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감독 매튜 본 (2011 / 미국)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마이클 패스벤더,케빈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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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 사랑과 전쟁 본 줄 알았네... 만남/불화/화해/입양/양육/성장배경과 극복할 수 없는 성격차이로 인한 갈라섬/양육권분쟁/결별인줄...은 요새 다들 하는 드립이고 일단 재밌었다ㅋㅋㅋㅋㅋㅋ 근래에 본 수퍼히어로물중에서 가장 재미있었음. 물론 조금씩 묘사가 촌스러운 장면이 있긴 하지만 전개가 미친듯이 빨라서 다른 생각할 틈이 없고, 액션도 좋고 간간히 들어가는 개그씬들도 대부분 마음에 들었다. 즐겁게 보았다.

  엑스맨 시리즈를 (울버린 빼고) 다 보긴 했지만 사실 나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2, 3편에는 흠좀-_-이러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는데 과거로 회귀한 이 프리퀄은 놀라울 정도로 흥미로웠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적대적인 관계였던 프로페서 X/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와 매그니토/에릭 렌셔(마이클 패스벤더)가 함께 했던 젊은 시절 이야기라느 흥미로울 수밖에. 시리즈 내 캐릭터들 중 가장 멋진 캐릭터로 손꼽을 수 있는 레이븐/미스틱(제니퍼 로렌스)의 과거 이야기까지 더해져서 더 좋았다. 미스틱이 시리즈 내에서 찰스나 에릭보다 한참 어렸었는데 어떻게 요 프리퀄에 나오나 싶었지만 그것도 나이가 다른 사람에 비해 덜 늙는다, 로 스무스한 설명과 함께 넘어가 주더라. 반가운 얼굴이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바로 비스트. 사실 (포스터에 있음에도) 이 인물이 (특히나 어떤 방식으로) 나올 지 몰랐기 때문에 꽤 반전이었다.

  새로운 캐릭터들을 다루는 방식도 좋았음. 나찌의 과학자 세바스찬 쇼우(케빈 베이컨)는 어느 면에서 촌스러운 캐릭터였다. 사고 방식이 돌아가는 꼴이 꼭 옛날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캐릭터. 그런데도 보는 재미가 있는 이 느낌은 뭔가... 악역 쪽의 단순함이 너무나 명쾌한 나머지 오히려 다른 이야기에 더 집중도 할 수 있고, 그 쪽 이야기도 영 지루한 것은 아니어서 좋았음. 닥터 엠마 프로스트(재뉴어리 존스)가 오히려 세바스찬보다 더 영리해 보이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을까. 이 캐릭터도 나름 좋았다. 찰스와 에릭이 찾아낸 뮤턴트는 대부분 10대였는데 그렇기에 그 애들을 가르칠 때 더 느낌이 좋게 느껴졌다. 천재인 행크 맥코이(니콜라스 홀트)의 반전에서부터 시작된 뮤턴트 찾기는, 하복/알렉스 서머스(루카스 틸), 다윈/아만도 무노즈(에디 가테지), 밴시/숀 캐시디(케일럽 랜드리 존스), 엔젤(조 크라비츠)들을 찾아내는 걸로 이르는데 이 캐릭터들 나름대로 괜찮았다. 다 철없는 십대인지라 활기찬 것이 보기 좋더라. 얘들이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과정들도 참 재밌었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깨알같은 재미들도 빠뜨릴 수 없었다. 다만 다윈이 그렇게 허무하게 가버린 것은 참 아까워... 세바스찬 편의 아자젤(제이슨 플레밍)이나 립타이드(알렉스 곤잘레스)도 나름 괜찮은 캐릭터였는데 영화 내 활용도는 좀 적었다. 아무래도 캐릭터가 많다 보니...

  찰스와 에릭의 케미스트리가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했는데, 찰스의 텔레파시 능력을 통한 공감과 이해가 사실 나로서는 마음에 드는 방식은 아니었고, 찰스의 태도도 그랬지만... 여튼 두 배우의 조합이 참 좋았다. 같이 울면서 하는 장면에서 헉 함. 그리고 에릭..ㅎㅎ 힘 쓸때 얼굴 빨개지는데 두피까지 빨개져서 깜짝 놀람. 마이클 패스밴더 연기 참 잘하데. 그리고 두 역할들이 말하는 각자의 논리에서 어느 쪽에 힘을 실어야 한다면 나라면 매그니토 쪽을 택할 것 같았다. 그렇게 한 순간에 자신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앞에서 선한 마음씨를 유지하는 것도 큰 일일 것 같더라. 그래서 저라면 매그니토요.

  빼놓을 수 없는 까메오. 뮤턴트들을 찾는 과정에서 울버린을 보여준 것도 좋았고, 난 보면서는 잘 몰랐는데 거기에 사이클롭스랑 스톰의 어린시절도 있었다고 하더라. 미스틱이 나이든 모습으로 변신할 때 레베카 로메인 나왔던 것도 재미만점.

  뮤턴트 아닌 캐릭터 중 나름 중요했던 CIA의 닥터 모이라 맥타거트(로즈 번)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네요. 이 여자의 등장이유는 찰스를 불구로 만들기 위함이었을까.... 음?

  재밌게 봤다. 새 시리즈로 리부트 하려나 싶긴 한데ㅎㅎ 울버린 캐릭터가 아쉽긴 하지만 그것도 나름 재밌을 듯. 아, 찰스가 대머리 개그할때 빵터짐. 이모저모 앞선 시리즈를 보고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은 영화였다.
2009/12/17 - 싱글맨 /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싱글맨
감독 톰 포드 (2009 / 미국)
출연 콜린 퍼스,줄리안 무어,니콜라스 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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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뒤늦게 본 편. 책은 덤덤하면서도 음울하게 진행되었는데, 영화는 이 느낌을 또 화려한 톤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음울보다는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었다. 이 화려한 담담함에도 불구하고 조지(콜린 퍼스)가 과거 짐(매튜 구드)이 죽었던 비극을 떠올릴 때면 우울함이 확 배가되어 다가오는게 신기할 지경. 평소의 느낌들은 화보를 하나하나 이어붙인 듯한 섬세함이 있다. 감정은 절제되어 있다가도 몇 몇 장면에서 터질듯이 분출되어 오히려 강조되는 느낌이었다.

  짐을 잃은 뒤 삶에 더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조지는 차분하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한다. 집을 정리하고, 사무실을 정리하고, 친구를 만나보는 날. 이 날은 평소와 일관되게 같으면서도 약간씩의 변주가 있다. 왜인지 눈에 띄는 제자 케니(니콜라스 홀트)와 이야기를 하는 것, 스페인 청년 카를로스(존 코타자레나)과 만나게 되는 것, 끊임없이 집에 오라고 재촉해대는 친구 찰리(줄리안 무어)의 집에 가서 조촐히 파티를 하고, 잠시 바에 나갔다가 케니와 우연히 마주쳐 바다에 뛰더든다던가 하는.

  그런 일상의 변주는 대부분 의미없이 지나가지만 케니와의 만남만큼은 의미를 갖는다. 그에게서 생기를 얻고 그에게 느끼는 감정을 통해, 이전에 짐에게서 느꼈던 활기를 다시 얻게 된 조지는 다시 삶을 살아갈 용기를 힘을 얻는다. 그러나 운명같이 행복에 젖은 그 날밤 조지는 쓰러져 짐과 같은 길을 가게 된다.

  찰리의 역할은 그렇게 크지 않은데 포스터에 줄리안 무어의 역할이 강조된 듯해 신기했다. 찰리는... 그냥 두고 보기엔 안타까운 면이 있는 헤테로 친구. 찰리가 '정상적인' 연애 운운할 때는 조지가 흥분한 것처럼 나도 신경이 거슬리긴 했지만, 그 외에는 지켜주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케니는 조지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단한 인물은 아닌 거 같지만 젊음의 풋풋함만큼은 잘 느껴지더라. 과거의 모습들을 통해 드러나는 짐의 모습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다정했는지 느껴져 좋았다. 조지의 생활하는 모습들은 건조해서 재미가 덜했지만, 짐과 있는 장면들에서 나타나는 생동감이 너무 좋았다. 짐을 잃었을 때의 그 북받치는 감정들도.

  영화가 화보같다는 느낌이 드는건 건축물이나 소품들도 그랬지만 등장하는 인물들도 만만치 않아서. 애인을 막 잃어 상심하면서도 그 감정을 아무데서나 드러내지 않는, 뻣뻣하면서도 섬세한 조지 역에 콜린 퍼스가 등장한 것도 그랬지만 그의 친구인 여자라는게 줄리안 무어요, 죽은 애인은 매튜 구드, 가슴을 흔들어놓는 학생에는 니콜라스 홀트라니. 심지어 같이 일하는 동료로 리 페이스가 나오질 않나, 우연히 만나게 되는 스페인 청년 카를로스가 존 코타자레나. 옆집에는 지니퍼 굿윈이 살고 있습니다... 남편으로 나오는 테디 시어스도 만만치 않은 얼굴. 인물부터 소품, 배경까지 이러하니 화보 느낌이 안날 수가 있나.

  마지막에 짐이 나타나서 조지에게 키스하는 장면이 좋았다.
US Vogue February 2010 Tom Ford & Nicholas Hoult by Terry Richardson

Tom Ford by Art Streiber ELLE USA February 2010

니콜라스의 홀트는 스킨스때보다도 더 자란 것 같다. 이번에 톰 포드가 감독한 '싱글 맨'에 출연하게 되면서 이런 저런 촬영을 한 모양. 멋있구나. 소설에서의 케니가 영화에서는 어떻게 나타날 지 참 궁금하다.

* 출처 - Elle Belle

시즌 2 오프닝

  순전히 니콜라스 홀트의 성장한 모습이라는 꼬득임에 봤던 스킨스. 개인적으로 취향은 아니어서 시즌 2까지 보는데만도 힘들었다. 시즌 3가 막 시작했다고 들었지만 보지는 않을 참이다. 에피가 좋긴 하지만 스킨스의 스토리는 내가 따라가기 벅차. 그야말로 10대 막장연애사 드라마인데, 최근 유행하는 가십걸을 생각하면 편할 듯. 가십걸 스토리를 그냥 영국의 평범한 계층에 옮기면 그만이다. 라고 하지만 좀 더 무거운 감도 있다. 나름대로 영국의 10대가 겪을 법한 문제들 거식증, 동성연애, 약물중독 따위에 대해 현실감있게 다루고 있으니까.

  각각의 에피는 주인공들의 이름으로 되어있다. 토니(니콜라스 홀트), 시드(마이크 베일리), 미쉘(에이프릴 피어슨), 잘(라리사 윌슨), 캐시(한나 머레이), 크리스(조셉 뎀시), 맥시(밋치 휴어), 앤워(데브 파텔). 이렇게가 주로 어울려 다니는 주인공격 애들이고 거기에 토니의 여동생인 에피(카야 스코델라리오) 정도까지가 비중있다고 할 수 있으려나. 2시즌에 들어서 등장하는 스케치(에이미-피온 에드워드)도 껴넣으려면 껴넣을 수 있겠다.

  모두가 뭉쳐서 약하고 파티하고 사고치고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물론 주이지만, 각 편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캐릭터에 집중하는 게 있어서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개인편은 시즌 1의 크리스 편. 갑자기 홀로 남겨진 크리스의 심정과 가족사 따위가 드러나서 좋았다. 매사 정신없고 생각없어 보이는 크리스의 또 다른 단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달까. 시즌 2에서는 시드 편이랑 스케치 편이 꽤 괜찮았다.

  토니는 스킨스의 메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애이고, 초반엔 진짜 정나미 떨어지는 짓들을 많이 하더라. 미쉘을 두고 태연히 바람피우는 거라던가, 시드에게 막대하는 거. 맥시에게 한 번 자자고 들이대던 거. 진짜 이기적이고 버릇없는 자식이었다. 그게 매력이기야 하겠지만. 모든 게 자기 손 안에 들어있는 듯한 태도로 일관해 정말 한 대 날려주고 싶더라. 하지만 시즌 1 마지막의 버스사고를 계기로 시즌 2에서는 굉장히 캐릭터가 매력없게 변했었는데(역시 토니의 매력은 싸가지없음이었단 말인가), 중반의 대학 면접일을 계기로 꽤 괜찮게 바뀌어서 마음에 들었다. 초반보다 그 변화와 재기의 양상이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였다. 기분좋게 착해졌다.

  시드는 마음에는 들었는데 멍청해서 화가 나. 사실 토니를 욕했지만 내가 토니였어도 시드를 놀려먹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생각있게 행동하려 하지만 그 방법을 잘못 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웠다. 시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때는, 시즌 1 마지막편에서 캐시와 벤치에서 만날 때. 아릿아릿한 구석이 있어서 그 장면을 참 좋아한다. 시즌 2 들어서 애가 더 멍청해져서 화가 났었다. 뭐... 종반엔 나쁘지 않았다.

  미쉘은 솔직히 내가 예뻐하거나 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똑똑한 척 굴지만 사실 그렇게 약아빠진 사람은 아니었고... 시즌 2에 들어서 막장 삼각 라인에 일조했다는 점도 그렇고. 난 약으려면 좀 처음부터 끝까지 약아빠진 그런게 좋아서. 의외로 순정파라는 점은 마음에 들었지만 그 외에는 별로였다.

  은 스킨스 내내 많이 좋아했던 캐릭터! 의외로 난 범생이 캐릭터를 좋아해서... 히히. 범생이라고 해도 공부만 막 하는게 아니고, 잘은 잘 놀줄도 알고 능력도 있었다. 모자랄 것 없는 애인데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난관이 있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아빠와 얽히는 집안사, 크리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 일. 모두가 부러워하는 아이라도 자신만이 품고 있는 고민 정도는 항상 있는 법이니까. 현실과 적당히 타협할 줄 알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나갈 줄 안다는 데에서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

  캐시는 시즌 1때는 굉장히 좋아했다. 입버릇인 lovely와, 거칠게 엉킨 노란색 머리카락. 예쁘게 차려입은 옷차림이 모두 좋았던 사랑스러운 거식증 소녀. 캐시가 시드를 좋아하는 내내 나도 캐시와 함께였던 것 같았다. 그래서 시즌 1 결말 부분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2의 캐시는 그냥... 머저리가 되었는데 그게 참 아쉬웠다. 진짜로 정신을 놓아버리면 어떡하니 이 아가씨야. 크리스가 죽던 날 크리스를 두고 도망오던 것 조차 이해가 되지 않았으니, 시즌 2의 캐시는 아마도 내게 영영 먼 사람인듯.

  크리스는 첫인상은 참 별로였는데, 개인 에피 이후로 호감도가 확 올라갔던 캐릭터다. 제정신 아니지만 나름대로 의리도 있고, 살려고 하는 의지도 있었다. 사랑에 몸바칠 줄도 알았고 이모저모 다 마음에 들었다. 시즌 1에서 앤지(스완 모리스)선생님에게 애정을 다 바쳤고, 시즌 2에서 잘을 좋아하게 된 이후로는 잘에게 모든걸 다 바쳤다. 미치도록 아팠던 주제에 잘에게 병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어른스러움도 가지고 있어서 그게 날 뭉클하게 만들었다. 항상 웃으면서도 그 안에 어두운 모습들을 꼭꼭 숨기고 있었다는 게 참... 크리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앤지 엄청 싫다. 학생이랑 잤으면서 자기합리화는 열심히 하고, 그렇다고 감정에 제대로 대해준 것도 아니고. 이도 저도 못하고 뭐하는 여잔지 ㅉㅉ...

  맥시는 금발의 게이 소년. 예쁜 남자애를 게이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많은 여자들의 호응을 받았지만, 난 그 외에도 맥시가 스킨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 동성애를 청소년이 겪는 혼란으로 밀어넣지 않았다는 데에서 재미있었다. 맥시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그걸 언급하기 싫어하는 앤워와 맞부딪치는 굳센 면도 가지고 있었다. 시즌 2에서 스케치 편에서 맥시가 그저 창백하고 가여운 게이소년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 수 있지 않았나. 맥시는 가능성있고 활발한 게이 소년이다. 그의 가족들조차 그 사실을 부인하려 들지 않는다. 어쩌면 스킨스 안에서 가장 안락한 캐릭터는 또 맥시가 아니었을까.

  앤워는 부모님이 모두 파키스탄인인 무슬림 보이. 무슬림 보이라고는 해도 섹스와 파티에 관심이 많은 건 여느 영국의 10대와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의외로 무슬림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서 놀랐다. 특히 시즌 1 맥시와 앤워 편에서 맥시에게 말하는 걸 보고 좀 놀랐었음. 어린게 사고가 딱딱하구나, 싶었다. 그렇게 가다가 시즌 1 마지막 앤워의 생일파티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맥시가 앤워의 아버지 앞에서 자신이 게이라고 고백했을 때, 그 사실을 숨기려던 앤워를 비웃기라도 하듯 앤워의 아버지는 따뜻하게 맥시를 맞아주었던 것. 이건 뭐 어퍼컷. 앤워가 그 일로 느낀게 많으리라 본다. 시즌 2의 앤워는 뭐 그다지 할말이 없다. 여전히 멍청해서... 스케치와 잔 데에서 그냥 어이가 사라졌다. 후반부는 거의 비중이 없었고, 마지막 편에서 방황하던 모습만이 인상 깊었다.

  에피는 초반의 토니와 기본적으로 성격이 같은 편이다. 토니보다 좀 더 신비스럽다고 하면 맞지만, 똑똑하면서 순진한 면도 일순 있는 것 같다. 시즌 1 에서 순진하게 아무거나 다 약하다가 쓰러진 것만 봐도... 에피의 진면모는 시즌 2에 들어서 더 드러나는 것 같다. 오빠를 아끼는 모습이라던가, 그 모든 사태를 해결한 에피. 시즌 3의 주인공으로서도 잘 해나가겠지.

  스케치는 뭐 쓰긴 쓰는데 그냥... 미친애였다. 안쓰러운 모습도 있긴 한데, 모든 안쓰러운 애들이 그런 짓을 하는 건 아니다. 자기 집착에 물들어서 모든 걸 자기가 꿈꾼 대로 만들어가려고 하는 추진력은 좋았지만, 그게 산산히 박살난 뒤에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 없더라. 앤워를 찾아가는 건 또 뭐니.

  시즌 2 들어서 좀 늘어지는 감이 있어서 지루했었는데... 크리스의 죽음과 함께 커다란 10대의 소용돌이가 끝나고 모두가 제 갈길로 가는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가슴이 쿵 떨어졌다. 크리스 말대로 모든 걸 fuck it 해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막 everyone편의 정리는 너무 현실적이다. 앤워가 정신 못차리고 방황하던 모습은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안좋았다. 나도 앤워처럼, 속옷 한 장 없이 맥시를 따라 훌쩍 런던으로 갈 수 있을까?

  보는 내내 언제 끝나 짜증내면서 봤는데도 불구하고, 시즌 2 마지막 시드가 뉴욕 거리를 헤맬 때 나오는 MGMT의 Time To Pretend를 듣고 조금 울 뻔 했다. 시즌 3에서는 에피가 새로운 메인 주인공이 되어 또 다른 10대의 청춘을 보여주겠지만, 그건 내가 보았던 스킨스와는 많이 다를 것 같다. 똑같다고 해도 다시 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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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와 비교하자면 요랬고,
(휴 표정 왜저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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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봐도 쪼끄맣고 귀여웠던 '어바웃 어 보이'의 이 소년.
어바웃 어 보이는 2002년 영화.

그랬던 소년이, 이렇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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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내 기억에 이건 조금 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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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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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야, 어디서 옷 걷어 올리는건 배웠니 임마ㅜㅜ)

니콜라스 홀트 (Nicholas Hoult)
1989 년생. (최소한 1990년이후 생은 아니구나....)
키 191cm, 훈훈한 성장.


 나쁜 길로 빠지지 말고, 좋은 연기자로 남아주길.
내가 아직도 할리 조엘 오스먼트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_-...

영국 드라마 Skins에서 고교생 역할로 엄청 훈훈하게 나온다고 하는데...
문제는 자막이 없다는거... 아 볼까말까 볼까말까 덱스터는 또 언제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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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어 보이
감독 폴 웨이츠, 크리스 웨이츠 (2002 /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출연 휴 그랜트, 니콜라스 홀트, 레이첼 와이즈, 토니 콜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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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섬이다. 나는 이말을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의 섬들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섬들은 바다밑에선 서로 연결돼있다.

  
  휴 그랜트는 정말 매력적이다. 나는 그 전에도 휴 그랜트가 나온 영화들을 많이 봤지만, 이 영화만큼 휴 그랜트가 멋지게 나온 영화는 본 적이 없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의 매너있는 부잣집 도련님 역할도,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의 바람둥이 모습도 '어바웃 어 보이'에 나온 휴 그랜트의 모습을 따라올 수는 없다.

  윌 프리먼(휴 그랜트)은 대책없는 백수이다. 아버지가 지었던 곡의 저작권료로 흥얼흥얼 살아가는, 생각없는 백수인 것이다. 철없다 못해 쉽게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아이를 가진 싱글 부모 보임까지 나간다. 생각없고, 철없고. 덩치만 큰 어린애인 것이다. 휴 그랜트는 정말, 무척이나 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 살짝 '빈' 어른을 연기하는데... 아, 휴 그랜트 자체가 윌 프리먼인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끔 만든다. 그동안 휴 그랜트가 연기했던 많은 로맨틱 코미디들... 그 캐릭터들을 대놓고 '나 생각없어' 라는 식으로 연기하는 격이랄까.

   윌 프리먼은 왕따소년 마커스(니콜라스 홀트)를 만나면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워나가게 된다. 마커스는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린다던가의 괴벽을 가진 소년인데, 역시 괴악한 싱글맘 아래에서 자란 탓이 있는 듯.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커스처럼 귀여운 애가 왜 왕따당하는지는 이해가 안간다(난 모자도 귀엽던데...).

  마커스의 엄마 피오나(토니 콜렛)를 봤을 때에는 꽤 놀랐다. 정말 폐인같아서-_-.... 내가 기억하는 토니 콜렛은 식스센스의 약간 신경질적이면서도 딱부러지는 싱글 맘이었는데. 여기선 폐인맘.

  어린아이의 성장담이 아닌, 어른의 성장담이라고 해야할만한 부분이 흥미로왔다. 전에 썼던 포스팅이 생각난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마찬가지로 철이 드는 것도 나이와 상관 없는 것일까. 풋풋하고 마음에 들었던 영화. 

  덧. 서양 아이들의 성장은 무섭다. 니콜라스 홀트는 벌써 180이 넘는 훈훈한 청소년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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