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 (Paris, Je T'Aime, 2006)'의 단편「마레 지구」.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작품으로, 소프트하게 동성애를 다뤘다. 가스파르 울리엘이 프랑스 청년으로, 엘리어스 맥코넬이 미국 청년으로 출연했으며 각각 본인의 이름으로 연기했다. 스티브 부세미가 출연했던 「튈르리 역」 다음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 가스파르 울리엘의 작업멘트가 작살이다. 프랑스 남자들은 원래 저래? 라는 생각이 잠시 들게 했던 작품. 물론 그렇진 않겠지, 설마... 아무튼 작업 거는 가스파르 울리엘은 캐 훈훈, 앉아있는 엘리어스는 새침떼기 같은 느낌. 홍보 팸플릿 덕분에 내용을 다 알았음에도 마지막에서 왠지 웃었음. 깔깔.

# 마레 지구  : 구스 반 산트
 
안녕.
안녕.
엘리, 와인 두 잔만 줄래?
그래..
어디 봐요.
멋진데.
이런 색깔 만들 수 있는  그런 거 여기 있어요?
레드가 제일 중요해요.
똑같은 레드를 구해야만돼요.
알았어요.
이.. 이건..이건 거의 핏빛인데.
잘 모르겠네요, 피를 쓴건지는.
어떤 색조의 피를 쓴건지는.
핏빛 레드. 너 피를 쓴거니, 가스파르?
아뇨, 자동차 페인트를 사용했던 것 같아요.
알았어요.
자동차 페인트를 사용했던 것 같아요.
가게 뒷쪽으로 가실까요.


전에 만난 적 있던가?
길에서 마주친 것 같은데.
어디 살지?
난 17 구역에 사는데.
동네에서 봤는지도 모르지.
말이 별로 없네.

확실하진 않지만, 전에 만난 것 같아서.
넌 눈길이 신비로워.
네 눈길은 정말 특별해.
유령이 있다고 믿어?
그 문제에대해 정말 열심히 알아봤었지.
다른 시간, 다른 시대에  서로 알았는지도 모르지.


불 있어?
불?
고마워.

이상하지, 널 본 순간, 네게 얘기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
마치...글쎄...  아주 강한 느낌...
이상해.
네가 사라지기 전에 얘기를 안하면,
뭔가를 잃어버릴 것 같은...중요한 것 말야.
멋지지, 안그래?
좋은데서 일하는구나.
너와 얘기할 기회를 놓치기 싫었어, 왜냐하면...
멍청한 짓이었어, 그냥 기회를 놓치기 싫었어.
어쨌든...

앉아도 돼?

그래.

천생연분이란 말 믿어?
자신의 나머지 반쪽인 사람 말야.


재즈 좋아해?
응.


챨리 파커.
커트 코베인은? 난 좋아해.
아니다, 잊어버려.

전화번호를 알려줄게.
너랑 얘기하고싶어.
네가 전화 해주면.
좀 더 진지하게,
무엇보다,
오래 얘기하고싶어.
더 오래...
자.
고마워.
됐어.

조심해서 가세요.
안녕.
안녕.
  - 안녕.


무슨 일이야?
나도 모르겠어요, 크리스티앙
걔가 이걸 줬어요.

전화번호네.
걔가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전 프랑스어 잘 못하잖아요.
인쇄 작업 목록에 아직 제가 할일도 많고.
전화해서 알아보라구.

(뛰어나간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