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어 보이
감독 폴 웨이츠, 크리스 웨이츠 (2002 /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출연 휴 그랜트, 니콜라스 홀트, 레이첼 와이즈, 토니 콜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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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섬이다. 나는 이말을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의 섬들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섬들은 바다밑에선 서로 연결돼있다.

  
  휴 그랜트는 정말 매력적이다. 나는 그 전에도 휴 그랜트가 나온 영화들을 많이 봤지만, 이 영화만큼 휴 그랜트가 멋지게 나온 영화는 본 적이 없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의 매너있는 부잣집 도련님 역할도,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의 바람둥이 모습도 '어바웃 어 보이'에 나온 휴 그랜트의 모습을 따라올 수는 없다.

  윌 프리먼(휴 그랜트)은 대책없는 백수이다. 아버지가 지었던 곡의 저작권료로 흥얼흥얼 살아가는, 생각없는 백수인 것이다. 철없다 못해 쉽게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아이를 가진 싱글 부모 보임까지 나간다. 생각없고, 철없고. 덩치만 큰 어린애인 것이다. 휴 그랜트는 정말, 무척이나 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 살짝 '빈' 어른을 연기하는데... 아, 휴 그랜트 자체가 윌 프리먼인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끔 만든다. 그동안 휴 그랜트가 연기했던 많은 로맨틱 코미디들... 그 캐릭터들을 대놓고 '나 생각없어' 라는 식으로 연기하는 격이랄까.

   윌 프리먼은 왕따소년 마커스(니콜라스 홀트)를 만나면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워나가게 된다. 마커스는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린다던가의 괴벽을 가진 소년인데, 역시 괴악한 싱글맘 아래에서 자란 탓이 있는 듯.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커스처럼 귀여운 애가 왜 왕따당하는지는 이해가 안간다(난 모자도 귀엽던데...).

  마커스의 엄마 피오나(토니 콜렛)를 봤을 때에는 꽤 놀랐다. 정말 폐인같아서-_-.... 내가 기억하는 토니 콜렛은 식스센스의 약간 신경질적이면서도 딱부러지는 싱글 맘이었는데. 여기선 폐인맘.

  어린아이의 성장담이 아닌, 어른의 성장담이라고 해야할만한 부분이 흥미로왔다. 전에 썼던 포스팅이 생각난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마찬가지로 철이 드는 것도 나이와 상관 없는 것일까. 풋풋하고 마음에 들었던 영화. 

  덧. 서양 아이들의 성장은 무섭다. 니콜라스 홀트는 벌써 180이 넘는 훈훈한 청소년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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