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화요일. 체코 프라하.

  체크아웃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체크아웃. 바로 체코 중앙역으로 향했다. 웬만하면 유인보관소에 짐을 맡기려했는데, 그런거 안보여... 그래서 그냥 코인락커행. 고 앞에 어떤 아저씨가 지키고 계시긴 하더라만은. 좀 불안한 마음이 없잖아 있었다. 어제 지하철에서 봤던 짐 한개당 비용은 물어봤더니 그런거 안내도 된대서ㅋㅋㅋ 신나서 지나감.


  구시가 광장으로 출발. 가는 길에 유대교 사원도 보고, 기념품가게도 많이 보았다. 위에는 유대교 사원. 아마도 마크를 보니...

체코에도 트램이 다닙니다. 안 타서 가격은 모름. 어우 난 트램은 뭔가 어렵더라.

화약탑! 크게 별건 없었는데 벽돌 색이나 건물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구시가 광장으로 가는 길에 화약탑과 여러 풍경을 보았다. 여기도 중간중간 볼 게 많은 거리라 좋았다.

한산한 길 풍경

구시가 광장과 시계탑. 당연하게도 주변에 식당이 많았다.


  구시가 광장에 딱 도착했을 땐 마침 열두시 오분 전. 열두시가 되면 천문시계에서 나오는 장식을 볼 수 있다...만 그다지 자세히 보이진 않았고, 좀 작았다. 실망. 뭐 시계만으로도 예쁜 모습이기는 했다.

시청사. Nová radnice가 시청사라는거 보니까 맞을듯...

여기도 석상은 대두....

  헤매다가 우연히(...) 새 시청사 앞을 지나감. 그냥 생각보다 평범한 건물이었다. 고 앞의 건물 석상은 또 대놓고 대두상이라 또 웃었다. 

이리저리 방황하다 도착한 프라하 강.


까를교 바로 앞. 연이은 성상들의 향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공사중인 것도 많고...


  그 쪽에서 헤매다가 보니 어느새 까를교 근처에 도착. 체코 프라하 강은 스산한 날씨에 더 예쁘게 보였다. 까를교 정문(?)의 성상은 무슨 비율이 호빗인줄. 귀여웠다. 까를교도 공사중이라 몇가지 성상은 못봄. 그래도 행운을 준다는 성 요한 네프무크 성상은 만졌다.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빤질빤질했다.

  아무 밥집이나 갈까 하다가 가지고갔던 여행책에 나온 밥집을 찾아보기로 함. 가려고했던 가게 후보 두 곳 중 하나는 망해 있었다(...) 그래서 남은 가게 중 가까운 Bar Bar라는 가게를 갔다. 반지하층에 위치했는데 그런거 치고는 밝은 분위기.

한 가족이 밥을 먹고 있었다ㅋㅋ 애기 넘 귀여웠어...

은자의 콩수프

나의 고기수프


체코맥주. 맛있다!

바..밥이시여


너무 맛있었던 타르트 타틴

초콜렛 핫케이크ㅋㅋ


  수프와 메인디쉬, 음료가 나오는 런치메뉴를 시켰다. 나는 Beef Broth Soup with Vegitable, 은자는 Lentil Soup with Ginger 수프를 골랐고, 메인 메뉴는 똑같은 Grilled Port Cutlet on Mushroom Sauce. 거기에 맥주랑 스프라이트도 시킴. 주문받는 아저씨가 왠지 친절했다. 수프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국 같이 느껴지는 수프. 내건 고깃국같았고, 은자건 콩수프인데 하이라이스 같은...? 그래도 프랑스의 악몽 양파수프같이 맛없진 않았다. 스프라이트는 레몬이 띄워져 나왔고, 체코맥주는 향이 남다른데 맛있었다. 나 맥주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맛있었음. 메인메뉴는.. 고기니까ㅋ... 가 아니고 그냥 자스민밥+커틀릿. 오래간만에 밥을 먹어서 그냥 좋았음. 체코 음식은 간도 맛고 좋네요. 밥먹으니 집가고 싶었다.

  밥먹고도 왠지 디저트 먹고 싶어서 나는 Tarte tatin이라는 걸 시킴. 은지는 초코 핫케이크. 랄랄라랄라. 타르트는 보들보들한 베이스 위에 고구마 무스가 올려져 있었는데 뭔가 뒷맛이 새콤했다. 곁들여진 아몬드 크림도 아주 맛있었음.

  돌아다니면서 남은 체코화 쓸 궁리를 했는데 어정쩡하게 남은 터라서 뭘 사야할지. 가게만 마구 돌다가 컵받침 하나 샀음. 처음으로 나를 위한 기념품을 산 듯. 걍 적당히 쓸 것 같았다. 여기 무슨 빨간 보석이 특산물인거 같았는데 예뻤다. 엄마거 사려다가 그냥 다음으로 미룸.

  구시청사 광장과 화약탑을 지나며 중앙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가... 또 길을 잃었다.... 정신차리니 Floerce 역 앞. 사람들에게 중앙역 가는 길을 물었지만 죄다 바로 앞의 메트로를 타라고만 그랬다. 하지만 지하철을 탈 수는 없어. 이 시점에서 내 손에 남은 돈은 1회분 교통비 18크로나 뿐이었다. 탈수가 없다고...OTL

  어째어째 길 잃기 전까지의 장소로 돌아와 더듬더듬 중앙역을 다시 찾아감. 너무 걸어서 모든 체력이 고갈되어버렸다. 지쳐서 야간열차에서 너무나 잘 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베네치아에서 길 잃어서 울뻔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만하임행 열차 안에서는 재미있는 한국 여행자분을 만나서 열시에나 겨우 잤다. 평소엔 아홉시면 자던 착한어린이. 아무도 안 앉은 자리 의자 접기가 뭐해서 하나접고 거기에 은자와 내가 잤는데, 열한시에 탄 커플이 나 깨워서 옆자리로 가라고 하더라. 그냥 아무데서나 자면 안됐니... 너네도 같은 좌석으로 쓰는게 편했을텐데. 피곤에 젖은 밤이었다.

소비금액: 지하철 표 롱 1장 26크로나
              지하철 표 숏 1장 18크로나
              코인락커 이용비 30크로나
              점심 235크로나 (식사메뉴 120크로나, 디저트 95크로나. 팁 20)
              네스티 살구맛. 32크로나
              기념품 컵받침 125크로나
              저녁용 빵값.. 32크로나정도? 기억 안남.

총 금액: 498크로나.
8월 2일 일요일. 체코 프라하.


  빈에서 체코 프라하로 도착했을땐 날씨가 꽤 안좋았다. 게다가 보여지는 풍경도 뭔가 이전 도시들보다 낙후되어 있어서 좀 긴장했다. 그래도 이 도시의 숙소는 도미토리가 아닌 투룸! 여기에 모든 희망을 걸며 도착한 도시였다. 관광? 그런거 상관없어... 둘만 쓸 수 있는 숙소라면...

  도착했을 땐 당장 지하철을 탈 돈이 없어서 환전을 했다. 여기서 최소금액만 환전했어야했는데 또 생각없이(...) 해버렸다. 그냥 오스트리아에서 환전할걸. 당장 도착했을 때의 생각을 못했다. 당연히 역에서 환전하는건 환전율도 안좋고 커미션이 꽤 크다. 호텔로 와보니 노커미션에 환전을 해주고 있어서 더 어이가 없었음... 흑흑. 어쩔 수 없지.

  지하철은 오스트리아랑 비슷한 시스템. 종이처럼 된 표를 사서 그걸 개찰구에 알아서 찍고 들어가는 거다. 여긴 그래도 감시하는 거 같은 사람이 있는 것 같기도. 지하철 표는 5정거장을 20분동안 이용할 수 있는 18크로나짜리 표와, 75분에 26크로나인 표가 있었다. 어차피 우리 숙소는 5정거장 이상이라 75분권 발권. 첫인상과는 달리 지하철은 깨끗하고 좋았다.

  역에서 내려보니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왠지 암울한 분위기였으나 호텔방에 들어선 순간 좋아서 울 뻔. 승리의 트윈룸..ㅜㅜ!!! 너무 편하고 시설도 프랑스 트윈룸보다 훨씬 좋았다. 밖에 안나가고도 행복해서 뒹굴뒹굴.

  짐 풀고 긴장 풀고 있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주변이 번화가는 아니어서 가게가 많지도 않고, 그냥 KFC갔다. 여기서 문제 생길 줄은 아무도 몰랐어. 은자와 나는 징거버거 세트를 주문했다. 계산은 따로 따로 한명씩 했다. 근데 주문을 받은 서버가 내 징거버거 세트를 주고 한참이 지나서도 은자 것을 주지 않는 거였다. 그래서 물어보니 '이미 줬잖아?' 이런 반응......야 싸울래요? 대체 왜 기다린거라고 생각한거야; 말하니까 영어 못알아듣고 그쪽은 체코어로 나불대고 미친느 줄. 한참 따지니까 매니저가 와서 물어보고, 우린 또 설명하고. 매니저가 당황하며 영수증을 줄줄이 뽑아대고 나서야 은자와 내가 계산한 영수증을 찾았다. 이렇게 황당했던 적이 없었어... 나중에 물어보니 은자에게 매니저가 할인쿠폰을 준다고 했던듯. 근데 우린 여기 다시 안올거거든... 어쨌든 소란피우고 시선받고 나서야 해결이 되었다.

  그 와중에 숙소에서 먹은 징거버거는 맛있어서(...) 감자튀김도 담백하고. 흑흑 역시 먹는 게 해결되어야 즐거운 여행이 되느니라. 트윈룸의 편안함에 젖어 잠은 참 잘잤다.

소비금액: 지하철 표 1장 26크로나
              징거버거세트 109크로나
              물, 콜라, 사이다 85크로나

총 금액: 220크로나


8월 3일 월요일. 체코 프라하.

  다시 한번 트윈룸의 위대함. 그리고 아무리 후져도 호텔이 최고야... 아침 여덟시까지 방해없이 잘 자고 나니까 그동안 쌓인 피로가 좀 가시더라.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더니 간소한 부페식이라 또 감동함. 햄 맛있어ㅜㅜ 요거트도 맛있어ㅜㅜ... 맛있었고 배불리 먹었다. 그래서 방에 들어와서 또 잠(...) 열한시 반에 간신히 깨어나서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날씨도 좋고. 거슬리는 거라곤 핸드폰 로밍 안되는거? 은자는 SKT꺼라 됐는데 나는 KT라 로밍이 안됐음.

  지하철을 타고 프라하 성이 있는 Malostranka역으로 출발. 이번엔 두 정거장이라서 short ticket 샀다. 프라하의 자하철이 특이한 게 짐 한개당 짐값을 받는다. 어젠 몰라서 안냈는데, 내일 지하철 탈 때는 물어봐야 할듯. 짐이 뭐 인간이라고 돈을 내래...

프라하 성 올라가는 길에서 찍은 프라하 풍경


  역에 도착해서는 바람 잘 불고 좋은 날씨였다. 뒤쪽으로 돌아서 프라하 성 정문으로 가는 언덕길을 올랐다. 그야말로 궁이 아니라 성이란 느낌이었다. 그래도 풍경은 참 좋았다.

죄인을 때려잡는 느낌의 석상...


  프라하성 입구 도착. 문에 있는 석상이 죄인을 때려잡는 느낌이라 신선(...)


  그리고 표를 샀다. 26세 이하는 125크로나. 특별히 신분증 검사도 없었다.


  표를 사고 나니 비가 내려서 일단 성안의 레스토랑으로 이동. 성 안이니까 당연히 비쌀텐데 환전한 돈도 있고 해서 신경안썼다. 감자가 겹겹이 쌓여져있고 그 사이에 계란과 베이컨이 든 요리(baked sliced potatoes with smoked bacon bits)와 빵 사이에 양념고기가 채워진 요리(Tranditional Castle Beef Goulash in a Bread Boat), 주스를 먹었다. 다 맛없는 건 아닌데 뭔가 겪어보지 못한 음식을 먹는 데서 먹는 미묘함이 느껴졌다. 특히 고기요리.



  밥먹고 본격 프라하 성 구경. 성 비트 성당부터. 겉모습이 화려한 성당이었다. 들어가니 색유리 창문이 예뻐서 기분 좋았다. 마구마구 화려하다기보단 어딘가 절제된 멋이 있는 성당이었다. 내부가 안정적이었다. 아직도 미사보는건지 마이크가 중심에 있더라. 빈에 이어 대두석상(...)이 눈에 띄었다.

뭔 건물인지 기억이 안나네요

얘도 마찬가지.. 이게 뭐더라.

비교적 좁았던 길도 있고...

불사조를 닮은 갑옷



  성 비트 성당 다음에는 황금소로로. 작은 길이래서 크게 기대 안했는데 이게 웬일. 기념품 상점에서 타격. 너무 예쁘고 너무 싸다. 보석가게와 시계가게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시계 가게 안의 향수병들이 너무너무 예뻤다. 하필 유로를 다 두고 온 터라서 마음대로 사지도 못하고 발을 굴렀다. 여기서 지누 생일선물로 향수병을 샀다. 화려하고 예뻤다. 늘어선 기념품가게 중 한 곳에선 사촌동생들 줄 목공예연필 샀고. 기념품 가게들이 참 좋았고 그 건물들 2층을 쭉 연결한 곳에 있는 갑옷 전시가 좋았다. 만화 정글고의 불사조 닮은 갑옷이 있어서 좀 웃었다.

감옥입구. 지하로 내려가야함!


  황금소로를 나오는 길에 지하감옥이 있어서 거기로 갔다. 몇가지 고문기구가 있었고 생각보다는 규모가 적었다. 그냥저냥 구경 잘 했다. 프라하 성 구경이 다 끝났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구왕궁을 안봐서 그 쪽으로 발을 옮겼다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음. 여기도 이탈리아 젤라또의 충격은 없었다.

구왕궁 전경

  구왕궁은 뭐랄까... 왕궁이라기엔 너무나 소소했다. 프랑스에서 봤던 그 화려한 궁, 다른나라의 궁과는 달랐다. 새로운 충격이었다. 그냥 큰 집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 소소했음.

여긴 무슨 전시하는 데 같았음.

지나가던 근위병

성당?

그냥 찍음ㅋㅋ

  이렇게 프라하 성 구경을 끝. 가장 좋았던 곳은 의외의 황금소로. 표를 네 군데 가는 것을 사긴 했는데(두 군데에서 검표를 안하더라) 표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프라하 성이었다.

  숙소 근처에서 큰 물을 하나 사옴. 숙소에서 환전을 더 했고, 나가서 저녁으로 먹을 바게뜨 샌드위치를 사왔다. 이 가게 언니들도 영어를 전혀 못하는 것 같았는데 훨씬 친절했다. 손으로 짚어가면서 고르니까 다 확인하고. 사온 샌드위치도 간도 맞고 맛있는 샌드위치였다. 행복.

소비금액: 지하철 표 2장 36크로나
              프라하성 입장권 125크로나
              점심 490크로나. (계란감자요리 150크로나, 고기요리 200크로나, 주스 2잔 140크로나. 절반씩 부담.)
              향수병 기념품 200크로나
              목공예연필 기념품 78크로나
              아이스크림 90크로나
              물값 13크로나 (절반씩 부담)
              바게뜨 샌드위치 79크로나

총 금액: 859크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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