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1989 / 미국)
출연 해리슨 포드,숀 코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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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아나 존스의 판타지 섞인 세계관도 익숙해졌고, 2편의 짜증나는 오리엔탈리즘이 사라지고 나니까 좀 재미있다. 세 편의 올드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보았다.

  도입부에 항상 모험 장면이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인디아나 존스의 어릴 때 이야기. 배우는 리버 피닉스가 맡았는데 신선하더라. 인디아나 존스가 왜 채찍을 쓰게 되었는지, 중절모라는 마스코트는 왜 생겨났는지, 뱀에 관한 트라우마는 어디서 기원한 것인지가 다 나오는 도입부였다. 젊은 시절 이야기라는 데서 좀 신선하기도 했고... 나름 발랄한 시작이라 마음에 들었다. 아, 여기서 아버지 헨리 존스(숀 코너리)가 있다는 것과 인디아나 존스와 그 와의 관계도 대충 알려주더라.

  3편은 최후의 만찬에 쓰인 성배를 찾는 모험. 서구권의 이야기인지라 2편 같은 오리엔탈리즘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오 좋아요. 1편과 마찬가지로 나치가 악역으로 등장하고 이를 이용한 잔개그가 재미있었음. 히틀러한테 사인 받는 장면이라던가... 나치가 악역이긴 한데 1편 보다는 좀 더 자세하게 악역설정을 했다. 나치 비밀 경찰 포겔(마이클 바이른) 같은 나치와 직접 관련된 인물이 아닌 악역들이 도드라졌음. 윌터 도노반(줄리안 글로버)이나 엘사 슈나이더(앨리슨 두디) 같은 역할들이 그랬다. 그래봤자 단순한 악역에서 간단하게 한 꺼풀 씌운 정도긴 했지만 앞선 편들에 비해 감각이 발전했다고 느꼈다.

  인디아나 존스와 아버지의 투닥대는 관계가 재미있다. 여기에서 가장 잔재미를 느꼈다. 엘사를 두고 두 부자가 경쟁하는 듯한 모습 보여주는 것도 그랬고, 인디아나 죽은 줄 알고 헨리가 슬퍼할 때도 웃을 뻔. 서로 닮은 듯한 두 캐릭터가 투닥투닥 대는 행각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웃음이... 조연으로는 닥터 마커스 브로디(덴홈 엘리어트)와 1편의 살라(존 라이스-데이비스)가 다시 등장. 살라는 별 역할 크게 없었고... 마커스는 옆에서 보기엔 좀 답답하겠는데 영화에서 보니까 재미나는 캐릭터였다.

  엘사가 목적이 있어서 나치에 협력하는 거라 뭐라 했지만 그 전까지의 모습이 썩... 설득력이 있지는 않았네요. 도노반에게 가짜 성배를 골라주는 것 정도가 그런 의도에서 기반한 걸로 보일락 말락. 결국 그 성배 때문에 죽었으니까 성배를 아끼는 마음은 있었던 거 같긴 한데, 그 또한 자기가 자초한 재앙이라서. 뭐 그래도 2편의 윌리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얘랑 인디아나랑 처음 잘 때 느끼해서 죽을 뻔 하긴 했지만...

  아, 액션은 2편 정도로 활기차고 괜찮았다. 탱크 위에서 싸우는 장면들은 참 웃기고 신났다. 자동차로 비행기 따돌리고 이러는 건 약간 황당하긴 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뭐. 헨리가 우산으로 새 날려보내서 비행기 추락시키는 것도 황당하긴 했는데 웃겼음ㅋㅋㅋ

  인디아나 세계관에 다 적응하고 나니까 볼만했다. 가장 즐겁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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