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활
감독 김한민 (2011 / 한국)
출연 박해일,류승룡,김무열,문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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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촌동생들 데리고 영화보려는데 도저히 볼 게 없어서 요걸 봤다. 사실 별 관심 없었는데... 그냥저냥 초반 느낌은 뭔가 이것은 신기전의 느낌이ㅋㅋㅋㅋ.. 소소하게는 재미있고 크게 보면 약간 엉성한 게 있고, 사극이고 다루는 소재 면에서 비슷한 점이 약간 느껴졌다. 물론 이 영화는 신기전보다는 훨씬 볼 만하다. 일단 중간에 살짝 늘어질 때 빼고는 급박하고 서로 목숨걸고 싸우는 느낌이 좋고 그랬다.

  이런 소재를 다루는 우리나라 영화를 보면 대부분 민족혼;을 불태우게 하는 그런게 있는데 애석하게도 나는 정말 남들이 생각하는 애국심이라던가 그런 전체주의.. 랄까 그런 부분이 부족해서 그런가 그런 장면들이 나올때마다 슬퍼짐 엉엉 보기싫어서 못보겠어요 엉엉... 근데 뭐 그거 말고는 괜찮았음. 그런 과한 부분들을 제외하면 오히려 활기도 넘치고, 국가대 국가라기보다는 남이(박해일)와 쥬신타(류승룡) 개인과 개인의 이야기 같아서 좋았다.

  스토리선은 비교적 간단해서 액션에 더 집중된게 좋았다. 그래도 자막으로 때운 것들이 넘 오그라들어서 힘들더라... 오프닝 부분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서군(김무열)과 남이가 투닥대는 것도 좋았고, 서군의 집안 사람들 성격도 확실히 드러났고, 자인(문채원)도 뭐ㅎㅎ 어릴 때부터 마냥 연약한 여자 캐릭터가 아니어서 좋더라. 서군이 뭔가 철딱서니 없어 보이면서도 갑자기 어른되어서 놀랐음... 특히 봉두난발때ㅋㅋㅋㅋㅋ

  말도 안되는 구석도 있지만 뭐 재밌게는 봤다. 호랑이랑 감정 가득 담긴 자막만 참아줬으면 더 괜찮게 봤을텐데... 아 근데 죽을거 같은 사람 레알 다죽는 스토리긴함ㅋㅋㅋㅋㅋㅋ 슬프네... 아 별거 아닌데 청나라 왕자(박기웅)는 악역인데 잘생긴 애 뽑다니! 역시 왕자는 왕자라고 잘생긴애 뽑은건가! 하면서 감탄...이고 나발이고 이런건 사족. 감상 레알 쓰기 귀찮아서 억지로 쓴 기분이다 글에서도 티가 나니 이 글은 다시 읽지 말아야지...

이끼
감독 강우석 (2010 / 한국)
출연 정재영,박해일,유준상,유선,허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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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에 연재되었던 윤태호의 웹툰 '이끼'를 영화로 옮긴 작품. 토요일에 항졸이랑 다류랑 봤다. 이제야 리뷰를 쓰는 이유는 바쁘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악평을 엄청 듣고 가서 각오하긴 했는데, 으 생각보다 후졌다. 배우들은 호연이긴 한데 캐릭터 보면 낭비된 캐릭터도 많았고... 특히 박민욱 검사(유준상). 나의 박검사는 이러치 아나!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이 죽은 뒤 외딴 마을에 오게 된 유해국(박해일). 마을에는 마을 안의 모든 일을 통솔하는 이장 천용덕(정재영)과 그 아래로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세 사람, 전석만(김상호), 하성규(김준배), 김덕천(유해진)이 수족노릇을 하며, 또 알 수 없는 여자 영지(유선/윤아름)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해국이 마을의 기반에 관련된 비밀을 파헤쳐간다, 이건데... 해국의 끈질긴 성격은 박민욱 검사를 좌천되게 만든 그의 악에서 잠깐이나마 드러난다. 영화에서 이 부분의 효과는 적절히 괜찮았지만서두 좀 더 심리적인 밑바탕이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다. 런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하는데도 중반 이후로는 그 시간을 적절히 이용해먹지도 못했는데, 그럴 바엔 차라리 배경 밑밥을 더 깔던지.

  욕을 하고는 있는데 그래도 중반까지의 진행은 나름 마음에 들었었다. 원작에 입각해서.. 물론 쓸데없는 장면이 많긴 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잘 이끌어냈는데, 중반 이후의 각색은 설득력도 설득력이거니와 재미없고 늘어져서 진짜 보느라 지치더라. 그리고 스릴런데 왜 가슴이 떨리질 않니. 잔뜩 긴장해야 할 부분에서 계속 과거 회상이나오고 또 나오고... 제발 나 떨리게좀 해줘. 아무리 스토리 알고 본다지만 이건 아니잖아...

  해국의 역할이 원작에서보다 악착같은 감이 적어서 좀 슬펐다. 그리고 좀 더 수동적인 느낌도 있었고... 뭐 박해일은 예쁘다. 유목형은 원작의 캐릭터가 훨씬 낫다. 여기에서는 그냥 사람좋고 인내심 좋은 사람으로만 보인다. 특히 각색때문에 더욱 더. 기도원 사건은 그렇게 각색해선 안되는 거였는데. 전석만이나 하성규는 원작가 나름 비슷한 느낌인거 같았고.. 특히 하성규가 어울렸다. 김덕천은 원작의 세밀한 부분을 그려내기 어려워서 각색한 건 좋은데 그의 죽음에 관한 부분은 좀 억지였지 싶다. 천용덕이 그런 사람이 아니란 말이지... 아, 천순경(임승대)은 원작과 꽤 비슷. 뭐 더 비틀것도 없고. 제일 어이없는건 이영지인데 으 그 마지막의 반전이라는게 어이가 없어서... 항졸과 어이없다고 소리침ㅋㅋㅋ 아냐 영지는 이런 캐릭터가 아냐.... 전체적으로 캐릭터들 매력을 폭삭 죽여놨다.

  영화버전에서의 각색이야 어느정도 필요한 거고, 뭐 캐릭터나 스토리의 변형까지도 이해할 만 한데 문제는 진행. 상태가 너무 안 좋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긴장할라치면 그걸 꼭 꺼트리는 뭔가가 있고... 스토리를 산만하게 만드는 구성을 택해서 글쎄.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하고 늘어진다. 각오했지만서도 슬펐어...

  보려면 원작 보지 말고 볼 것.
2007/09/11 - 2007 날 보러와요



살인의 추억
감독 봉준호 (2003 / 한국)
출연 송강호, 김상경, 김뢰하, 송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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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작 명작 하는거 알고 있었고, 충분히 볼 마음이 있었음에도 어찌어찌 만날 못봤다. 그것도 통으로 못본건 아니고 맨날 중간부터 끝, 처음부터 중간. 중간부터 또 중간. 이렇게 보긴 봤었음. 근데 이렇게 보면 아무래도 맥이 끊기는 건 사실이고; 머릿 속으로 퍼즐 맞추듯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서 영화를 본건지 안본건지 밍숭맹숭. 그러다가 케이블에서 딱 아침에 시작하길래 졸린 눈 부비면서 봤다.

  재밌구나! 내가 왜 이걸 안봤지ㅋㅋ 연극이랑은 또 다른 느낌. 영화다보니까 무대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인물도 더 대범하게 쓸 수 있어서 좋았음... 일단 각색을 잘했기 때문이지만 아무튼 재미있었다. 범인을 박현규(박해일)로 몰아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게 좋았는데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까 범인도 안잡히고 조금 슬픔; 아 근데 잡혔으면 재미 없었겠지...

  박두만(송강호), 조용구(김뢰하)와 서태윤(김상경), 신동철 반장(송재호)의 캐릭터가 비교되서 재미를 더해줌. 박두만의 허접한, 그러나 본능적인 수사와 서태윤의 정교한, 그러나 핀트 하나가 나가버린 수사가 마구마구 대비되면서 시대의 변화를 느끼기도 하고. 그래도 목욕탕 수사는 좀ㅋㅋ

  박두만의 수사는 솔직히 별로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변태 조병순(류태호)를 잡은 뒤로는 눈이 좀 가기 시작. 그 본능적인 감각의 수사를 또 의외로 믿을만하구나 싶고; 서태윤은 잘 하는듯 하면서도 일이 안풀려서 흠, 이러면서 보고.
  박현규를 용의선상에 끌어들이고 나서야 이 두 사람들이 좀 발맞춰 수사를 뛰기 시작하는데 이 변화가 즐거움; 참 많이 나온 말이지만 박두만이 오히려 침착해지고, 서태윤이 다혈질적으로 변해가니까. 그 수사 상황의 급박함과 범인을 잡고싶은 마음들 이런 게 오묘하게 버무려진 인간 감정이 탁탁 드러나서 좋았음.

  철도 옆에서 얻어터지는 장면 진짜 베스트씬-_-;; 대사도 대사지만 거기서 완전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진짜 미친것 같은 서태윤과 의외로 침착해져 말리는 박두만; 이 얼마나 아이러니컬. 그 와중에도 박현규는 끝까지 뻔뻔뻔뻔으로 나가고 계시고. 그리고 서류봉투 딱 받아들었을때의 그 느낌. 박현규의 어깨를 딱 붙잡고 말하는 박두만의 말. 밥은 먹고 다니냐. 이거 진짜-_-;; 작렬하던데. 송강호의 애드립이었지만 진짜 참 잘 맞아떨어지더라. 근데 좀 우리나라에서만 통할 것 같은 그런 감정이 느껴짐. 우리나란 밥은 먹었어? 라는 식으로 인삿말을 건네기도 하니까... 뭐 아무튼 이 대사 좋았다고.

  이 영화로 완전 뜬 박노식은 생각보다 존재감이 별로...;; 내가 많이 나온 것으로 착각했나. 단순 조연 느낌이었던 김뢰하나 구희봉이 더 느낌이 살았다. 아 물론 조연중에 최고봉은 박해일; 그 창백한 표정에서 느껴지는 무덤덤한 살의.

  연기도 좋고, 각색도 맘에 들고.


괴물
감독 봉준호 (2006 / 한국)
출연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변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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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좀 됐는데 이제서야 쓴다. 사실은 어제 쓰다가 날려먹어서, 좌절해서 안썼다. 그래서 오늘도 길게 쓰기 싫다. 그냥 저냥 써야지.

   그리고 결과는 좋았다. 실망한 사람도 많다지만, 난 마음에 들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논할게 없다. 다들 제 몫보다 더 해냈고, 잘 해냈다. 변희봉씨의 어여가 손짓을 잊을 수 없다. 짜임새도 좋았다. 적절히 인트로를 실제 사건을 통해 이끌어냈고, 힘없는 가족들의 반항의 모습도 좋았고. 사람 말을 들어먹질 않는 정부나, 늬들이 못하니 우리가 해결해주겠어 하는 미국이나. 실제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전개가 좋았다. 결말은... 뭐. 그럴거 같았어.

  CG는 어차피 저예산으로 한거니까. 살짝 이상하긴 했지만, 어차피 극에서 중요한건 CG가 아니었다. 괴물 입모양은 연꽃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데 연꽃이 그리 징그러웠던가. 참, 괴물의 목소리는 무려 영화배우 오달수씨. 어떻게 저걸 연기했을까...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지만, 괴물은 전혀 안그랬다. 영화표 값 전혀 안아까웠고, 내게 두시간 그 이상의 여흥거리를 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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