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2008 / 미국)
출연 해리슨 포드,샤이아 라보프,케이트 블란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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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드디어 마지막 시리즈. 사실 이걸 보기 위해 앞의 3편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확실히 이걸 보려면 1-3편을 보아야 더 재미있다. 간간히 앞 시리즈에서 이어져 온 것들로 재미를 구성하고 있으니까. 마리온(카렌 알렌)의 등장만 해도 말할 필요 없지만... 뭐 교내의 마커스 동상이 머리가 날아가는 장면이라던지, 뱀 잡기 싫어하는 인디아나(해리슨 포드), 헨리 존스의 사진, 주니어 호칭의 대물림 뭐 이런 거는 앞 시리즈를 봐야 이해가 되는 요소니까. 그런 간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만...

  ...그건 앞 시리즈의 추억에 의지한 거고. 4편 자체만으로 보면 가끔 이게 뭔가 싶은 진행이 엿보였다. 하긴 내가 1-3편 보면서도 대단한 구성을 느낀 건 아니니까 이건 상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앞선 시리즈에 비해 뭔가 어긋났다고 느낀 건 다루고 있는 소재 때문인 것 같다. 1-3편에서 나왔던 물품들은 나름 (뭐 그 황당함은 차치하더라도) 현실 세계의 물건 같은 느낌이 드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4편의 크리스탈 해골은 뭔가 엉뚱하다 싶더라. 감독 이 외계인 덕후자식...!

  시대배경이 1957년 이때라서 감각이 좀 이상하긴 했다. 원래 1-3편도 찍은 상황보다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이건 나름 오래간만에 돌아온 인디아나 시리즈인데 배경이 먼 옛날이니까 뭔가ㅋㅋㅋ.. 여튼 나이 먹어서도 인디아나 존스는 고생을 하고 계신다. 갑자기 나타난 머리 빗어대는 건방진 청년 머트(샤이아 라보프)가 자신의 어머니의 상황을 알리면서 남미로 가서 벌이는 모험을 다루는데, 소재는 앞서 말했든 크리스탈 해골과 관련된 것. 간간히 마야족 이야기가 섞여 있긴 한데 거의 인간의 이야기라기보단 외계인 이야기가 주였고... 주 적은 소련군 이리나 스팔코(케이트 블란쳇).

  딱히 뭐라 말할 게 없는 시리즈의 재탕이었다. 진행 방식도 그렇고... 액션 장면까지도 복제된 느낌이 있어서 막 즐겁진 않았다. 마지막 부분 즈음에 계단을 빨리 빨리 내려가야 하는데 입은 패스터! 패스터! 이러는데 발걸음은 한없이 슬로우라서 왠지 슬펐음. 몇몇 묘사들은 쓸데없다 싶은 것도 있었고... 캐릭터는 인디나 마리온은 과거 캐릭터 그대로인데,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의 개성을 또 모르겠어서 아쉬웠다. 머트는 뭐 보자마자 이 자식 아들이네 싶었다. 건방진 속성은 그대로 물려받았음. 옥슬리 교수(존 허트)는 미친 연기는 좋았습니다만 그래서 뭐? 그런 느낌. 친구 맥(레이 윈스톤)은 뻔한 배신캐릭터였는데 다시 허탈. 이리나 스팔코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몹시 좋았습니다만, 앞서 나왔던 적들만큼의 깊이는 없었던 것 같다. 막판에 외계인들에게 모든 걸 알고싶다며 버티는 모습을 보며 3편의 엘사가 잠깐 떠오르긴 했다. 그래도 엘사 절반도 못가는 캐릭터였다.

  올드팬들의 추억 되새김질용. 외계인만 아니었어도 내가 이렇게 쓰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나저나 난 이걸 보려고 1-3편을 꾹꾹꾹 다 봤단 말인가...OTL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1989 / 미국)
출연 해리슨 포드,숀 코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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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아나 존스의 판타지 섞인 세계관도 익숙해졌고, 2편의 짜증나는 오리엔탈리즘이 사라지고 나니까 좀 재미있다. 세 편의 올드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보았다.

  도입부에 항상 모험 장면이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인디아나 존스의 어릴 때 이야기. 배우는 리버 피닉스가 맡았는데 신선하더라. 인디아나 존스가 왜 채찍을 쓰게 되었는지, 중절모라는 마스코트는 왜 생겨났는지, 뱀에 관한 트라우마는 어디서 기원한 것인지가 다 나오는 도입부였다. 젊은 시절 이야기라는 데서 좀 신선하기도 했고... 나름 발랄한 시작이라 마음에 들었다. 아, 여기서 아버지 헨리 존스(숀 코너리)가 있다는 것과 인디아나 존스와 그 와의 관계도 대충 알려주더라.

  3편은 최후의 만찬에 쓰인 성배를 찾는 모험. 서구권의 이야기인지라 2편 같은 오리엔탈리즘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오 좋아요. 1편과 마찬가지로 나치가 악역으로 등장하고 이를 이용한 잔개그가 재미있었음. 히틀러한테 사인 받는 장면이라던가... 나치가 악역이긴 한데 1편 보다는 좀 더 자세하게 악역설정을 했다. 나치 비밀 경찰 포겔(마이클 바이른) 같은 나치와 직접 관련된 인물이 아닌 악역들이 도드라졌음. 윌터 도노반(줄리안 글로버)이나 엘사 슈나이더(앨리슨 두디) 같은 역할들이 그랬다. 그래봤자 단순한 악역에서 간단하게 한 꺼풀 씌운 정도긴 했지만 앞선 편들에 비해 감각이 발전했다고 느꼈다.

  인디아나 존스와 아버지의 투닥대는 관계가 재미있다. 여기에서 가장 잔재미를 느꼈다. 엘사를 두고 두 부자가 경쟁하는 듯한 모습 보여주는 것도 그랬고, 인디아나 죽은 줄 알고 헨리가 슬퍼할 때도 웃을 뻔. 서로 닮은 듯한 두 캐릭터가 투닥투닥 대는 행각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웃음이... 조연으로는 닥터 마커스 브로디(덴홈 엘리어트)와 1편의 살라(존 라이스-데이비스)가 다시 등장. 살라는 별 역할 크게 없었고... 마커스는 옆에서 보기엔 좀 답답하겠는데 영화에서 보니까 재미나는 캐릭터였다.

  엘사가 목적이 있어서 나치에 협력하는 거라 뭐라 했지만 그 전까지의 모습이 썩... 설득력이 있지는 않았네요. 도노반에게 가짜 성배를 골라주는 것 정도가 그런 의도에서 기반한 걸로 보일락 말락. 결국 그 성배 때문에 죽었으니까 성배를 아끼는 마음은 있었던 거 같긴 한데, 그 또한 자기가 자초한 재앙이라서. 뭐 그래도 2편의 윌리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얘랑 인디아나랑 처음 잘 때 느끼해서 죽을 뻔 하긴 했지만...

  아, 액션은 2편 정도로 활기차고 괜찮았다. 탱크 위에서 싸우는 장면들은 참 웃기고 신났다. 자동차로 비행기 따돌리고 이러는 건 약간 황당하긴 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뭐. 헨리가 우산으로 새 날려보내서 비행기 추락시키는 것도 황당하긴 했는데 웃겼음ㅋㅋㅋ

  인디아나 세계관에 다 적응하고 나니까 볼만했다. 가장 즐겁게 봄.

인디아나 존스 - 마궁의 사원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1984 / 미국)
출연 해리슨 포드,케이트 캡쇼우,키호이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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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아나 시리즈 중 최악이라더니 왜 그런지 감히 짐작할 만 하다. 아무리 오락영화라고 하더라도 이 영화의 오리엔탈리즘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라... 보는 내내 아 참자, 참자. 이거 백 번은 외친듯.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최대 약점이 오리엔탈리즘이라고 어디서 줏어듣긴했는데 2편에서 나타나는 건 너무 심하다. 20년도 전의 영화라 치더라도 이건 좀 아니잖아. 궁에서의 식사 장면에선 재치가 느껴지기보다는 얼굴이 찌푸려졌음.

  구성도 1편에 비해서 재미없다. 물론 이리저리 모험적인 장면을 많이 넣긴 했다. 광산에서 쓰는 철도를 타고 벌이는 추격이라던가, 하늘다리에서의 장면은 흥미롭다. 사람이 쉴 새 없이 이리저리 사건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비단 그게 상카라 돌을 찾는 모험이 아니더라도,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와 윌리(케이트 캡쇼우)의 침실 줄다리기를 보면 긴장감과 재미가 같이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들이 2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미덕인 것 같다. 극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타깃 독자들에 비해 너무 어둡다는 생각이 들고(가족 영화인데 어린애한테 채찍질 하지 마라...), 너무 몰아치니까 오히려 소모적이라는 느낌도 들고. 아쉬웠다. 그리고 캐릭터도 원래 1편에서 인디아나 존스의 태도가 좀 건방지고 약은 캐릭터였지만, 여기선 이런 무뢰배를 보았나! 싶을 정도로 얄밉고 별로였다. 거기다 도입부 장면도 너무 멍청하다고 소리지를뻔. 윌리와 만나니 더더욱 안좋아. 윌리도 좋지 않았던 게 역할이 뭐냐 싶을 정도의 전형적인 옛 헐리우드 영화의 여자 캐릭터. 윌리가 소리 지를 때마다 나의 스트레스는 올라만 가... 캐릭터 중 가장 좋았던 건 역시나 쇼트 라운드(조나단 키 쿠안). 밝고 명랑한 요 소년 덕에 극이 좀 더 활기를 얻었던 것 같다.

  아, 1편에서 느꼈던 판타지의 황당함은 2편에선 아예 도입부부터 이건 판타지다... 하고 생각하고 봤더니 괜찮더라.

  하여튼 나는 되게 별로였다. 난 샤이아 때문에 4편을 봐야하는데...
 
레이더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1981 / 미국)
출연 해리슨 포드,카렌 알렌,폴 프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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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이게 순수한 모험 영화인 줄 알았지... 막판 즈음에 나왔던 성궤를 연 후의 장면에서 할 말을 잃었다. 이게 진짜 고고학자의 이야기일 거라고 기대한 거 아니고, 모험 기대하고 본 거긴 한데... 근데 판타지까지 기대하진 않았어. 제발. 끝부분에서 너무 충격을 받아서 입 벌림. 아 그래, 캐리비안의 해적 같이 판타지를 가미한 거겠지. 하면서 이해하려고 해도 처음엔 그런 기미 보여주지 않았잖아... 난 너무 놀랐다고.

  고고학자(일까)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가 언약의 궤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 영화 초반에 라이벌 관계로 르네 벨로크(폴 프리먼)에게 물먹는 장면으로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깔아주고, 출발하기에 앞서 이 모험담에서 방해꾼이 누가 될 지는 확실히 점 찍어주고 간다. 대충 성격까지도 보이는 캐릭터로. 그리고 본격적인 여행담은... 음 그래요. 마리온(카렌 알렌)을 만나 동료로 삼고 이집트까지 가게된다. 마리온과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모험이 넘쳐나더니, 이집트 가서는 본격적으로 마리온을 이용한 모험도. 다만 마리온이 죽었을 때(?)엔 살아있을 게 너무 빤해서 인디아나가 비탄에 잠긴 모습이 조금 재미있었음. 동료 살라(존 라이스-데이비스)의 도움으로 언약의 궤를 찾아내지만 네, 한번 빼앗겨 줘야죠. 나치와 벨로크에게 궤를 빼앗기고 위험에 처하고, 그걸 빠져나오고. 다시 또 궤를 되찾는 여행을 하고...

  뭐 이런 식으로 보호하고-찾고-뺏기고-빼앗고의 패턴의 반복이 영화 내내 가득하다. 볼 때는 그냥 괜찮았다. 엄청 스릴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모험영화로서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려는 게 보여서... 막판의 그 황당한 궤 속의 유령들만 아니었어도! 왜 거기서 그런 초자연적인 요소가 나와야 했는지 난 모르겠어, 아직도 모르겠어...
  
  사실 앞으로 나올 시리즈를 대비해서 보려고 마음 먹은 건데, 이대로라면 시리즈 전체를 포기해야 할지도... 그래도 2편까지는 보고 고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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