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사이트에서 티켓을 얻어서 보러 갔던 연극. 근래에 본 연극이 세네편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좋았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깔끔한 극 구성, 중간 중간 빠지지 않는 유머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이 무너지지 않고 자기 스토리를 찾아갔다. 이제는 삼십대가 된, 과거 대학교를 같이 다녔던 현우(송재룡)와 유키(강유미)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재회하며 과거를 더듬어가는 이야기인데... 극 포스터를 보면서 아 너무 진지한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전혀.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젊은날 혹은 우리가 살아가는 날에 저지르는 실수를 돌아보게 해 주는데다 현재의 이야기도 충실해서 매우 재미있었다. 내가 본 날이 거의 마지막 날에 가까웠었는데... 이거 또 하면 또 보러가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이런 대본 좋다. 드라마 미니시리즈로 만들어도 좋을 거 같더라. 군더더기가 없어서리...

  배우 둘의 연기가 다 좋았지만, 송재룡 씨의 연기는 정말 감탄할 수밖에 없더라. 소심하고, 어딘가 결핍되어있으면서도 또 용기를 내보려고 하는 그런 남자의 모습이 잘 담겨있었다. 한국어를 하는 일본인을 연기해야 하는 강유미씨는 다행히도(?) 재일교포 출신이신지라 매우 잘 연기. 괄괄한 성격의 여자를 연기했는데 동시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속은 또 여린 그런 캐릭터여서, 연기하기 생각보다 복잡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여튼 두 배우 다 매우 좋았음.

  이런 연극 또 보고 싶다. 산뜻산뜻함. 본 지가 꽤 됐는데 이제서야 올리는 감상. 이렇게 밀린 게 너무 많다... 넘 바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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