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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터비아
감독 D.J. 카루소 (2007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 사라 로머, 캐리 앤 모스, 데이비드 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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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스터 보고 쫄았는데 불쑥불쑥 하는 장면같은건 거의 없다시피해서 보는데 지장 없었음. 꽤 재밌게 보았다. 앞에서 한 중간까지는 10대 청소년의 반항과 연애질 이야기ㅋㅋ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에 토대를 두고 만든거라 들었는데, 뭐 난 이창은 안봤지만 이창이 이렇게 가볍고 흥겨운 느낌을 줄 거라고는 생각 안한다. 그렇지만 디스터비아의 이런 느낌은 마음에 든다.

  '이창'에서 따온 설정이지만, 설정 참 맘에 든다. 뭔가 사람의 관음 심리를 자극하고 있어. 그리고 약간 변형한 것도 제법 머리 썼다. 가택연금된 10대 청소년 설정. 오, 뭔가 집 밖으로 못나간다는 이런 거 맘에 들지 않나. 게다가 10대 문제아라서 경찰에게 엄마(캐리 앤 모스)에게도 말 잘 안먹히고. 설정 참 잘 바꿔놨음.

  주인공인 케일(샤이아 라보프). 난 처음에 설정만 듣고 샤이아 라보프가 엄청 막 갱스러운 문제아 이런걸로 나오나 했는데 그런건 아니더라; 오히려 약간 쫌 찌질하고 멍한 애... 그럼 그렇지. 아무튼 샤이아 라보프 '트랜스 포머'때처럼 멋지고 섹시한 여자친구 애슐리(사라 로머) 겟하고, 잘나가신다. 샤이아 라보프도 나름 성인인데, 이런 Geek스러운 역에 아직까지 잘 어울리다니... 나중의 행보가 좀 궁금. 

  살인자 역할의 터너(데이빗 모즈)는... 살인자라고는 하는데 좀 캐릭터가 밋밋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특색있는 연쇄살인마의 느낌은 아니었다. 이건 영화 자체가 중반 이후부터 범죄에 포커스를 둬서 그런 걸수도 있다. 데이빗 모즈는 이곳 저곳에서 조연으로 많이 나온 배우라 눈에 익었음. 이 사람 진짜 친절해보이면서도 또 비열해 보이는 그런 인상이 있어-_-;; 하우스에서도 그랬고.

  아, 케일의 친구로 나오는 로니(아론 유) 제대로 감초. 한국계 배우라고 또 눈한번 더 가고ㅋㅋㅋ... 근데 샤이아 라보프가 86년생이고 아론 유가 79년생인데... 둘이 고등학생 동기로 나와도 되는거냐... 아론 유 얼핏 얼핏 이준기 떠오른다. 눈매가 좀 닮아서. 코미디 연기에 재능있는 배우라고 하더니 장난스럽고 촐싹대는 로니 캐릭터를 잘 연기했음. 다른 작품도 보고 싶어졌다.

  애슐리는 분량도 많은데 왜이리 기억에 남는 게 없냐. 집안 문제 쪽으로 좀 건드려주나 싶었는데, 잠깐 터치하다 말더라-_-; 그리고 자기 스토커처럼 쳐다보던 남자애에게 반하다니. 말도 안돼... 그게 괴상하면서 달콤한 말이라니, 얘도 좀 정신세계가.

  재미있게 보긴 봤는데, 다 보고 나니까 살짝 아쉬운 감이 든다. 설정도 좋았고 재미도 있었지만, 역시 장르는 스릴러니까. 스릴러로서의 면모가 좀 부족했어. 좀 빡세게 초중반부터 밀어부쳤어야 했는데 스릴러같은 느낌은 중반 이후에서나 등장하니까 더 그랬던 거 같다. 스릴러/공포 장르로서는 살짝 부족.

  이러니 저러니 해도 디스터비아는 여전히 재미있는 영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봤다.


테이킹 라이브즈
감독 D.J. 카루소 (2004 /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미국)
출연 안젤리나 졸리, 에단 호크, 키퍼 서덜랜드, 올리비에 마르티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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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잠이 안와서-_-; 뒤척대다가 케이블에서 영화 시작하길래 봤다. 원래 제목 모르거나 정보 모르는 영화는 잘 안보는데, 진짜 할게 없었다. 다른 채널도 엄청 재미없는 거만 해대고. 마침 아는 배우들이 슬금슬금 나오길래 봤음.  좋아하는 배우가 둘이나 나온다. 안젤리나 졸리랑 에단 호크. 안젤리나 졸리야 그 인상때문에 흥미가 많았고, 에단 호크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관심을 갖고, 가타카에서 뿌리내린 케이스.

  테이킹 라이브즈는 '타인의 삶을 취하다'라는 뜻이란다. 난 목숨을 앗아가서 저 제목인 줄 알았어(...) 보고 나니까 사람 죽이고 그 사람 인생을 사는 연쇄살인마가 등장해서, 아 그렇구나 했다. 진짜 엄청 둔해_-_ 소재가 참 독특하고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다. 연쇄 살인마가 등장하는 미스테리 섞인 이야기는 흔하지만, 연쇄 살인마인 마틴 애셔의 생각 자체가 참 특이하니까. 그리고 그걸 나타내주는 강렬한 오프닝 시퀀스. 두 명의 청소년들이 나오고, 그 와중에 그들의 중고차 타이어가 터지자 소년 한명이 그 타이어를 갈러 나간다. 그리고 다른 소년이 너 나랑 키가 같았지? 하고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기도 전에 타이어를 갈러 나갔던 소년을 트럭 앞으로 밀어버리는 장면. 영화에 등장하는 연쇄 살인마의 싸이코패스적 면모를 아주 잘 보여주는 시퀀스고, 연쇄 살인마에게 흥미를 갖게 한다.

  근데 이 이야기는 그 소재의 흥미로움은 좋은데, 그걸 잘 살리지 못한 것 같다. 음습한 느낌이 드는 캐나다 퀘백 지역이 나오는 것까지도 좋았다. 약간 특이한 사고를 하는 FBI 요원 일리아나 스콧(안젤리나 졸리)가 나오는 것도 좋았고,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마틴 애셔의 존재를 알려주는 마틴 애셔의 어머니 레베카 애셔(제나 로우랜즈)가 나오는 것도 뭐 괜찮았다. 이 분 연기가 좀 싸이코틱해서-_-; 제임스 코스타(에단 호크)도 아주 적역;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연기를 잘 할 수 있다니. 대단해! 게다가 그 촉촉히 젖은 눈빛ㅠ_ㅠ 울리고 싶은 남자 이미지였다. 근데 딱 여기까지다. 인물들과 인물이 가지고 있는 소재의 특이성 빼고 남는게 뭐지?

  미스테리극인데, 미스테리가 너무 파악하기 쉬웠던 게 아쉽다. 나처럼 둔한 애가 아, 저거 복선 아냐. 라고 생각할 정도면 정말 심한 거다. 반전을 세번 일으키면서 사람들이 팍팍 놀라야 하는데, 아... 역시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너무 미스테리에 긴장감이 없었다. 초반부 분위기까지는 좋았는데, 본격적으로 일리아나가 사랑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하면서 긴장감도 술술. 하트(키퍼 서덜랜드) 추격씬도 그냥 액션이라는 느낌이지 그렇게 긴박감 넘치지도 않았음. 여러가지 복선을 좀더 치밀하게 깔았다면 어땠을지 싶다. 아 그래도 마지막 반전은 나 쫌 놀랐다ㅋㅋ 그것도 알아 챈 사람 많던데, 나 역시 둔해...

  퀘백 주 경찰들은 좀 소모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일리아나를 신뢰하는 동료 르클레르(체키 카료), 싫어하는 동료 조셉 빠께뜨(올리비에 마르티네즈), 그리고 그냥 도움이 되는 동료 듀발(장-위글 잉글라드)를 배치한 것... 까지는 좋은데 별로 써먹진 못한 듯. 그나마 빈정 대마왕 빠께뜨가 좀 눈에 띄었나. 

  조금 힘 없는 추적극. 그래도 에단 호크의 연기 만큼은 엄청 좋았다. 이렇게 좋은 배우를 데려다가 이렇게 밖에 찍지 못하다니 눈물이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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