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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花
감독 장예모 (2006 / 중국, 홍콩)
출연 주윤발, 공리, 주걸륜, 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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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CGV에서 조조로 봤다. 의외로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한적하게 보았음. 나는 이미 일요일 본격 TV네타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간의 스토리를 알고 간 상태였다. 스케일도 스케일이지만(너무 좋아 화려 화려 화려) 아, 결말은 어떻게 될까? 하는 기대감도 있는 상태였다. 근데 이건 뭐하자는거니...

  장이모우 감독은 본디 중국의 현실을 고발하는, 그런 작품을 많이 쓰던 감독이 아니었나... 갑자기 스케일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각본이 빈약해졌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나는 '영웅'까지도 소화할 수 있었는데. 황후 花는 뭔가 아니다. 장이모우 감독은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절대권력? 절대 권력의 허망함? 허망하지도 않던데. 파국? 뭐니, 진짜. 이 허접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는.

  황제도 어이없고, 황후는 더 어이없고, 찌질이 원상, 싸이코 찌질이 원성... 둘째 원걸만이 멋있더라. 사실 얼굴은 원걸이 제일 별로다 했는데, 제일 멋있었다. 아우 두 찌질이 형제는 어찌할꼬... 이 스토리의 가장 큰 희생자는 궁녀 선이었다. 태의도 좀 불쌍하고. 18금 판정 받은 건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과, 폭력적인 장면 때문인 듯. 별로 야하다거나 한 장면은 없었다.

  스케일 면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화려했다. 궁 안의 배경이 거의 전부인데, 바닥까지 번쩍번쩍 하더라. 450억이 어디 들어갔는지 알 것 같아. 궁녀들 옷은 쪼끔 부담스러웠음. 바닥에 국화 깔아놓은것이 굉장히 멋있었다. 그리고 한 바탕 전투가 벌어진 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시체를 치우고 다시 국화를 까는 환관?들의 모습이 몹시 인상적...(조금 다른 의미다.)

  배우들은 뭐 원체 알려진 주연 배우가 둘이나 되니까. 주윤발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능글맞고,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주더라. 나는 그냥 좋았다. 공리는 어느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여인이 되어 있었다. 홍등에서 봤던 게 인상이 깊었었는데. 독한 표정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 역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찌질이 원상역의 리우 예는 나약한 일면이 드러나서 좋았다. 그래도 저 사람만 보면 찌질한 기분이 들 것 같다-_- 듬직한 원걸역의 주걸륜은'ㅂ'... 멋있던걸. 작달막한 눈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나중엔 총명하게 보이기까지! 낄낄. 셋째 싸이코 찌질이 원성역의 준지 퀸은... 얼굴은 잘 생겼다. 연기는 많은 면을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조금 어설프게 보았다. 궁녀 선의 리 만은 쌍커풀이 없는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굉장히 아름다웠다. 처음에 보고 아, 예쁘다. 를 속으로 연발했다. 피부도 뽀얗고. 부럽고나...

  각본만 좋았으면 멋진 영화였을 것을. 진짜 뭐 설명해주는게 하나도 없어. 설명 안해주는 건 안봐도 다 알겠드만... 좀더 치밀한 각본이었으면 좋았을 영화였다. 그래도 눈에 남는 것은 제법 있다. 머리에는 뭐가 안 남는다.

  덧붙이기- 듀게의 스포일러 게시판에서 보니, 황제가 황후의 약에 독을 탄것은 첫째 왕자와 바람을 피워서. 그리고 맨 마지막 황후가 던져버린 약은 단번에 치사량에 이를만큼의 독. 방패가 녹아버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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