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11 / 미국,영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루퍼트 그린트,엠마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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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에 보고 왔다. 나의 유년기가 끝나버린 이 느낌ㅋㅋㅋ... 인데 뭐 슬프고 그런 건 아니고 기분이 약간 미묘하긴 했다. 영화는 재밌게 보았다.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있었지만 뭐 큰 기대도 안했고, 원체 긴 이야기니까 요약본을 보는 기분으로 보았다. 중간 중간 개그컷들도 괜찮았고(아 사랑스러운 네빌(매튜 루이스)!) 요약도 괜찮게 되었다. 연애감정이 너무 축약되어서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와 론(루퍼트 그린트)의 키스 장면,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지니(보니 라이트)의 키스 장면 모두 뜬금없다 싶게 진행되긴 했지만... 나는 뭐 이미 책을 봤기에ㅋㅋㅋㅋ 귀엽네 하고 말았다.

  작년에 개봉했던 1부에 이어지는 편이라서, 작년에 이어진 클라이맥스이며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클라이맥스인지라 2부는 정신없이 빨리 진행되더라. 사건 해결의 연속. 상영 시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는 스토리 진행이었다. 여태까지 나왔던 캐릭터들은 전부 출동하고, 비밀들이 밝혀지고, 싸움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고... 하는 쉼 없는 진행이 나는 좋았다. 중반 까지는 계속해서 나오던 개그 컷들이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 부분에 와서는 전혀 나오지 않게 되는 것도 좋았고.

  캐릭터들을 다루는 방식들을이 길게는 다루지 않더라도 각자의 장점을 확실히 살려준다는 점에서 좋았다. 짧은 단역들도 낭비되지 않고 쓰였다. 교수님들과 학생들 모두의 캐릭터가 그 짧은 과정에서도 톡톡히 드러나더라. 주인공들은 길게 보아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생략하고, 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캐릭터였던 세베루스 스네이프(알란 릭맨)는... ㅎㅎㅎ 좋았다. 아 진짜 엄청 울음. 다 아는 장면인데도 왜이렇게 슬프니. 회상 하는 장면에서부터 펑펑. 역시 세베루스께서는 이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이 아닐까... 순정남ㅜㅜ

  진행이 너무 휘몰아쳐서 볼드모트(랄프 파인즈)가 죽고 사건이 모두 해결된 직후의 진행이 허무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런데 그 허무함은 이 시리즈가 끝나버리고, 모든 사건이 종료된 것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한 듯. 뭔가 참... 아 이제 끝이구나... 뭐 그런 느낌을 주인공들 뿐 아니라 나도 느꼈다. 근데 19년 후 모습은ㅋㅋㅋㅋㅋ빵터짐... 제발 분장 좀....ㅋㅋㅋㅋㅋㅋ

  해리 포터 시리즈에 단점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할 수도 없고. 이번 영화에서는 슬리데린 학생들을 전부 가둬버리는 맥고나걸(매기 스미스)의 태도에 약간 발끈하기도 했으니까... 근데 그건 원작에서 발현된 성격이라 말하기도 그렇네. 하여튼 선악을 다루는 기준점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참 즐겁게 보았다.

  재미있었다. 1편이랑 이어서 또 보고 싶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10 / 영국,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루퍼트 그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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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했을 당시에는 내가 당연히 까먹겠거니 해서 안봤고, 슬슬 2편 이야기가 나오길래 봤다. 근데 너무 일찍 본 거 같아. 7월 개봉인데 언제 기다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되게 어두웠다. 내용을 감안하면 그럴만하긴했지만, 한편에 완곡없이 계속 어둡다는 느낌이 좀 있었음. 내용도 당연히 축약되었는데 루퍼스 스크림저(빌 나이)가 초반에만 반짝 나왔다가 사라졌고, 스네이프 교수(알란 릭맨)도 그랬고 심지어 볼드모트(랄프 파인즈)까지도 반짝. 전편의 중요 캐릭터들이 깜짝출연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루나(이반나 린치)도 그랬고... 사람들이 다치는 과정들이나 전반 이야기들이 확 줄어들고 이야기가 해리(다니엘 래드클리프)와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엠마 왓슨)가 같이 호크룩스를 찾아나가는 부분에 집중되었다. 이렇게 했는데도 영화 내용이 축약되었다고 느낄 정도니 이렇게 편집하는 편이 훨씬 낫긴 했음.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이야기들은 다 넘어갈 판이었으니... 상대적으로 말포이 집안 사람들은 조금 더 등장하긴 했다. 드레이코 말포이(톰 펠튼)의 찌질한 모습을 잠깐 보고 넘어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루시우스 말포이(제이슨 아이삭스)는 이전에 비해 훨씬 모자라진 느낌... 제노필리우스 러브굿(리스 이판)이 조금 눈에 띄는 모습을 해 주었다. 근데 너무 티가 나잖아...ㅜㅜ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어둠에 굴복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세 아이들이 다투고 의지하면서 호크룩스를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되었는데 뭐 괜찮았다. 론의 찌질함을 참을 수가 없었지만 이건 십대다. 십대다... 열번 외우고 나니 이해할 만 했다. 질투할 만한 상황에서 질투를 해라 이 사람아... 헤르미온느는 여전히 영특하게 굴어서 좋았는데, 극 초반에 자기 흔적을 집안에서 지워나가는 장면은 나름 애틋했다. 뒤의 이야기가 덜렁 잘려나간지라 뭐라 확언하기 힘들지만 전편은 나름대로 몫을 해냈다고 봄. 어느새부터인가 해리포터 시리즈는 책을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가고 있는 거 같아서 그게 아쉽지만. 원래 드라마로 했어야 더 재미있었을 거 같기도 하다. 막판에 도비(토비 존스)의 활약이 나오는데 흑흑.. 알고 있으면서도 슬픈 느낌. 자유로운 집요정으로 살다 죽었으니 후회는 없을 듯.

  2편을 기다리는 중. 결과는 그 이후에 판단하고.

카사노바
감독 라세 할스트룀 (2005 / 미국)
출연 히스 레저, 시에나 밀러, 제레미 아이언스, 올리버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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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제레미 나와서 본거... 라기엔 히스 레저에게도 관심 있었으니까. 감독도 라세 할스트룀이라서 보고싶었고. '개같은 내 인생'은 여전히 떠올리면 마음이 포근해지는 영화다.

  소재에서 약간 걱정되긴 했는데 그럭저럭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가 만들어 진 것 같다. 가볍긴 한데 현대식 로맨틱 코미디처럼 팔랑팔랑 날아갈 것 처럼 가볍다는 느낌은 안들었던 게, 배경 때문인 것 같다. 화려하게 꾸며진 옛 베니스의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시선이 분배가 되어버리니까. 여기까지가 그럭저럭한 장점. 무겁지 않으니 볼거리에 집중하게 되고, 그 볼거리란 것도 아기자기하니 예쁘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답게 줄거리 자체만 떼어놓고 생각하면 엄청 가벼웠다. 가볍다는 건 이런 장르에서 별로 문제가 안된는데, 진짜 문제는 로맨틱 코미디인데 우습지 않았다는 것일까... 이야기가 진행되는 품새가 급박하지도 않고(상황은 분명 급박한 것인데 어째서), 그 과정 자체가 재치는 있지만(그렇다고 엄청 머리쓴 것도 또 아 아니란 말이다.) 엄청 재미있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뭐 따로 교훈이랄 게 없는 이런 로맨틱 코미디가 재미가 없으면 대체 어쩌라는 것인가(...) 소소하고 자잘하게 미소는 지어도 으응,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들어버리니까. 별 거 없이 그냥저냥 볼만했다는 이야기.

  카사노바(히스 레저)라는 캐릭터를 좀 더 매력적으로 그릴 수 있었던 거 같은데, 여자들이 왜 이 남자에게 빠지는지 그런 설명이 부족했던 거 같다. 애당초 명성이 드높아진 상태에서 시작해 버리니까... 그리고 꼭 이런 남자에게는 똑똑하고 정절을 지킬 것 같은 여자만 붙더라? 프란체스카(시에나 밀러)가 딱 그랬고 더 어긋나지도 않는데 사랑 때문에 멍청해지는 것까지 똑같았다. 처음에 다른 인물 역할 한 것도 그렇고, 자기 약혼자 파브리찌오(올리버 플랫)인척 한 것도 그렇고 이것저것 많이 속여먹었는데 자기 대신 감옥에 잡혀가 죽을뻔 했다고 다시 사랑 모드로 바뀌어버린다니. 양심 때문에 자기가 베르나르도 구아디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사랑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한 순간이고 짧지 않나... 음. 그래... 자기를 줄 수 있는 남자란 말인가.

  주연보단 조연들이 눈에 많이 밟혔던 영화. 특히 자코모 카사노바의 하인인 루포(오미드 다릴리)는 빼놓을 수 없이 유쾌한 조연이었고, 프란체스카의 엄마인 안드레아(레나 올린)는 허영심 가득하면서도 귀여웠다. 프란체스카의 약혼자 파브리찌오는 멍청한 캐릭터지만 순하고 본성은 착해서 거슬리는 점 하나 없었고... 프란체스카의 동생인 지오반니(찰리 콕스)만 좀 거슬렸나. 너무 찌질해... 빅토리아(나탈리 도머)한테 제대로 고백도 못하는 점이라던가, 창녀들이랑 한바탕 놀고 나서 자신감을 약간 되찾는 것도 어이가 없을 지경. 빅토리아는 그냥 세상물정 모르는 여자애.. 치고는 귀여운 점이 있어서 좋았다. 이 영화의 유일한 악역이었던 푸치 주교(제레미 아이언스)는 뭐 이렇다 할 힘도 못쓰고 휘둘리는 점이 그냥 귀여웠습니다. 행동들이 별로 미워할 느낌은 아니었다. 나 종교재판관이나 이런 캐릭터 엄청 싫어하는데... 원체 뭐 딱 부러지게 하는게 없으니.

  문제의 해결이 다른 사람에 의해 이뤄질 줄도 알았고 간단할 줄도 알았는데, 그 때문에 막판 쯤에 카사노바의 어머니(헬렌 맥크로리)가 나오지 않을까나 싶었다. 역시나 딱 고 타이밍에 남편 티토(레이 로우슨)와 함께 등장하시더라. 그 뒤론 그냥 약간 유쾌한 탈출극 같았는데, 요기서 약간 재미있었던 게 탈출이 너무 쉬워... 느린 배인데도 그 시대배경 때문에 못따라잡는게ㅋㅋㅋㅋㅋ 좀 웃겼다. 아무튼 그래서 해필리 에버 애프터...

  초반에 보면서 느끼는 지루함을 참을 수 있다면 끝까지 참을 수 있을 거 같은 영화. 클라이막스랄 게 별로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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