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스티븐킹전집1)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스티븐 킹 (황금가지,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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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역시 다류에게 빌려서 읽음.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는 썩 취향이 아니긴 했는데 그래도 좀 더 읽어보고 취향인지 아닌지 알아야겠다 싶어서. 캐리는 데뷔작이기도하고, 워낙 유명해서 더 재미있을 줄 알았다.

  ........근데 왜 더 재미없어........OTL

  읽으면서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 하는 생각을 (또!) 함. 원체 공포류를 즐기지도 않는 성향이 작용한 거 같은데, 아니 그렇다 쳐도 이걸 읽으면서 나는 전혀 무섭지 않았다. 그냥 짜증이 퐁퐁 샘솟았을 뿐... 장르 소설이 취향이 아닌가. 그래도 어떤 종류들은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공포가 취향이 아닐 지도... 뭐 뼈대 이야기도 내겐 흥미롭지 않긴 했다. 염력이라는 소재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그게 주요점은 아니었다만.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고 집안에선 기독교 근본주의자 엄마에게 시달리는 캐리에타 화이트가 주인공. 불운했던 캐리가 자신의 염력을 사용해 마을에 불러 일으키는 재앙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사건 되시겠다. 이미 이야기 시작할 때 시점은 사건이 다 끝난 뒤. 서술은 회고하는 듯한 내용이고, 마치 실제 사건처럼 보이도록 뉴스 기사 인터뷰 같은 것들을 삽입해 놓았다. 이건 그 당시에는 신선했을지 모르겠는데 지금 봐서는 별로 그런 거 모르겠고... 피를 사용한 상징은 약간 촌스럽게 느껴지더라.

  인물들이 대부분 짜증나지만 (그 캐리조차) 가장 짜증나는 캐릭터는 뭐니뭐니해도 캐리의 엄마. 부모가 자식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더라. 기독교 근본주의자 캐릭터는 언제 봐도 좋아할 수 없는 건데, 이걸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부모라는 역할로 마주치게 되니까 혐오의 극치였다. 크리스는 완전 짜증나고 철없는 애였고... 수지는 약간 위선적인 느낌도 있었지만 뭐 나쁜 느낌은 아니었던 듯. 제일 안된 건 토미. 하는 짓 보니까 애도 착하고 그렇던데 무슨 죄야... 캐리라는 캐릭터는, 그래. 음. 분명히 내 옆에 있어도 내가 잘해줄 거 같진 않았다. 그런데 그 애를 그렇게 의심과, 불안과, 자기열등감으로 몰아넣은 건 걔 엄마인게 분명해서... 또 짠하고, 캐릭터 보면 여러 생각이 들더라. 원래 한 가지 사고를 계속 주입당하면 거기서 벗어나기 되게 쉽지 않은데 일탈을 시도했단 점에선 어떤 의미로 대단하기도 했다. 다만 그동안 켜켜이 쌓였던 불안과 불신이 폭발하게 된 건 아쉽다.

  사건 자체는 흥미로울 게 못 되었고, 그보다는 캐리라는 캐릭터가 형성된 과정이나 캐리 엄마 캐릭터와 캐리의 관계, 이런 게 도드라지고 재밌더라. 그런 부분이 오히려 더 공포였고...

  빠르게 읽었고 앞에 읽은 소설과 마찬가지로 재미없지는 않았는데, 또 여전히 내 취향은 아니다 싶었던 책.
톰고든을사랑한소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스티븐 킹 (황금가지,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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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류가 빌려줘서 읽기 시작. 스티븐 킹 소설은 이게 처음인듯? 영화화 된 건 영화로 좀 봤는데, 책은 그 전에 읽은 기억이 없다. 아 작법서라고 해야할까, 에세이에 가까웠던 '유혹하는 글쓰기'는 읽어보았음. 그건 재미있어 보여서 샀는데 에세이로서 재미있었다. 그래서 아무튼지간에 소설은 이게 처음.

  잘읽힌다. 속도감이 잘 붙는 글이었다. 문득문득 너무 가벼운 느낌에 빈 구석이 있단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문제될 거 없었다. 다만 내가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또 읽고 나서 생각했던 건 '내가 왜 이걸 읽어야 하지?' 였다. 9살박이 트리샤의 고난이 내게 썩 와닿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왜 이 애가 괴로워하는걸 봐야하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 생각할 거리를 그렇게 많이 주지도, 그렇다고 이야기로서의 재미에 푹 빠져들게도 만들어주지 않았다. (후자는 취향 문제에 가깝다.) 생각할 거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그냥 고만고만한 수준으로 읽었다. 교훈은 길을 잃으면 그 자리에 있읍시다 일까... 애를 놔두고 한눈을 팔지 맙시다? 굳은 의지를 가집시다...? 의미를 으려면 찾기는 쉽다. 작가의 의도가 텍스트를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남에도 확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 그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음 역시 이건 취향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시종일관 트리샤를 지켜보던 '그것'의 정체는 은근히 김이 샜다. 물론 그게 곰은 아니지만, 곰의 형상을 한 무언가이지만... 내겐 부족해. 내게 더 설명을 해줘.

  내가 좋아할 만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다. 혼자 떨어진 극한상황에서의 사고방식, 행동 뭐 이런 건 재미있었다. 특히나 그게 내가 더이상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게 된 어린이일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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