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네이션
감독 제임스 웡 (2000 / 미국)
출연 데본 사와, 알리 라터, 커 스미스, 토니 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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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되게 유명한 영화지? 보진 않았지만 소문은 많이 들었다. 뭐 죽음의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 라는 둥의 이야기 기초 토대도 알고 있었고. 3편까지 만들어졌으니까 평이야 어쨌든간에 흥행도 꽤 했을테고... 하지만 유명하다고 해도 공포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따로 챙겨볼 생각은 없었는데, 잠이 안와서 밤새 동생이랑 거실에서 들다가 동생이랑 같이 봤음. 케이블에서 해주더라. 이거 끝나고 데스티네이션 2도 연달아 해줬는데 그건 안봤음;

  음, 소재가 재미있다. 어쩌다 죽음을 피해도 결국은 운명대로 죽게된다. 이거인데... 뭐 마음에 안드는 논리이긴 해도, 공포영화 소재로는 꽤 재미있는 소재였다. 제임스 왕이라는 감독이 X파일 제작진에 있었다더니, 그 색이 묻어나오는구나. 근데 피할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없어서 좀 아쉽다. 그야말로 죽음은 운명이라고 딱 정해져 있으니 이거 원 무서워서 살겠나. 차라리 비행기 폭파때 같이 죽는 편이 낫지.

  알렉스 브라우닝(데본 사와)은 주인공 치고 너무 인상이 약하더라. 좀 무감각하달까.. 오히려 옆에 있는 클레어(알리 라터) 쪽에 더 눈이 갔다. 알렉스는 사건 해결인물이라기 보다는 그냥 이야기 진행자 같은 느낌이어서 거 참. 그리고 클레어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금발이 너무해에서 주인공이 변호해주던 브룩이었음ㅋㅋ 여기선 되게 젊은 역할인데, 1년 새에 거기선 좀 많이-_- 나이 들어보이게 나오더라;

  사람들 죽는 장면이 순식간에 이뤄지는 것들이 있어서 깜짝깜짝 놀랐다. 다들 토드(채드 도넬라) 죽는 것처럼, 뭐낙 죽음이 슬금슬금 다가워서 운명처럼 파바박 죽을 줄 알았거든. 하긴 일곱 명을 다 그런 식으로 죽이려면 좀 귀찮아지지만... 테리(아만다 데트머) 버스에 치어죽는거야 그렇다 쳐도 빌리(숀 윌리암 스콧) 죽는 거 진짜 완전 깜짝... 아 목도 아니고 머리가 반쪽이 날아가는데 쩍 얼어붙었다. 내가 좋아하는 선혈낭자는 아름답고 이쁘고 강렬하게 그려놓은 것에만 해당하는 것이었나보다. 아 이 장면 진짜 싫었어. 죽는 게 그나마 가장 보기 나았던 사람은 로튼 선생(크리스틴 크록). 나름대로 뜨거운거 부었다가 찬거 부었다고 컵 깨져서 보드카가 떨어진다는 개연성도 재밌고, 특히 식칼 떨어지는 장면. 내가 천장보면서 저 형광등이  떨어져서 날 덥치지 않을까-_-라고 고민했던게 생각나더라.

  다른 거야 다 그냥저냥 괜찮네- 하면서 봤다고 쳐도, 마지막 장면이 진짜 기억에 확 남더라. 사건 해결처럼 엔딩을 보여주더니 결국 운명은 피해가지 않는다, 라고 다시 말하고 있잖아. 카터(커 스미스)가 "그래서 다음 차례가 누군데?"라고 웃으며 말할 때 뒤에서 날아오는 간판이란. 그리고 바로 크레딧. 오우, 소름이 오싹. 결국 남게 된 알렉스와 클레어 둘이서 서로를 조낸 구해줘야만 살 수 있다는 건데... 한번씩 구해주는 것도 열라 힘들었는데, 계속 구해주는 건 말도 안된다는 거. 그래서 결국은 죽음은 운명대로. 비행기 폭발하는 환영 다 보여줘서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안되는건가, 죽음도 까탈스럽다.

  오래간만에 본 공포영화. 그나마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장면이 없어서 볼 때 어려움은 없었다. 소재가 특이해서 시선을 많이 끈 것 같다. 네가 두려워 하는건 범인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여. 근데 피할 순 없을 걸.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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