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교육 (2004)

Bad Education 
9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펠레 마르테네즈, 하비에르 카마라, 다니엘 지메네스 카초, 루이스 호마르
정보
스릴러, 범죄, 로맨스/멜로 | 스페인 | 104 분 | 2004-09-17


  영화 분위기가 생각보다 차가워서 놀랐다. 화면같은 건 화려한데 스토리 자체는 꽤 냉정하게 스토리들을 진행하고 있더라. 포스터만 보고서는 이런 분위기일 줄 상상도 못했는데. 액자식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진행되는 '현재' 외에는 모든 것이 조각만을 가지고 있을 뿐 전체 사실을 그려내진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그나시오(프란시스코 보이라/아역: 나초 페레스)가 쓴 '방문객'의 원래 스토리는 이그나시오의 시선을 따르고 있고, 영화로 각색된 버전은 또 엔리케(펠레 마르티네즈/아역: 라울 가르시아 포르네이로)의 시선을 가지고 있고, 마놀로 신부(다니엘 지멘네즈 카초)의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를 따르고 있으니까. 그럼 이 이야기에서 자기 본인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 건 앙헬(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뿐인 건가...

  생각보다 어릴 적 이그나시오에게 있었던 일이 극 중에 대단한 느낌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건 물론 아닌데, 작은 도화선 같은 거라면 쉬울까. 이그나시오가 성장한 뒤의 모습 또한 그 본인의 잘못 같은 것도 커보였고... 이그나시오 보면서 한 생각은 우와 가짜주인공이 이런걸까... 정도. 이그나시오를 둘러싼 인물들, 엔리케와 마놀로 신부, 앙헬이 이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이었다. 이그나시오와 연관되어 있는 모든 사건들에서 정작 이그나시오의 역할은 없는...? 사건들이 영화에 나오는 세 부분의 씬들(엔리케와의 만남/영화의 내용/마놀로 신부의 서술)은 모두 결합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독립적인 느낌도 강했는데 그 이음새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앙헬이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었고. 순수한 얼굴을 하고서는 속안에는 열망이 있었다. 거기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욕망의 깊이마저 헤아릴 수 있어서 그걸 효율적으로 활용하더라. 이런 캐릭터 좋아함. 선역이건 악역이건간에...

  난 재미있게 봤다. 약간 허무할 수도 있는 마지막 에필로그마저 스토리에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고. 엔리케와 앙헬이 잘 될거라는 생각도 안했어서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다. 마지막에 이그나시오의 마지막 편지를 받아든 엔리케의 표정에서 많은 감정이 복잡하게 섞여 묻어나오는 듯 했다. 그 편지를 전해주는 앙헬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크.레.이.지. (2008)

C.R.A.Z.Y. 
7.6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미셸 꼬떼, 마크-앙드레 그롱당, 다니엘 프룰, 피에르 뤽 브릴란트, 알렉스 그라벨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캐나다 | 126 분 | 2008-02-05


  큰 기대는 안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대부분의 퀴어영화는 흔히 성장담으로 빠지기 마련이지만 이건 그보다는 가족에 더 집중되어있는 느낌으로, 가족영화에 가까웠다. C.R.A.Z.Y. 라는 제목이 뭘 뜻하나 했더니 볼리외 가문의 다섯 형제, 크리스티앙(막심 트레블레), 레이몽(피에르-뤽 브리앙), 앙트완(알렉스 그뢰벨), 자크(마크-앙드레 그롱당), 이반(펠릭스-앙트완 데스파티)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동시에 아빠 제르베(미쉘 코떼)가 아끼던 레코드판에 새겨진 노래 제목(인가 앨범제목인가)이기도 했고. 사실 제목치곤 조금 유치하긴 한데 이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하다.

  자크가 메인 주인공이긴 했지만 다른 가족들에게도 많이 이입이 되는 영화였다. 배경 자체가 과거인데다가 볼리외 가문은 가톨릭교도, 거기다 아버지는 마초 캐릭터인지라 주인공이 겪을 고민이 뻔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들이 쉽진 않았지만 결국은 사랑으로 극복되는 듯한 모습들이 좋았다. 나는 퀴어영화가 흔히 가지고 있는, 정체성에 관한 고민이 너무 무거워 그것만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나 혹은 로맨스에만 집중해서 스토리는 고려도 안하는 두 가지 패턴을 너무나 싫어하는데, 이 영화는 가족을 다룬 드라마, 코미디로서의 모습을 잘 그려낼 뿐 아니라 자크의 고민과 가족들이 안고 있는 고민까지도 잘 그려내서 너무나 좋았다. 다섯 형제 중에서도 이야기가 가장 집중된 건 화자이자 주인공 격인 자크이지만 마약중독자인 레이몽의 이야기도 꽤 비중을 차지하고, 마초인 아버지 캐릭터에도 비중이 꽤 있었다. 이건 한 사람의 성장담이 아니라 한 가족의 성장담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자신을 부정하면서도 조금씩 표출하던 자크와 아들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마초 아버지 사이의 균열이 안타깝고 슬펐다. 크리스티앙의 결혼식 피로연 때 자크를 감싸기 위해 사고를 벌인 레이몽과, 그런 그의 모습 때문에 자크에게 더욱 더 화를 내야했던 아버지. 레이몽이 한창 아플 때 때 맞추어 예루살렘에서 돌아온 자크에게 무거운 목소리로 말하던 아버지의 모습은 보기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자크에게도 아버지에게도 굉장히 이입이 되던 순간이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엄마 로리안느(다니엘 프룰)의 표정도 기억에 남는다.

  레이몽이 죽은 후, 해체되었던 가족은 다시 한 번 결합이 계기를 맞이한다. 누군가의 죽음이 이런 일을 만들어냈다는 게 슬프기도 했지만... 그래도 설득력있는 전개였다. 형제들이 집을 떠나며 어머니 아버지와 인사를 할 때, 그 마지막 순간에, 어색했던 악수를 제치고 다시 자크를 붙잡아 껴안아주던 아버지 캐릭터가 무척 좋았다.

  난 마음에 들었음. 시대배경이 배경이니만큼 나오던 락밴드의 음악들도 좋았고, 가끔 엉뚱하기까지 한 코미디식 연출조차도. 생각보다 따뜻한 영화다.

필립모리스
감독 글렌 피카라,존 레쿼 (2009 / 프랑스,미국)
출연 짐 캐리,이완 맥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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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화가 바탕인 이야기들은 언제나 힘을 가지게 된다. 실화라는 것만으로 이게 허구가 아니라는 믿음을 공고히 하게 되니까. 필립 모리스도 애인을 위해 몇 번이나 탈옥을 감행했던 죄수 스티븐 러셀(짐 캐리)의 이야기를 그런 실화 바탕의 영화. 실화라서 다행이다. 그것마저 아니었으면 이 영화는 너무너무 가벼워서 하늘을 타고 너풀너풀 날아갈 뻔 했다.

  장르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로맨틱 코미디. 이 영화는 스티븐 러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지만 그의 인생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다루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크게 진지해질 수 있는 입양 이야기나, 어머니를 만날 때의 이야기는 아주 가볍게 다뤄진다. 그가 받은 충격이 그를 어떻게 바꾸어놨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오히려 교통사고로 인한 자기탈바꿈이 더 크게 다가왔다. 아내 데비(레슬리 만)와 헤어지고 지미(로드리고 산토로)라는 남자친구를 사귀어 게이로서의 인생을 즐기는 스티븐, 이게 그 인생에서 더 큰일 같았다. 입양에 관련된 일들보다는.

  사기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그마저도 여기서는 굉장히 가벼운 사건으로 그려져서 그게 중범죄른 느낌조차 안 든다!) 그로 인해 감옥을 가게 되는 스티븐. 거기서 운명의 연인 필립 모리스(이완 맥그리거)를 만나 그의 가석방을 돕고 둘은 알콩달콩한 살림을 차리게 된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겠는데 화려한 인생을 꿈꾸고 그걸 필립과 공유하고 싶은 스티븐의 욕망은 그를 다시 사기에 발을 들이도록 만든다. 여기엔 좀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법 한데, 이 영화가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는 발랄한 감성은 그렇게 두질 않는다. 끝까지도. 스티븐의 고민은 자신에 관한 것보단 필립 모리스에 연관될 때 더 강해지는 듯 하지만, 그마저도 뭐 진지함으로 무장되어 있진 않았다.

  영화는 철저하게 밝은 로맨틱 코미디를 유지한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장면조차, 뭔가 느낄라 치면 뭉개뭉개 구름처럼 보여지는 탓에 그게 좀 아쉽다. 그걸 빼면... 음 그냥 밝고 즐겁다. 사랑에 목숨 건 사기꾼과 그 사기꾼에게 언제나 넘어가고 마는 백치 연인을 보는 기분이었다. 스티븐의 세계엔 연애밖에 없는 듯한 느낌이고... 필립은 스티븐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기엔 너무 착하고 어리석다. 문제는 결말인데 이게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탓에 오히려 거기에 발목을 잡혔다. 행복하지 않은 결말까지 가볍게 그려냄으로써 그 무게감을 벗어나긴 하지만, 마땅히 행복하게 끝났어야 했을 이 이야기는 갑자기 불행한 것이 되어버렸다. 마땅한 해피엔딩은 없다고? 그렇다면 이야기 전반을 이렇게 구성하진 말았어야 했다.

  재미 없는 건 아닌데, 이 실제 이야기가 담을 수 있었던 고뇌나 다른 부분을 생각하면 역시 좀 아쉬웠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아기자기한 맛은 강하다.
 
패트릭 1,5
감독 엘라 렘하겐 (2008 / 스웨덴)
출연 구스타프 스카스가드,토켈 페터슨,토마스 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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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어 영화라기보다는 가족영화에 가깝다. 퀴어 관련 부분이 나오긴 한다만, 뭐 그렇게 대단한 비중을 지니고 있다고는 생각 안함. 한.. 1/3 정도? 나머지는 15살의 입양아인 패트릭(토마스 융만)과 교란(구스타프 스카스가드)의 관계에 치중해 있다. 패트릭과 교란의 남편인 스벤(토켈 페터슨)과의 관계도 있긴 한데, 비중이 별로 안 크다. 막판에서야 악간 나오는 정도. 초반에 스벤이 교란과 싸우고 나가버리는 탓에 상당히 페이드아웃 되기도 하고.

  아이를 원하는 게이 부부가, 행정상의 실수로 1.5세가 아닌 15살의 패트릭을 맞이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 범죄 이력도 있고, 자신들이 원하는건 아기이기도 해서 초반에 부부는 패트릭을 돌려보내려 애쓴다. 좀 더 차분한 성격인 교란에 비해, 스벤은 다혈질에 제 성격이 있는 편. 패트릭의 문제로 다투다 둘은 헤어지기에 이르고, 고 사이에 패트릭과 교란은 더 교감하고... 결론적으로는 스벤도 돌아오고, 패트릭도 '평범한 가정'을 찾았지만, 결국은 그들에게 돌아오길 원하는 뭐 그런 이야기. 퀴어 부분이 없다면 굉장히 평범하고 무난한 가족영화. 있어도 뭐...

  스토리에 대해 썩 할 이야기가 많지 않은 듯. 워낙에 평범해서.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를 봐야 재미있다.

  패트릭은 전형적인 '애는 착해요' 과. 그냥 사춘기에다가, 엄마는 비극적으로 잃고 아빠는 알지도 못하고... 그런 과정이 애를 그런 성격으로 만든 것 같다. 이런 애가 시설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뛰어나가는 장면을 보니 짠한 기분도 들더라. 약한 개가 짖는다고 뭐 그런 느낌. 진짜 애는 착한게 스벤이 나가고 나서 조깅 같이 가자고 나서는 것도 그렇고, 쉬면서 모두 내 탓이라고, 언제나 그랬다고 말하는데 머리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어린애같은 천진난만함이 드러날 땐 더 좋았다.

  여튼 패트릭의 겉으로 보이는 성격에 일일이 대응하던 스벤은 좀 어른스럽지 못한 편이었다. 알콜중독 이야기도 그렇고, 여러 모로 약간 모자랐지만. 그래도 어른 같다고 느껴지던 건 마지막 부분의 타투 이야기 정도였을까... 

  교란은 담담하면서 이입이 잘 되는 성격이었다. 이래저래 게이인 점 때문에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장면이 좀 보이는데 나까지 슬펐다. 특히 어린애에게 예방접종 해 줄때, 그 애 아버지가 와서 자기 애에게 손대면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부분은 정말. 그런 일을 당하고도 폭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얼마나 많이 그런 일을 겪었을지도 보이고.

  교란과 패트릭이 서로를 알아가며 이해하는 장면들은 느릿하면서도 설득력있게 진행된 것 같다. 반면 이 둘의 관계에 비중이 높아지면서, 교란과 스벤의 교감은 오히려 줄어들어버리는데 예로 중간에 교란이 스벤을 쫓아내고, 또 스벤이 떠나가는 장면은 너무 전개가 빨랐다. 돌아오는 장면도 약간 그랬고.

  스벤의 전 부인인 에바(애니카 할린)와 교란의 관계가 흥미롭다. 보통 이런 관계는 친해질 수 없는 관계인데(우리나라에서만인가?) 서로는 오래된 친우처럼 보인다. 같은 부분을 공유한다는 점이 오히려 그 둘을 친근하게 만드는 거겠지. 스벤의 딸인 이사벨(아만다 다빈)은 그냥 평범한 사춘기의 소녀. 패트릭과 더 가까워 질 듯? 둘이 비슷해.

  그냥 무난무난하지만 느낌이 좋았던 영화.
 
썸머 스톰
감독 마르코 크레즈페인트너 (2004 / 독일)
출연 로버트 스태들로버,코스챠 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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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다가 한번 다 날아가서 의욕을 상실... 이럴수가...

  웬만하면 국내 포스터 쓰겠는데 국내 포스터가 너무 엉망이라서 쓰질 못하겠다. 주인공도 아닌 애들과 상관없는 장면을 박아놓다니... 너무 노림수가 빤히 보이는데 진짜 별로였다. 이건 이 영화에 대한 모독일뿐야.

  정체성을 찾는 성장기 청소년을 다룬 이야기. 주인공이 청소년인 퀴어 영화라면 거의 백발백중인 듯. 흔한듯 하지만 그래도 그걸 보여주는 방식도 좋았고, 영상미도 아름다웠다. 조정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인공과 그의 친구, 그리고 여자친구들이라는 다소 독특한 설정도 괜찮았다. 십대를 다룬 퀴어물의 전형을 벗어나진 않지만 나름 재미있게 본 듯. 잉베를 사랑한 남자와 비교해보면 단연 잉베 쪽이 낫긴 하다. 그래도 이게 나쁘단건 아니고. 취향이 그렇다고.

  이미 자신의 위치가 정해진 상태에서 거기서 내쫓길지도 모르는 위험을 떠안고 무언가를 고백하긴 어려운 일이다. 이 영화에서 토비(로버트 스태들로버)가 가진 고민이 그렇다. 이미 조정부 주장으로서의 위치도 확고하고, 자기가 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에힘(코스챠 울만)에게서는 베스트프렌드 자격을 가지고 있고. 이 상태에서 어떻게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똑바로 바라보고 제 감정을 고백할 수 있겠어. 그런데도 여전히 에힘을 좋아하고, 남자에게 끌리고. 그러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 질풍노도의 청소년 아니던가.

  자신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토비는 여러 사람을 상처준다. 작게는 에힘, 그리고 에힘의 여자친구 산드라(미리암 모르겐스테른)부터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애 엔케(알리샤 바흐레다 쿠루스), 퀴어팀의 일원인 레오(말론 키텔)까지 상처를 줬으니까. 근데 청소년기엔 다 이렇지 않나. 자기를 바로 보기 위해 남을 상처주는 일이 너무 흔하다. 그리고 얘가 뭐 대단한 나쁜 짓을 한 것 같진 않았다. 적어도 잉베~에서의 얄레보다는 훨씬 낫다(...) 게다가 토비는 결국은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봄으로써 자신이 상처줬던 모두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나 다름없었다.   

  폭풍우 탓에 모두가 캠핑을 접을때, 번개 탓에 토비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나무가 쓰러지는 장면이 있다. 그 때 토비가 느꼈을 감정이 내게도 느껴졌다. 게이인 자신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선이 그어진 것 같았을 거다. 그 뒤에 쉼터로 들어왔을 때에도 에힘에게서 쫓겨나고, 샤워기 아래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던 토비. 결국 그를 구원한 건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정하게 도운 레오의 침대였다.

  조정부의 말썽꾸러기 조지(트리스타노 카사노바)와 퀴어팀의 말썽꾸러기 말테(한노 코플러)의 이야기는... 흠... 그 못나보이던 조지가 멍청하고 마음 약한 애라는 데 한 번 놀랐고, 말테가 정말 싫었다. 난 저런 사람 딱 질색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넘치는 건 좋은데, 다른 사람을 상처주는 건 별로다. 말테는 자신이 하는 행동이 조지에게 어떤 의미일 지 확실히 알았어야 했다. 애지만 지켜야 할 선이란 게 있다.

  조정부 선생님인 한시(유르겐 통켈)는... 선생님으로서 썩 좋은 롤모델은 아니었던 것 같다. 토비가 그런 지경에 처했을 때 제대로 대처 안해주는 거 보고 화면 안으로 들어가서 때릴뻔;

  별건 아닌데 나 이 영화 초반 볼 때만 해도 이게 러시아 영화라고 생각했다. 정확히는 퀴어팀 애들이 도움을 청하러 와서 누가 도와줄래, 너? 너? 할때 Du 라는 발음을 듣기 전까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로버트 스태들로버가 너무 러시아인처럼 생겼던걸까...

  산뜻함. 조금은 얼룩진 구석이 있는 수채화 보는 것 같았다.


잉베를 사랑한 남자
감독 스티안 크리스티안센 (2008 / 노르웨이)
출연 롤프 크리스틴 라슨,올레 크리스토퍼 에르트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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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좀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기회가 되어서 보았다. 노르웨이 영화. 8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고등학생인 얄레(롤프 크리스틴 라슨)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롤프 크리스틴 라슨이 83년생인데 2008년에 고등학생 연기를 했더라... 그래도 썩 잘 어울렸음.

  고 시기의 노르웨이 정세가 어땠는지는 모르겠는데 뭐 이것저것 그 때의 정서가 보여지는 것 같았다. 얄레는 가정에 깊게 뿌리가 없고, 그렇다고 공부에도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닌 애다. 친구라고는 여자친구 카트리네(아이다 엘리세 브로크)와 밴드 메이트 헬게(아르투르 베르닝), 그 외 친하지 않은 밴드 메이트 몇 밖에 없는 학생. 딱히 문제아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범생은 아니고, 홀로 아웃사이더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닌. 어떻게 보면 흔하면서 흔하지 않은 학생인데... 사실 요것 만으로도 얄레의 인생엔 꼬일 거리가 많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밋밋하지. 이 얄레의 눈 안에 전학생 잉베(올레 크리스토퍼 에트르보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거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다. 예쁘고 충실한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거지. 그것만으로도 심각한데 잉베는 남자애다.

  이 영화를 딱히 퀴어영화로 분류하고 싶지 않은게, 퀴어 쪽보다는 얄레 본인의 성장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둘이 교감하는 장면은 있지만, 그보다는 얄레가 잉베를 지켜보고 사랑을 느끼면서도 카트리네를 여전히 좋아하며 고뇌하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온다. 잉베를 통해서 얄레의 인생은 조금씩 바뀌어나간다. 갑자기 헤어스타일을 바꾸어도 보고, 그와 테니스를 치고, 듣지도 않던 신스팝을 들어도 본다. 그와 함께 하기 위해 지친 엄마(트리네 위겐)나 밴드 멤버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와 만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단순하지만 여파가 크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얄레의 인간관계, 그리고 그와 엮인 얄레 본인의 위치를 확고히 흔들어놓을 만한 일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얄레의 세계는 폭이 좁다. 여자친구와 친구 하나, 그 둘만을 잃어도 그에겐 크나큰 상실이 되어버린다. 이 때문에 얄레는 갈팡질팡 하는 걸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사춘기니까. 친구들이 말하듯 얄레에게는 이기적인 면이 있어서... 카트리네에게도 상처를 주고, 헬게에게도 상처를 주고, 잉베에게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크나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렇게 남들에게 상처를 주며 얄레 자신도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얄레는 성장해 나간다.

  얄레가 파티장에서 잉베를 호모라고 몰아세우면서, 그 와중에 목덜미를 끌어안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 그리고 그 대답을 듣는 장면이 묘하게 슬프고도 마음에 들었다. 잉베가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안쓰럽다. 다리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상처를 받았으니까... 죽지는 않고 요양원에 들어갔지만, 정신이 크게 상처받은 모습은 요양원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얄레에게 제대로 된 대화를 내어주지 못하고 그 이전의 일상들을 말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구름 강아지는 자기가 사라질 걸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도... 또, 얄레가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자 그걸 끌어안으며 위로하던 잉베의 모습도. 요양원 씬은 참 씁쓰름하면서도 달콤한 구석이 있었다.

  결말은 딱히 정해진 게 없다. 얄레 앞에는 앞으로 많은 길이 놓여있을 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는 길에 얄레는 카트리네와 헬게와 함께하던 예전을 회상한다. 얄레는 그 둘을 되찾을 수 있을까?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닐 수도 있다. 잉베와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그것도 어쩌면 가능할 것 같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얄레 앞에 놓여진 길들은 얄레가 어떻게 걸어나가는가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성장기 영화에 어울리는 결말이었다.

  몇가지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 있었다. 잉베를 바라보는 얄레의 시선들이 담긴 장면들이 좋았다. 샤워실에서의 모습, 테니스를 칠 때의 모습. 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이라 좋았다. 얄레가 엄마에게 두 사람을 동시에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도 좋았고...

  사운드트랙을 빼먹을 수가 없다. 2CD로 나와있던데 국내에서 구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 시절의 영국 밴드 음악들과 노르웨이 음악들이 섞여있는데 다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스톤 로지즈의 I wanna be adored와, 결말에 나오던 조이 디비전의 love will tear us part agian은 참 마음에 들었다. 아, 얄레와 헬게의 밴드였던 마티어스 러스트 밴드의 노래도 좋았다.

  감독의 2011년 개봉예정 영화로 난 홀로 여행한다 (Jeg reiser alene)가 있던데, 여기에 얄레의 이름이 있더라. 얄레 크렙. 역할의 이름과 성도 같고 배우도 같기에 이 영화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안타깝게도 잉베나 다른 인물들의 이름은 없었다. 롤프 크리스틴 라슨이나 다른 배우들은 그 뒤 필모가 좀 있던데, 잉베 역의 올레 크리스토퍼 에트르보그의 뒤 필모가 전혀 없어서 좀 당황했다. 혹시 관뒀나 해서... 노르웨이 위키 보니까 연극학교 들어갔다고 하는거 보면 배우고 있느라 없나보다. 다행이야...

  꽤 마음에 들었다. 괜찮은 성장 영화.
2009/12/17 - 싱글맨 /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싱글맨
감독 톰 포드 (2009 / 미국)
출연 콜린 퍼스,줄리안 무어,니콜라스 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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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뒤늦게 본 편. 책은 덤덤하면서도 음울하게 진행되었는데, 영화는 이 느낌을 또 화려한 톤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음울보다는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었다. 이 화려한 담담함에도 불구하고 조지(콜린 퍼스)가 과거 짐(매튜 구드)이 죽었던 비극을 떠올릴 때면 우울함이 확 배가되어 다가오는게 신기할 지경. 평소의 느낌들은 화보를 하나하나 이어붙인 듯한 섬세함이 있다. 감정은 절제되어 있다가도 몇 몇 장면에서 터질듯이 분출되어 오히려 강조되는 느낌이었다.

  짐을 잃은 뒤 삶에 더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조지는 차분하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한다. 집을 정리하고, 사무실을 정리하고, 친구를 만나보는 날. 이 날은 평소와 일관되게 같으면서도 약간씩의 변주가 있다. 왜인지 눈에 띄는 제자 케니(니콜라스 홀트)와 이야기를 하는 것, 스페인 청년 카를로스(존 코타자레나)과 만나게 되는 것, 끊임없이 집에 오라고 재촉해대는 친구 찰리(줄리안 무어)의 집에 가서 조촐히 파티를 하고, 잠시 바에 나갔다가 케니와 우연히 마주쳐 바다에 뛰더든다던가 하는.

  그런 일상의 변주는 대부분 의미없이 지나가지만 케니와의 만남만큼은 의미를 갖는다. 그에게서 생기를 얻고 그에게 느끼는 감정을 통해, 이전에 짐에게서 느꼈던 활기를 다시 얻게 된 조지는 다시 삶을 살아갈 용기를 힘을 얻는다. 그러나 운명같이 행복에 젖은 그 날밤 조지는 쓰러져 짐과 같은 길을 가게 된다.

  찰리의 역할은 그렇게 크지 않은데 포스터에 줄리안 무어의 역할이 강조된 듯해 신기했다. 찰리는... 그냥 두고 보기엔 안타까운 면이 있는 헤테로 친구. 찰리가 '정상적인' 연애 운운할 때는 조지가 흥분한 것처럼 나도 신경이 거슬리긴 했지만, 그 외에는 지켜주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케니는 조지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단한 인물은 아닌 거 같지만 젊음의 풋풋함만큼은 잘 느껴지더라. 과거의 모습들을 통해 드러나는 짐의 모습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다정했는지 느껴져 좋았다. 조지의 생활하는 모습들은 건조해서 재미가 덜했지만, 짐과 있는 장면들에서 나타나는 생동감이 너무 좋았다. 짐을 잃었을 때의 그 북받치는 감정들도.

  영화가 화보같다는 느낌이 드는건 건축물이나 소품들도 그랬지만 등장하는 인물들도 만만치 않아서. 애인을 막 잃어 상심하면서도 그 감정을 아무데서나 드러내지 않는, 뻣뻣하면서도 섬세한 조지 역에 콜린 퍼스가 등장한 것도 그랬지만 그의 친구인 여자라는게 줄리안 무어요, 죽은 애인은 매튜 구드, 가슴을 흔들어놓는 학생에는 니콜라스 홀트라니. 심지어 같이 일하는 동료로 리 페이스가 나오질 않나, 우연히 만나게 되는 스페인 청년 카를로스가 존 코타자레나. 옆집에는 지니퍼 굿윈이 살고 있습니다... 남편으로 나오는 테디 시어스도 만만치 않은 얼굴. 인물부터 소품, 배경까지 이러하니 화보 느낌이 안날 수가 있나.

  마지막에 짐이 나타나서 조지에게 키스하는 장면이 좋았다.
2008/05/01 - 거미 여인의 키스 / 마누엘 푸익



거미 여인의 키스
감독 헥토르 바벤코 (1985 / 브라질, 미국)
출연 소냐 브라가, 윌리엄 허트, 라울 줄리아, 데니스 더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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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봐야지 하고 생각한 지 반년만에 보는 듯. 굉장히 고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85년작이면 그다지 오래된 것 같지는 않았다. 화질이 내가 봤던 다른 고전영화들보다도 별로여서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당연히 원작은 마누엘 푸익의 거미여인의 키스.

  나는 책이 더 낫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영화가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책의 길고 함축적인 내용들이 영화 안에 다 밀어넣어지진 못했다는 느낌이어서 그랬던 것 뿐이고... 책을 본 사람도 영화만 본 사람도 괜찮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몰리나(윌리엄 허트)의 영화 이야기에서는, 몰리나와 발렌틴(라울 줄리아)과 관계된 이야기들을 골라 잘 담아낸 것 같고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몰리나의 말에 따라 다소 과장되긴 했지만)를 보는 기분으로 볼 수도 있었다. 감옥 안에서 둘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해 가는지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거의 없지만 보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둘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발렌틴의 태도 변화가 많이 느껴졌다. 뒤로 갈수록 몰리나를 대하는 태도가 조심스러워진다.

  캐스팅이 잘 된것 같다. 게이인 몰리나 역할의 윌리엄 허트는 커다란 덩치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섬세한 감정 표현을잘 해줘서 좋았다. 소심하고 섬세하고 상처받기 쉬운 몰리나 역할을 너무 잘 해줬다. 아, 몰랐는데 윌리엄 허트 예전엔 붉은 머리였더라. 가늘가늘해 보여서 그 머릿결마저도 몰리나 같았다. 발렌틴 역의 라울 줄리아도 정치범이면서도 동성애에서는 관대하지 못한 마초의 느낌을 잘 살렸다. 처음과 끝의 느낌이 너무 달라서 신기했다. 이 분이 아담스 패밀리의 그 분이라니 믿을 수 가 없다(...)

  내용에 관해선 이미 책을 읽고 느꼈던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더 할 말이 없다. 괜찮은 영화였다.

  누가 줘서 봤다. 요새 영화 잘 안봤는데 딱 맘잡고 봐야지... 하고 침대에 누우니 28분짜리 단편영화였다. 스웨덴 영화라서 말 하는건 단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자막이 있어도 귀에 익은 언어를 듣는 것과 안그런 언어를 듣는 것은 느낌이 사뭇 다르다.

  퀴어영화이긴 한데 되게 담백하고 마음에 들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의 영화다. 스웨덴 산 한가운데에 있는 캠프장은 조용하기 짝이 없다. 그 안에 아빠와 같이 사는 올레(토비아스 뱅츠손)의 성격도, 자신이 사는 곳과 꼭 걸맞게 얌전하다. 전구를 엮어 무대 장식이나 만들며 아빠와 조용히 캠프를 꾸려나갈 뿐이다. 여행을 다니며 캠프에 해년마다 찾아오는 바브로 아주머니(브리타 앤더손)는 이번엔 조카인 케빈(톰 로프터주드)과 함께 캠프를 방문한다. 올레와 케빈은 미묘한 감정을 대하고, 약은 듯 하지만 자기 감정을 제대로 돌아보지 않으려 하는 케빈과, 수줍고 어색하지만 자기 감정을 정확히 알고 있는 올레의 줄다리기가 재미있다. 내가 왜 요약을 하고 앉아있냐... 아무튼 제목인 럭키 블루는 케빈(과 바브로 아주머니)이 키우는 새 이름. 새장속에 갖혀 있는 것을 올레가 꺼내서 같이 놀다가 날려보낸다. 하지만 뒤에 되돌아 옴. 이걸로 뭔가 사랑의 상징을 주려고 했던 듯.

  올레 캐릭터는 되게 수줍고 내성적이지만, 은근히 다부진 면이 있어서 좋았다. 올레가 무대에 올라가서 F. R. David의 Words를 부르는 게 되게 좋았다. 내성적인 올레이지만 자기 감정에 있어서는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배우도 케빈 역 배우에 비해 좀 더 섬세해 보였다. 케빈은 솔직히 처음엔 좀 얄미웠다. 자기가 먼저 꼬셔놓고 딱 모르는 척 하는 건 우습다. 사실 그 마음도 이해는 가는데, 그 이후에도 또 찔러보는 건 뭐니 이 녀석아. 자신만만한 척 하지만 사실 올레보다도 용기 없었고 약은 척만 하는 애였다. 그래도 막판 가서는 가까스로 자기 감정 인정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이 정도는 해줘야지.

  그냥 가볍고, 조용하고, 물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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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난 생각보다(!) 퀴어영화를 자주 보진 않는다. 일반 영화랍시고 나온 것에서 퀴어 요소가 나온 것은 괜찮은데, 대부분의 퀴어 영화들은 심하게 진지하거나 아니면 활발하지만 조금 엉성한 부분이 있어서. 재밌다고 소문난 것 외에는 그다지 많이 보진 않는 편. 이팅 아웃의 경우에는 유쾌하고 발랄하다는 소리와 라이언 카니스가 나온다는 것 때문에 봤음. 미안, 난 아직도 위기의 주부들에서의 훈훈한 저스틴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어...

  스토리 엄청 단순 절정. 스트레이트인 케일럽(스콧 런스포드)과 게이인 카일(짐 베라로스)은 룸메이트 사이. 카일이 자긴 게이라서 여자들이 많이 꼬인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내뱉자 바보 케일럽-_-은 거기에 넘어가 우연찮게 게이 행세를 하게 된다. 또 거기에 카일이 내놓은 '학교 최고의 게이 킹카랑 데이트해서 소문이 나게 해라.'... 였음. 그래서 여기에 게이 킹카 마크(라이언 카니스)가 끼게 된다. 마크에게는 패그해그인 룸메이트 그웬(에밀리 브룩스)가 친구로 있고... 케일럽은 그웬에게 반해있고, 카일은 마크에게 반해 있어 넷이 어떻게 얼키설키 엮여있는 뭐 그런.

  난 처음에 게이 행세하던 케일럽이 정체성을 깨닫고; 게이가 되는-_- 뭐 그런 스토일 줄 알았는데 계속 스트레이트; 결말 부분 가서는 해피 엔딩에 목마른 감독이 좀 성급하게 이야길 마무리 해놓은 터라 가슴아팠음. 케일럽이랑 그웬이랑 이어진 건 그렇다 쳐도, 마크가 갑자기 카일에게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하는 건 좀 웃기지 않나요...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인 건 맞는데 이런 해피엔딩은 흠 좀.

  스트레이트 가이가 게이 행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재미있게 풀어 놓은 건 좋았음. 근데 난 케일럽 역 배우가 마음에 안들어서(...) 아니 헤어스타일만 어떻게 좀. 나 그 구렛나루 견딜 수 없었어요ㅜㅜ 그리고 카일은 애당초 자긴 마크랑 급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대쉬 이런거 안하는데.. 난 카일이 더 귀엽든데?! 어떻게 보면 에픽 하이의 디제이 투컷 닮았음;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건가. 난 계속 투컷 생각나서 혼났다. 그웬은 패그해그 다 좋고 막판까진 괜찮다가 갑작스레 카일한테 쏘아댈 때 때려주고 싶었음;;; 어이 없... 생각해보니 그거 급 해피엔딩을 위한 거 같긴 해.

  배우진. 라이언 카니스야 원래 좋아하니까 보는 내내 훈훈. 카일 역의 짐 베라로스는 오; 무려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 세미 파이널리스트였음. 거기서 좀 죽쒔던건가-_-...; 청각장애 부모님을 둬서 음악을 못들려드린다 뭐 이런 감동적인 말을 했다고 한다. 쨌든 떨어진 후에 앨범을 냈고, 영화 출연도 하고. 그 영화가 바로 이팅 아웃. 이팅 아웃 출연하면서 커밍아웃도 했다. 아메리칸 아이돌 오디션 영상 보면 Geek스타일이면서도 뭔가 끼스러운; 그런 게 있더라. 스콧 런스포드야 음.. 내 취향이 아니에요. 에밀리 브룩스 연기는 그럭저럭 하네요.

  발랄, 유쾌. 라이언 카니스의 얼굴. 짐 베라로스의 발견. 근데 엔딩은 좀. 그래도 마크랑 카일이 잘돼서 난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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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짐 베라로스) 스틸컷. 귀엽지 않나?! 왜 자기비하성격으로 나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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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베라로스 평소 모습... 오오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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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표지는 더 기절ㅜㅜㅜ 머리 계속 기르세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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