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투 윅스 노티스
감독 마크 로렌스 (2002 /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산드라 블록, 휴 그랜트, 알리시아 위트, 데이나 아이비
상세보기

  케이블에서 봤다. 제목도 처음 본거라 안볼라 그랬는데, 휴가 나오길래 그냥 앉아서 봤다. 산드라 블록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지금 보니까 참 포스터가 재미없다. 폰트도 그렇고, 카피도 그렇고. 띄어쓰기도 하려면 제대로 하지; 나도 잘하는건 아니지만-_-;

  역시 흔한 로맨틱 코미디. 그런데 너무 평범해서 좀 맥빠진다. 평범한 스토리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는 많고, 그 중에 재미있게 만들어 진 것도 많은데... 이 영화는 좀 힘이 빠져있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었다. 두 배우를 둘다 좋게 보고있음에도, 이건 영 당기지 않아. 그리고 휴 그랜트와 산드라 블록이 참 안어울리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조지 웨이드(휴 그랜트)는 전형적인, 휴 그랜트형 캐릭터다. 슬쩍 능글맞고, 한량처럼도 보이고... 매력이 떨어질 이유가 별로 없다. 그건 루시 켈슨(산드라 블록)도 마찬가지. 똑부러지는 타입이지만, 의외의 면에서 수더분한 모습을 보이는건 산드라 블록에게도 잘 어울리는 캐릭터. 따로 있으면 매력적인 배우들이고, 들으면 멀쩡한 캐릭터들인데 우찌 둘이 있으니까 별로일 수 있니. 이해할 수 없는 사태-_-; 

  영화에서 재미있었던 장면은, 조지 웨이드가 루시 켈슨의 아파트에 와서는,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여섯 걸음밖에 안된다고, 어떻게 이렇게 좁을 수 있어요? 하는 장면 정도... 나머지는 밋밋해서 그냥 물렸다. 2002년 작이면 '어바웃 어 보이'가 나온 해인데, 휴 그랜트는 2002년에 1승 1패를 거뒀구나. 감독인 마크 로렌스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감독. 거기선 많이 발전했다. 그것도 평범한 내용이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 있었으니까. 

  그냥 시간 때우기용... 이라기에도 살짝 밋밋.
 


어바웃 어 보이
감독 폴 웨이츠, 크리스 웨이츠 (2002 /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출연 휴 그랜트, 니콜라스 홀트, 레이첼 와이즈, 토니 콜렛
상세보기

모든 사람은 섬이다. 나는 이말을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의 섬들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섬들은 바다밑에선 서로 연결돼있다.

  
  휴 그랜트는 정말 매력적이다. 나는 그 전에도 휴 그랜트가 나온 영화들을 많이 봤지만, 이 영화만큼 휴 그랜트가 멋지게 나온 영화는 본 적이 없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의 매너있는 부잣집 도련님 역할도,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의 바람둥이 모습도 '어바웃 어 보이'에 나온 휴 그랜트의 모습을 따라올 수는 없다.

  윌 프리먼(휴 그랜트)은 대책없는 백수이다. 아버지가 지었던 곡의 저작권료로 흥얼흥얼 살아가는, 생각없는 백수인 것이다. 철없다 못해 쉽게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아이를 가진 싱글 부모 보임까지 나간다. 생각없고, 철없고. 덩치만 큰 어린애인 것이다. 휴 그랜트는 정말, 무척이나 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 살짝 '빈' 어른을 연기하는데... 아, 휴 그랜트 자체가 윌 프리먼인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끔 만든다. 그동안 휴 그랜트가 연기했던 많은 로맨틱 코미디들... 그 캐릭터들을 대놓고 '나 생각없어' 라는 식으로 연기하는 격이랄까.

   윌 프리먼은 왕따소년 마커스(니콜라스 홀트)를 만나면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워나가게 된다. 마커스는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린다던가의 괴벽을 가진 소년인데, 역시 괴악한 싱글맘 아래에서 자란 탓이 있는 듯.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커스처럼 귀여운 애가 왜 왕따당하는지는 이해가 안간다(난 모자도 귀엽던데...).

  마커스의 엄마 피오나(토니 콜렛)를 봤을 때에는 꽤 놀랐다. 정말 폐인같아서-_-.... 내가 기억하는 토니 콜렛은 식스센스의 약간 신경질적이면서도 딱부러지는 싱글 맘이었는데. 여기선 폐인맘.

  어린아이의 성장담이 아닌, 어른의 성장담이라고 해야할만한 부분이 흥미로왔다. 전에 썼던 포스팅이 생각난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마찬가지로 철이 드는 것도 나이와 상관 없는 것일까. 풋풋하고 마음에 들었던 영화. 

  덧. 서양 아이들의 성장은 무섭다. 니콜라스 홀트는 벌써 180이 넘는 훈훈한 청소년이 되어버렸다!



볼링 포 콜럼바인
감독 마이클 무어 (2002 / 미국)
출연 존 니콜스, 딕 클라크, 에릭 해리스, 찰턴 헤스턴
상세보기

  감기 때문에 목구멍이 막혀 죽을거 같아하다가, 우연히 일찍 일어났는데 케이블에서 이 영화를 틀어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며칠 전에 일어났던 조승희 사건 탓에 편성한 듯 싶다. (뭐, 한달 전부터 편성했을 수도 있고...) 1년 전인가 중간까지 보다가 못봤었기 때문에 부스스한 차림새로 눌러앉아 보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재미있다. 정말로. 지루하다거나 그런느낌이 들지 않는다. 사회비판 다큐멘터리가 재미없다는 편견은 마이클 무어를 통해 사라진다. 마이클 무어의 다소 막무가내식의 진행이라던가, 사우스파크 제작자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끼워넣는다던가, 마릴린 맨슨과의 인터뷰. 그런 것 통해서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니까. 어찌되었건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다큐멘터리이다.

  이 영화는 콜럼바인 고교에서 일어났던 고교생 총격사건을 다룬다. 그런데 그 사건 자체만 딱 다루는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그것을 통해 미국사회 전체를 비판하고 있다. 총기 규제에 관한 법, 총기 협회, 언론매체, 심지어는 관련없어보이는 사회보장법까지... 모든것이 그의 비판대상이다. 영화를 통해 본 미국사회는 바보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 영화 또한 온연히 진실된 것은 아니다. 콜럼바인 총격사건의 범인들이 아침에 볼링을 쳤다던가, 은행에 계좌만 만들면 곧바로 총을 준다던가(열흘 정도 걸린다고...) 하는 것들은 사실이 아니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마이클 무어는 미국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의 다큐멘터리를 여럿 만들어낸 사람이라고 한다. 그에게 영화감독은 그의 직업이기도 하지만, 그의 사상을 대표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한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소 과격한 연출로 이루어졌으며 마이클 무어의 사상을 피력하는 도구이기도 한 이 영화가 제법 마음에 든다. 미국이 싫어서? 아니 그렇게 광범위한 것은 아니고. 일단은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재거리를 던져주니까. 영화는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논란거리를 제공했다는 것 자체부터가 썩 능력이 있어 보인다. 나의 이런 생각 자체가 마이클 무어의 마수에 걸려든 거라고 말해도 하는 수 없지만.

  덧붙이는 것은 마릴린 맨슨과의 인터뷰. 마릴린 맨슨과의 인터뷰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언급되곤 한다. 아마도 무대에서 보는 괴이한 그의 모습과는 반대의, 정말 얌전한 말투로 논리적이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그의 모습에 놀라서이리라. 나는 무대는 본적 없고, 그의 노래는 열심히 듣는 편. 화장만으로도 무대를 알 법 하긴 하지만-_-; 아, 실제로 마릴린 맨슨은 무대 밖에서는 아주 예의바른 사람이라고. 
 

마릴린 맨슨  : 어렸을 땐 음악이 탈출구였죠. 음악만은 편견이 없어요. 옷이 재수없다고 야유하지도 않고, 내 모습을 긍정하게 만들어주죠. 내일 공연을 본 자들이 폭력을 휘두르지 않겠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에요. 렉서스 광고를 본 사람 중 몇 명은 렉서스를 사겠죠. 왜 날 찍었는지 알아요. 노출된 표적이라 비난하기 쉽죠. 왜냐하면 난... 공포의 상징이니까요. 그들의 겁내는 것을 대변하고 거침없이 말하니까요.
  그 참사(콜럼바인총기사건)가 남긴 두 가지의 화두는 오락의 폭력성과 총기 규제인데, 다가올 선거에서 떠들어대기 좋은 건수가 생긴 거죠. 모니카 르윈스키도 잊고, 대통령이 미사일을 날린 것도 잊고, 락앤롤을 부르는 애꿎은 나만 악마 취급하겠죠. 내가 대통령보다 영향력이 클까요? 그럼 좋겠지만 대통령이 더 크죠. 웃기는 건 대통령이야말로 폭력의 주동자인데 언론은 그런 얘길 떠들지 않아요. 폭력이 그들의 장사 밑천이니까... 
  TV는 계속 공포를 조성하죠. 홍수, 에이즈, 살인, 중간 광고 아큐라 자동차를 사라, 입 냄새 나면  왕따 당한다, 여드름 나면 애인 떨어져 나간다... 공포심을 이용한 광고 일색이죠. 그런 게 우리 경제의 기초에요. 겁을 잔뜩 줘서 소비를 부추기죠. 아주 손 쉬운 방법이잖아요.

마이클 무어  : 콜럼바인 피해자가 여기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소?
 
마릴린 맨슨 : 말하는 대신 그들의 얘길 듣겠어요. 듣는 사람도 있어야죠.



Mr.히치: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
감독 앤디 테넌트 (2005 / 미국)
출연 윌 스미스, 에바 멘데스, 케빈 제임스, 엠버 발레타
상세보기

  케이블에서 하길래 봤음. 나는 윌 스미스를 많이 좋아해서 개봉 당시 보러가려고 했으나-_-; 그당시에는 또 다른 영화를 보느라 못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긴 하고 싶은걸 다 살수는 없지. 어찌되었건 볼 운명이었으니 이제라도 본게 아닌가.

  로맨틱 코미디다. 포스터만 봐도 윌 스미스 원톱을 내세우고 있고, 영화는 윌 스미스에 의해 굴러간다. 스토리 자체가 그렇게 흥미있게 당기거나, 엄청 재미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넘치지 않고 적절하다. 근데 미적지근도 하다. 그런 느낌. 뭔가 2% 부족해. 사교계 명사를 좋아하는 남자의 이야기나, 그런 남자를 코치하는 최고의 데이트코치의 꼬이는 연애담. 나름 흥미있을 법할 스토리인데 왜이리 뭔가 빠진 느낌이 들까.

  연기들은 편안해서 그냥 보기 좋았다. 알렉스(윌 스미스)와 사라(에바 멘데스)의 연애보다, 알버트(케빈 제임스)와 알레그라(엠버 발레타)의 연애 모습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알버트 너무 귀엽다. 그렇다고 커플들끼리 엄청 상성이 맞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여기 나오는 커플들은 둘 다 왜이리 안어울려 보이지; 똑같이 못생긴 남자+예쁜 여자 조합(아니, 실상과 상관없이)이라도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잭 블랙과 기네스 펠트로는 정말 잘 어울렸는데. 무슨 차이인걸까.

  알렉스 히친스는 나름 연애에 대한 좋은 대사를 많이 내뱉는다. 단순히 데이트 코치로서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랑에 대해 말할 때에는 그 대사들이 더 빛을 발했다. 나는 그냥 열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그렇게 뛰어 올라요. 날 수 있길 바라면서. 날지 못하면 바위처럼 떨어질테고. 떨어지는 내내 생각하겠죠. 도대체 내가 왜 뛰었을까.


  아, 그리고 짧게 나오는 알렉스의 과거-_-이야기는 정말(...) 참아줘...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감독 톰 튀크베어 (2006 / 독일, 스페인, 프랑스)
출연 벤 위쇼, 더스틴 호프먼, 알란 릭맨, 레이첼 허드-우드
상세보기

  토요일에 은자랑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봤다. 약도에서 지하철 출구를 잘 확인했음에도 나는 한참을 헤맸다. 알고보니 길 건너서 있는거였어...ㄱ- 뭐랄까 롯데 시네마, 생각보다 눈에 잘 안 띄는 장소에 있었다. 그래도 같은 건물에 있던 콜드스톤 아이스크림은 몹시 마음에 들었다. 상관 없지만.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는, 내 돈으로 처음 샀던 책이었다. 중학교 때 어딘가에서 줏어듣고 생각없이 사왔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냥 생각없이 사온 것 치고는 너무나 푹 빠져들어서, 하루만에 몰입해서 다 읽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도 읽어봤고, 깊이에의 걍요도 읽어봤고... 뭐 그랬다. 향수만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없다. 아; 싫다는건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축. 아무튼 향수는 내가 가장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책. 오죽하면 주인공 이름도 외우고 있었다. 나같이 줄거리도 잘 까먹는 녀석에게는 놀라운 일.

  그래서 이 소설의 영화화 소식을 들었을 땐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알다시피 영화화를 통해 망가진 작품들이 잘 된 작품들보다 많으니까. 나중에 캐스팅된 사람들을 보고는 더욱 그랬는데, 나의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는 키가 작고 얼굴이 흉물인 곱추(디즈니 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곱추'에 나오는 그 곱추정도?)였는데, 캐스팅된 벤 위쇼는 훤칠하고 잘생긴 청년이어서 실망했다. 알란 릭맨이나 더스틴 호프만의 캐스팅은 좋았지만 도무지 벤 위쇼의 캐스팅을 좋아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외국에서 개봉도 하기 전에, 알지도 못하는 독일어 티저 홈페이지-_-를 드나들기도 하면서 관심을 보였다.(이 내가 영어 만세..ㄱ-를 외칠 줄이야.) 애증이란 이런 것일까.

  어찌되었건 한국에서도 개봉. 보러갈까 말까 하면서도 딴 영화들이나 보고 있었는데, 마침 은자가 보러가자길래 생각없이 쫄래쫄래 갔다. 괜찮아, 영화가 이상해도 알란 릭맨과 더스틴 호프만은 볼수 있잖아? 라는 기분도 조금.

  어라, 이거 괜찮다. 책에선 담담하고 건조했던 스토리가 영화에서는 좀더 볼륨있게 꾸며진 느낌이 들지만, 이거 나름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잔가지가 많은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건조한 느낌의 소설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 보기 좋게 만들어 냈다는 느낌. 이 정도면 실패는 아닌 것이다. 중간 중간 나레이션이 들어간게 조금 신경쓰였지만, 주인공이 다 설명해 줄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책에서 볼땐 담담했던 장면들이 실제로, 거기에 잘생긴 주인공으로 옮겨지니까 스토커 일대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우려했던 주인공 벤 위쇼는 대사가 별로 없어서, 눈으로 말해요 신공을 펼쳐주었는데 그 때문인지 연기가 그닥 거슬리진 않았다. 그럭저럭 합격점. 캐릭터가 못생기고 흉물스럽지 않은것은 아쉽지만, 뭐 스토리에 영향을 줄만한 것은 아니니까. 이건 그냥 내 오기고.
  당연히 더스틴 호프만과 알란 릭맨의 연기는 좋았다. 향수 제조업자 주세페 발디니로 분한 더스틴 호프만은 다소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화장과 살짝 방정맞으면서도 어깨에 힘들어간 듯한 연기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원작의 발디니는 이렇지 않았지만, 뭐 마냥 귀여워서...
  안토인 리치스역의 알란 릭맨은 그야말로 딸바보 아버지 그 자체. 딸의 죽음을 확인하고 무너져내리는 장면에서는, 아 역시 알란 릭맨이구나. 싶었다.
  로라 리치스역의 레이첼 허드-우드야 그렇게 비중있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냥 얼굴이 예쁜 누구였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마지막 운명의 향수를 시험하는 그 장면에서, 진지하게 손수건을 흔들어대는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를 보며, 나는 왠지 300의 크세르크세스 생각나서 막 웃었다. 그리고 정말 마지막 부분, 나는 살갖이 찢어지고 살점을 줏어먹는 사람들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미끈하게 넘겨버리더라. 뼈다귀 하나도 안남다니.

  근데 어째서 이게 15금이냐. 영등위는 나름 기준을 완화해가고 있는 것인가...-_-;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감독 마크 로렌스 (2007 / 미국)
출연 휴 그랜트, 드류 배리모어, 브래드 가렛, 크리스틴 존스톤
상세보기

  기대한 만큼의 로맨스 영화. 발렌타인 시즌에 개봉한 것으로 아는데, 딱 그 시기를 즐기고 싶은 연인들이 많이 찾았을 것 같다. 나는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러 갈때에는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걸 바라는지 않는다. 연인, 혹은 데이트 상대와 그 시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로맨스 영화를 바랄 뿐. 이 영화는 너무나 전형적이라서 좋았다. 정말 기대한 만큼을 내게 주었달까. 달달하고 시간을 재미있게 보낼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바랬는데, 스쿠프 같은 영화를 보았다면 정말 배신감 느꼈을거다. 아무튼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정말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영화이다. 딱히 새로운 패턴이나 감흥을 던져주지도 않고, 그저 안전하다. 

  안전한 영화는 가끔 지루함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영화 자체의 안전함에 비하면 굉장히 재미있었다. 음악을 소재로 해서인가, 노래를 만들어내는 과정같은것이 재미있었달까(특히 도입부의 뮤직비디오는 정말 환상적이다ㅜㅜ). 그리고 배우들이 가진 기존의 이미지들을 잘 활용한 것 같다. 

  휴 그랜트의 살짝 백수이미지를 십분 활용한 퇴물가수 알렉스 플레쳐는 썩 마음에 들었다. PoP! 이라는 가상 그룹은 아마도 wham의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라고 하는데(난 듀란듀란인줄 알았는데...ㄱ-) 나는 wham이 누군지 몰라서(...) 딱히 뭔가 말할 거리는 없다. 소피 피셔(드류 베리모어)는 그냥 적당히 밝은 성격에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는 여자주인공 정도. 야단스러운 소피 피셔의 언니가 더 눈에 띄던데; 드류 베리모어는 좋지만, 알렉스 플레쳐에 비해 이 캐릭터는 그냥 그랬다. 드류의 화사함에 이끌려 그냥 좋게 봤지만. 역시 비교하자면야.

  적당히 재미있는 영화. 기대한 만큼의 적절한 수준. 아, 그리고 한국 제목이 오히려 더 나은 것 같다. Music And Lyrics는 너무 심심하잖아;



스쿠프
감독 우디 앨런 (2006 / 영국, 미국)
출연 스칼렛 요한슨, 휴 잭맨, 우디 앨런, 이안 맥셰인
상세보기

  은자씨와 보고싶다고 난리를 쳤으나 상영관이 없어서(...) 못 본 영화.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낌은, 국내 포스터 왜 이래(...) 완전 달달한 이야기처럼 포장해놨다. 절대 아닌데. 우디 알렌 영화에는 뭔가 음흉스러운 느낌이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외국 포스터쪽이 영화를 소개하기에 더 알맞다. 물론 국내에서 더 잘 팔리는건 달달한 포스터 쪽이겠지만-_-;

  아, 또 애증의 우디 알렌이다. '매치 포인트'때처럼 한방 먹지 않게 주시하며 보고있었는데, 어쩐지 또 당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이렇게 반전에 약한 타입이었던가? 오히려 우디 알렌이니까 이런 반전이 나올거야 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서 한방 먹은 듯한 느낌. 사실 그 반전은 앞에서 이미 제시한 사건으로 인해 충분히 추론 가능한 종류의 것이었는데. 이래서 내가 시험에서 떨어진건가(...) 밉다 미워 우디 알렌. 우디 알렌의 영화는 항상 나를 갖고 노는 기분이다. 뭐 본 영화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는 적당히 흥미롭고 재밌었다. 뭐랄까 중심되는 스토리가 살인인 것 처럼 홍보해 놓고 사실은 아니어서 좋았다. 이야기에서 중요한 건 살인사건도 아니고, 로맨스도 아니고... 그냥 이야기 그 자체인 듯한 느낌. 사실은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수다스러운 시드(우디 알렌)와 헛똑똑이처럼 보이는 산드라의 조합 때문에 재밌었다. 피터 라이먼(휴 잭맨)의 비밀스러운 성격도 긴장감을 넣어줘서 좋았고. 어, 이렇게 써놓고 보면 캐릭터들도 상당히 스테레오타입이다.

  우디 알렌이 연기하는 것은 처음 봤다. 근데 너무 생각했던 것과 똑같아서ㅋㅋ 웃겼음. 그 수더분한 모습과 더듬는 말투(이게 연기라니 맙소사), 술 취한 듯한 모습들이 시선을 쏙쏙 끌더라.
  스칼렛 요한슨은, 어, 의외. 스쿠프 각본 자체가 스칼렛 조핸슨을 주인공으로 염두해 두고 쓴 것이라고 하는데... 맨날 이쁘장한 모습만 보다가 이런 평범한 분장의 모습을 보니 그것도 나름 재밌다. 근데 안경만 벗으면 다시 섹시녀가 되어있었음... 극중에서 피터가 산드라보고 안경 안쓰면 안되냐고 하는 것, 적극 이해한다. 수영장 장면에서 보니까 여전히 몸매는 유아몸매(...) 근데 가슴은 환상적. 뭔가 요상하게도 보였다.
  휴 잭맨은... 아이고 완소♡ 역시 이 남자는 수트입고 태어난거다ㅜㅜ 거기다 의외로 캐쥬얼도 잘 어울림; 역시 기럭지가 길면 뭔가 옷빨이 좀 받는건가... 맨날 강함을 강조하는 캐릭터들만 보다가 이렇게 여유롭고 비밀스러운 캐릭터를 보니, 그것도 잘 어울린다. 정말 뭔가 음흉스러워 보이는 캐릭터였다. 막판가서는 대놓고 음흉스러웠지만... 부드러운 말투같은게 참 좋았음. 호주 출신인데 영국 상류계급을 연기한게 재밌다. 나는 영어 말투같은건 잘 몰라서... 영국 상류계급의 악센트를 잘 연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괜찮게 봤다. 근데 우디 알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거기다 로맨스영화라고 알고 본 사람이 있으면 화났을거 같기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인
감독 장예모 (2004 / 중국, 홍콩)
출연 유덕화, 금성무, 장쯔이, 송단단
상세보기

  세상에 이렇게 찌질할데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아니아니, 영화 자체가 찌질하다는건 아니다; 주인공들이 찌질하다고. 특히 막판에 하는 짓들이 아주-_ㅜ;

  줄거리도 정말 단순하다; 반전도 생각보다 간단하고(이런 반전 무감각증). 볼 것은 주연배우들의 예쁜, 지나치게 예쁜 얼굴들과 배경들. CG의 남발은 그냥 저냥 무난한 수준. 아무래도 황후 花나 영웅보다는 규모가 작아서 CG가 상대적으로 좀 적지 않았나 싶다. 먼저 본 게 이 영화들이어서 CG가 그렇게 거슬리지도 않았고. 그래도 너무 노골적인 CG묘사는 좀 피해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보면서 답답해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임무를 맡았으면 사랑에 빠지질 말던지(하긴 사랑이 그리 맘대로 되는 것이더냐만은), 사랑에 빠졌으면 임무를 적절히 포기하고 도망가던지. 주인공들이 그 중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헤매는 꼴들이 참 답답했다. 그래놓고 또 나중엔 쫓아가고... 버리고 쫓아가고, 버리고 되돌아오고-_-; 그리고 반전이 튀어나왔을 때 레오에게는 그냥 그랬지만, 메이에게는 왠지 화가 났달까(...) 뭐야, 날 농락한거냐?

  포스터에는 무협멜로라고 되어있지만 이건 그냥 멜로. 우크라이나에서 찍었다는 배경이 참 아름답고(내가 또 대나무를 좋아한다), 배우들의 얼굴이 아름다워서 보기 좋았다. 줄거리는 그냥저냥 무난한 수준. 나는 케이블에서 해주는걸 봤는데 뭐 시간이 아깝진 않았다. 배경이나 얼굴 보기에 바빠서..; 옷들도 참 예뻤고.

  아, 그리고 이거 검색하면서 알았는데 금성무는 대만사람이 아니었다(...) 일본 국적이었고나. 일본에서 활동할 때 카네시로 다케시로 활동하길래, 난 그냥 비비안 수처럼 일본에서 활동한 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예 일본인 아버지가 있었음. 어머니는 중국인이라고. 광동어, 북경어, 일본어, 영어 완벽구사-_-... 장점을 발휘하여 중국과 일본에서 조금씩 다른 성격의 역할을 맡는다고. 쳇.

  나는 아름다운 걸 좋아하기에 이 영화는 그냥저냥 좋았음.

'마음의 양식 > 때때로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Music And Lyrics, 2007)  (2) 2007.04.08
스쿠프 (Scoop, 2006)  (0) 2007.04.06
300 (300, 2006)  (2) 2007.03.26
오구 (OGU: Hillarious Mourning, 2003)  (0) 2007.03.21
1번가의 기적 (2007)  (0) 2007.03.01


300
감독 잭 스나이더 (2007 / 미국)
출연 제라드 버틀러, 레나 헤디, 데이빗 웬헴, 도미닉 웨스트
상세보기

  2006년작을 우리나라에선 2007년에 개봉한 거고만요. 뭐 이런 건 상관없고. 오늘 봤시다. 대학로 판타지움에서-_-;; 하필 갔을때 앞에서 2번째자리 정도밖에 안남아서.. 기다리긴 싫고 그래서 앞에서 2번째 자리에서 고개 꺾으며 봤음. 고개 꺾는거까진 좋았는데, 의자 배치가 청소하다 망가지기라도 한건지 앉으니까 무릎이 앞 의자에 닿아서 몹시 당황. 길지도 않은 다리인데 닿으면 어쩌자그... 앞사람에게 매우 미안했다.

  기대 안했는데, 재밌고 유쾌했다'ㅂ'! 나는 선혈이 낭자하는 장면을 좋아하는 편이라 좋았음. 내가 못보는 건 불쑥불쑥 놀라는거랑 고어물인데, 뭐 슬로모션으로 목자르는거 빼고는 거의 괜찮았다. 전쟁물이라 많이 걱정했는데, 불쑥불쑥 장면은 별로 없어서 좋았음. 스토리 자체는 그렇게 매력있는 편은 아니지만, 넘치는 CG와 정신이 혼미해지는 근육들이 앞에서 아른거려서-ㅠ-... 스토리가 별로 안중요하게 느껴졌다. 

  배우들이 엄청 고생했겠더라. 그 근육들이라니; 300명의 남자가 검은가죽팬티-_-와 망토만 걸치고 전투를 하는데, 어이쿠 근육들이 불룩불룩. 8주간 단체로 혹독한 식이요법을 병행한 근육만들기를 하고 찍은 영화라던데, 진짜 그런갑다. 근육을 좋아한다면 꼭 관람해야할 영화; 근육 이야긴 아닌데,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 역할의 배우. 알고보니 백인. 태닝하느라 고생했겠다고 생각했다. 만화틱한? 그런 장면이 많아서 좋았다. 과연 프랭크 밀러 원작(...) 씬시티도 엄청 즐겁게 봤는데. 만화와 실제가 뒤섞인 듯한 장면들을 보여주는게, 참 잘찍었더라.

  이곳 저곳에서 역사 고증이니, 페르시아 비하느니 말이 많던데... 별로 그런건 중요하지 않게 보인다. 역사 고증이야 애시당초 기대하고 본 것이 아니라서 상관 없었다. 내가 그쪽 분야를 전공한 사람이라서 옷차림이 엄청 거슬리거나 했던 것도 아니니까. 전공자가 보면 괴로운 고증이겠지만. 그리고 뭐 인종차별쪽 논란에 대해선... 물론 내가 그쪽 나라 사람이면 기분이야 좀 나쁘겠지만, 어차피 이 영화 자체가 그런 차별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내려고 한 것도 아니고 게다가 원작이 그러한걸; 인터넷에서 서치해보니까 원작대로 아주 잘 표현해냈던데. 항의는 프랭크 밀러에게로.

  영화는 즐겁다. 재밌다. 우리 기술 이만큼 발전했어!라고 말하는듯한 CG도 좋고, 남자들 몸도 멋지고, 오락영화스럽게 별로 안무거운 주제감도 좋다.


1번가의 기적
감독 윤제균 (2007 / 한국)
출연 임창정, 하지원, 주현, 정두홍
상세보기

  본지 며칠 됐음. 대학로 판타지움에서 봤다. 판타지움은 오래간만이었는데(반헬싱 이후 처음), 광고가 이상한것만 나오더라-_-;라고 말하면, 내가 너무 보수적인건가? 뭐 중요한건 이게 아니긴 하지만.

  영화 홈페이지에 소개된 줄거리랑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필제(임창정)가 마을 사람들에게 사악하게 군적이 있기는 한가. 만날 비굴비굴하더만. 명란(하지원)이도 필제를 주먹으로 쫒아내고 그런다길래 엄청 센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었으. 둘은 뭐 딱히 연애코드랄것도 없고... 서로서로 딱한 상황에서 공존을 이끌어낸다는 느낌이었다. 임창정은 비굴한 건달역에 잘 어울렸다. 그런데 하지원은 복서라기엔 별로... 복싱하는거 같다기보단 에어로빅 한다는 느낌이었음; 

  곁다리 이야기였던 선주(강예원)와 태석(이훈)의 이야기는 그냥 풋풋했음. 이훈이 넉살좋은 웃음을 잘 짓는것이 좋았다. 강예원은 그냥 그랬던거 같음; 그냥 나는 이훈이 넉살좋게 허허허 거리는게 보기 좋았다. 그러고보니 나는 어릴때도 이훈을 제법 좋아했군;

  영화는 솔직히 스토리보드만 보면 엄청 평범했다. 내가 운것과는 별도로(나는 눈물이 정말 많으니까-_-;; ) 스토리는 정말 평범했다. 이 영화는 일동(박창익)과 이순(박유선)을 빼놓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1번가의 기적의 코믹소스는 거의 다 얘들에게 나왔으니까. 감동소스 넣는것도 그냥저냥... 다 뻔해보여서 별로였다.(그래도 일동이랑 이순이 토마토 맞는 장면은 좋았다. 박창익 정말 아팠겠더라; 비열한 표정으로 토마토 던지던 애 아직도 밉다.)

  영화가 중간 중간 너무 지나치게 감동을 주거나 하려고 한 부분이 아쉽다. 그리고 결말도 조금. 나야 물론 해피엔딩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너무-_-... 잘풀리는거 아니냐. 그래도 복면달호보다 많이 웃었고, 복면달호보다 나았다.

Cine21 박창익·박유선 인터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