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넘버 슬레븐
감독 폴 맥기건 (2006 / 독일,미국)
출연 조쉬 하트넷,브루스 윌리스,루시 리우,모건 프리먼,벤 킹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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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케이블에서 하던거 중간에 보다 못봤었는데 어쩌다 보니 또 봤다. 혹평이 많은데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봐도 다른 영화에서 따온 편집 방식을 썼는데 이걸 기발하게 쓴게 아니라 좀 식상하게 썼더라. 그래도 반질반질하니 나온 영화 같았다. 반전이나 진행이 너무 예상이 쉬워서 아쉬웠다. 일단 아역 자체가 어딜 어떻게 봐도 너무 슬레빈(조쉬 하트넷)이지 않은가... 꽁꽁 숨겨지고 머리를 잘 써야 반전이 통하는데 머리쓰는 거도 영 설거워서... 영화가 나온 모양새는 반질반질하고 좋은데 그 속 알맹이는 사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

  보스(모건 프리먼)와 랍비(벤 킹슬리)는 힘이 있으면서도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가서 슬펐다. 그정도 짬이 있는 사람들이 우째 이렇게 쉽게 넘어가나. 브리코스키 형사(스탠리 투치)는 촉이 좀 있는 줄 알았더니만 그것도 아니고. 슬레빈이 너무 쉽게 제 원한을 해결하니까 영화 전반의 재미가 좀 떨어진다. 자기 여자친구인 린지(루시 리우)를 구해내는 방식도 너무 간단하고.

  다만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건 말장난 같은 것들. 전체적인 맥락 자체는 썩 훌륭할 것이 없는데 단편적이고 자잘한 장면들만 보면 너무 재미있는거다. 특히 슬레빈이 초반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도 제 할말을 싹싹 내뱉는 걸 보자면 묘하게 웃음이 입가에 걸리는 걸 막을 수 없다. 슬레빈과 린지가 처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도 쓸만하다. 요컨대 슬레빈이 그 '마틴'이라는 게 밝혀지기 전의 이야기가 훨씬 더 재미있었다.

  굿캣이라는 인물은 얕게 다뤄져서 아쉽다. 좀 더 이야기를 오밀조밀하게 채워넣을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이름날리는 살인청부업자인 그가 '왜' 마틴을 살려주고 지금까지 키워줬으며, 그와 어떤 유대감을 쌓았는지... 뭐 그런것들이 더 궁금했다. 여러모로 설명이 얕아서 아쉬운 지경. 그렇게 철두철미한 그가 린지를 살려줄 정도면 슬레빈과의 사이가 그만치 돈독하다는 건데.

  아쉬운 부분은 많은데 재미는 있다. 내가 이런 식의 말장난을 좋아해서 그런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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