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닥 세인트
감독 트로이 더피 (1999 / 미국,캐나다)
출연 노먼 리더스,윌렘 데포,숀 패트릭 플래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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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 재밌다고 주변에서 그래서 봤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영화가 B급 영화 향이 솔솔 풍기는데 그렇다고 잘 빠진 B급은 아니고, 적당히 사람들(특히 남자 중학생 쯤)의 환상을 자극하는 캐릭터를 짜서 만든 중상의 B급 영화. 문제는 나는 캐릭터 이해하는거 너무 좋아하는데 얘네를 이해할 수가 없어서... 빠른 전개나 필요없는 부분은 설명도 하지 않고 지나치는 점은 뭐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만한 점일 것 같다.

  평범하게만 보이는 형제 코너 맥마너스(숀 패트릭 프레너리)와 머피 맥마너스(노만 리더스)가 악이라 판단한 사람들을 처단하는 이야기. 처음엔 가벼운 에피소드로 시작했는데, 뒤로 갈수록 처단하는 사람들의 인원이나 죄질의 급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걸 쫓는 요원 폴 스멕커(윌렘 데포)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썩 급박하진 않다. 오히려 사건의 진행과 그걸 보여주는 방식이 특이해서 그런 쪽에 눈이 가더라. 스토리 자체는 별론데, 편집이나 카메라 워크가 좀 재미있었다. 캐릭터들도 스토리 만큼이나 단순해서 맥마너스 형제들 노는 걸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났다.

  원래도 탄탄하게 캐릭터 구축을 하진 않았지만, 퍼니 맨 리코(데이빗 델라 로코)가 끼어들면서 이야기고 캐릭터고 다 이상해진다고 생각했다. 맥마너스 형제에겐 악을 벌한다는 모토가 있지만, 그걸 판단하는 시스템은 굉장히 두서없어서 리코의 말에 따라 살인을 행하는 게 굉장히 우스웠음. 그리고 형제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 어떻게 외국어들을 잔뜩 하는지, 뭐 그런... 아무튼 엉뚱한 형제야 그렇다 쳐도, 폴 스멕커가 이 형제에게 동조하게 되는 과정이 너무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어서 또 헛헛한 웃음을... 막판에 활약이라도 하는 줄 알았더니 그도 아니었어요. 일 듀스(빌리 코놀리)가 그들과 함께하게 되는 장면도 그렇고. 진행 자체가 넘 허투르게 넘어가는 게 많아서 이게 뭔가... 그랬다.

  아, 마지막에 사람들 인터뷰로 마무리 하는 건 뭐 괜찮았음. 내 의견을 말하자면, 물론 너네가 뭔데 판단을 해?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 지는 알겠는데 그게 내가 좋아할 만한 부분으로 연결되진 못해서 아쉽다.


데이브레이커스
감독 마이클 스피어리그, 피터 스피어리그 (2010 /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에단 호크, 윌렘 데포, 샘 닐, 이사벨 루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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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보았네, 실망할 줄 알면서도(...) 그래도 트와일라잇보단 약간 나았다고 위안을 하고 싶다...

  최근 나왔던 뱀파이어 설정은 다 섞어놓은 듯한 영화였다. 인공 혈액같은건 트루 블러드(HBO 드라마)가 바로 연상되니까... 그냥 유행 따라 나올만한 영화였고, 영화 자체에 특별한 노력이랄 게 보이지 않아서 실망스러웠다. 뱀파이어 영화 특유의 삶의 허무함같은게 별로 드러나있지 않은데, 왜 굳이 주인공 과학자인 에드워드(에단 호크)가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지 이해가 안된달까. 뱀파이어에서 다시 인간이 된 엘비스(윌렘 데포)도 왜 인간이 된 걸 좋다고 여기는 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선 기본적인 설득력이 부족하다. 인간은 인간 그 자체만으로 숭고하니까? 차라리 그런 말이라도 해줬으면 싶었다.

  이야기 뿐 아니라 캐릭터들도 판에 박힌 듯 한데, 악역인 찰스 브롬리(샘 닐)는 전형적인 정치인+사업가 타입의 악역. 인공 혈액을 개발하는 데 그치면 안되나, 굳이 인간을 먹겠다고 말하냐 싶기도 했는데... 흠 이미 저런식으로 인간의 인권이 무시당한 지 한참 후의 사회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찰스의 딸인 앨리슨(이사벨 루카스)이 뱀파이어가 되길 거부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참 전형적이었다. 인간에게 동정심을 가지는 뱀파이어인 에드워드에겐, 당연하다는 듯이 뱀파이어가 된 상황이 만족스럽다는 데 의심이 없는 동생 프랭키(마이클 도어맨)도 있고... 에드워드를 인간 세계를 돕도록 이끄는 여자 주인공 오드리(클로디아 카번)도 있고... 조언자 엘비스도 있으니. 이 어찌 판에 박힌 캐릭터가 아닐 수 없으랴.

  이야기 자체를 많은 트릭을 쓰거나 꼬아놓은 게 아니라, 설정만 믿고 밀어붙이려던게 보여서 아쉽기 그지없다. 그냥 설정 설명하는 초반부분은 좋았는데 스토리 진행은 영... 아이가 더이상 자라지 않는 상황이 싫다고 유서쓰고 태양밖으로 나가서 자살하는 도입부나, 지하보도나 주간주행이 가능하게 하는 자동차 같은 것, 혈액이 함유된 커피 같은 설정들은 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진 못했다. 설정짜는데 지쳐서 이야기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걸까... 결말 자체도 꽤 한심하게 흘러가서.

  킬링타임이라고 하기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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