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위의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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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최대환 (문학과지성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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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는 걸 듣고 사긴 했는데 생각보다 좀 덜하다고 해야하나. 뭐라고 하지. 아예 판타지는 아닌 것 같은 게 많고,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걸치고 있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야기들이 서로 조금씩 이어지는 연작 소설. 물론 단편으로서의 완성도도 있지만 이 소설들은 하나로 묶어 읽어야 그 의미가 더 나올 것 같다. 솔직히 하나만 읽으면 좀 허전하다 싶은 단편들도 몇 개 있었다.

  이 허전함은 뭔가 일상적인 소설의 소재들에서 기인하는 듯 하다. 그 일상에 판타지가 녹아내린 것은 재미가 있고, 또 어떤 것들은 아 이거 너무 일기같다. 싶기도 하고. 커다란 사건이랄 게 별로 없는데, 그 덤덤한 일상 속에서 조금씩 의미를 찾아갈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외로움이나 그리움, 그런 것들이 눈에 띈다. 특히 주유소 부분에선 그리움이 너무 묻어나서 애잔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무덤덤하면서도 무척 애잔한. 사무치는 그런 그리움이라기보다는 일상에서 간간히 느껴지는 그런 감정이 보이는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약간 싱거운 기분이 있긴 했는데, 그렇게 치열하진 않다는 점에서는 또 마음에 든다. 나는 판타지가 마구 섞여있던 부분보단 오히려 현실의 이야기같다 싶었던 것들이 더 좋았다. 간간히 마음을 건드는 구석도 있는 뭐 그런 소설집. 확 취향이랄 것도, 아니랄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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