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전설이다(밀리언셀러클럽18)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리처드 매드슨 (황금가지,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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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흘도 전에 읽은건데 지금 감상을 쓰는걸 보면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없다는걸 알 수 있구나... 하여튼 다류한테 빌려서 읽음. 전부터 읽어보고는 싶었는데 도서관 가기는 귀찮고 사기는 왠지 돈아까울 거 같아서... 장르문학은 안읽는 건 아닌데 사는 건 좀 망설이게 되더라. '나는 전설이다'가 중편으로 맨 앞에 있고, 뒤에는 단편들로 배치. 다 읽었는데 아무래도 '나는 전설이다'가 가장 재미있었고, 단편들은 그럭저럭하게 읽었지만 대부분은 취향이 아니었다. '매드 하우스'만 조금 재미있었다. 호러 소설은 썩 취향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전설이다 쪽은 호러라기 보단 나름의 고찰이 있어서 좋았지만. 설정 만든것도 지금 읽어도 재밌고.

  나는 이런 좀비물이 딱 질색인데, 원체 디스토피아물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그런 막연한 두려움을 공감하기가 싫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말이 허무로 끝난다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주인공의 비참함을 즐기는 타입도 아니고... 비참함이 있는 건 좋은데 언제나 행복한 결말이 좋고, 혹은 주인공 본인이 담담하게 넘겨버리거나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을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좀비물 같은 건 거기와 완전 동떨어져 있다. 주인공들은 꼭 살아남으려 발버둥치고 그 끝에 구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는 전설이다'의 중편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네빌이 가진 삶에 대한 욕구가 일단 마음에 들었고, 네빌이 죽는 과정까지도 꽤 낭만적이었기 때문이다. 몇몇 판단이 아쉽기는 했지만 네빌은 자신의 삶에 충실했고, 과거를 무작정 그리워하지 않았고, 미래를 받아들였다. 그런 일련의 사고과정이 나름의 설득력이 있었다. 그렇게 지구 최후의 마지막 세대가 된 네빌의 사고를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 끝이 구원은 아닐 지라도 뭔가... 의미있지 않은가. 새로운 인류의 전설이 된 게.

  좀 편식하는 편인데 장르 소설치고 느낌이 좋았다. 다만 다른 단편들은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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