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감독 테일러 핵포드 (2004 / 미국)
출연 제이미 폭스, 케리 워싱턴, 레지나 킹, 클리프턴 파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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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에서 하길래, 마침 전에 보고싶었는데 못보기도 했고- 좀 늘어져 있고 싶어서 봤다. 근데 보다 보니 런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깜짝. 152분이라니(...) 헐, 전기 영화라지만 이렇게 길었나. 근데 긴 거 잘 못느낄 정도로 재미있었다.

  나 재즈 잘 모름; 하긴 뭐 언젠 아는거 있었냐만은, 기껏해야 낫 킹 콜, 루이 암스트롱... 뭐 아는 재즈 노래 보컬리스트는 이 분들이 전부; 음악쪽은 그래도 쫌 더 듣는거 같긴 하지만 제쳐두고. 레이는 사운드트랙을 이전에 들어놔서 일단 음악은 익숙했고, 내가 아예 재즈에 관심 없는 건 아닌지라 참 재미있더라. 메스 어라운드처럼 흥겨운 노래도 좋고, 가스펠과 혼합된 레이 초창기의 음악도 좋고. 컨트리 쪽은 쪽 아니었지만-_-; 어차피 구분 못하니 상관없어. (내게 있어서 음악은 빠른 놈 느린 놈 시끄러운 놈 조용한 놈으로 구분;) 아무튼 영화 중간중간에 레이 찰스의 음악들이 참 많이도 나오는데, 음악을 시기 적절히 잘 섞어놔서 지루하지 않았다. 음악을 배열해놓은 방식이 그 때 그 때 레이의 삶과 연계되어서 해 놨거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방법이지만, 이 전기 영화에 있어선 꽤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전기 영화인 만큼 레이 찰스에 대해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성격이 가진 날카로운 점이라던가, 그 인생의 치부까지 적절히 잘 배합. 근데 아티스트들 전기는 왜이렇게 마약에 찌들었다(가 갱생), 이런게 많이 나오는거냐ㅋㅋ 아티스트들이 워낙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가져서 그런가(아티스트들에 대한 편견); 암튼 외국 아티스트 전기는 이런 상황이 제법 많더라. 레이는 갱생해서 뭐 새 삶을 살았다 요런거지만.

  레이 연기한 제이미 폭스 최고ㅠㅠ 헐 노래 너무 잘부르고 시각 장애인 연기도 참 좋다. 그리고 여자 꼬시는 거... 그거 생활같아 아무리 봐도. 너무 자연스러워ㅋㅋ 제이미 폭스야 원래 연기 잘하지만서도, 참 시각 장애인이라는 특수상황을 연기 잘 했다. 레이 꼬맹이 시절 연기한 C.J. 샌더스 눈망울 참 초롱초롱. 근데 되게 꼬맹이임에도 연기 참 잘하더라. 주변 환경을 소리로 느끼는 그 장면 나 되게 좋았음. 레이 엄마(샤론 워렌) 너무 매정하셔ㅠㅠ라고 할라그랬다가 그 장면 보고 완전 눈물 고였음;

  주인공에 치우쳐져서 조연들은 좀 뭉개진 면이 있는 것 같다. 레이의 아내인 델리 비(케리 워싱톤)나, 레이의 오랜 매니저였던 제프(클리프톤 포웰)의 상황같은걸 좀 더 묘사해 줬어도 좋을 것 같은데. 제프는 특히 더 아쉬움. 아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매리 앤 피셔(언자누 엘리스)나 마지 헨드릭스(레지나 킹)도. 매리 앤 피셔야 좀 빨리 사라졌다손쳐도, 마지 같은 경우에는 레이 애까지 밴 여잔데; 좀 더 이야기를 넣어 줬어도 좋았을 것 같다. 아 그러기엔 런닝타임 너무 길어지나. 반면 조연 중에서도 좋았던 건 퀸시 존스(라렌즈 테이트)의 출연ㅋㅋ 어린 시절의 장난기어린 모습부터, 성공한 모습까지 중간중간 비춰주는데 반갑드라.

  이야기가 너무 길지만, 난 참 재미있게 봤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천재-인생굴곡/마약-갱생의 스토리인데, 그걸 참 편안하게 늘어놓았다. 나쁘게 말하면 판에 박힌거지만,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다. 재밌었어.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
감독 팀 스토리 (2007 / 미국)
출연 이안 그루퍼드, 제시카 알바, 크리스 에반스, 마이클 치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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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전에 지누보고 그랬었다. 예고편으로 내용을 다 보여주는데?! 근데 내가 한 말이지만 정말 맞았다... 예고편에 본편에서 재밌을만한 조크도 다 보여주고, 누구누구의 도움이 있었는지 다 보여주고ㄱ- 뭐 어쩌자고... 예고편이 스포일러 그 자체라니까?

  판타스틱 4를 처음 봤을 때, 좀 모자라지만 다음 편에서 살아날 가망이 크다고 생각했다. 스파이더맨도 1편은 별로였지만, 2편에서는 완전 변했잖아. (아 이렇게 쓰면 3편이 별로였으니 할 말이 없나...) 아무튼 그래서 판타스틱 4도 이번 속편을 더 기대했다구. 근데 너네 뭐하자는거니... 주인공들에 초점을 확 주던지, 아니면 실버 서퍼(더그 존스/목소리:로렌스 피쉬번)씨의 이야기를 좀 중점있게 다뤄주던지. 이건 둘 다의 고민을 미적지근하게 건들다 말아서, 거 참 그렇다. 

  수잔(제시카 알바)과 리드(이안 그루퍼드)가 생각하는 고뇌라는거 너무 쉽게 풀려서 참 보잘것 없다. 이거 마치 1편에서 벤(마이클 쉬크리)의 고뇌가 순간적으로 해소되는 거 그대로 보는 거 같아. 그 때도 씽 저거 뭐야 하면서 어이없어 했는데... 이번 편은 뭐 고뇌라기 보다 잠깐 생각하다 만 거 같은 그런 느낌. 수잔 생각했음 뭐 밀어부쳐야 할거 아냐; 자니(크리스 에반스)의 고뇌도 엄청 간단해... 야 그렇게 생각했음 좀 진지해지던지, 이건 뭐 막판에 부케 태우는거 어쩔건데ㄷㄷㄷ 좀 귀엽긴 했지만. (네 저 이런 사람이에요.)

  실버 서퍼의 존재는... 뭔가 설명이 부족해. 실버 서퍼가 섬기는 자에 대한 그런 것도 참 되게 간단해서. 그리고 그가 가진 고뇌도... 너무 얄팍해... 아니 고뇌 자체가 얄팍하다기 보다는, 해결이 너무 얄팍해. 그렇게 쉽게 섬기는 자를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어째서 자기가 사는 행성의 안위를 걱정하는겨; 내가 너무 대충 본거야?

  국가에 의해 이것 저것 제약받는다는 설정도, 거 참 진부한 설정을 되게 진부하게 풀어놔서 보는 사람 열받음... 그리고 빅터 본 둠(줄리안 맥마혼)은 왜 나오는 거... 얜 뭐 나와서 하는 게 뭐야? 배신때리다가 금방 잡히는 거? 

  마지막 부분에서 리드가 우리는 지구를 구해내는 어쩌고 할때 나 좀 웃었음.. 야.. 너네가 구한 거 아니잖아.... 실버 서퍼가 이 한 몸 희생한거 아녀. 얘네가 날로 먹으려 드네ㄷㄷㄷ 

  하도 미국 평론가들이 캐 씹어놨길래 기대 안하고 봤는데, 기대하고 봤으면 어쩔 뻔 했어... 예고편에 나왔던 "이거 돌체인데..." 하고 울상짓는 조니만 건질 만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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