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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감독 스탠리 큐브릭 (1980 / 영국)
출연 잭 니콜슨, 셸리 듀발, 대니 로이드, 스캣먼 크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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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뭐 공포영화의 전설 아닌가. 라고 하지만 난 못보고 있었다. 볼 기회도 없었고, 찾아 볼만큼 공포 영화에 강하지도 않고. 영화에 대한 정보는 오히려 이것 저것 패러디에서 더 많이 얻었던 것 같다. 특히 심슨 패러디에서. (아 심슨 최고) 전에 공부할 때 얻었던 잡다한 이론들도 좀 있었고...

  친구네 외박하러 간 김에 같이 봐야지 해서 거기서 봤음. 생각보다 정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불쑥불쑥 하는 장면이 없어서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고 그냥 심리적으로 몰아붙이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영화 초반부터 강조되고 있는 대칭형 구조라던가, 끝이 보이지 않는 화면. 그리고 섬세한 음악까지... 작정하고 보는 사람이 두근두근 하게 하는 영화적 요소가 있다. 이런 설정들은 제 2의 배우라고 해야 할 것 같음. 아부튼 불쑥불쑥이 없어서 나 그렇게 무섭진 않더라;

  그냥 되게 고립된 공간의 무서움? 그런 게 느껴졌다. 귀신들 나오고 잭 토렌스(잭 니콜슨)가 미쳐가는 거, 아들인 대니(대니 로이드)의 속에 있는 토니의 존재. 이런 것보다 그 공간 자체가 좀 혐오스럽달까... 도망갈 구석이 없어서. 그러고보면 마지막에 딕 홀로랜(스캣맨 크로더스)이 나타난 건 그저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위해서-_-인것 같다. 그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가 없어. 원작은 좀 다를 거 같긴 한데 안 읽어봐서 모름.

  배우들은 뭐 두 말 않고 좋았다. 점차 미쳐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잭 니콜슨도 그렇고, 겁에 질린 셜리 두발도 그렇고. 근데 셜리 두발은 생긴거 탓도 있다; 창백하게 질린 그녀의 독특한 페이스는 흡사 무슨 강박증에 시달리는 듯한 사람 같아서. 대니 로이드는 어린애 치고 연기가 무난하게 좋았는데, 이 뒤로 필모가 없음-_-; 아쉬워라.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여보 나왔어나 쟈니가 왔다 장면... 물론 섬뜩하긴 한데 나는 웬디(셜리 듀발)가 잭이 쓴 원고를 발견할 때가 오히려 더 무서웠음. 그 원고 자체가 좀 그래서; "놀지 않고 일만 하던 잭은 바보가 되었다."라니. 역시 좀 섬뜩해. 근데 이건 심슨에서의 패러디 장면이 더 무서움ㅋㅋㅋㅋ 나 거기에서처럼 방 가득가득 그 글씨가 써 진 걸 좀 기대했는데. 뭐 쨌건.

  공포의 근원 자체보다, 과장한 배경이 더 무서운 듯.

* 보고나서 깨달았는데, 화성까지 삼십초의 뮤비 The Kill에 샤이닝 패러디가 있구나... 뮤비만 볼 땐 잘 몰랐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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