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E (2008)

Wall-E 
9.3
감독
앤드류 스탠튼
출연
벤 버트, 엘리사 나이트, 제프 갈린, 프레드 윌러드, 매킨 토크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가족, SF | 미국 | 104 분 | 2008-08-06


  얼마 전에 지나 언니랑 봤었는데 또 보고싶어서 보고 좀 짠해졌다. 애니메이션에서 사람이 아닌 동물이나 사물이 주인공이 되는 건 흔한 일이지만, 말할 수 없다는 점이 독특하고 또... 굉장히 매력있게 그려내서 좋았다. 판타지인데 되게 설득력있다고 해야하나 가슴 울먹하게 하는 그런 부분들도 많았고.

  쓰레기로 가득찬 지구에 혼자 남은 청소 로봇 월-E(벤 버트). 월-E는 지구에 홀로, 아니 바퀴벌레와 둘이서만 남아있다. 인공지능이 발달한 것인지 월-E는 홀로 남은 긴 시간동안 '의미있는 것들'을 모으며, 인간들의 영상을 통해서 손을 붙잡고 감정을 나누는 부분을 '배운다'. 인간이 버리고 간 행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홀로 있으면서 외로움을 깨닫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습득해버린 로봇이라니. 시작부터 좀 슬프지 않나. 이런 월-E의 모습은 지구상에 홀로 남은 생각하는 존재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듯 해 애틋하더라... 그런 월-E에게 찾아온 이브(엘리사 나이트)와의 만남. 이 작은 존재가 이브에게 붙인 애착과 애정의 크기가 보여서 참 짠하고도 예뻤다.

   배에 올라탄 뒤의 일들은 모험도 모험이지만, 이브와 엮이는 부분에 가까워 모든 장면장면들이 즐거웠다. 특히 우주에서 이브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 짠하더라. 인간들의 역할이 크진 않았지만 선장(제프 나이트)과 몇몇 인간 캐릭터가 보여준 노력들도 마음에 들었다. 모니터만 보며 멈춰있던 인간들이 진짜, 실질적인 변화를 맞게 되는 게 감격적이지 않은가. 그렇게까지 퇴화한 인간들이 다시 땅에 발을 붙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게 이 작은 로봇의, 이브를 향한 사랑이라니 아이러니하고도 좋았다.

  월-E는 사랑 이야기였다. 인간들이 말로 내뱉는 구구절절한 무엇보다도 마음을 건드리는 애정이, 사랑이 보이는 그런 행동들이, 백마디 말보다 좋았다. 이브의 손을 다시 붙잡는 월-E의 손동작. 거기에서 참 많이 짠하고 또 감동하게 되더라.

  재미도 있었고 감동도 있었고... 좋았다.
2010/08/17 - 토이 스토리 (Toy Story, 1995)



토이 스토리 2
감독 애쉬 브래넌,존 래스터,리 언크리치 (1999 / 미국)
출연 팀 앨런,톰 행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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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보다 재미있는 2편. 우디(톰 행크스)와 버즈(팀 앨런)는 어느새 서로를 돕고 아끼는 친구가 되었고, 앤디의 방 안에서 인형들의 삶은 여전히 창고 세일의 두려움과, 새로운 선물에 대한 두려움, 버려지는 두려움을 숨기고 즐거웁게 살아가고 있다.

  큰 스토리는 1편과 다르지 않다. 어쩌다 집을 나가게 된 인형들이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벌이는 여정. 다만 1편보다 좀 더 무거웠다고 느꼈던 게, 1편에서는 애정을 빼앗기는 데 느끼는 두려움을 나타냈다면, 이번엔 '장난감으로서 버려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건드리고 있어서 그랬다. 게다가 이 장난감들은 주인을 배신할 줄도 모른다지...

  인형들의 입장이 아이들과 똑같이 어리다면 모르겠는데, 뭔가 아이가 없으면 안되면서도 동시에 아이를 아이로 바라보는 어른으로서의 느낌이 있지 않나. 우디는 언젠가 앤디가 떠나가버릴 거라는 걸 알고, 그래서 같은 경험을 가진 제시(조앤 쿠삭)의 모습에 설득당해 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버릴 수 없듯 우디는 결국 앤디를 버리지 못한다. 우디를 데리러 온 친구들이 아니었어도 결국은 돌아가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고나.

  결론적으로은 모두가 앤디의 방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게 언제까지 갈까, 결국 제시는 앤디의 방에 와서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쓸쓸한 느낌이 자못 들었던 영화. 그러나 여전히 유쾌하고, 위트있었다. 저그(앤드류 스탠튼)의 I'm your father는 최강. 우디2의 절규도 재미있었다. 이런 패러디 재밌고나. 아, 그리고 우디가 보 핍(애니 파츠)을 두고 제시로 갈아타는건가 했더니, 제시가 의외로 우디와 눈이 맞게 되어서 싱기방기. 굳이 세트일 필요는 없어요ㅋㅋㅋ

  부쩍 어른스러워진 속편. 3편은 그 최종장이라던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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