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이거 뭐 이리 불편하냐... 맥베스가 원래 비극이어서 불편할 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자기파멸에 이르는 내용을 현대담으로 보고있자니 더 묘하게 현실적이었다. 고전으로 볼 때보다 소름 끼치는 느낌이었다. 내용이 엄청 복잡스럽진 않은데도 팍팍 이해되는 구조라서 그런가 난 좋게 본 편. 그래도 뭐 다시 보고 싶진 않은 느낌이네. 난 비극 안 좋아해서...

  이제 막 미슐랭 별점 3점을 획득하게 된 레스토랑의 주방장 조 맥베스(제임스 맥어보이). 레스토랑이 이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조의 힘이 컸지만 레스토랑의 소유권은 조가 아닌, 조에게 아버지나 다름 없는 던칸 도허티(빈센트 레건)에게 있다. 게다가 던칸은 레스토랑 일에 크게 관여하지 않기에 던칸만 없으면 조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상황. 야망있는 아내이며 레스토랑의 지배인인 엘라(킬리 호위스)가 계획을 짜고 부추켜 조는 결국 던칸을 살해하게 된다. 모든 계획은 엘라가 짰지만 실제 살인을 저지른 것은 조이기에 조는 죄책감에 휘둘리면서 모든 것을 예민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전에는 노래와 시가 함께 하던 주방의 분위기는 점점 안 좋아지고, 죄책감과 성공에 대한 열망이 뒤섞인 광기 안에서 조는 중심을 잃고 절친한 친구 빌리(조셉 밀슨)를 부하 조니(그레고리 치즘)를 시켜 살해하기에 이른다. 오랜 시간 레스토랑과 함게 한 웨이터 맥더프(리처드 아미티지)와 던칸의 아들이며 견습생인 말콤(토비 켑벨)은 뭔가 잘못 되었음을 눈치채고... 뭐 이러니 저러니 해서 점점 조는 미쳐간다. 어느 정도냐면 그렇게 강한 엘라 또한 자살햇는데도 그걸 전해주는 로디(베리 워드)에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조는 조 때문에 가족을 잃은 맥더프에게 살해당하고, 레스토랑은 말콤에게 다시 넘어가고, 빌리의 아들들이 그 레스토랑을 이어갈 것 같은 분위기로 끝.

  ...인데 묘사를 왜 했나 싶구나. 아니 뭐 고전과 비교하시라고. 스토리 자체가 대단한 것은 아닌데 앞서 말했듯 배경이 현대인데다가 진행 이해가 잘 되는 단순한 구조면서 재미도 있어서 좋았다. 빌리 너무 훅 간거랑 중반부까지의 진행에 비해 후반부가 약간 허술한 느낌이란 게 아쉽긴 하다. 연기들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제임스 맥어보이 점점 미쳐가는 게 보기 재밌었다. 이 사람은 순한 얼굴로 웃는 것도 어울리는데 이런 역할도 참 잘어울리는 듯. 야망 어린 엘라를 연기한 킬리 호위스도 좋았고. 근데 킬리 호위스 보면서 어디서 봤는데 어딘진 모르겠고 이 기분 나쁜 이미지는 뭘까... 고민했더니만 티핑 더 벨벳의 키티였어ㅋㅋㅋㅋㅋ 으 싫을만 했네ㅋㅋㅋㅋㅋㅋ

  볼만함. 결말 대충 알고 보면서도 괜찮게 봤다.


300
감독 잭 스나이더 (2007 / 미국)
출연 제라드 버틀러, 레나 헤디, 데이빗 웬헴, 도미닉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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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작을 우리나라에선 2007년에 개봉한 거고만요. 뭐 이런 건 상관없고. 오늘 봤시다. 대학로 판타지움에서-_-;; 하필 갔을때 앞에서 2번째자리 정도밖에 안남아서.. 기다리긴 싫고 그래서 앞에서 2번째 자리에서 고개 꺾으며 봤음. 고개 꺾는거까진 좋았는데, 의자 배치가 청소하다 망가지기라도 한건지 앉으니까 무릎이 앞 의자에 닿아서 몹시 당황. 길지도 않은 다리인데 닿으면 어쩌자그... 앞사람에게 매우 미안했다.

  기대 안했는데, 재밌고 유쾌했다'ㅂ'! 나는 선혈이 낭자하는 장면을 좋아하는 편이라 좋았음. 내가 못보는 건 불쑥불쑥 놀라는거랑 고어물인데, 뭐 슬로모션으로 목자르는거 빼고는 거의 괜찮았다. 전쟁물이라 많이 걱정했는데, 불쑥불쑥 장면은 별로 없어서 좋았음. 스토리 자체는 그렇게 매력있는 편은 아니지만, 넘치는 CG와 정신이 혼미해지는 근육들이 앞에서 아른거려서-ㅠ-... 스토리가 별로 안중요하게 느껴졌다. 

  배우들이 엄청 고생했겠더라. 그 근육들이라니; 300명의 남자가 검은가죽팬티-_-와 망토만 걸치고 전투를 하는데, 어이쿠 근육들이 불룩불룩. 8주간 단체로 혹독한 식이요법을 병행한 근육만들기를 하고 찍은 영화라던데, 진짜 그런갑다. 근육을 좋아한다면 꼭 관람해야할 영화; 근육 이야긴 아닌데,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 역할의 배우. 알고보니 백인. 태닝하느라 고생했겠다고 생각했다. 만화틱한? 그런 장면이 많아서 좋았다. 과연 프랭크 밀러 원작(...) 씬시티도 엄청 즐겁게 봤는데. 만화와 실제가 뒤섞인 듯한 장면들을 보여주는게, 참 잘찍었더라.

  이곳 저곳에서 역사 고증이니, 페르시아 비하느니 말이 많던데... 별로 그런건 중요하지 않게 보인다. 역사 고증이야 애시당초 기대하고 본 것이 아니라서 상관 없었다. 내가 그쪽 분야를 전공한 사람이라서 옷차림이 엄청 거슬리거나 했던 것도 아니니까. 전공자가 보면 괴로운 고증이겠지만. 그리고 뭐 인종차별쪽 논란에 대해선... 물론 내가 그쪽 나라 사람이면 기분이야 좀 나쁘겠지만, 어차피 이 영화 자체가 그런 차별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내려고 한 것도 아니고 게다가 원작이 그러한걸; 인터넷에서 서치해보니까 원작대로 아주 잘 표현해냈던데. 항의는 프랭크 밀러에게로.

  영화는 즐겁다. 재밌다. 우리 기술 이만큼 발전했어!라고 말하는듯한 CG도 좋고, 남자들 몸도 멋지고, 오락영화스럽게 별로 안무거운 주제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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