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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황당한 저주
감독 에드가 라이트 (2004 / 영국)
출연 사이몬 페그, 닉 프로스트, 케이트 아스필드, 루시 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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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로메로 감독의 좀비 3부작(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시리즈) 중 '시체들의 새벽 (Dawn of the Dead, 1978)'에 경의를 표하며 만들어진 작품. 국내에서 이 시체들의 새벽을 2004년에 리메이크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Dawn of the Dead가 '새벽의 저주'로 번역되었는데, 이게 사람들에게 시체들의 새벽이라는 원작보다 대중에게 더 인지도가 높은거라. 그래서 원작인 시체들의 새벽(Dawn of the Dead)를 패러디하던 Shaun of the Dead의 번역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되고 말았다. 이래서야 조지 로메로 감독의 원작보다는 잭 스나이더의 작품을 패러디한 것처럼 느껴지고 마는 오류가-_-; 확실히 패러디물 느낌도 나고 재미있는 제목이지만, 원작보다는 잭 스나이더의 리메이크본을 가르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아쉽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패러디물이다. 기본적인 설정을 보여주면서도 코믹적 요소를 섞어놓은 센스가 너무 대단해서 웃음이 비실비실. 영국에서는 꽤 흥행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개봉도 안한 작품인 것이 좀 의아하다. 꽤 재밌는데 이거;

  주인공 숀(사이몬 페그)과 그의 친구 에드(닉 프로스트)의 조합이 꽤 즐겁다. 숀이 구하고자(?) 안달하는 여자친구 리즈(케이트 애쉬필드)보다 에드의 비중이 더 큰 것 같음. 리즈는 별로 기억에 안남는데, 에드는 확실히 기억에 남잖아. 저 바보같은 놈! 이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아 물론 두 친구가 둘 다 바보스럽다.

  숀의 일상은 단순하다. 평범한 하루하루이고, 별로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태도도 없다. 그래서 리즈가 헤어짐을 요구한 상황. 이런 숀의 평범한 일상에서 벌어진 사건이 사람들의 좀비화. 그런데 여기서 숀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 그가 꾀하는 계획이란 겨우 에드와 함께 엄마 바바라(페네로프 윌튼)과 여자친구 리즈를 구해 사건이 해결 될 때까지 단골 술집에 가서 숨어있는 것 정도이다. 한마디로 생각이 없다-_-; 이러니까 여자친구한테 차이지 싶고. 어떻게 저런 사건이 일어난 와중에도 저 정도로 어리버리하고 생각없이 굴 수 있는건지. 심지어 이런 단순한 숀의 일상은 사건이 해결된 후에도 비슷비슷. 이런 모습이 사회상을 꼬집는 것이라고 하는데... 일단 처음 봤을 때는 그냥 당황스럽다; 내가 영화를 엄청 평론하듯 진지하게 보는 것도 아니니까.

  숀의 계획이 약간 틀어지면서 엄마 바바라의 남편(숀의 친 아버지가 아니다.) 필립(빌 나이)과 리즈의 친구들인 데이빗(딜란 모란)과 다이안(루시 데이비스)까지 함께 숀의 단골 술집으로 피신. 이 피신까지의 과정이 다소 코믹스럽다. 그러면서도 주인공들은 너무나 진지해서 그 대조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내가 원작을 안봐서 잘 모르겠는데 여기 나오는 좀비들 너무 웃겨orz 으으으 거리면서 걸어다니기만하고, 엄청 잘 당하고 어리숙하다. 좀비들이 잔인하게 보이는 장면은 단 한 장면 뿐. 데이빗이 당하는 장면인데, 그 이외에는 별로 무섭거나 협오스러운 장면도 없다.

  결말은 음 이걸 비극이라 보는 사람도 있긴 하더만, 난 그냥 웃겼음. 해피라고 보지도 않지만, 이 결말 제법 재미있지 않은가. 제대로 살아남은건 숀과 리즈 뿐이라는게 슬픈건가? 그렇지만 사건의 해결이 단순하고, 사건 해결 후의 세상도 제법 그에 걸맞아서. 바바라나 필립은 뭐 제대로 죽었다 치고, 데이빗이나 다이안은 너무나 빠르게 죽어버려서 죽는게 그렇게 슬프지 않고. 에드는 좀비가 되었지만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게임이나 하면서 밥만 축내는 백수. 숀의 일상이 리즈와 함께가 되었다는 게 좀 달라진 것이지만... 솔직히 그런 극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은 숀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변할 수 있을까? 리즈와 함께 있는 모습이 그려졌지만 언제까지일 지는 확실할 수 없다.

  꽤 재미있는 패러디 물. 원작인 조지 A 로메로 람독의 시체들의 새벽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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