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선임, 후애 (後愛)



  소닌(내겐 소닌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서, 이걸로 부르겠다)이 국내에서 음반을 낸다고 했을때, 그 결과가 몹시 의심스러웠다. 일본인이 가진 발음으로 한국어 발음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제법 발음이 괜찮았던 Gackt도, 사실 팬이 아닌 사람의 귀에는 몹시 우스웠다. 못알아 듣는 발음도 굉장히 많았고.

  어쩌다 듣게 된 소닌의 한국 발매 음반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일본에서 발매했던 カレライスの女 (카레라이스의 여자)를 한국어로 번안해서 부른 곡 후애(後愛). 사실 참 평범한 제목이다. 그러나 카레라이스의 여자 원곡이 가지고 있던 느낌과 한국어 가사가 잘 어우러져 멋진 노래가 만들어졌다.
 
  발음도 생각보다 훨씬 괜찮다. 많이 연습한 듯. 본디 재일 교포 3세라서 할머니와의 한국어 대화가 오고갔다 들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정도 발음이 나올 수 없었겠지. 실제로 이전에 포지션의 I love you(오자키 유타카 원곡)를 부른 영상을 보면 발음이 좋지 않은 편이다. 음악의 리듬과 멜로디에 잘 맞춰서 한국어 가사를 지었다는 느낌도 든다. 나쁜 발음을 감춰주게 만드는 듯한 가사랄까. 원곡도 생각나고, 그러면서도 한국적 느낌도 나고. 참 좋았다.

  소닌은 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가수이다. 재일 한국인이기 때문에 많은 오디션에서 이유없이 거절당하기도 했다. 고생 끝에 결성된 EE JUMP. 고토마키 동생(이름도 기억안나)과 함께 하던 EE JUMP는 고토마키 동생때문에 해체..-_- 난 그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이전 처음 일본 가수를 접하던 시기와, EE JUMP 활동 시기가 맞물려 소닌을 곧잘 봤었다. 해맑은 미소를 가진 소닌은 쓰러지지 않는 그런 이미지였다.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 난 후엔 더 좋았고. 아무튼 그녀는 그 이후 홀로 메이져 데뷔를 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에 다시 재계약을 맺지 못하는 등 많은 고생을 했다. 그것을 이겨내려 마라톤도 하고... 여러 모로 참 응원해주고 싶은 가수.

  소닌의 한국 첫 싱글, 후애(後愛). 그녀의 일이 앞으로는 좀더 잘 풀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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