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봉일에 영화를 보는 날이 오다니; 호주에서는 4월 25일이 개봉. 멜번 센트럴 호이트에서 봤는데 사람 되게 많았다. 여기 앤잭데이라고 휴일이어서 사람 더 몰렸던 거 같음. 아무튼간에 많이 기대하고 봤는데, 기대한 만큼 재미있었다! 어벤저스 시리즈를 위해 만들어졌던 영화 중 몇 개는 약간 별거 없는 시나리오를 써놔서 어벤저스 괜찮으려나... 했었는데 그런 건 기우였다. 완전 재밌었음. 한국 가서 자막있는걸로 또 봐야지...

  넷이 완전히 모이기까지가 시간이 쪼끔 걸리긴 하는데, 넷이 완전히 다 모인 후가 또 기가막히게 재밌어서 시간이 훅훅 갔다. 어떻게 생각하면 각자 다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인데 은근히 잘 어울림. 캐릭터들을 진짜 잘 살렸다. 도덕성의 대척점에 있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븐 로저(크리스 에반스)의 대립이 두드러지면서도 재밌었고, 데미 갓이라 한 발 떨어져 있는 듯 하면서도 말 잘듣는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캐릭터는 머리 빈듯하면서도 우직한게 여전히 좋고, 그 와중에 동생이라고 로키(톰 히들스턴) 설득하려고 하는 면도 좋았다. 로키 캐릭터는 이 영화의 악역으로써 날뛰고 미친듯이 구는 것들 좋았음. 그 와중에도 재미도 간간히 있었고. 어.. 나 듣고있는데? 이 때 진짜 빵터짐ㅋㅋㅋ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의외로 헐크 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 헐크 역할을 그렇게 잘 살릴 줄 꿈에도 몰랐다. 진짜 이 네명 중에서 제일 파워 좋고 머리도 좋고 재미치도 높은 좋은 캐릭터였음ㅋㅋㅋ 막판에 로키랑 둘이 있을때 극장 사람들이 다 웃었음. 히어로급 힘은 아니었지만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나 호크아이 클린트 바튼(제레미 레너)도 역할이 제법 있고 또 괜찮았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호크아이의 행동력이 또 좋았음ㅎㅎ 이 캐릭터 우직하고 좋았다. 블랙 위도우도 단순히 싸움만 잘하는게 아니라 생각도 있고 머리도 좋고 캐릭터 좋았다. 의외로 별거 없네 싶었던 게 사실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였는데 이 사람은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관리급이니까... 근데 관리를 썩 잘한 것 같지도 않고... 음? 오히려 필 요원(클락 그레그) 쪽이 눈에 확 띄었다. 이렇게 작동하는 거군. 이거 할 때 막 웃고...ㅎㅎ 나름 닉 퓨리보다 활약한 것일지도. 여자 캐릭터로 블랙 위도우 있긴 해도 히로인 위치는 아니었고. 그러고보니 히로인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가 없는 영화였는데 왜그런지 몰라도 그래서 더 재밌었네. 전편들의 히로인 중 유일하게 나오는 게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인데 간단간단히 등장해서 배경설명하는 데 그친 듯.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처음에 삐뚤빼뚤 싸우다가 서로 협력하게 되는 과정이 좋았다. 꼭 어린아이들 싸우듯이 굴다가도 결국은 위기에 닥치고 희생이 따르자 하나로 땅땅 뭉치는 게 너무 좋았음. 막판에 결국은 캡틴 아메리카의 통솔을 따르게 되는 장면에선 조금 감동할 정도... 그 뒤로 싸우는거 협력 쩔고 각자 능력에 맞게 싸우는 거 보기 좋았다. 오토바이 탈탈거리며 돌아온 브루스 배너가 헐크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왠지 좋아서 팔짝팔짝 뛰고 싶었다. 비결이 뭐냐고 물으니까 난 항상 화가 나 있었다고 말하는데... 헐 멋있음.... 오빠... 사랑해요 헐크...ㅋㅋㅋㅋ 힘도 세고 머리도 좋고 다 좋았음. 아이언 맨도 나름 자기희생 쩌는 퍼포를 선보여서 좋았고ㅎㅎㅎ 이 부분에서도 헐크 활약이 쩌네요. 윽... 캐릭터 다 좋아ㅠㅠㅠ 캐릭터 다루는게 진짜 능숙하고 전체 스토리들도 아 이런 거 내놓으려고 전편들을 그렇게 허접하게 만들었냐! 싶을 정도로 좋았다. 마지막에 쿠키 영상까지 있으니까 그거까지 꼭 다 봐야함ㅎㅎㅎ 아 재밌다!


퍼스트 어벤져
감독 조 존스톤 (2011 / 미국)
출연 크리스 에반스,휴고 위빙,토미 리 존스,헤일리 앳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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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감상의 끝은 우왕 드디어 미션 완료! 어벤저스 관련 시리즈 다봤다...! 였으니 크게 감동받았다는 뜻은 못되겠다. 그래도 뭐 순위 매기자면 아이언맨1>퍼스트 어벤져>인크레더블 헐크>아이언맨 2>토르 쯤은 매겨줄 수 있으려나... 사실 아이언맨 1이랑 토르 때면 다 고만고만 한 거 같고. 그나마 어벤저스 시리즈에 엄청나게 종속되어 있단 느낌은 아니어서 좀 낫긴 했다. 토니 스타크 애비인 하워드 스타크(도미닉 쿠퍼)가 나오는 거랑 아이언맨 2에 나오는 큐브였나 그런 거 잠깐씩 나오는게 흥미롭긴 했는데 그래도 비중 더 줄였어야 했다는 느낌도 들고.

  미국색이 넘치는 영웅이라는 편견이 가득가득한 영화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븐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를 내세운 이 시리즈인데 나름대로 그 색을 가리려고 노력은 했더라. 그래도 그 유니폼이 촌스럽고 뭔가 껄쩍지근한 느낌이 든다는 건 바뀌지 않아. 전쟁 상황에서 마스코트 같은 것으로 전락한 캡틴 아메리카의 상황과 그걸 극복하는 장면으로 좀 나아지긴 했지만... 원체 선량한 사람이라 그런가 극복이 대단히 극적이지도 않았다. 아 쓰고 보니 그런 거 같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시련들은 그렇게 극적이지가 않았다... 상관인 체스터 필립스(토미 리 존스)에게 갈굼을 당해도, 아브라함 어스킨(스탠리 투치) 박사를 만나 힘들게 변신을 하여도(이런 변신 과정은 좀 간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심지어 베스트 프렌드 벅키(세바스찬 스탠)이 죽을 때 조차도 그다지 파급력이 없었다. 연애는 어떻고. 페기(헤일리 앳웰)이랑 그렇고 그런 느낌도 썩 없고 위기도 그냥 그렇구나 싶고ㅎㅎㅎ 이 영화에 굴곡이란 굴곡은 다 있는데 그게 무슨 손가락으로 그린 파동마냥 가볍단 말이다...

 적 설정 또한 조금 모자라고 안습하였다. 레드 스컬(휴고 위빙)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처럼은 안 보여서 문제. 대단한 군사력이랑 그런 거 가진 거 알지만 그냥 단순비교해도 매력도 떨어지고... 그 대단한 군사력 탓인지 뭔지 막상 레드 스컬 본인이 가진 능력에는 의심을 품게 되었다. 1:1로 붙으면 금방 이길 것 같아. 그럴 것만 같아. 그리고 실제로도 그래버렸다... 엥 싱거워요. 마지막에 제트기 끌고 사람들 없는 장소로 추락을 각오할 때에도 뭐.. 뭐야 너 당연히 그래야 할 것만 같아. 위대한 희생이 아닌 것만 같아...! 이 기분은 뭐지! 싶어졌다니까...

  스토리나 주인공의 설정을 드러내는 데에선 그다지 나쁜 건 없었는데 이상하게 탁 터지는 부분이 없어서 밍숭맹숭 보았던 영화였다. 나쁘진 않은데 손에 땀을 쥐게 하지도 않으니 이건 히어로 물로서는 단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을 보았던 사람들에게 요 히어로가 가진 고민은 너무나 가볍고, 요 히어로가 힘을 갖게 되고 그것으 활용하는 방식도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그리고 기대하였던 마른 몸의 스티븐 로저스 합성은...ㅜㅜ 그나마 혼자 나올 땐 그러냐... 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나올땐 그 괴악함에 멍때리게 되더라. 슬프다ㅜㅜ



인크레더블 헐크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 (2008 / 미국)
출연 에드워드 노튼,리브 타일러,팀 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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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벤저스 나오기 전에 관련 시리즈 다 봐야지 싶어서 봤는데... 음 뭔가 이상하게 히어로물 같지 않고 심심하네. 전투 씬이 없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나름 시련도 겪고 있는데 뭔가 모양새가 이상한 느낌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캐스팅 문제 때문에 가장 심한 것 같아... 난 에드워드 노튼도, 팀 로스도 엄청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는 영 어울리지 않았다. 브루스 배너(에드워드 노튼)가 옷도 제대로 못챙겨 입고 뛰어댕길때 내가 한 생각이라곤 아... 파이트클럽 마지막 장면같다. 이 정도였다... 주인공 자체도 그랬다. 헐크로 변했을 때의 전투는 아 초록 괴물이 뛰어댕긴다. 이거. 좀 더 히어로에게 이입할만한 설정이 부족했던 것 같다. 에밀 브론스키(팀 로스)가 변신한 후에 만들어진 최후의 적 어보네이션도 미숙한 느낌이 심해서 그런가 심심했다. 아니 그 이전에 에밀 브론스키 자체도 썩 이입할만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모든 거 다 부수어버린 괴물 앞에 다가가서 이게 다야? 라고 말하는 사람이 어딨겠냐... 아무리 약간의 수퍼파워를 가졌다곤 해도.

  플롯이 꽤 단순한 편. 또 다른 헐크(2003)이 너무나 복잡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는 단순하고 이해 쉬운 노선을 택했다고 하는데... 근데 재미도 단순화시킨듯. 애당초 썬더볼트(윌리엄 허트)가 그렇게 군대까지 끌고가서 브루스를 잡으려는 이유를 모르겠는 느낌이었다.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좀 집착스럽지 않나. 딸인 베티 로스(리브 타일러)와 연인관계의 사람이면 좀 더 효과적으로 설득하거나 뭐 이해를 하던가 그럴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아쉽다. 사무엘 스턴스(팀 블레이크 넬슨)도 역할이 아쉽더라. 초반에 암호화 해가면서 미스터 그린, 미스터 블루 하면서 브루스와 대화를 나눴던것 치곤 캐릭터가 너무 가볍고 게다가 왜이리 찾아내기 쉬워...

  많이 좋아하는 배우가 둘이나 나오는데도 심심했다. 에번저스에서 헐크 캐릭터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좀 궁금해질 지경으로.



토르: 천둥의 신
감독 케네스 브래너 (2011 / 미국)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나탈리 포트만,안소니 홉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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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안봐야지 했었는데 그놈의 어벤저스가 뭔지... 악평과 악평과 악평을 다 듣고도 보러간 건 처음인 듯. 각오를 해서 그런가 황당한 전개를 보여주는 내내 음 그래 배우가 참 잘생겼구나! 이러면서 봤다. 내용은 하나도 보지 않았다는 소리.... 사실 내용이랄 게 없어요.

  토르는 마치 어벤저스를 위해서 이 캐릭터가 필요한데, 사람들이 이 캐릭터에 대해 알고는 있어야 하니까 영화를 만들자! 라는 취지에서 만든 것 같은 영화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다른 영웅스토리들에 비해 얄팍하기 짝이 없다. 원래 이런 영화의 큰 뼈대는 복잡하면 안되는 거 아는데, 그 뼈대조차도 안보이니까 이건 뭐. 무례함과 거만함으로 아버지 오딘(안소니 홉킨스)에 의해 쫓겨났던 아스가르드의 후계자 토르(크리스 헴스워스)가 내적으로 성장하여 아스가르드로 귀환하는 이야기. 모든 힘을 빼앗기고 지구로 추방당했던 데에는 동생 로키(톰 히들스턴)의 장난질이 가미되어 있었고, 이건 큰 이야기가 될 것도 아니었지만... 로키의 출생비밀과 오딘의 병세과 맞물려 토르에게는 고난이 시작된다. 근데 이 고난이 고난으로 안 보인다 이거야...

  지구로 추방당한 토르는 그리고 추락하면서부터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있던 과학자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만)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주변에는 같은 과학자인 에릭 셀버그(스텔란 스카스가드), 인턴 다시 루이스(캣 데닝스)가 있는데 뭐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심지어 제인의 역할까지도 그래서 너는 뭔데? 싶을 정도다. 이런 영웅담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역할은 한계가 있지만 토르에서는 더 심하게 역할이랄 게 없다. 그렇게 눈에 띄는 고통에 시달리지도 않거니와 사랑에 빠지는 개연성도 너무나 부족하다. 다 보고 나서 친구랑 얘기하길, "오분만에 사랑에 빠지고, 오분만에 키스하고, 오분만에 차. 근데 왜 갑자기 둘이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토르의 매력은 한없는 백치미와 육체미일까... 처음 등장에서부터 아 얘 골비었다 싶었는데 지구 추방 직후는 더 웃겼다. 내가 누군줄 아느냐로 시작하는 개그, 동물가게에 가서 말을 주시오 하는 뭐 이런 것들. 한 마디로 스토리 빼면 볼 만한 캐릭터. 로키는 그에 비해 좀 더 캐릭터면에서 흥미로웠다. 흔해빠진 출생의 비밀이 있기야 있다만 원래 그런거 자세히 알기 전부터 장난기 많고, 속꿍꿍이 좀 있는 타입으로 보이니까. 선과 악이 묘하게 공존한 느낌이라서 좋았다. 킹 로피(콜므 포머)패거리를 들여보내 놓은 게 오딘을 완전히 해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위한 거라는 거 보고 나서는 더 좋더라. 악역이지만 악에 찌들었다는 느낌보단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토르보다 더 공감이 갔다.

  조연들은... 그래요 오딘이 가장 나쁜놈이었습니다. 애한테 미리미리 알려주라고!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고, 헤임달(이드리스 엘바)은 뛰어난 문지기라면서 벌써 몇번 뚫리는거죠? 그 생각을 했고... 토르의 친구들인 볼스태그(레이 스티븐슨), 호건(아사노 타다노부), 팬드럴(조슈아 달라스), 시프(제리미 알렉산더)은... 토르 만큼이나 가벼웠습니다. 끼리끼리 논다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줍니다. 지구의 조연들이 오히려 역할이 많아 보였음. 아, 쉴드의 에이전트 콜슨(클락 그레그)은 여태까지 중에 가장 많은 출연 하신듯 하지만 별로 또 역할은 안 보이는... 오히려 그보다 짧게 등장한 호크아이 클린트 바턴(제레미 레너)이 더 인상깊었어요.

  CG가 화려하긴 한데 묘하게 와닿질 않아. 우주 보여줄 땐 예쁜데 아스가르드 보여줄 땐 시큰둥~_~ 이렇게 되었다. 신의 세계라기보단 미래세계 같았다. 아 그리고 액션. 부족합니다...

  토르가 성장하는 일종의 성장담인데 성장이 별로 안느껴져서 슬픈 영화였다. 줄거리라도 있었으면...
2009/07/22 - 아이언 맨 (Iron Man, 2008)



아이언맨 2
감독 존 파브로 (2010 /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미키 루크, 스칼렛 요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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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영화를 보러 갔다... 요새 뭐하게 바빠서 문화생활이라고는 회사 왔다갔다 할 때 읽는 책뿐ㅜ.ㅜ 몬테크리스토 백작 읽는데 더디게 읽고있다 으윽 주말에는 미드 몰아보고.... 그런의미에서 오래간만에 영화을 봄. 사실 아이언맨2는 개봉했을 때부터 보려고 했는데 우째 볼 사람들이 없어서ㅎㅎ 미루다가 봤다.

  1편의 기지를 생각한다면 그에 못미치긴 하는데 그래도 기대를 낮추고 본다고 하면 재미있었다.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원체가 영웅으로서의 정체성 같은걸로 고민하는 인물이 못되기 때문인지, 1편에서는 납치라던가 그런 걸 통해 고난을 만들었는데, 2편에서는 그런 고난의 대상으로 목숨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정을 차용했다. 가슴에 달고 있는 원자로를 만드는 물질 때문에 죽음이 눈앞에 있다는 설정. 영웅적인 생각은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은 토니는 평범한 사람들처럼 죽음을 앞둔 태도를 보인다. 흥청망청 놀며 죽음을 무시하기. 원래 토니 스타크로서의 흥청망청 이미지까지 더해져 그에 대한 평판은 바닥을 떨구고, 그나마도 친구인 제임스(돈 치들)와도 틀어지고, 페퍼(기네스 펠트로)도지쳐간다.

  그렇다면 이 고뇌가 해결되어야지 아이언맨이 뭔가 사람 구실을 할 거 아니냐. 아주 재미있는게 여기서 나온다. 이 고뇌는 토니 스타크 스스로 해결하지 않는다. 왜냐, 어벤저스에서 도와주거든! 1편 쿠키에서 잠깐 나왔던 쉴드 국장(사무엘 L. 잭슨)은 토니 옆에 쉴드의 요원인 블랙 위도우,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를 보내 토니의 몸상태를 몰래 점검하더니 토니를 데려다가 주사 한방으로 문제를 완화시켜준다! 그것 뿐이냐, 토니의 아버지 하워드(존 슬래터리)가 네게 남긴 것이 있다.. 하면서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답은 네가 찾아라! 이렇게 해준단 말이다. 토니는 아버지가 어릴 때 날 안좋아했네 뭐네 결국 그가 자기를 사랑했단걸 영상을 통해 간단히 깨닫고(!) 오오 아버지의 유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낸다. 아, 영웅의 고난 해결치고 너무 간단하다. 그나마도 토니라서 어울렸다. 원체가 방탕한게 어울리는 토니 스타크이다보니 이보다 더 어려운 영웅으로서의 고민이 별로 어울리지도 않을 거 같기도 했다.

  요런 와중에 나타나는 적이라는 건 아버지의 그 옛날 동료의 아들, 이안 반코(미키 루크)인데... 좀 더 복잡하게 구성했어도 됐을 캐릭터를 너무 단순화 시켜버린 것 같다. 말마따나 집에서 혼자 뚝딱 원자로 만들 만큼 똑똑한 사람인데 기괴하고 묘한 느낌을 주려던 건 좋았는데 오히려 그 때문에 캐릭터가 이상한 식으로 단순하게 느껴졌다. 약간 아쉬운 악당이었다. 가능성이 더 많아보였는데... 그리고 악역이라고 해야할까, 저스틴 해머(샘 락웰)은 그냥 평범하게 질투하는 캐릭터라서ㅎㅎ 발끈발끈 하는 장면이 나와도 그러려니 했다. 막 어둠이 있거나 하는 악역이 아니라서 나빠보이지도 않았다. 철없단 느낌은 있었지만ㅋㅋㅋ

  전체적으로 어벤저스 이야기가 많았다. 어벤저스 아니면 토니 고뇌가 해결이 안될 정도니까 꽤 깊이 관련되 거 맞다. 블랙 위도우가 나올 필요가 없는건데 어벤저스 영화 때문에 눈도장 찍으려 내보낸 듯. 음 난 요거 때문에 늘어지는 게 있긴 했다.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지만... 어벤저스의 존재라던가 마블 세계관에 아예 무지하다면 이게 뭔 짜증나는 스토리인가 했을 법한 사람들도 있었을듯.

  영화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건 싸움 장면도 아닌 새로운 원자로 만드는 장면. 역시 토니 스타크는 공돌이 짓을 해야 제 맛..! 1편보다 자비스(폴 베타니) 재치가 떨어져서 아쉽기 그지없었다. 목소리 주드 로에서 폴 베타니로 바뀌었는데, 주드 로때보다 나긋나긋한 맛은 떨어지지만 뭔가 집사같은 느낌이 드는 목소리라 좋았음.

  전체적으로 보면 뭘로 보나 1편이 낫지만, 뭐 그럭저럭 중간은 간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여전히 귀엽고, 기네스 펠트로는 여전히 여기서는 무매력이다. 새로운 로드 중령은 음.. 이미지가 너무 달라져서 아쉽다. 미키 루크는 완소!



아이언맨
감독 존 파브로 (2008 /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테렌스 하워드, 제프 브리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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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아이언맨이 안티 히어로 이야기인 줄 알고 있었다. 응 아니구나...

  포스터만 보고 되게 어두운 영화일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돈도 있고 머리도 있는 바람둥이 남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이언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생각보다 고뇌가 없었다. 모든 초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있는 걸 생각하면, 이놈의 토니 스타크는 고뇌가 거의 안보이는 데다가 심지어 아이언 맨이 되어 하늘을 날며 좋아한다. 진정한 초딩 영웅이 아닐 수 없다ㅜ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토니의 초딩스러움이 빵터지기까지. 나는 영웅임 흐응흐응'~'..토니...OTL

  아무래도 아이언맨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인지라 싸우는 장면보다는 과정 부분에 치중해 있다. 그래도 싸우는 장면보다 수트 만드는 과정이 더 재미있으니 전혀 상관 없음. 인간도 아니고 로봇들이랑 투닥투닥 거리면서 수트 만드는 장면이 재미있다. 집사격인 이 로봇들은 인공지능(...)을 갖춘건지 뭣인지 거의 인간같았다.

  토니 자체가 워낙에 유아독존인 인물이라서, 주변인물들 비중도 그다지 안컸다. 국방 쪽 인물인 제임스(테렌스 하워드)는 절친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크게 도드라지진 않았고, 여주인공인 페퍼(기네스 펠트로)는 별로 무매력. 뭐 이런 히어로물의 히로인들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토니가 왜 페퍼를 좋아하게 되는지조차 난 이해되지 않았어. 악역인 오베디아(제프 브리지스)는 원래도 니가 악역일 줄 알았습니다 라는 느낌이라ㅋㅋㅋ 그냥저냥 특별난 악역같지는 않았다.

  영화 마지막의 쿠키영상에서 마블 통합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구낭.

  다 보니까 뭔가 다른 슈퍼 히어로물보다 남자애들의 꿈과 로망을 실현한 영화 같다는 느낌. 초인적인 능력을 타고나거나 하지 않아도 돈과 머리만 있으면 나도 슈퍼 히어로! 아 그런데 둘 다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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