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자는 고2때 만나서 여태까지 단 한번도 서로 얼굴 붉힌 일 없는 베스트 프렌드. 항상 실수만 하고 어리버리한 날 야단친 적 조차도 없다. (지누에겐 야단맞은적 많은데-_-ㅋㅋㅋ) 뭐랄까 서로 개그상성-_-; 이 잘맞아서 만나면 항상 즐겁다. 항상 나를 북돋아준다. 고 2때 나와 기무니의 꼬드김에 은자는 등수가 10배나 떨어지기도 했다. (물론, 그렇게 떨어졌어도 나보다 훨어어어얼씬 위였다.)

  '내 별자리의 비밀언어'라는 별자리 점성술 책에서, 은자와 나의 관계를 둔 챕터 제목은 '흥미로운 샛길'로, 행복한 만남은 우정이다. 강점은 장난을 좋아한다, 대담하다, 순수하다. 약점은 무책임하다, 불안정하다, 유치하다. 그 책에서는 우리의 우정을 두고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며, 둘 다 어리석게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사람들이 유치하다고 비난할 경우에는 의외로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친구로서 우리 둘은 가족이나 모임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돋우거나, 둘만의 모래장난에 사람들을 초대하기도 한다고 책에는 서술해져있다. 책에서 주는 조언은, 좀더 오랫동안 견뎌내라. 좀더 깊이 헌신하라. 출세를 위한 지나친 경쟁심은 위험할 수 있다. 좀더 진지해진다고 해서 나쁠건 없다. 

  처음에 이 책을 보고 얼마나 굴렀던지... 완전 똑같아.

2. 기무니와 은자와 함께 만났다. 여기서 우리는 또 바보짓을 했다. 피자헛에 세 명이서 갔는데, 샐러드바를 주문했다. 그리고 셋이 룰루랄라 신나게 샐러드바에 갔는데... 은자가 샐러드를 챙기다가, 샐러드바 윗부분에 머리를 박았다! 엄청 웃었다. 80년대 개그같아! 와하하하하! 나는 특히 더 웃었다. 간만에 은자가 우리를 웃겨주는구나, 어떻게 저기에 머리를 박아. 킥킥. ...그리고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나도 샐러드 종류를 본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쾅! ...아 진짜 머릿속에 별 생각이 다지나가더라ㅋㅋㅋ 하나, 아. 이게 이렇게 부딪치기 쉬운 거였구나. 둘, 내가 그렇게 은자를 두고 웃어놓고 나도 똑같은 짓을...orz 

  누군가 우리와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까 샐러드바를 내내 주목했지만, 아무도 그런 실수를 하지않았다...

3. 아무튼 그런 은자, 오늘은 메신저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고2때 일기장을 발견했단다. 그런데 그 중에 '양XX(이름삭제~)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일기가 있다고! 뭐야그게! 내용을 살피면 대충 이러하다. 괄호 안의 내용도 전부 은자가 일기에 쓴 내용이다.

눈썹을 매일 그리는 녀석. / 지금은 귀찮아서 잘 안그리지만, 고등학교땐 눈썹이 내 전부였다.
눈이 왕방울만 해서 사진 찍으면 정말 예쁘게 나오는 타입. / 지금도 통한다.
연기 (연영과 지원해도 될 듯) 무지 잘 하는 친구. (대체로 코믹 연기) / 한마디로 바보짓을 잘했다 이거지.....
매점 가는 걸 좋아하고 순간순간 재치가 넘친다. / 매점가는거 뭔데 데굴데굴데굴
일본가수 티엠알과 각트, 하이도를 특히 좋아한다. (노래방 가서 부르는 건 대부분 얘네들 노래) / 그래도 요샌 레퍼토리가 좀 늘었다.
싫어하는 사람에겐 독설과 티를 팍팍 낸다. / 유치하지만, 지금도 이러고 삽니다.
MSN 메신저에서 나랑 제일 많이 노는 녀석. (나랑이 아니라 내가이지만) / 괄호친부분 서글퍼... 근데 이당시 나또한 은자와 가장 많이 놀았던 것 같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가장 절친한 친구로는 "진우"를 꼽는다 소중한 친구인 듯. / 너도 소중해♡
한 등빨을 자랑. / 앞에 쓴말 취소 ㅋㅋㅋㅋㅋ
마무리. 양XX에 대한 고찰이 아니라 양XX에 대한 내 생각의 열거인  것 같다.

  ...아니, 이건 고찰도 생각도 아니라 관찰묘사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보고나니 나 고2때 도대체 어떤 삶을 산것인가....... 슬퍼진다.......... 항상 내 옆에 붙어있는 친구가 쓴 것이다보니 다들 맞는 말. 그렇지만 연기 잘하는건 ㅋㅋㅋㅋ 어디까지나 정말 친한 사람들 앞에서만.....

4. 마무리. 은자야, 정말 네가 있어서 내 삶이 개그로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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