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결혼 시키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앤 패디먼 (지호,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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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리뷰는 쓰지 않는 스스로를 반성하며 시작. 막 다 읽은 서재 결혼 시키기라는 에세이다. 작가가 어떤 잡지에 연재했던 분량을 다시 편집하고 가름해서 엮은 책인데, 이게 참 술술 읽히는 내용이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책을 보는 작가와 작가 주변인의 시선이 담겨있는 책. 사실 이전에 알라딘에서 마음대로 책을 골라넣을 때, 50퍼센트 할인하고 있기에 집어넣었던 책이다. 가격과는 상관없이 내용은 참 재미있었다.

  앤 패디먼은 작가인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수많은 책에 둘러싸여 살았다. 가족과 단어 맞추기를 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앤 패디먼 또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놀랍지가 않다. 비싼 캐비어보다는 헌 책방에서 9kg어치 책을 사오는 것이 더 배부른 사람. 남편의 직업도 작가인지라 서로의 취향을 빗겨나 책에 대한 사랑만큼은 동일한 듯.

  책과 관련된 에세이로서, 사람마다 책을 분류하는 방법, 다루는 방법, 읽는 방법. 이런 걸 다루기도 하고 내용에 관련되어서는 문법, 단어 같은 것, 시대에 따라 묻혀져버린 옛 논리를 다루기도 하며, 넓게는 표절문제까지 이야기한다. 결코 무겁지는 않고 다 재미있었다. 때때로 영어권 책이기 때문에 확 공감되지 않는 문제들도 있긴 했지만, 뭐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나는 책을 다루고 분류하는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책을 다루는 부분에서 나는 책을 떠받는 쪽이었는데, 글쎄.. 이제부터 좀 막 다뤄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어수선한 꼴을 잘 견디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조지는 3차원 물체들에 대해 기본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 자기가 뭘 원하면 그것이 저절로 나타날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믿어서 그런지 또 보통 그렇게 된다. 반면 나는 책, 지도, 가위, 스카치 테이프는 모두 믿을 수 없는 방랑자들이어서, 숙소에 꽉 붙잡아두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곳으로 튈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 따라서 내 책들은 늘 엄격하게 조직화되어 있다.

앤 패디먼, 『서재 결혼 시키기』, 지호, 2001

  제일 공감되었던 부분. 나는 앤 패디먼 쪽에 가깝다. 물론 작가만큼 세세한 분류를 하지는 않지만:P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편집은 별로였다. 들여쓰기가 너무 폭이 넓었고, 뭔가 모르게 거슬렸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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