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어벤져
감독 조 존스톤 (2011 / 미국)
출연 크리스 에반스,휴고 위빙,토미 리 존스,헤일리 앳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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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감상의 끝은 우왕 드디어 미션 완료! 어벤저스 관련 시리즈 다봤다...! 였으니 크게 감동받았다는 뜻은 못되겠다. 그래도 뭐 순위 매기자면 아이언맨1>퍼스트 어벤져>인크레더블 헐크>아이언맨 2>토르 쯤은 매겨줄 수 있으려나... 사실 아이언맨 1이랑 토르 때면 다 고만고만 한 거 같고. 그나마 어벤저스 시리즈에 엄청나게 종속되어 있단 느낌은 아니어서 좀 낫긴 했다. 토니 스타크 애비인 하워드 스타크(도미닉 쿠퍼)가 나오는 거랑 아이언맨 2에 나오는 큐브였나 그런 거 잠깐씩 나오는게 흥미롭긴 했는데 그래도 비중 더 줄였어야 했다는 느낌도 들고.

  미국색이 넘치는 영웅이라는 편견이 가득가득한 영화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븐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를 내세운 이 시리즈인데 나름대로 그 색을 가리려고 노력은 했더라. 그래도 그 유니폼이 촌스럽고 뭔가 껄쩍지근한 느낌이 든다는 건 바뀌지 않아. 전쟁 상황에서 마스코트 같은 것으로 전락한 캡틴 아메리카의 상황과 그걸 극복하는 장면으로 좀 나아지긴 했지만... 원체 선량한 사람이라 그런가 극복이 대단히 극적이지도 않았다. 아 쓰고 보니 그런 거 같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시련들은 그렇게 극적이지가 않았다... 상관인 체스터 필립스(토미 리 존스)에게 갈굼을 당해도, 아브라함 어스킨(스탠리 투치) 박사를 만나 힘들게 변신을 하여도(이런 변신 과정은 좀 간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심지어 베스트 프렌드 벅키(세바스찬 스탠)이 죽을 때 조차도 그다지 파급력이 없었다. 연애는 어떻고. 페기(헤일리 앳웰)이랑 그렇고 그런 느낌도 썩 없고 위기도 그냥 그렇구나 싶고ㅎㅎㅎ 이 영화에 굴곡이란 굴곡은 다 있는데 그게 무슨 손가락으로 그린 파동마냥 가볍단 말이다...

 적 설정 또한 조금 모자라고 안습하였다. 레드 스컬(휴고 위빙)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처럼은 안 보여서 문제. 대단한 군사력이랑 그런 거 가진 거 알지만 그냥 단순비교해도 매력도 떨어지고... 그 대단한 군사력 탓인지 뭔지 막상 레드 스컬 본인이 가진 능력에는 의심을 품게 되었다. 1:1로 붙으면 금방 이길 것 같아. 그럴 것만 같아. 그리고 실제로도 그래버렸다... 엥 싱거워요. 마지막에 제트기 끌고 사람들 없는 장소로 추락을 각오할 때에도 뭐.. 뭐야 너 당연히 그래야 할 것만 같아. 위대한 희생이 아닌 것만 같아...! 이 기분은 뭐지! 싶어졌다니까...

  스토리나 주인공의 설정을 드러내는 데에선 그다지 나쁜 건 없었는데 이상하게 탁 터지는 부분이 없어서 밍숭맹숭 보았던 영화였다. 나쁘진 않은데 손에 땀을 쥐게 하지도 않으니 이건 히어로 물로서는 단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을 보았던 사람들에게 요 히어로가 가진 고민은 너무나 가볍고, 요 히어로가 힘을 갖게 되고 그것으 활용하는 방식도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그리고 기대하였던 마른 몸의 스티븐 로저스 합성은...ㅜㅜ 그나마 혼자 나올 땐 그러냐... 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나올땐 그 괴악함에 멍때리게 되더라. 슬프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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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2007 / 미국)
출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켈리 맥도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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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 볼 땐 상당히 지루하게 봤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왠지 집중하게 하던 영화. 보고 나서 아 결말 왜이래. 하고 짜증을 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꽤 괜찮은 영화인 것 같다. 곱씹을수록 좋은 영화랄까. 너무 삭막하고 건조한, 메마른 분위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게다가 난 이런 식의 결말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마저도 이제는 좋게 보이는구나. 리뷰 쓰길 미루길 잘했다.

  정적 같이 조용한 가운데 팡팡 터지는 강렬한 이미지들이 많다. 맨 처음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가 저지르는 살인부터서 팡 하고 터지는 느낌. 살인장면들은 빠르고 간결하지만 인상 깊다. 안톤이 쓰는 무기는 독특하며 인상에 남는다. 그 외 살인장면들도 굉장히 빠르고 신속하며, 이미지가 강렬했다. 팡팡 터지는 장면 외에도 조용하면서 가슴졸이게 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숨죽이고 보게 된달까.

  모스(조쉬 브롤린)가 돈을 탐낸 건 당연하다. 그 정도 돈이라면 누구라도 탐냈겠지. 하지만 그 과정이 내겐 좀 바보같이 느껴졌다. 돈을 든 가방을 그대로 사용한다던가, 돈을 가져왔던 장소로 다시 돌아간다던가 하는 행동들. 그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도망치긴 하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똑똑해 보이진 않았다. 필사적이지만 한 군데 씩 비어있달까. 어느정도까지는 그가 완전한 주인공인 것 같았는데, 지나고 보니 그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호승심으과 돈에 대한 욕심으로 자기 목숨 뿐 아니라 아내의 목숨까지 배팅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게 너무 안타깝다. 그런 면에서는 완벽한 일반 사람과 같다. 모스는 그냥 보통 사람이다. 손에 쥐게 된 것을 지키려는 탐욕으로 범벅이 된 보통 사람.

  안톤 시거는 생김새 자체도 좀 독특하고―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호러스러운데, 그가 벌이는 살인들은 감정없이 원칙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게 더 두려움을 자극한다.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안전해 보이기도 하지만. 주요소 직원처럼 쓸데없이 "어디서 왔어요?" 따위의 질문만 내뱉지 않는다면, 그는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진 않는다. 그 이유라는 것이 나름 원칙을 세우고 있는 이성적인 것들이라 마음에 든다. 남들을 돕지도 않지만 대가없는 도움을 받지도 않는다던가 하는 점도 자기 원칙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일들 같다. 교통사고를 당해 뼈가 보이는 와중에도 그는 돈을 지불하고 소년들의 옷을 샀다. 교통사고에 대해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대가 없는 도움을 받지 않으며 그 자리를 묵묵히 떠난다. 모스의 아내(켈리 맥도날드)가 "이럴 필요 없잖아요."라고 말할 때에도, 그는 자신의 원칙을 따랐다. 아마 칼라 진 모스는 죽었을 것이다. 동전을 고르지도 않았고, 그녀를 살려두면 오히려 안톤에게 해가 된다. 원작에서는 확실히 죽었다.

  보안관 에드(토미 리 존스)는 세상과 타협하는 늙은이가 되어버렸다. 그는 대대로 정의를 수호하는 자였지만, 그 역시 자신의 목숨과 안전을 위해 안톤을 캐내지 않는다. 세상을 관망하게 되어버린 것 같다. 마지막에 아내(테스 하퍼)에게 담담히 털어놓는 말들은 뭔가 안타까운 느낌을 준다. 그의 꿈들이 의미하는 바가 큰 것 같은데, 난 이해가 덜 된것 같다...
  
  해결사(우디 해럴슨)는 좀 웃겼다. 뭔가 허세만 가득해서 뻗대더니만 정말 허세로 끝났다. 죽음을 구걸하는 신세까지 되어버리다니. 사실 그가 뭔가 한 껀 하지 않을까 조금은 기대했건만...

  연기들이 다 좋았다. 살아남으려는 모스의 모습이 필사적이라 좋았다. 조쉬 브롤린 연기 좋았음. 특히 초반에 그 총맞으면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거. 하비에르 바르뎀은 그냥 말할 필요 없는 듯. 진짜 안톤 시거 같다. 우디 해럴슨은 찾아보다 알았는데, 실제 친아버지가 돈받고 살인해서 감옥 복역...; 지금은 돌아가시긴 했는데 좀 어이없었음. 다른 영화에서 킬러도 했었던데, 연기하면서 기분이 어땠을까?

  뭔가 메타포가 많은데 그걸 다 파악하지 못해서 화가 남. 난 역시 좀 더 생각없는 영화 쪽이 맞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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