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3
감독 마이클 베이 (2011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로지 헌팅턴-휘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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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야로 보고 왔다. 평이 워낙 안좋아서ㅎㅎ 집에 모든 기대를 놓고 갔다. 그래서 좀 덜 실망한듯. 실망 안했다는 건 아닙니다. 일단 로봇 싸우는 거 보러 가는 영화니까 3D로 봄. 내 돈.. 내 돈...

  내 감상을 세가지로 요약하자면 1. 너무 쓸데없이 길어. 2. 차라리 인간 나오지마... 3. 나의 미카엘라쨔응을 돌려줘 로 요약 가능. 혹은 이것은 장편 미국 홍보영화인가... 싶은 뭐 그런 기분이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많은 기대를 하면 안되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1편의 그 재기발랄했던 느낌이 사라졌다는 게 너무 아쉽다. 이모저모 모든 것은 미국과 관련되어 있고...ㅎㅎ

  샘(샤이아 라보프)은 왜 그렇게 정나미 떨어지는 청년으로 자랐는지 모르겠다. 과거의 영광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았다. 복사나 하란 말이에요? 하면서 면접보는 회사의 브루스(존 말코비치)에게 대드는 걸 보면서 아니 그럼 신입사원이 뭘 한단 말인가? 하고 되묻게 하질 않나. 여자친구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리)와의 관계에서도 영.. 칼리도 말이지, 이렇게 무매력한 여자 주인공은 처음 봤다. 뭐야 하는게 없다... 시몬스 전직 요원(존 터투로)도 이전에 비하면 역할이 하잘것없어졌고, 켄 정은 그래... 개그하러 나왔겠지. 그래도 싸구려 게이조크 좀 지겹지 않나. 국방부쪽 인물인 샤롯 미어링(프란시스 맥도맨드)는 답답의 극치라서 이게 뭐야 싶었고. 보는 사람이 이게 뭐야 싶을 정도인데 대체 시나리오 쓰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단 말인가. 인간 쪽 악역이었던 딜런(패트릭 뎀시)은 그 상황은 이해가 가면서도 뒤로 갈수록 역할 이상으로 찌질해졌다는 느낌. 많이들 등장하는 군인들은.... 음... 그래요 수고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가족 좀 제발 안나왔으면 했다. 엄마(줄리 화이트)고 아빠(케빈 던)고 대체 왜 나왔는데...? 아 내가 인간 나오는 거에 질려버렸나.

  그러나 이것은 로봇이 싸우는 영화가 아닙니까. 아무리 인간이 삽질을 해도 로봇끼리 싸우는 장면만 많으면 괜찮다 이거야. 근데 이건 뭐 중반까지 지루의 극치를 달려서 참 그랬다. 그 이후의 싸움장면도 썩ㅎㅎ 나의 옵티머스는 그런 냐냐냥이 아닌데 말이죠.

  센티널 프라임(레너드 니모이)가 등장하면서 뭔가 활기차지려나 했는데 엉엉 이런 허접한 배신자 컨셉 좋지 않아. 게다가 센티널 덕에 메가트론(휴고 위빙)의 역할이 엄청 눈물나게 되어버렸고, 옵티머스(피터 쿨렌)가 이끄는 오토봇 쪽의 사상도 썩 이해가 되진 않아서 슬펐다. 아 그래, 인간 쪽에서야 참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지. 근데 내가 오토봇이라면 센티널 쪽에 긍정하지 않았을까...ㅎㅎ 너무 정의만 내세우는 것도 좋지 않아요. 게다가 막판 마무리..를 확실히 해 준 건 좋은데 그닥 설득력도 없고, 재미도 없고...

  감상만 보면 총체적 난국이네요. 아 근데 실제로도 그랬지!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감독 바랫 낼러리 (2008 / 영국)
출연 에이미 아담스,프란시스 맥도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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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포스터만 보고 에이미 아담스가 페티그루인줄 알았잖아... 아니었네요. 아무튼 1930년대에 나왔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한다. 책을 안봐서 책이랑 비교는 불가능하고. 직장을 잃고 갈 데 없는, 보수적인 미스 페티그루(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우연히 미국인 연기자 델리시아 라포스(에이미 아담스)의 매니저로 일하게 되면서 겪는 단 하루 동안의 이야기.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것 답게 진행이 빠르며 동시에 재치 있었다. 다만 내용이나 사건의 진행, 해결 자체는 좀 가볍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델리시아는 사랑스럽다. 바람둥이에다가 꿈만 화려한 여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 삶의 바탕에 깔린 가난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법도 했다. 극단주의 아들인 필(톰 페인), 막대한 부를 지닌 클럽 주인 닉(마크 스트롱), 가난하지만 그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열정있는 피아니스트 마이클(리 페이스) 중에서 누굴 선택할지는 스토리상 자명하니 일이었지만, 이게 소설 속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사람이라면 누굴 선택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삶은 한번 뿐이라는 이유로 마이클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허영심 강하고 꿈 많은 소녀가? 하긴 인간적인 면에서는 마이클 쪽이 가장 낫긴 했다. 필은 너무 어렸고(행동거지까지), 닉은 너무 강압적인 마초 이미지라 싫었음. 델리시아가 조를 두고 바람을 피우면서도 뻔뻔하게 굴었던 에디스(셜리 헨더슨)처럼 아예 속물적이진 않은 사람이라는 데 희망을 걸어야 한다니.

  페티그루에게는 꿈과 같은 하루 동안의 이야기. 순발력있고, 나름의 기준이 있다는 점에선 좋았지만 사실 그 외에는 잘 모르겠더라. 그녀의 구원은, 그 실마리는 그녀가 제시하긴 했지만 결국 남자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슬펐다. 란제리 디자이너 조(시아란 힌즈)는 좋은 사람이었다. 좋은 사람이었지만, 왕자님 같은 위치에 서 있어서 썩 괜찮은 해결 방법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너무 동화적이고... 페티그루에게 닥친 가난이라는 문제상황의 해결이 좀 아쉬웠다.

  보고나서는 비판할 게 있다만, 그래도 볼 때에는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달콤하고 상냥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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