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1,5
감독 엘라 렘하겐 (2008 / 스웨덴)
출연 구스타프 스카스가드,토켈 페터슨,토마스 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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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어 영화라기보다는 가족영화에 가깝다. 퀴어 관련 부분이 나오긴 한다만, 뭐 그렇게 대단한 비중을 지니고 있다고는 생각 안함. 한.. 1/3 정도? 나머지는 15살의 입양아인 패트릭(토마스 융만)과 교란(구스타프 스카스가드)의 관계에 치중해 있다. 패트릭과 교란의 남편인 스벤(토켈 페터슨)과의 관계도 있긴 한데, 비중이 별로 안 크다. 막판에서야 악간 나오는 정도. 초반에 스벤이 교란과 싸우고 나가버리는 탓에 상당히 페이드아웃 되기도 하고.

  아이를 원하는 게이 부부가, 행정상의 실수로 1.5세가 아닌 15살의 패트릭을 맞이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 범죄 이력도 있고, 자신들이 원하는건 아기이기도 해서 초반에 부부는 패트릭을 돌려보내려 애쓴다. 좀 더 차분한 성격인 교란에 비해, 스벤은 다혈질에 제 성격이 있는 편. 패트릭의 문제로 다투다 둘은 헤어지기에 이르고, 고 사이에 패트릭과 교란은 더 교감하고... 결론적으로는 스벤도 돌아오고, 패트릭도 '평범한 가정'을 찾았지만, 결국은 그들에게 돌아오길 원하는 뭐 그런 이야기. 퀴어 부분이 없다면 굉장히 평범하고 무난한 가족영화. 있어도 뭐...

  스토리에 대해 썩 할 이야기가 많지 않은 듯. 워낙에 평범해서.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를 봐야 재미있다.

  패트릭은 전형적인 '애는 착해요' 과. 그냥 사춘기에다가, 엄마는 비극적으로 잃고 아빠는 알지도 못하고... 그런 과정이 애를 그런 성격으로 만든 것 같다. 이런 애가 시설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뛰어나가는 장면을 보니 짠한 기분도 들더라. 약한 개가 짖는다고 뭐 그런 느낌. 진짜 애는 착한게 스벤이 나가고 나서 조깅 같이 가자고 나서는 것도 그렇고, 쉬면서 모두 내 탓이라고, 언제나 그랬다고 말하는데 머리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어린애같은 천진난만함이 드러날 땐 더 좋았다.

  여튼 패트릭의 겉으로 보이는 성격에 일일이 대응하던 스벤은 좀 어른스럽지 못한 편이었다. 알콜중독 이야기도 그렇고, 여러 모로 약간 모자랐지만. 그래도 어른 같다고 느껴지던 건 마지막 부분의 타투 이야기 정도였을까... 

  교란은 담담하면서 이입이 잘 되는 성격이었다. 이래저래 게이인 점 때문에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장면이 좀 보이는데 나까지 슬펐다. 특히 어린애에게 예방접종 해 줄때, 그 애 아버지가 와서 자기 애에게 손대면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부분은 정말. 그런 일을 당하고도 폭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얼마나 많이 그런 일을 겪었을지도 보이고.

  교란과 패트릭이 서로를 알아가며 이해하는 장면들은 느릿하면서도 설득력있게 진행된 것 같다. 반면 이 둘의 관계에 비중이 높아지면서, 교란과 스벤의 교감은 오히려 줄어들어버리는데 예로 중간에 교란이 스벤을 쫓아내고, 또 스벤이 떠나가는 장면은 너무 전개가 빨랐다. 돌아오는 장면도 약간 그랬고.

  스벤의 전 부인인 에바(애니카 할린)와 교란의 관계가 흥미롭다. 보통 이런 관계는 친해질 수 없는 관계인데(우리나라에서만인가?) 서로는 오래된 친우처럼 보인다. 같은 부분을 공유한다는 점이 오히려 그 둘을 친근하게 만드는 거겠지. 스벤의 딸인 이사벨(아만다 다빈)은 그냥 평범한 사춘기의 소녀. 패트릭과 더 가까워 질 듯? 둘이 비슷해.

  그냥 무난무난하지만 느낌이 좋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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