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스필드 파크
감독 이언 B. 맥도널드 (2007 / 영국)
출연 빌리 파이퍼, 미쉘 라이언, 블레이크 릿슨, 더글라스 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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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은 신데렐라 스토리 같았던 이야기. 사촌인 귀족 버트람 가문에서 자라나게 된 패니 프라이스(빌리 파이퍼)가 집안의 궂은 일을 하는 존재에서 의지되는 존재,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따라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 중간 전개까지는 재미있었는데 정작 패니와 에드먼드(블레이크 릿슨)가 사랑에 빠지는 감정노선은 잘 못잡아준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에드먼드의 감정 부분 정리만 빼면 나머지 캐릭터들의 매력이 있는 탓에 재미는 있었다.

  버트람 가문 사람들은 뭐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패니가 남의 집에 와서 속마음 앓이를 했던 건 알겠지만서도, 버트람 경(더글라스 호지)이나 레이디 버트람(젬마 레드그레이브)이 특별나게 괴롭히거나 하는 부분도 없었고... 사촌언니들인 마리아(미쉘 라이언)나 줄리아(캐서린 스테드맨)도 대놓고 괴롭히지는 않고 적당히 부리는 정도? 남자 형제들은 그보다 잘 대해주는 것 같다. 에드먼드야 말할 것도 없고, 장남인 톰(제임스 다시)도 쾌활하니 성격 좋던데. 오히려 같이 얹혀사는 입장인 노리스 부인(매기 오닐)이 대놓고 패니에게 너는 아랫것이야, 아랫것이야 세뇌를 해서 그렇지... 따지고 보면 패니 참 버트람 가족 사이에서 잘 지낸다. 가족들이 패니가 없으면 불안정해ㅋㅋ 특히 레이디 버트람께서. 에드먼드를 향한 사랑 말고는 특별히 욕심이 없는 캐릭터라 더 그랬던 듯.

  이 안정적인 집안에 크로포드 남매가 나타나면서 평지풍파가 부는데, 이미 재력과 권위를 가진 러시워스(로리 키니어)와 약혼중인 마리아가 헨리 크로포드(조셉 비티)와 바람이 나고, 패니가 짝사랑하는 에드먼드는 메리 크로포드(헤일리 앳웰)를 좋아하게 되면서 노선이 꼬여댄다. 헨리와 메리는 꽤 죽이 잘 맞는 남매인데 둘다 꿍꿍이가 있기는 해도 자기 욕망에 있어서 거리낌이 없고 직설적이라 오히려 보는 재미가 있었다. 마리아야 원래 러시워스에게 인간적 매력을 못느끼고 있어서 그랬다만, 에드먼드가 메리에게 이끌리는 것도 이해가 간다.

  어쨌든 요 애정전선이 마리아가 결국은 러시워스를 선택해 결혼해서 떠나버리고, 에드먼드도 일로 집을 비우고 이것저것 꼬이면서 연애노선은 생각치 못한 방향으로 튀었는데, 이 헨리가 패니에게 반한 거. 권력만 쫓을 줄 알았더니 꽤 진지하게 구애를 해 와서 재미있었다. 패니를 위해 패니의 오빠인 윌리엄(조셉 모건)까지 돕는데도 패니는 헨리의 프로포즈를 거절하고, 이 일로 버트람 경도 화를 크게 내지만서도... 구애 과정 자체는 즐거웠음. 워낙에 솔직한 캐릭터라 그런건지.

  그래서 그런지 이 헨리가 마리아랑 바람나서 도망간 게 꽤 충격이었다... 마리아야 그럴 수 있다 쳤어도, 이 앞에서 열혈 구애하던건 뭐지 싶어서ㅋㅋㅋㅋ 패니는 재산도 없었기 때문에 헨리의 구애가 꽤 진실해 보였었거든. 뭐 아니라서 실망. 그냥 리셋 전환이 빨랐던 건지 뭔지. 톰이 아프고, 그래서 집안이 조금 어두워지고... 에드먼드가 돌아오고 일이 너무 확확 진행되었다. 에드먼드가 마리아에게서 정떼는 과정까지도 너무 빨랐다 싶었는데, 에드먼드가 패니에게 반하는 것도 엄청 빨라! 아니 이건 너무 설명 없이 빠르잖아 임마... 라는 느낌. 눈앞의 보석을 새삼 발견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라는 느낌이었다.

  음, 뭐 영국은 친척간에 결혼이 되어서 그런가 요런 러브 스토리가 되는구나 싶었다. 스토리 자체는 꽤 재미있지만 주인공 캐릭터들보다 오히려 크로포드 남매의 캐릭터가 활기차고 매력있었고, 애정의 감정정리가 잘 안되어서 조금 실망했다. 재미는 있었다만, 뒤에 곱씹으니 단점도 참 많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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