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2011)

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 
7.7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누미 라파스, 레이첼 맥아담스, 야레드 해리스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29 분 | 2011-12-21


  전편보다는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 속편. 1편에서 써먹었던 효과들을 2편에서도 사용하는데 좀 더 틀어놓거나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는 정성은 보이더라. 셜록(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캐릭터는 여전히 셜록이 아닌, 셜록의 이름만을 빌린 것 같지만... 그래도 오락영화로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만날 BBC 셜록만 보다가 이거 보니까 영 다른 인물이긴 하지만 나름 재밌다. 열혈에 그다지 바르지만은 않은 거 같은 왓슨(주드 로) 캐릭터도 마음에 들고... 아무리 왓슨이 셜록에게 바락바락 화를 낸들, 일반상식의 수준을 넘어선 거에만 그러지... 사실 둘 보다 보면 저러니까 같이 놀지. 싶은 성격의 공통점이 많이 보였다.

  신나게 활용했던 아이린(레이첼 맥아담스)캐릭터는 생각보다 쉽게 정리해서 놀랐고, 이번 편에서는 확실히 모리아티(자레드 해리드)를 전면에 내세워서 활용한 건 좋았다. 뭔가 사회전반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범인이었고, 뒤로 꾸미고 있는 꿍꿍이를 제지해야했으니까... 경찰 등이 협조적이었던 1편과는 달리 2편에서는 셜록과 왓슨 본인들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측면이 커서 더 즐거웠던 듯 하다. 집시여인 심(누미 라파스)의 캐릭터는 흥미롭긴 했으나 초반부보다 후반부 가서는 흥미가 떨어졌다. 오빠를 찾아내고 만나는 부분은 약간 식상하고 무성의하지 않았나...마이크로포트(스티픈 프라이) 캐릭터는 묘한 느긋함이 좋아서 웃겼다. 이런 식의 마이크로포트도 괜찮은 거 같아.

  액션은 이 영화의 배경이 옛 런던이란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세련되었지만...ㅎㅎ 애당초 이 영화 볼 때 고전적인 연출을 기대한 것도 아니고 그냥 오락영화 본다 하고 생각하고 본거라 난 나름 재미났음. 슬로우 모션은 그만 좀 써라 싶을 때도 있긴 했지만... 그냥저냥 재밌다 하고 넘길 수준.

  적당히 볼 만 했다. 근데 난 로다주 좋아하는 편이라서 남들보다 더 즐겁게 보긴 했음... 로다주는 너무 자기 개성이 강해서 보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거 같은 배우인데 난 좋아해서 다행인듯ㅋㅋ





에비에이터 (2005)

The Aviator 
7.8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블란쳇, 케이트 베킨세일, 존 C. 라일리, 알렉 볼드윈
정보
로맨스/멜로, 어드벤처, 드라마 | 미국, 독일 | 169 분 | 2005-02-18


  마틴 스콜세지거 봐야지 하면서 보기로 했다. 이것도 런닝타임 미친듯이 길더라... 담은 내용에 비해서 너무 길지 않나 싶은데, 뭐 크게 지루하진 않았으니까 괜찮을지도. 나는 이거 보면서 내용 자체가 무겁거나 진중하다거나 대단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했는데 그럼에도 즐겁게 보긴 했다. 그건 주인공 하워드 휴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탓이 클 듯. 자신이 노력해서 돈을 번 것이 아닌 재벌 2세인데 그 돈으로 자기가 꾸어왔던 꿈을 실현하는 과정이 영화의 전부이다. 물론 그 과정이란게 마냥 쉽지만은 않고 하워드 휴즈는 결벽증이랑 편집증 증세까지 가지고 있어서 나름의 드라마는 있지만... 딱 느낌은 되게 화려한 영화라서 그런 고민이 대단하게 불거진단 느낌은 아니었다. 위기로는 작용할 지언정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실존인물인 하워드 휴즈는 괴짜스러울 정도로 비행기에 미쳐있었고, 그 꿈을 실현할 재능과 돈이 있었다. 거기다가 생긴 것도 잘 생겼으며 내노라 하는 여자 연예인들과의 염문도 허다했다. 완벽한 영화 속 캐릭터 아닌가. 아무리 영화를 가볍게 그린다 해도 실존 인물을 다뤘다는 데서 오는 현실성이 이 영화의 가벼운 필치는 꾹 누르면서 서로 융합하고 있었다. 괴짜스러운 일면을 한 번 보여주었다가, 그 인물이 가진 고통과 시련을 보여주었다가 하니까 재미도 있고.

  주변 인물들 다루는 것도 하나의 재미. 이 괴짜 캐릭터가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관철시키는 장면들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인간관계의 하나인 연애담도 제법 괜찮았다. 후반부에 나온 에바 가드너(케이트 베킨세일)과의 연애담보다는 아무래도 캐서린 햅번(케이트 블란쳇)과의 연애담이 눈에 들어왔는데 캐릭터 탓이 아닐까 싶다. 케이트 블란쳇이 너무 연기를 잘해서 눈에 쏙쏙 들어오는데 어떡해...

  팬암쪽, 후안 트립(알렉 볼드윈)과의 대결과 브루스터 상원의원(앨런 알다)과의 청문회 모습은나름 결말 짓는데 재미있었다. 헤라클레스라는 거대 비행정을 완성해서 결국 띄우는 장면으로 교차해서 보여주는 것도 좋았고. 맨 마지막에 어릴 적을 회상하면서 거울을 보며 반복하는 말은 의미가 있으면서 동시에 하워드 휴즈의 강박증을 보여주더라.

  대단하게 매력적인 영화는 아니었다. 일반적인 이야기에서 기대하는 스토리 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그래도 그때 그 시절의 헐리우드와 미국 시대상, 하워드 휴즈라는 괴짜 인물이 버무러져 나오는 영화의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그나저나 중간에 잠깐 나온 에롤 플린(주드 로)... 콩 줏어먹는거 왜 웃겼지...ㅋㅋㅋㅋ

셜록 홈즈
감독 가이 리치 (2009 /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아덤즈, 마크 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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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뭘 쓸 수 있을까. 이거 감상을 적어야겠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막상 펼치니 생각나는 말은 되게 한정적인 것들 뿐이라서 놀랐다.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딱 그만큼이라는 소리다.

  이 영화는 홈즈 팬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는 당연히 아니었다. 다행히 나는 홈즈 팬도 아니고, 전형적인 헐리웃 스타일 영화에 거부감이 없어서 그런지 재미있게 봤다. 로다쥬와 주드 로를 둘다 좋아하니까 물론 그것도 한 몫 했고. 뭐 어쨌든 영화는 재미있기는 하다. 완전히 헐리웃 스타일로 사건해결을 할 뿐. 이 영화가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왓슨(주드 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는 그냥 캐릭터 짜기가 귀찮았던 거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든다.

  영화 안에서 셜록은 완전히 머리 잘굴러가는 똑똑한 탐정이고, 그의 사건 해결은 항상 일사천리다. 블랙우드(마크 스트롱)의 범죄들? 그냥 타이밍이 늦은 것 뿐이지 셜록은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그럼 셜록이 할 수 없는 건 무엇인가? 그건 인간관계에 얽힌 부분 뿐이다. 왓슨이 자기를 떠나 메리(켈리 라일리)와 결혼할 거라는 걸 막을 수 없다는 것? 아름다우며 또한 범죄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여자 아이린(레이첼 맥아담스)과의 연애에서 중학생 소년처럼 군다는 거? 일에 있어서는 완벽하지만 인간관계를 다루는 재량은 그다지 뛰어나지도 않고, 왜 잘못됐는지도 모른다는 게 캐릭터에 있어 매력으로 작용했다. 셜록은 어린애같다. 그는 왓슨에게 끊임없는 애정을 갈구하고, 그가 자신을 떠나는 걸 당최 받아들이질 못한다. 왓슨은 왓슨대로 그에 길들여져 있다. '우리'가 아니라 '너'야, 라면서 냉정하게 굴지만, 결국 왓슨은 셜록과 함께이지 않은가. 셜록과 왓슨이라는 두 캐릭터의 조합은 그래서 재미있다. 투닥대지만 끊어낼 수 없는 인간관계를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잘 모르겠는 것은 왜 이 영화가 '셜록 홈즈'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어야 했는가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따오지도 않을 거였다면, 그냥 다른 가상의 주인공을 세워도 됐을텐데.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점만 뺀다면, 오락 영화로서 셜록 홈즈는 정말 재미있었다. 후편도 기대하는 중.


콜드 마운틴
감독 안소니 밍겔라 (2003 / 미국)
출연 주드 로, 니콜 키드먼, 르네 젤위거, 에일린 앳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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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개봉했을때 신문에서 포스터 봤던 기억이 난다. 그땐 포스터가 엄청 재미없게 생겨서-_-; 내 사랑 니콜 키드먼+르네 젤 위거 조합(주드 로 무시)에도 불구하고 보러가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센스없어 보이는 포스터다. 누가 보면 마냥 전쟁영화-_-;같은 포스터. 어찌 되었건, 케이블에서 하길래 보았다. 케이블에서 본건 좀 됐다. 한달? 두달? (...)

  물론 포스터보다는 훨씬 재미있는 영화였다.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전쟁 상황에서 사랑하는 아이다(니콜 키드먼)를 만나기 위해 길고 긴 길을 걸어서 돌아오는 인만(주드 로)의 여정. 그 험난한 여정을 견뎌내는 모습, 도중의 과정들을 통해 사랑의 마음이 점점 더 굳건해지는 모습... 주드 로 되게 멋있게 나오더라.

  마을에 혼자 남은, 고생한번 안하고 자란 아이다는 억센 여자인 루비(르네 젤위거)를 만나면서 힘든 삶에 적응해 나간다. 이 모습은 영화 중 가장 재미있고도 흥미로운 모습이었다. 전반적으로 이 영화는, 사람의 감정이나 모습들이 전쟁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 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영화에는 인만과 아이다, 루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에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여럿의 악당들은 개성적이다. 특히 백발의 청년 잊을 수 없다-_- 그리고 인만의 여정 중에 중간중간 등장하는 까메오들은 정말 대단하다. 그에 관해서는 밑에 덧달아 놓은 네이버 제작노트를 보시길. 개인적으로는 흑인 노예를 임신시킨 목사로 나오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가장 좋았다.

  어떻게 보면 밋밋한 영화이긴 하다. 사건들이 그다지 커다랗게 다가오진 않았다. 그렇지만 배우들의 호연이 좋았고, 스토리가 좋았다. 자잘한 사건의 연속은 영화에 푹 빠질 수 있게 해주었다. 주드 로도 좀 좋아졌다. 니콜 키드먼과 르네 젤위거는 더 좋아졌다.

  시간이 아깝진 않은,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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