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 스피치
감독 톰 후퍼 (2010 / 영국,오스트레일리아,미국)
출연 콜린 퍼스,제프리 러시,헬레나 본햄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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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싶다 보고싶다 했는데 이제야 봤음. 기대한 대로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언제나 어느 정도의 밑천이 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 역시 그러했으며 동시에 그 힘을 묵직하게 잘 살려냈더라. 확연히 내 취향이라고 할 순 없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잘 재단되어 편안한 클래식 수트를 입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누가 보아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영화고 동시에 내게도 괜찮은 영화였다.

  말더듬이었던 조지 6세(콜린 퍼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요크의 공작 이었을 시절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그가 훌륭하게 망친 괴로운 연설 장면으로 영화 속 주인공의 고민을 드러냈다. 옆에는 그를 헌신적으로 내조하는 엘리자베스(헬레나 본햄 카터)가 있고, 그녀가 언어 치료사인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쉬)를 찾아냄으로써 라이오넬과 '버티'의 만남이 이뤄진다.

  치료의 과정과 더불어 버티가 왕에 오르는 사건 등이 뒤섞여 괜찮은 진행을 보여준다. 아버지인 조지 5세(마이클 갬본)에게 치이는 것이나, 형인 에드워드 8세(가이 피어스)가 심슨 부인(이브 베스트)를 위해 왕위를 져버려 뜻하지 않게 왕위를 계승하게 된 상황 등이 버티 자신의 고난과 더불어 보이는데 뭐 하나 지나칠 것 없이 묘사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극복하게 되는 과정에 있어서 버티 본인의 노력과 아내, 그리고 라이오넬의 도움들이 힘들지만 부드럽고 재치있게 나타나더라.

  딱히 대단한 위협이랄 건 없는 영화였는데 그럼에도 차분히 보게 되었고 지루하지도 않았다. 조지 5세의 삶 자체가 왕족으로서의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하는 삶이고, 그런 고민과 긴장감이 계속 나타나서 그런가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의 연설이 끝났을 땐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게 되는. 왕족이라는 화려한 일면 뒤에서 개인이 어떤 식으로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주어서 좋았다. 뭐 난 이런 신분제에 껄끄러운 반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요건 그 안의 고민을 보여주어서 보기에 거슬리지도 않았다.

  어떻게 보면 안전한 영화다. 하지만 모든 안전한 플롯을 따르는 영화들이 이 만큼의 색을 낼 수 있느냐 묻는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겠지. 좋았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11 / 미국,영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루퍼트 그린트,엠마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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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에 보고 왔다. 나의 유년기가 끝나버린 이 느낌ㅋㅋㅋ... 인데 뭐 슬프고 그런 건 아니고 기분이 약간 미묘하긴 했다. 영화는 재밌게 보았다.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있었지만 뭐 큰 기대도 안했고, 원체 긴 이야기니까 요약본을 보는 기분으로 보았다. 중간 중간 개그컷들도 괜찮았고(아 사랑스러운 네빌(매튜 루이스)!) 요약도 괜찮게 되었다. 연애감정이 너무 축약되어서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와 론(루퍼트 그린트)의 키스 장면,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지니(보니 라이트)의 키스 장면 모두 뜬금없다 싶게 진행되긴 했지만... 나는 뭐 이미 책을 봤기에ㅋㅋㅋㅋ 귀엽네 하고 말았다.

  작년에 개봉했던 1부에 이어지는 편이라서, 작년에 이어진 클라이맥스이며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클라이맥스인지라 2부는 정신없이 빨리 진행되더라. 사건 해결의 연속. 상영 시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는 스토리 진행이었다. 여태까지 나왔던 캐릭터들은 전부 출동하고, 비밀들이 밝혀지고, 싸움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고... 하는 쉼 없는 진행이 나는 좋았다. 중반 까지는 계속해서 나오던 개그 컷들이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 부분에 와서는 전혀 나오지 않게 되는 것도 좋았고.

  캐릭터들을 다루는 방식들을이 길게는 다루지 않더라도 각자의 장점을 확실히 살려준다는 점에서 좋았다. 짧은 단역들도 낭비되지 않고 쓰였다. 교수님들과 학생들 모두의 캐릭터가 그 짧은 과정에서도 톡톡히 드러나더라. 주인공들은 길게 보아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생략하고, 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캐릭터였던 세베루스 스네이프(알란 릭맨)는... ㅎㅎㅎ 좋았다. 아 진짜 엄청 울음. 다 아는 장면인데도 왜이렇게 슬프니. 회상 하는 장면에서부터 펑펑. 역시 세베루스께서는 이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이 아닐까... 순정남ㅜㅜ

  진행이 너무 휘몰아쳐서 볼드모트(랄프 파인즈)가 죽고 사건이 모두 해결된 직후의 진행이 허무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런데 그 허무함은 이 시리즈가 끝나버리고, 모든 사건이 종료된 것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한 듯. 뭔가 참... 아 이제 끝이구나... 뭐 그런 느낌을 주인공들 뿐 아니라 나도 느꼈다. 근데 19년 후 모습은ㅋㅋㅋㅋㅋ빵터짐... 제발 분장 좀....ㅋㅋㅋㅋㅋㅋ

  해리 포터 시리즈에 단점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할 수도 없고. 이번 영화에서는 슬리데린 학생들을 전부 가둬버리는 맥고나걸(매기 스미스)의 태도에 약간 발끈하기도 했으니까... 근데 그건 원작에서 발현된 성격이라 말하기도 그렇네. 하여튼 선악을 다루는 기준점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참 즐겁게 보았다.

  재미있었다. 1편이랑 이어서 또 보고 싶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10 / 영국,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루퍼트 그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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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했을 당시에는 내가 당연히 까먹겠거니 해서 안봤고, 슬슬 2편 이야기가 나오길래 봤다. 근데 너무 일찍 본 거 같아. 7월 개봉인데 언제 기다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되게 어두웠다. 내용을 감안하면 그럴만하긴했지만, 한편에 완곡없이 계속 어둡다는 느낌이 좀 있었음. 내용도 당연히 축약되었는데 루퍼스 스크림저(빌 나이)가 초반에만 반짝 나왔다가 사라졌고, 스네이프 교수(알란 릭맨)도 그랬고 심지어 볼드모트(랄프 파인즈)까지도 반짝. 전편의 중요 캐릭터들이 깜짝출연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루나(이반나 린치)도 그랬고... 사람들이 다치는 과정들이나 전반 이야기들이 확 줄어들고 이야기가 해리(다니엘 래드클리프)와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엠마 왓슨)가 같이 호크룩스를 찾아나가는 부분에 집중되었다. 이렇게 했는데도 영화 내용이 축약되었다고 느낄 정도니 이렇게 편집하는 편이 훨씬 낫긴 했음.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이야기들은 다 넘어갈 판이었으니... 상대적으로 말포이 집안 사람들은 조금 더 등장하긴 했다. 드레이코 말포이(톰 펠튼)의 찌질한 모습을 잠깐 보고 넘어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루시우스 말포이(제이슨 아이삭스)는 이전에 비해 훨씬 모자라진 느낌... 제노필리우스 러브굿(리스 이판)이 조금 눈에 띄는 모습을 해 주었다. 근데 너무 티가 나잖아...ㅜㅜ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어둠에 굴복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세 아이들이 다투고 의지하면서 호크룩스를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되었는데 뭐 괜찮았다. 론의 찌질함을 참을 수가 없었지만 이건 십대다. 십대다... 열번 외우고 나니 이해할 만 했다. 질투할 만한 상황에서 질투를 해라 이 사람아... 헤르미온느는 여전히 영특하게 굴어서 좋았는데, 극 초반에 자기 흔적을 집안에서 지워나가는 장면은 나름 애틋했다. 뒤의 이야기가 덜렁 잘려나간지라 뭐라 확언하기 힘들지만 전편은 나름대로 몫을 해냈다고 봄. 어느새부터인가 해리포터 시리즈는 책을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가고 있는 거 같아서 그게 아쉽지만. 원래 드라마로 했어야 더 재미있었을 거 같기도 하다. 막판에 도비(토비 존스)의 활약이 나오는데 흑흑.. 알고 있으면서도 슬픈 느낌. 자유로운 집요정으로 살다 죽었으니 후회는 없을 듯.

  2편을 기다리는 중. 결과는 그 이후에 판단하고.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감독 맥지 (2009 / 영국,미국,독일)
출연 크리스찬 베일,샘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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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생각 없었는데 티비에서 하길래 뒹굴거리다가 봤다. 사실 원티드가 더 보고 싶었는데 내가 틀었을 땐 그거 다 끝나가서... 패스하고, 이어서 하던 이걸 보기로 함. 워낙 악평을 많이 들어서 안보고 싶었던 건데, 일단 크리스찬 베일도 나오고 해서 봐도 손해는 없겠다 싶었다.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좀 놀랐다. 물론 전체적인 짜임새는 엉성한 곳이 있고, 완급 조절도 좀 안되는 데다, 캐릭터 배분도 약간 이상하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봤다. 이미 성장해서 혁명군이 된 존 코너(크리스찬 베일)의 이야기가 주인 줄 알았더니 꼭 그렇지는 않고, 그보다는 마커스 라이트(샘 워싱턴)라는 인물에 더 집중되어 있다. 이건 배트맨 비긴즈의 조커 정도의 비중...? 아, 존 코너 아버지인 카일 리스(안톤 옐친)의 이야기도 나온다. 아직 십대인 모습인지라... 1편에서 보았던 훈훈한 그 남자로 성장한다고 생각하니 맘이 짠... 카일은 좀 더 캐릭터 살려도 좋았을 텐데 그냥 마커스랑 엮이면서 나오는 정도고, 존 코너도 고뇌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전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해서 더 성장할 구석이 안보였다. 마커스는 그보다 좀 더 비밀에 쌓여있고, 더 고뇌가 있을 법한 인물이라서 좋았다. 그나마도 잘 이용해 먹진 못했지만...

  주인공은 마커스라고 생각하고 봤다. 한 번 되살아난 살인자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두 번째 기회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지켜보게끔 만드는 인물이었다. 호기심을 유발하기에는 또 너무 단순한 인물설정인지라 그 이상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흥미롭긴 했다. 그다지 착한 인물처럼 보이진 않았는데... 지켜보다보니 이건 츤데레가 아닌가. 사랑에 빠져 세레나(헬레나 본햄 카터)박사에게 시체 기부하는 것도 그렇고, 안도와 준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카일과 스타(제이다 그레이스)를 구하려고 아둥바둥 대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자기 몸 망쳐가면서 그렇게까지 존 코너를 도와줄 필요도 없었는데... 그래 요 부분이 연결고리가 참 약해...

  아내(블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참 뜬금없이 나왔다 했는데 3편에서 나온 설정 때문이라더라. 3편을 안봐서 모르겠어. 아내는 진짜 조연 축에도 못드는 수준이었고, 오히려 같은 비중이라면 전사인 반스(커먼) 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건 당연히 블레어(문 블러드 굿). 근데 캐릭터로 치면 좀 형편없었다. 마커스 뭘 믿고 그렇게 도와주는데ㅋㅋㅋㅋ 실제로 배신자였으면 어쩔라구. 아 결론적으로 보면 존 코너 위치 알려준 셈이 되기도 했지만... 캐릭터 배분이 진짜 이상했던게 중간에 카일 일행을 도와준, 일반인 무리의 할머니 버지니아(제인 알렉산더)도 좀 더 뭐가 있을 법했는데.. 어쩡쩡하게 나오다 말았다. 안습.

  결말은 보다가 코웃음을 쳤다. 저 마커스를 어떻게 처리하려나 봤더니만... 아.. 그놈의 심장... ㅋㅋㅋㅋㅋ 너무나 인간적인 클리쉐. 살아있는 애 죽여서 심장 꺼내 기증하는거랑 뭐가 다른가! 차라리 마커스를 살려내 이놈들아.. 울부짖음ㅋㅋㅋ

  장점보다 단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런지 괜찮게 봤다. 연기들도 좋았고. 크리스찬 베일 연기가 오히려 좀 평면적이라 재미가 없었는데, 못했다는 건 아니다. 안톤 옐친은 참 잘한다. 말없는 역할이었던 제이다 그레이스도 마음에 들었고.. 샘 워싱턴은 그저 귀요미입니다 여러분. 귀요미쨔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팀 버튼 (2010 / 미국)
출연 조니 뎁, 미아 와시코우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헤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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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본다 본다 했는데 약속이 자꾸 미뤄져서 이제야 봤다. 별로 평이 좋진 않아서 볼까말까 했는데, 그래도 좋아하는 감독이고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다 보니 봤는데... 생각보다는 훨씬 별로였다. 시각적으로는 어느정도 만족시키는 부분이 있지만 스토리 진행에서는 이게 뭔가, 싶었던 부분이 많았다. 굳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니었어도 될 것 같은? 그런 부분들.

  이리저리 합쳐지거나 뭉뚱그려지거나 해서 각자의 특색을 띠게 된 캐릭터들은, 물론 매력이 있다. 배우들도 잘 데려다 썼으니까. 이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배경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면 말이다. 기본 속성은 따왔지만 심화시켜서 보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매드 해터(조니 뎁)의 경우는 정말은 미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서 나름대로 실망했다. 새롭게 판타지 세계를 구축하고 싶었으면 그렇게 할 것이지 여기에 앨리스의 캐릭터들을 따와 접목시키다가 이도 저도 안 된거 같은 느낌이었다. 이건 앨리스도 아니고 팀버튼도 아녀...

  그걸 빼놓고 보면 적당히 중간은 가는 판타지 세계. 사실 판타지세계에서 앨리스(미아 와시코우스카)가 벌이는 모험보다는, 그 모습 자체에 눈이 가게 되었다. 하지만 때문에 판타지 세계 안에서 지켜내고자 하는 의미는 별로 크게 와닿지 않아서, 앨리스가 싸움에 참여하게 되는 그 전반적인 과정과 심리변화 설명은 참 별로. 어쨌든 판타지 세계를 보는 재미는 있었다. 매드 해터는 아무래도 비중이 커서 그런가 눈에 많이 띄었고, 멍청한 느낌의 하얀 여왕(앤 해서웨이)나 중후한 목소리의 압솔렘(알란 릭맨), 작달막하고 깡이 센 쥐(바바라 윈저), 하얀 토끼(마이클 쉰)나 미친 토끼(폴 화이트하우스), 트위들디와 트위들덤(맷 루카스)... 다 특이하고 좋았지만, 역시 백미는 붉은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이었다.일단 그 모습에서부터가 충격이 큰데 역할 또한 강렬해서 좋았다. 그리고 사실 하얀 여왕 쪽보다는 붉은 여왕쪽의 심리상태가 더 이해가 갔다. 사랑받지 못해서 땡깡을 부리는 어린애 같지 않은가... 하트의 잭(크리스핀 글로버)은 비굴비굴한 캐릭터가 좋았지만, 딱 거기까지. 재바워키(크리스토퍼 리)는 비중이 더 컸어야 할 것 같았는데 그다지 설명도 없고, 그냥 쓰러지기 위해 나온 악당 같았다. 아, 그리고 체셔 고양이(스티븐 프라이)... 사실 얘는 왜 나왔는지 더 모르겠는 캐릭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줄 알았더니만 그게 아니고 요술같은 모양새만 부려대서.

  크게 만족시키진 못했어도 그래도 판타지 세계의 내용은 나름대로 오밀조밀 즐겁게 본 편이었는데, 이거에 연결된 진짜 현실세계 또한 불완전한 판타지 같아서 불만족스러웠다. 차라리 완연한 판타지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현실 세계로 나온 순간 재미가 팍 없어지고 말았다. 판타지 세계에서의 사건을 발판으로 삼아 현실 세계의 앨리스가 눈을 뜨고 독립적인 여자가 된다, 라는 내용을 그리고 싶었던건 알겠는데 그 여성이 독립적인 여성이 되는 부분이 그다지 설득력도 없고. 일단 중국이야기가 나오는 데에서 어이를 잃고 말았다. 제국주의의 발판을 깔아주나요...

  그냥 전체적으로는 별로였다. 하지만 헬레나 본햄 카터를 위해서라면 또 봐주고 싶은 마음은 든다.
2007/07/28 -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2007)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09 / 영국, 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마이클 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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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당일 날 본 건 처음인듯. 평일 오전에 봐서 한산하고 좋았다. 해리포터 시리즈도 점점 마지막을 향해 치달아가서 그런지 이전에 비해 보는 기분이 여유롭다. 어차피 6편은 7편의 내용을 위한 포석이라는 느낌이기도 해서 마음이 더 그랬었던건지도.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봤을때 확 끌어당긴다던가 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냥 전반적으로 무난무난하고, 중간 중간 소소한 재미를 많이 넣었다는 느낌이었다. 전체 내용이 암울할 수밖에 없어서 중간 중간에 작은 재미들을 추구한 듯.

  그렇지만 그 중간 중간에 끼어있는 재미라는 것들이, 죄다 연애사인지라... 웃기면서도 동시에 '아 이건 로맨스 영화인가' 싶은 기분이 많이 들었다. 거기다가 주가 되는 해리(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지니(보니 라이트), 론(루퍼트 그린트)과 헤르미온느(엠마 왓슨) 사이의 연애는 생각보다 순탄해서 그닥 걱정할 거리도 없었고... 론이 아무리 라벤더(제시 케이브)와 썸씽이 있었다지만 론 자체의 성격이 영화에서 팔랑팔랑하고 철딱서니 없는 사춘기 남자애인지라, 헤르미온느야 어땠을지 몰라도 보는 나는 그냥 웃기고 말았어...

  연애노선은 뭐 그랬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많은 화인데 연애하는 와중에도 중요 이야기들은 제법 잘 끼워넣었더라. 스네이프(알란 릭맨)와 혼혈왕자의 이야기가 좀 더 나와줬으면, 하는 아쉬움 외에 다른 것들은 별로 불만 없었다. 슬러그혼(짐 브로드벤트)에게서 기억을 얻게 되는 과정이라던가, 해리와 덤블도어(마이클 갬본)이 호크룩스를 가지러 가는 이야기라던가... 스토리상 필요한 이야기는 다 나왔으니까. 말포이(톰 펠튼) 찌질대는 거야 말할 것도 없고. 덤블도어가 죽는 장면도 괜찮았다. 다만 이 때 왜인지 BGM이 좀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자잘한 장면 많이 잘라서 루핀(데이빗 듈리스)나 통스(나탈리아 테나) 같은 불사조 기사단 이야기는 거의 안 다뤄졌지만 뭐 괜찮다. 아, 네빌(매튜 루이스) 비중도 슬픔.

  나쁘진 않고 그렇다고 막 좋지도 않은 수준이었다. 어느 부분을 잘라내야하는 지는 잘 알았던 것 같은데, 연애 장면이 너무 많았다. 하긴 이런 연애장면이라도 안 넣으면 대중 영화로써 흥행할 수 없겠지. 위트를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좀 주고 싶다.

  사족인데 어린 톰 리들(히어로 피네스-피핀)이랑 청소년 톰 리들(프랭크 딜레인)이랑 너무 닮아서 신기했다. 캐스팅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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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
감독 데이비드 핀처 (1999 / 독일,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 에드워드 노튼, 헬레나 본햄 카터, 미트 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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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 재밌다. 에드워드 노튼 나오는 영화 제대로 본 건 이게 아마 처음인 것 같은데 아무튼 재밌게 봤음. 처음 감상할 때는 안그랬는데, 나중에 고화질로 다시 보니 중간 중간 플래쉬 프레임 들어간 게 잘 보여서 재미있었다. 여러가지 복선이 있는데 진짜 눈치도 못채고 봤구나 싶고. 뭐 둔한 게 죄는 아니잖아. 감독의 의도대로 어물쩡 어물쩡 끌려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자기변명 중.

  여러 모에서 잭(에드워드 노튼)의 시선으로 끌려다니게 된다. 잭이 나레이션을 계속 하고 있고 모든 것을 잭을 통해서 바라보게 되니까. 그가 타일러(브래드 피트)를 바라보는 시선, 말라(헬레나 본햄 카터)를 보는 감정까지 노골적으로 전달되니까 아무래도 잭의 사고로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의 행동도 잭을 통해 바라봐져서 그런지 잭만이 정상인같고, 정상인의 세계에 갖혀버린 이방인을 보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의 반전이 더 돋보이는 거지만. 아무튼 보고 나면 한 번 더 보게 된다. 타일러 더든과 헬레나 싱어와 잭 사이의 관계가 재미있고 돋보인다. 그것을 나타내는 환경에 집중해서 보면 더 재미있다.

  파이트 클럽을 통해 삶의 생동감, 진정한 삶 따위를 느낀다는 게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소재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 영화 만들어 진 후 곳곳에 파이트 클럽이 생겨난 걸 보면 알 수 있다. 나 또한 그 소재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영화에서 매력을 느끼다 못해 실제 파이트 클럽이 생겨난 것을 보면 잭처럼 무료하고 퍽퍽한 일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뭐 그거야 나 알 바 아니고... 아 참 이거 소설 원작이라고. 아직 안 읽어봐서 모르겠는데 소설이 더 세밀하고 재미있다는 것 같다. 음 역시 영화는 잘리는 부분이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나중에 빌려 읽기로 했다.

  에드워드 노튼은 매력적인 남자다. 영화 안에서 그런 잭이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타일러를 만나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다소 신경질적이면서도 어설프고 그러면서도 냉철하고 물러터진 부분의 연기가 뛰어나다. 연기 제대로 본 건 처음인데 근 10년 전 영화인데도 아주 맘에 들었다. 브래드 피트는 매력적이다. 매려력으로 똘똘 뭉친 남자니 뭘 어째. 다소 겉멋들고 허세로 가득 찬 건들건들한 모습이 잘 어울리고 좋았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원래 좋아하는 배우라... 마약에 찌들었지만 이렇게 젊은 여자 역할도 참 잘어울리더라. 악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순수한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인 것 같다. 자레드 레토가 생각보다 조금 나와서 좀 놀람. 엔젤페이스라는 역이었는데 조연 치고 눈에 띄긴 한다만 (예쁘잖아), 그래도 밥 폴슨(미트 로프)같은 캐릭터에 비하면 멀었다. 생각보다 임팩트도 적어서. 그래도 얻어터진 얼굴까지 예쁘던걸.

  음 재밌었다. 플래쉬 프레임 보면서 보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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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파이어지에 실린 스위니 토드 사진. 기대하고 있는 영화. 개봉한 뒤 좀 지나서 봐야겠지만... 어쨌든 기대중. 클래식 샷이라면서 해 놓은 가위손 때의 사진도 흥미롭다.

* 출처 : Depp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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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07 / 영국, 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이반나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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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봤음. 나중에 기무니랑 한번 더 볼 예정... 보기 전에 미리 책을 읽고 갔다. 전에 읽긴 읽었는데 내용이 가물가물해서-_-; 다시 읽으니까 새로운 소설을 보는 느낌이던걸. 아무튼 그렇게 세부사항들을 파악하고 갔는데, 영화는 내가 기대했던 세부장면을 뭉텅뭉텅 잘라먹어서 조금 아쉬웠다. 주요 줄거리에 방해되는 요소는 거의 다 잘라버린 듯. 소소한 재미 보는 맛이 없었달까... 뭐 두시간 안에 내용을 밀어넣으려면 별 수 없었겠지만.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책이, 아무래도 해리(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성장기-_-를 아주 잘 비추고 있어서 애가 싸가지 없다못해 한대 치고 싶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걷고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세세한 설정을 잘라먹는 탓에 책보다는 훨씬 개념있고 싸가지 있는 애가 되어있더라. 영화 보면서 부글부글 화내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던 건 기우였다. 좀 짜증날거라 생각했던 론(루퍼트 그린트)이나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의 캐릭터도 짧고짧고 오히려 안도감을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음.

  잔가지를 잘라내서 큰 스토리만 살린건 물론 잘한 거지만, 역시 아쉬운 점도 있다. 좋아했던 장면같은게 좀 허술해진 부분이 있어서... 대표적으론 위즐리 형제(프레드역-제임스 펠프스, 조지 역-올리버 펠프스)의 호그와트 탈출 씬. 책에서는 좀더 소동을 일으킨다는 느낌이었는데 뭐 여기서도 소동을 안벌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약했으. 그리고 피브스에게 부탁하는 "우리를 대신해서 저 여자에게 지옥을 선사해 줘." 이 대사가 안나와서T_T... 또, 잔가지 잘라내면서 필요없는 캐릭터는 잘라낸 게 눈에 띄는데, 덕분에 초 챙(케이티 렁)의 캐릭터가 고생했음. 배신자 친구 캐릭터가 사라짐으로써 초 챙이 배신자가 되어버렸다; 캐릭터 비중도 좀 이상하게 배분되어 있었는데, 역할까지 저 모양이니까 춈 캐안습. 해리와 스네이프(알란 릭맨)의 오클러먼시 수업도 너무 짧아서 좀 슬펐다. 스네이프의 과거 영상으로 다시 봐도 완전 안습; 아 그리고 퀴디치 장면은 하나도 안나오더라. 론이 나름대로 활약하는걸 좀 보고 싶었는데. 론이랑 헤르미온느가 반장 되는 것도 안나오고; 해그리드(로비 콜트레인)의 비중도 안습. 어 쓰고보니 왜이리 안나오는 게 많아..; 잔가지 너무 쳤나. 그래도 볼 때 산만하지 않아서 좋긴 하던데.

  그리고 책을 압축하면서 벌어진 가장 안습인 사태가 바로 시리우스(게리 올드만)의 죽음장면인데, 이건 뭐;;; 슬퍼할 시간도 없이 슉슉 넘어가서 어이가 없었음. 거기에 해리가 비탄에 차서 땡깡부리는 장면 이딴게 하나도 안나와서... 해리 저새낀 대부님이 죽었는데 왜 저리 담담해; 이런 느낌을 주기도 했다. 덤블도어(마이클 갬본)의 타이름에 너무 쉽게 수긍...

  새 캐릭터... 통스(나탈리아 테나)는 좀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달랐음. 좀더 팔락팔락 하는 헤어스타일 같은걸 생각했는데 좀 얌전한 느낌? 그래도 나중에 루핀(데이빗 듈리스)이랑은 잘 어울릴 것 같긴 함. 루나 러브굿(이반나 린치)는 완전 생각했던 이미지랑 딴판이었다. 좀 싸이코틱하고 이상한 애를 생각했는데, 뭐 이건 얼굴도 이쁘고 약간 몽롱-한 캐릭터지 완전 싸이코같지도 않았다. 얼굴이 이쁘니까 먹고 들어가는게 좀 있긴 하더라; 돌로레스 엄브릿지(이멜다 스턴톤) 캐스팅 잘했다. 히힛. 하는 그 웃음 소리 잊지 못해; 좀더 통통했으면 좋았겠지만 뭐 그래도 진짜 캐릭터 잘 살렸더라. 그리고 최고의 캐스팅은 역시 벨라트릭스 레스트랭(헬레나 본햄 카터)... 말이 필요없다() 보면 안다. 헬레나 본햄 카터 누가 팀 버튼 아내 아니랄까봐; 제대로 마녀 연기 잘해 주셨음. 팀 버튼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들이 아주 눈앞에 샤라락-_-;; 지나가더라. 특히 슬리피 할로우에서 마녀 역할로 나왔던게 머리에 파바박. 암튼 진짜 벨라트릭스 캐스팅 대박() 돌로레스 뺨치게 캐스팅 잘했음. 그리고 뭐.. 크리쳐... 크리쳐 왜나왔니, 응? 크리쳐 완전 그냥 배경; 하는 게 없다. 책에선 나름 중요한 역할인데 이 뭐 어이없는; 이야기 구조상 나름 중요했던 도비는 나오지도 않았어 흑흑.

  막판에 마법부 미스터리 부서 내에서 싸우는 장면 좋더라. 예언들 마구 무너지는 것도 이쁜 것이 보기 좋았고. 지니(보니 라이트) 세던데. 그리고 네빌(매튜 루이스)이 한 사람 몫을 제대로 하게 된 게 기쁘더라. 애들의 성장이 느껴졌음. 막판 덤블도어랑 볼드모트(랄프 파인즈) 싸우는 장면 간지 작살;; 덤블도어 뭔가 제대로 싸우고 계셔! 막 막 물날아가고, 불날아가고 재밌던데? 그리고 볼드모트는 코 없어도 목소리가 참 듣기 좋구나(...) 자, 이제 젊었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 

  해리가 볼드모트랑 내면에서 싸우는 장면 괜찮았음. 회상 막 들어간건 별로였는데, 연기 참 잘하더라.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원래 아역때부터 연기 해오고 하긴 했지만- 참 잘하던데. 혼자 발악하는 장면 참 잘 찍었음. 다니엘 넌 키만 크면 될텐데. 본인은 이런 질문에 엄마가 키가 작아서 많이 안클 거 같아요- 라고 농담으로 넘기긴 했지만-_- 좀 아쉽지. 얼굴도 그 정도면 반반하게 잘 자랐는데. 뭐 일라이저 우드처럼 키 작아도 상관없긴 한데...

  책에 있었던 소소한 세부 사항이 많이 잘려나간 것은 아쉽지만, 이 정도면 각색 잘 한 듯. 두시간 동안 아주 재미있게 봤다. 나는 책을 보고 가서 이해하기 쉬웠는데.. 책 안 본 사람도 보는 데 별 지장 없을 듯?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감독 팀 버튼 (2005 / 영국, 미국)
출연 조니 뎁, 프레디 하이모어, 데이비드 켈리, 헬레나 본햄 카터
상세보기

그야말로... 조니 뎁 만세!(덩실덩실)


일곱시 반인가 갔는데 조조가 다 매진되버려서 눈물을 머금고 비싼값에 봤시요.(..)

작년인가 소식 들었을때부터 미친듯이 기다려왔는데 기대를 져버리지 않더군요.
원작보다 10000배는 싸이코인 윌리웡카에 대감탄했습니다...
그나마 원작에서 있는 따스한 모습은 눈꼽만치도 없다! 이건 그냥 싸이코!
정색하는 표정이라던가 비열한 웃음이라던가, 너무너무 좋아!
움파룸파족은 생각외로 호전..... 으하하하 보시면 알아요.

영화 보는데 애들 피부가 너무 좋아서 놀랐시요.
특히 아우구스투스굴룹의 피부는 정말... 버터를 처발랐냐ㄱ-
다른 애들도 다 피부 좋더군요. 오디션 기준이.... 설마?!(그럴리가 있냐!!!)

원작도 그렇지만 영화에서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아동학대적인 측면이 보입니다요.
게다가 그걸 시각적으로 직접 보여주니 아주 볼만했습니다.(으응?)
어린 애기들 보기에는 정신건강에 별로 안좋을것 같아요... 아마도.

이래저래 평이 다양하더랍니다만 저는 대만족하고 나왔습니다;ㅂ;
영화 보는 내내 히죽대며 웃고있었.....(야)

네네, 보시려던 분들, 안보신 분들 어여 극장으로 가시길!

HiHiHaHaHoHoHo!!!
(Wonka's Welcome Song 中) (어이)


0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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