스토리 보는 영화가 아니라 연출 보는 영화였지.

  다 보고 나서도 취향 아니지만 그래.. 그래도 보기는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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