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정보를 알게 되어 보러갔다. 대학생들이 하는 이런 연극실습 과제 재밌고 좋은듯. 무료기도 하고... 게다가 이 공연의 각색자는 오태석 아니신가. 검색하니 이전에 로미오와 줄리엣 각색 했었던 거 학생들에게 과제용으로 내주신 거 같다. 토요일 약속이 있어서 겸사겸사 보기로 한 것이었는데... 이것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냥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라 우리나라 과거를 배경으로 각색한 연극. 대사 하나하나가 우리나라 식으로 바뀌어서 감칠맛이 나고, 음악과 의상, 춤 등이 모두 우리나라 식이라서 아주 재미있었다. 처음 시작 직후에는 약간 대사도 연기도 어수선한가 싶었는데 한 10분 지나서는 금세 집중할 수 있도록 바뀌더라.

  이야기 틀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전통적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진행 방식을 따르지만 세세한 부분은 한국이 살아있는 연극 같았다. 간간히 들어가는 웃음섞인 장면들도 아주 좋았다. 가장 좋았던건 아무래도 신방 장면인데... 그 부끄럽고 또 떨리는 감정의 표현이 정말 잘 됐었고, 그 이후로 이어지는 개그의 향연도 너무 즐거웠다. 아오 답답해, 하는 대사에서 빵빵 터졌다.

  딱딱 맞아떨어지는 군무가 잘되었다 말하긴 힘들지만 연기자들의 열정이 느껴졌고, 개개인의 연기가 결코 떨어지지 않았고, 이야기도 참 즐거웠던 그런 연극이었다. 풋풋하면서도 참 열정적인 좋은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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