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the right to be offended, and I have the right to offend you.
But no one has the right to never be offended”


신이 있다면 너희를 용서하지 않을텐데
왜 본인들은 그걸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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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이전에 썼던 이글루에서도 비슷한 글을 썼었는데 뭐 그건 없어졌으니 다시 써볼까. 

  내게 있어서 종교는 선택의 문제다. 가고 싶으면 가고, 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고. 굳센 믿음에 이끌려- 라는 건 내게 해당되지 않는 문제. 절에도 가봤고, 성당도 한 번인가 가봤고, 교회도 꽤 길게 다녀봤지만 어느 곳 한 군데에 정착하지 못했다. 이렇게 다양한 종교에 가 본것은, 순전히 타인에게 이끌려서였으니까. 크고 나니 흥미가 없어지더라. 오, 의외로 나 이런 쪽에선 세뇌가 덜 되는 타입인가.

  우리 집은 종교가 없다. 적어도 아빠, 엄마, 나, 내 동생에 한해서 종교 없음이다. 할머니는 열심히 불교를 믿으시는 편이고, 고모는 열심히 개신교를 믿는 편. 또 큰이모는 천주교를 다니신다고 알고 있다. 이 분들이 우리 가족에게 종교를 강권했다면 종교가 싫어! 라고 생각했겠지만 어느 분 하나 강권하신 적 없고; 그냥 은근히 믿길 바라시는 정도? 요 정도야 무시 가능한거지.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우리 가족은 종교에 대해 관심 자체가 없는 편. 대체적인 분위기로는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밍숭맹숭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금와서 내가 "엄마 나 어디어디 다닐래."라고 하면, 우리 엄마는 다니든지 말든지. 라고 말 할 것이다. 결국 서로에게 종교를 권하지만 않으면 상관 없다는 식이다.

  나는 종교가 가진 순기능에 대해서는 꽤 긍정적인 편이다. 결국은 착하고 도덕적인 삶으로 인도하는 거잖아. 뭐 교리를 이상하게 해석한다거나, 보기 짜증나는 날라리 신자 같은건 버려두자. 그건 순기능이 아니겠지. 아무튼 이런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교를 믿지 않고 있다. 별로 종교적 삶을 원하지 않는 비모럴적인 인간; 뭐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면, 모든 종교에서는 복수를 금하고 용서를 하라고 말하는 편인데... 별로 난 그러고 싶지 않아. 뭐 이런 사소한 문제. 근데 이건 내가 안 믿으면 되는거니까 상관 없는데...

  사실은 이런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게 종교를 강권할 때가 문제겠지. 불교나 천주교 같은 경우는 그나마 이런 강권이 덜한데 개신교 쪽은 아무래도 교리가 교리이다 보니까 민폐 수준에 가깝게 나를 괴롭히는 경우가 있다. 난 친한 사람이 내게 종교를 권하는 것도 별로 반기진 않는데다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종교를 권할 때는 그 거부감이 배로 증가-_-; 결국 완전 싸가지없게 응대해 주는 경우가 잦다(...)

  원래 난 하라면 안하는 타입이라, 믿으라고 말하면 믿기 싫어짐. 그냥 권하는 자체가 별로다. 오히려 이렇게 직접적으로 권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열심히 종교를 믿고 모범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더 종교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관심을 갖고 종교시설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에 강권보다는 이 쪽이 더 잘 먹힌다는 거다. 적어도 내게는.

  난 왜 종교때문에 가족끼리 싸우고, 친구끼리 감정을 상하게 만들고, 연인끼리 헤어지는 지 모르겠다. 그냥... 서로에게 터치 안했으면 좋겠다. 교리가 그렇지 않은 쪽이라 어쩔 수 없다는 말이 싫다. 내게 전도를 하려는 사람들이, 넌 종교를 믿지 않는 불쌍한 존재야. 라는 시선을 보내는 것도 싫다. 내가 종교를 안 빋어서 불쌍하게 보는 건 상대방이지, 나는 멀쩡한데. 내게 있어선 상대에 대한 배려의 문제다.

  아무튼 당장은 믿고 싶은 종교 없음. 뭐 믿음이라기 보단 관심 있는 건 있는데, 영 귀찮아서. 전에 엄마가 잠시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던데, 귀찮다고 단 한번도 나가지 않더라...; 이런 걸 보면 확실히 난 엄마를 닮았는지도.

* Image from flickr, by tinou b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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