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
감독 최동훈 (2009 / 한국)
출연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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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척집 방바닥에서 썩어갈 때 광주 시내구경으로 끌려나가 본 영화. 볼 생각은 전혀 없었고 영화 내용도 몰랐는데 그냥 감독이 최동훈이라기에 재밌을 것 같았다. 적어도 재미는 없어도 강동원 얼굴은 보다 나오겠거니(...)

  적당히 시간 때우기는 좋았는데 박장대소 한다던가, 영화가 엄청 잘만들어졌다던가 이런 이야기는 못하겠다. 한국형 액션이라기엔 이미 이런 식의 소재가 꽤 있지 않았던가? 아라한 장풍 대작전 같은거. 난 오히려 그쪽이 흥미롭던데. 그래서 소재에서 엄청 특이하다 요런건 못느꼈고... 이야기 진행도 뭔가 좀 빤히 보인달까, 그런 거도 있고. 요건 넘 무르게 넘어가지 않았나, 이랬던 점도 있었고.

  깨달음 따위는 눈꼽만치도 없는 장난꾸러기 주인공 전우치(강동원)라던가, 온갖 걸 다 통달한 듯한 스승 천관대사(백윤식), 주인공 옆에는 항상 주인공을 도우며 때로는 유혹에 시달리기도 하는 친구 초랭이(유해진)가 있고, 주인공이 폭 빠진 여자(임수정)에 적으로는 주인공은 손도 못 댈 강자 화담(김윤석)이 있으니 이 어찌 흔하지 않으랴. 오해를 만들어내는 실수투성이 신선들(송영창, 주진모, 김상호) 까지도 좀 빠지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캐릭터 뿐 아니라 스토리 진행도 그저 그랬고...

  뭐 연기들은 좋았다. 난 강동원이 요런 껄렁한 연기를 잘 하는 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유해진이나 김윤석이야 말할 것도 없고, 나머지들도 다 좋았음. 아 요괴로 나온 선우선이나 공정호는 대사가 없어서 그런가 역할 땜에 그런가 좀 무덤덤.

  농담들도 그렇고 뭐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그래 그랬어... 뭔가 허전했어... 내가 최동훈에게 기대한 영화는 이런게 아니었는데. 분명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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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마돈나
감독 이해영, 이해준 (2006 / 한국)
출연 류덕환, 백윤식, 김윤석, 이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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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랄까, 생각보다 이야기가 무거워서 깜짝 놀랐다. 물론 발랄발랄한 스포츠 영화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 톤이 무겁고 발랄한 구석은 거의 없다. 포스터만 봐도 그렇게 어둡진 않잖아? 근데 이건 완전 어두워. 캄캄해.

  동구(류덕환)이 춤추는 장면조차도 어떨 땐 당황스러울 정도로 잠잠했다. 일단 트랜스젠더 소년이라는 설정자체에서 무거운 느낌이 나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가정사가 제대로 무겁다. 가출한 엄마(이상아) 부상으로 권투를 관둔 알콜 중독의 동구 아버지(김윤석)의 이야기는 아찔하다. 

   정체성과 아버지의 폭력 아래 동구의 힘든 삶도 보기에 무겁지만, 아버지의 이야기를 제대로 파고들 땐 정말 가슴이 먹먹하다. 아버지의 힘겨운 삶의 모습들. 1등 아니면 다 쓰레기 취급 받는다는 아버지의 외침. 너무 현실적이어서 진짜 짜증나. 약간 철없는 식으로 비춰졌지만 또 가슴 넓었던 엄마도 그랬고. 아무튼 동구네 부모는 너무 복잡해.

  그래도 이 부모들이 참 좋았던 게. 웃기게 너무 현실적이어서. 동구가 립스틱 바르는 장면을 보고 못봤다는 듯 저녁 먹으라고... 하면서 문을 닫는 아버지나, 동구를 때렸다는 어머니나. 나중에 동구를 마구 패는 아버지나, 동구를 포용하려 드는 어머니나. 그냥 현실적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 부모들에게는 역시 베이스로 동구에 대한 사랑이 깔려있어.

  동구 자체는... 그냥 어른스러우면서도 역시 어리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년 같은 모양새가 있었음. 차라리 좀 더 어른스러웠다면 동구가 그렇게 힘들진 않았을텐데. 일본어 선생님(쿠사나기 츠요시)에게 고백하는 것만 해도 아주 어린애같지. 그만큼 순수한 거지만. 그나저나 일본어 선생님 반응 너무해orz 보통은 그렇게 반응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볼수록 그 참.

  씨름부는 그냥 잘 모르겠어. 동구가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되어준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크게 비중이 있는 건지는. 씨름부 감독으로 나왔던 백윤식씨 비중이 생각보다 작았다. 저 포스터엔 씨름부가 들어가 있을 게 아니라 가족들이 들어가 있어야 좀-_-... 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씨름부 주장(이언)은 뭐 얘도 어른인 체 하지만 여전히 애인게 귀엽고. 이언씨는 커프의 이미지랑 많이 다르게 나왔고나. 덩치들(문세윤, 김용훈, 윤원석)은 괜찮은 조연이었다. 아, 조연중에 동구 친구 종만(박영서)이 좋았음. 얘도 좀 이것 저것 해보는 찌질한게 자기 갈피 못잡고 있고. 근데 십대 때 다 그렇지 뭐. 얜 이것 저것 시도라도 하는게 보기 예쁘더라.

  정말 영화는 괜찮았지만, 두 번 보고 싶진 않을 것 같다.


타짜
감독 최동훈 (2006 / 한국)
출연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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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추석에 개봉한 걸 올해 봐주는 센스. 사실 개봉했을때 달려가서 보려 했으나 어찌어찌 못보았던-_- 영화. 원작 만화를 보지는 못했으나, 안 봐도 영화를 보는데 큰 지장은 없다. 원작을 보면 영화랑 비교하는 맛이 있겠지만; 킹콩 오리지널을 못본 채 피터잭슨의 킹콩을 보는 것처럼 이상하진 않다는 말이다.

  나는 고니가 별명인줄 알았는데 이름이더라; 잠시 당황했음. 철없어 보일 때의 조승우나, 타짜가 된 후로의 조승우나 제법 잘 어울려서 좋았음.
  백윤식 완소;ㅂ; 갈때까지 간놈! 하는데 연륜이 느껴지던데. 콧수염도 너무 잘어울려;ㅂ;ㅂ;ㅂ; 완소 백윤식 완소. 그렇지만 평경장 그렇게 갑자기 가버리면 너무 슬프잖아orz
  김혜수는 여전히 아름답다. 저게 어디 삼십대 후반의 얼굴이란 말인가! 게다가 섹시한 정마담의 캐릭터가 잘 어울려서 좋았다. 조승우와 같이 벗고 있는 샷에서는, 조승우의 엉덩이보다 김혜수의 가슴에 더 시선이 가더라. 김혜수도 제법 연륜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느 느낌.
  유해진은, 아우 너무 귀여워ㅋㅋㅋ 이장과 군수 개봉하면 유해진때문에 보러가야하는거 아닌가 싶다.
  요새 있을때 잘해!에서 나오고 있는 김윤석의 아귀 캐릭터. 아귀는 전라도 타짜인데, 전라도 사투리가 적당히 입에서 잘 놀아서 어색하지 않게 들렸다. 나는 서울인이지만, 울엄마 아빠는 전라도 사람이라-_-; 대충 어색한지 안어색한지는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수경과 김정난은 그냥그냥. 차라리 김정난이 더 눈에 띄던데. 이수경은 재미없고 밋밋한 캐릭터... 나는 왜 고니가 정마담을 버리고 화란에게 가는지 이해가 안되던데? 정마담이 훨씬 매력있지 않은가;

  도박관련 용어가 많다고 들어서 걱정됐는데, 뭐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더라. 섯다? 그런거 하는거였는데- 숫자만 크면 이기는 게임이라는건 보면서 잘 알 수 있었으니까. 감독이 전작 범죄의 재구성에서 써먹었던 촬영스킬을 타짜에선 적절히 활용한 듯한 모습도 있어서 좋았다. 진행이 쫙쫙 빠르고, 군더더기 없어보이고. 이모 저모 나는 참 좋던데. 아, 마지막 부분에서는 살짝 늘어지나 싶기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뭐 그 정도면 양호하지. 

  자, 감독. 타짜 2부를 제작하도록! 평경장을 살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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