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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편혜영 (문학동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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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읽은 소설집이 다 왜 이러지. 취향에 썩... 이것도 나중에 되파는 목록에 올려야지.

  이 작가 읽을 때 든 느낌이, 꼭 천운영 명랑 처음 읽을 때 같았다. 불쾌하고 스멀스멀한 기분이 막 드는 소설집 읽는 기분. 나오는 주인공들이 모두 덫에 걸려 있고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지만 썩 성공정이지 않는 거. 그래도 천운영은 아 그래도 요 부분은 취향이다, 이런 게 있었는데 편혜영은 내게 그런 게 없다. 그냥 막 불쾌하고 다시 보고 싶지가 않다. 글은 참 잘쓴다. 정말 잘쓴다. 문장 연습 하고 싶으면 베껴보라고 추천하고 싶을 정도. 되게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데 내 취향은 아니다. 소설이 은근히 사실적이다. 아니 대놓고 사실적... 너무 사실적이라서 보고 싶지가 않은가 보다.

  전반적으로 소재들이 독특하고 특이하다기보다는 우리 현실세계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평소에 잘 보면 볼 수 있는 건데, 잘 안봐서 모르는 이야기들. 그래서 읽다 보면 이거 내 이야긴데, 아 이거 주변 이야긴데... 싶은 기분이 든다. 현실같은데 소설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라는게 죄다 절박하고, 급하고, 답답한 것들이니 읽는 나까지 불쾌해진다. 이건 순전히 취향의 문제다. 이런 게 취향이라면 진짜 재미있게 읽었을텐데. 하다못해 천운영 소설의 소재들처럼 그로테스크 하면 내가 아 이거 취향이네... 했을거 같은데 이건 읽으면서 아 답답해 아 답답해... 이러고 있었으니 이거 재미있을 수가 있나. 어쨌든 꾸역꾸역 읽긴 했다만, 역시 다시 펼칠 거 같진 않네.

  아쉽다. 이렇게 좋은 작가의 좋은 소설이 내 취향이 아니라서. 꼭 명작 영화 보고 지루해... 하고 읊조리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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