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수요일. 스웨덴 가는 날. 도착 예정은 6시 25분 하지만...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스웨덴 가는 날. 회사 다니면서 내가 해외 갈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급하게 사고를 쳐버리고 말았다. 친구들이 만도 디아오 보러 스웨덴 간다고 했을 때도 ㅇㅇ호... 이랬는데 갑자기 급 가고 싶어져서-_-; 표를 막 알아보고 하루만에 표 사고 해서... 거의 열흘간 준비한 여행. 말이 열흘이지 막상 준비한 시간은 4, 5일 정도?

  러시아 항공... 아에로플로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굳이 고른 건 아니고 그 때 남아있는 표가 이거 밖에 없었다. 표를 구하고 항공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물먹을 줄은 이 때는 몰랐다. 한 마디로 예정은 오후 6시 25분 스톡홀름 도착이었지만, 실제로 이 날 나는.... 아 눈물이 앞을 가려.

  어쨌든 당일. 한국에서는 비가 왔다. 비행기 못뜨는거 아냐 하고 걱정했는데 막상 공항 가니 비도 좀 멎었고, 항공기들도 잘 뜨는 듯 해서 안심했다. 아에로 플로트 쪽으로 가서 표를 발급받았는데,


  나는 모스크바 경유라서 표를 두 개 받아야 하는데 하나만 주는 거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이랑 코드쉐어 하는 비행기라 나머지는 그 쪽 가서 발급받아야 한다고. 여기서부터 좀 불안하긴 했어...-_- 내 보딩 시간이 한시간 밖에 되지 않아서 좀 불안했는데... 어쨌든 아 네 그러고 표 받고 짐 부치고 다 함.


  그리고 나서 공항에서 대기 하는데... 난 보딩 시간이 한시간 밖에 안되는데 왜 비행기가 딜레이 되고 난리... 30분이나 딜레이. 불안감이 증폭하는 가운데 비행기를 탐...

삼계탕 고기 같은 저 고기는 생각보다 맛있음. 회는 패스. 브라우니 매우 달음.

만두 느끼...하지만 서너개는 먹음. 햄은 맛이 없어서 야채만 쏙쏙.

  비행 시간은 모스크바까지 8시간이 약간 넘는 정도. 모스크바에서 스톡홀름 까지는 딱 두시간이다. 모스크바까지 가는 동안 기내식을 두 번 먹음. 점심이랑 점심...인가..? 첫번째 기내식은 선택권이 없었고 두 번째껀 만두랑 햄버그 중에 선택할 수 있었음. 약간 느끼했다... 맛은 뭐 그냥저냥한 기내식 맛. 첫번째 기내식에서의 회는 먹지 못했다. 붉은 살 생선회 싫어해...

  아에로 플로트 비행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작년에 탔던 케세이 퍼시픽은 자는데 너무 불편한 의자였는데 여기 의자는 상대적으로 편했다. 비행기가 신식인 건 좋았는데 8시간을 버틸 수 있는 컨텐츠는 케세이 퍼시픽 쪽이 월등하게 좋았다. 우리나라 TV컨텐츠도 있었고, 우리나라 영화도 꽤 있었는데 여기는 우리나라 영화 하나 뿐이고... 영화 갯수도 훨씬 적었음. 컨텐츠를 채우는 게 앞으로 도움이 될 듯...

퐁퐁 걸을 수 있을 거 같은 구름

  그렇게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했을 땐 원래 도착 시간보다 10분 정도 지연된 시간이었다.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환승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와 미친 사람들 내리는 시간도 길었고, 내리고 보니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어서 도저히 앞으로 빠지질 않는 거라. 트랜스퍼 트랜짓 분리해서 내보내는 것도 안하고 한참을 안하고 줄은 줄대로 길고; 게다가 직원은 두 명 뿐.

   사람들 줄이 진짜 길었는데 염치불구하고 막 앞에가서... 그때가 5시 55분 이었다. 내가 비행기 타야 할 시간은 20분이었음... 직원한테 나 늦었다 나 비행기 타야한다고 하니까 하는 말은 무조건 wait here뿐이었다. 내가 다섯번인가를 물어봤는데 그 사람이 하는 말은 그것 뿐... 막 전화 어딘가로 하고 길게길게 답변 듣더니만 왜 나한테 하는 말은 단 두마디냐고-_- 그것도 계속 두들겨대야지 그 말을 해줬다.

  그렇게 시간이 가서 일단 비행기는 놓쳤고 나는 너무 패닉이고-_- 내 짐이며 숙소며 어쩌나 이러고 거의 울거 같이 됐는데... 주변에 한국인 관광객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이 날 막 챙겨주심.. 내가 한국의 정을 이런데서 느끼다니ㅡㅡ 빵이랑 물도 주시고.. 나 거진줄 알았다. 근데 감사했음 진짜로... 은자한테 문자 보내서 막 물어보기도 하고 진짜.. 패닉이었는데... 나중엔 그나마 여유를 찾아서 한국 분들이랑 이야기 하고.. 터키 가시는 어떤 학생이신 군인ㅋㅋㅋ분 만나서 이야기 하고 전화번호 교환하고 그랬음.

  한참 기다리고 나니까 한시간 쯤 지나고 나서야 설명을 해주더라. 너는 이미 비행기를 놓쳤고, 그렇기 때문에 아에로 플로트 쪽에서 호텔방을 마련해 주겠다. 내일 아침 일찍 스톡홀름 행 비행기가 있으니 그걸 타고 가면 된다... 야이... 호텔이고 나발이고 날 스톡홀름으로 보내줘 이것들아...ㅜㅜ

  게다가 난 무비자 입국이라고; 내 주변 한국인 관광객 분들도 그랬지만... 무비자 입국은 도망갈까봐-_- 감시원이 붙는다. 호텔까지 가는 것도 그쪽에서 버스 해줘서 감시원 붙어서 타고, 호텔에서도 방문 앞에 감시카메라 있고 복도에 감시원 있고 호텔 방 안에서 나오질 못함. 일처리도 진짜 어지간히 느려서 호텔에 갔을 때가 8시 다되서였고, 호텔에서도 한참 수속이 걸려서 내가 호텔 방에 들어갔을 때의 시간은 9시 반이 넘어서였다. 이게 무슨 개고생이여...

한국 분들이 챙겨주셨던 빵이랑 음료수.

호텔 방 풍경. 트윈 베드가 두개나 있다... 편하긴 한데.. 맘이 안편하고 난 여분 옷도 칫솔도 없어...

호텔방에서 내려다 본 1층 풍경. 난 나갈 수도 없다...

10시 반에 저녁 식사라고 나온 거. 저 튀김 안엔 이상한 닭고기가. 샐러드는 해산물 샐러드인데 한 입 먹고 안 먹음.
식욕도 없는데 맛도 더럽게 없어서 거의 안먹었다.

  아에로 플로트에서 돈 내준 거였지만 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어서 진짜 녹초가 되어 있었다. 방이 공짜고 뭐고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나쁜놈들아 나를 스톡홀름으로 보내달라고ㅡㅜ 그런데 나같은 사람이 나만 잇는게 아니라 다른 외국인도 둘이나 있고, 심지어 독일 커플은 방도 못받고... 어떤 한국 남자분도 숙소 방 없다고 방을 안줘서 공항에서 밤을 새야했다... 나는 그나마 운이 좋은거였음...

  방에 혼자 있고 아무리 편하다 한들 쉽게 잠이 오지 않았고, 계속 한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 하면서 잤다. 마음껏 씻을 수 있다는 것만이 위안... 그나마도 갈아입을 옷은 없었지만-_- 여행 다니면서 씻는게 나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날씨랑 씻는거. 샴푸랑 그런건 다 있었는데 칫솔이랑 치약은 호텔방에 없었다. 칫솔은 가지고 있었는데 치약은 다른데 놔둬서... 식사때 나온 소금으로 이빨을 닦음. 비참 뿐이야...

7월 1일 목요일. 모스크바에서 스톡홀름으로.

아침에 찍은 1층 풍경. 손님들이 저 부페에서 밥먹더라... 일단 맘대로 나갈 수 있다는 게 부러웠음.
무비자 입국한 한국 사람들은 그냥 이상한 홀로 데려가서 간단한 빵 식사 제공.

아침에 찍은 1층 풍경. 손님들이 저 부페에서 밥먹더라... 일단 맘대로 나갈 수 있다는 게 부러웠음.
무비자 입국한 한국 사람들은 그냥 이상한 홀로 데려가서 간단한 빵 식사 제공.

  아침에도 일찍 깼다. 네시 반 쯤....? 또 일어나자 마자 씻고... 준비하고 있으니 감시원들이 식사하라고 부름. 6시 반에 식사를 하고, 7시에 다시 작은 봉고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송되었다. 이 때 아침에 어떤 한국 남자분 만났는데 그분이랑 진짜 서러움의 공감을 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분도 보딩 한시간이었는데 나와 똑같이 웨이트 히어만 들었다고 미친 직원들이라고ㅋㅋㅋㅋㅋㅋ 아놔 진짜 둘이서 러시아 저주를 한바가지 함ㅋㅋㅋㅋㅋㅋ 웃긴게 같은 상황인 사람을 만나니까 그나마 서로의 불행을 털어놓고 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

비행기 확인. 내가 타는 건 SU219.

아침이라 한적했던 게이트 입구.

표... 흑흑 내가 널 받으려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니.
원래 나는 스칸디나비아 항공을 이용하기로 되어있었는데 표가 바뀌어서 다시 아에로 플로트 이용.
작은 비행기라 뭐... 시설이 엄청 좋진 않고 그럭저럭 했다.

아침 기내식. 이미 호텔에서 아침을 먹은 상태라 끼적끼적 먹다 말음.

  모스크바에서 아침 8시 50분 비행기 타고 아침 8시 50분에 스웨덴 도착했다. 시차가 두 시간이라서 두 시간 비행하니 쎔쎔ㅋㅋㅋ 왠지 시간 절약한 기분이네요.

  입국 심사하는데 좀 웃겼다. 숙소 예약한 바우처랑 입국날짜가 다르니까 입국심사 직원이 "날짜가 다른데...?" 내가 비행기 딜레이되서 고생함ㅜㅜ 이랬더니 동정의 시선을 보내줌. 그 다음 질문이 "근데 너 4일 머무르는데 나머지 날은 어디서 자?" 그래서 내가 보랭예에서 하는 페스티벌 간다고... 하니까 "거기 숙소는 어딘데?" 나의 답은 "없어... 나 거기서 안 잘거야" 그랬더니 ㅇ_ㅇ... 이런 눈으로 날 바라봄. 나도 알어 더이상 말하지마... 니가 뭘알아...

  짐 찾는 게 좀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비행기를 놓친 경우 짐이 먼저 출발하면 공항에서 맡아두거나 한다고. 나 같은 경우는 짐이 나와 같이 스탑되어서 같은 날 보내짐. 무사히 짐 옮겨지는 벨트에서 내 짐을 찾고 나니 그제야 안심이 됐다. 화장실 안에서 옷도 다 갈아입고 세수도 깔끔히 하고 그랬다. 사람이 없는 화상실이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함ㅋㅋㅋ 민폐를 끼친 건 아니라구요!

  스톡홀름 시내까지 갈 땐 버스를 타도 되고 알란다 익스프레스라고 기차를 타도 되는데, 알란다 익스프레스를 타면 20분이면 간다. 이미 이 때 내 상태는 돈보다 시간..! 이 상태였기에 미련없이 알란다 익스프레스를 탔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표. 240 크로나. 둘이 사면 더 싼 게 있는데 난 혼자니까...ㅋㅋㅋ
학생용도 있는데 그건 매표소 가서 끊어야 함. 나는 그냥 기계에서 생각없이 끊음...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는 곳. 동굴같고 한적하고 그랬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내부. 그냥 지하철 같음ㅋㅋ

이런 시골길을 지나지나 스톡홀름 중앙역으로 갔습니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며 느꼈던 건 내게 기차 역방향의 저주가 걸려있다는 거. 아, 이쪽으로 왔으니 역방향은 이쪽이 아니겠지 하면서 탔는데 기차가 거꾸로 출발.... ㅎㅎ...

SL카드. 그냥 톡 찍으면됨ㅋㅋ 학생용은 보라색이었던 거 같다.

  스톡홀름 시티 도착해서는 Pressbyran 편의점 가서 SL카드를 샀다. 스톡홀름 내의 편의점은 Pressbyran과 세븐 일레븐이 대세. 스톡홀름 여행할 때에는 사람들이 교통편 무료+여러가지 관광할 곳 무료인 스톡홀름 카드를 많이 끊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고, 들어갈 곳이 별로 많지 않을 거라는 판단 하에 교통권만 된 SL카드를 삼. 1일 SL카드는 성인 100크로나. 19살이라고 할 걸.... 어차피 신분증 확인은 거의 안한다.

  내가 묵을 숙소는 Crafoord Place. 그냥 호스텔 월드 이런데서 평점 높은 데 아무데나 고름(...) 중앙역에서 버스로 세, 네 정거장 정도. 걸어도 무리 없는 거리인데 처음이라 잘 모르니까 그냥 버스를 탔다.


  이런 식의 버스 내부. 우리나라 버스보다 약간 더 크고, 중간엔 유모차를 놓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내리는 문은 가운데와 뒤쪽 문 하나. 버스에 따라서 내릴 때 버튼을 눌러줘야 문이 열리는 버스가 있다.

  버스를 탄 건 좋은데 역방향을 탔어(...) 후후.. 초행길 길치니까요... 아 지도는 스톡홀름 내에서도 구할 수 있긴 한데 나는 그냥 구글지도를 작게 뽑아서 이어붙여 가져감. 내가 길치라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상세 지도가 필요했다. 여튼 역방향 타고 가다 세르겔 광장에서 내려서 그냥 걸어서 가기로 함. 그렇게 멀진 않았고 다 좋았는데 가는 길에 동양인은 나 뿐이었다. 사람들이 진짜 다 한번씩 쳐다봐서 기분이 묘했다. 특히 애들은 대놓고 쳐다보고... 그래 신기하니...
 
  숙소 와보니 이미 이틀째 숙박비는 결제완료된거라 환불이 안되고 눈물이 남ㅋㅋㅋㅋ 직원이 왜 연락안해줬니 그러는데, 내가 딜레이되서 공항에 갇혀있었어... 했더니만 그냥 날 동정하는데 그렇다고 돈주는건 없었다. 동정할 거면 돈을 주라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린넨 빌리는 데는 또 돈이 따로 들고, 아무튼 숙소는 이런 식이었다. 깔끔하고 조용한 숙소였다. 내가 숙소 다니면서 이렇게 깨끗한 호스텔은 독일 이후로 처음. 가구나 베개 이런 건 당연하다는 듯이 이케아ㅋㅋㅋㅋㅋ 4인 룸이었는데 내가 갔을 때 내 방엔 나밖에 없었다; 밤에 여성 여행자 한 분이 오시긴 했는데 나 잘때 오고 해서 아침에만 잠깐 인사함.

숙소쪽에서 본 시내. 숙소가 약간 고지대였음.

생각보다는 밋밋했던 길. 심심했다 건물들이.

  숙소와서 짐 풀고 정리하고 그러니 열두시 쯤이었다. 몸이 약간 피곤하긴 했는데 악으로 일정을 다 소화하기로 마음먹음. 먼저 시청사 쪽으로 이동.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스톡홀름은 버스가 진짜 잘 되어 있어서 정류장에 붙은 버스 시간표대로 버스가 딱딱 온다. 그리고 상세하게 다니려면 버스 쪽이 월등하게 편함. 노선도 같은 것도 잘 붙어있긴 한데, 인터넷에서도 SL홈페이지에 가면 다 확인할 수 있음. 자기가 출발지랑 목적지 입력하면 시간이랑 날짜 맞춰서 노선도 알려준다. 한국에서 미리 다 알아감.

정류장에 이런 식으로 버스 시간표가 다 붙어있다. 그리고 정말 저대로 온다.

이건 정류장에 따라 다른데 이런 식으로 버스가 몇 분 후에 온다고 알려주는 표지판도 있긴 함.

어디서 3번을 타야 하나 날 헷갈리게 만들었던 Tegelbacken 정류장.

  숙소 근처 정류장인 Tegnergatan역에서 에서 53번 버스를 타고 Tegelbacken에서 내렸고, 다시 3번 버스로 환승해서 한 정거장 걸려서 Stadshuset에서 내리면 시청사. 내리면 바로 앞이 시청사 건물이다. 시청사는 내부를 보려면 투어신청을 해야만 할 수 있는데 거의 매 시간마다 투어가 있다. 나는 1시 투어를 신청했는데, 기한 지난 국제학생증을 내밀었는데도(...) 학생 요금으로 관광할 수 있었음. 60크로나. 신청해 놓고 남는 시간에 시청사 외부 관광을 조금 했다.

으으 탑이 너무 높아...


시청사 투어 가격.

  시청사는 외부는 심심하고 내부를 봐야지 재미있었다. 영어 가이드 들었는데 어렵지 않은 영어라서 알아먹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노벨상 만찬 회장으로 이용되는 블루홀이랑, 금박 모자이크로 장식된 무도회장, 황금의 방, 바이킹 양식의 목조천장이 있는 회의장, 프레스크화로 장식 된 왕자의 갤러리를 구경. 투어 시간은 45분 정도.

  블루 홀 들어갔을땐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화려해지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블루 홀이 왜 블루 홀인가 했더니 처음에 블루로 장식할 예정이었어서서ㅋㅋㅋㅋ 그런데 하늘을 보이게 하고, 그런 식으로 바뀌면서 블루 자체는 벽에 있는 약간의 장식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탑의 위치도 예정했던 것보다 높아졌는데... 그건 그때 덴마크에 무슨 탑이 생겼는데 예정된 탑보다 높아서ㅋㅋㅋㅋㅋ 덴마크 탑보다 1미터 올렸다고. 그리고 천장은 원래 다 유리로 하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기둥을 세워야 해서.. 그건 포기하고 약간 드러내는 쪽으로 바꿨다고 한다.

블루홀에서 블루가 남은 곳이라곤 왼쪽에 있는 하얀 기둥쪽에 있는 블루 선...


그냥 이동 중. 별로 신기한 것은 없었다.


  블루 홀을 보고 기억이 잘 안나는(..) 작았던 방을 지나 회의장으로 갔다. 실제로 지금도 쓰이는 회의장인데 천장 장식이 목조로 이뤄져 있고 약간 특이했다. 여기서 설명 많이 들었는데 잘 기억이 안나고... 인상적인 건 사람들 시간에 맞춰서 회의한다고. 풀타임 정치인이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어서 밤 시간 쯤에 회의를 한다고 했다.

사실 특이한 건 이보다는 천장.


  회의장을 보고는 탑 아래 쪽으로 가서 약간 설명 들었음. 별 건 아니고 이 탑이 왜 덴마크의 탑보다 높은지...ㅋㅋㅋ

탑 천장. 높음. 매우 높음.

옆쪽에 있던 장식물... 의미 있었는데 물론 까먹음.


   탑 설명 듣고나서는 사진을 찍을 때 플래쉬를 터트리지 말아달라는 왕자의 갤러리로 이동. 무슨 왕자였더라.. 아무튼 이 나라 왕자가 만든 갤러리인데, 왕자면서 아티스트였다고. 이방에 있는 커다란 프레스크 화를 왕자 혼자서 2년인가... 3년인가 걸쳐서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칭찬했지만 왕자 자신은 그 칭찬이 자기가 진짜 훌륭한 예술가라서 칭찬해주는 건지, 아니면 왕자라서 칭찬해주는 건지 의심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3년에 걸쳐서 또다시 작업해서 완성한 게 이 방이라고. 대단하다 이걸 혼자 하고 있게...

프레스크 화. 가까이서 보면 되게 섬세함ㅋㅋㅋ 단순한 그림이긴 하지만...


  그리고 나서 또 이것저것 보면서 이동. 시청사 꾸미는데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했는데 여자 예술가는 한 명 뿐이라고 한다. 커튼 짜는 사람이었는데... 회의장 커튼도 그 여자가 짰고, 뭐 무슨 커튼도... 그랬다나 뭐라나.

이거 무슨 도큐멘트 함이라고 했나...? 서류함인가 그랬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노벨상 시상식때 무도회장으로 쓰이는 황금의 방. 벽에 네모네모난 반짝이는 돌들이 붙어서 그림을 만들어 내는데 진짜 황금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특수처리 되어서ㅋㅋㅋㅋ 떼서 황금을 건지긴 어려울 거라고 가이드가 그랬다.

무도회장이라고 넓음.

화려하다.. 진짜 금이니까.

솔직히 이 벽화는 나도 좀 징그러웠다.

  저 벽화를 그린 예술가가 진짜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저 벽화에 그려진 게 무슨 여왕인데(...) 머리를 메두사처럼 그려놓지를 않나, 여왕인데 여성스럽지 않게 해놨다고 욕먹었다고. 예술가의 변은 이 여왕이라는 사람이 동과 서를 화하게 하는 강한 존재였기 때문에 강한 모습을 강조한 거라고 그랬다. 왼쪽 아래에 있는 부분은 서양의 모습, 오른쪽 아래의 모습은 동양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뭐 썩... 아 그리고 여왕의 무릎에 있는건 스톡홀름이랬나 아무튼 스웨덴의 모습. 보호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듯 싶었다.

  황금 방 설명 들으면서 웃겼던 게 이 예술가가 일을 느릿느릿하다가 급하게 하느라고ㅋㅋㅋㅋ 벽화 실수를 꽤 했다고 한다. 모자 씌워야하는 인물에 안씌운다던가 뭐 그런거... 그래 급하게 하면 안된다니까.

  이렇게 시청사 관광을 끝냄ㅋㅋㅋ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투어였다. 나올때 기념품 상점에서 기념품을 약간 샀다. 물가 때문에 비쌈... 근데 기념품은 여기 거가 제일 나았다. 나중에 감라스탄 가서 본 기념품들은 너무 허접해서 여기서 더 안산 걸 후회했다. 바사호 박물관 기념품들도 별로였고.

  끝나고 나서는 배가 고파서 세르겔 광장 구경도 하고 밥도 먹기로 했다. Bolinders plan 정류장으로 걸어가서 69번 탑승. Sergels torg 하차했다. 두정거장 걸림.

세르겔 광장 전경.

주변엔 다 쇼핑가다.

저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거리와 쇼핑가는 진짜 명동 같은 느낌이었다.

  밥먹으러 간 거긴 한데 내가 찾아왔던 식당은 다 감라스탄 쪽이기도 하고, 그나마 위 쪽에 찾아왔던 식당들을 찾아 헤맸으나 한곳은 없어지고ㅜㅜ 한 곳은 너무 백화점 푸드코트 같은 느낌이라 소란스러워서 그냥 나왔다. 길거리 헤매면서 적당한 식당을 찾기로 함. 타이 식당 이런거 되게 많았는데 그런 덴 가고 싶지 않았다. 스웨덴 와서 타이 음식 먹기 싫어...

오드리 햅번이 일했다던 PUB근처에 재래시장이 스더라. 꽃도 있고 가방, 식품.. 여러 종류가 있었음.

영화관이었는데ㅋㅋㅋㅋ 으익 거대 슈렉! 깜짝 놀라서 찍음.

  헤매다가 그냥 아이리쉬 식당을 들어감. 타이 식당 피해서 들어간 게 아이리쉬 식당이라니... 하지만 적당한 식당이 안보였어ㅜㅜ... 더블린 이라는 이름의 식당+펍이었는데 그냥 혼자 앉아서 먹음... 치킨 샐러드. 맛은 평범. 스프라이트까지 포함해서 189크로나.


이게 무슨 건물이더라.

여기가 메탈의 나라... 라고 느낀 게 길에 이런 메탈 관련 물품 샵들이 되게 많았다.
길에 완전 고딕 스타일로 차려입은 애들도 엄청 많았고... 우리나라라면 좀 신기하게 볼 텐데.

  잠을 설친 것도 있고 피곤해서 바사 뮤지엄을 갈까 말까 했는데 결국 가긴 갔다. 세르겔 광장에서 47번 버스를 타고 Nordiska museet/Vasamuseet에서 하차하면 된다.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예뻤다. 물의 도시 스톡홀름인지라 페리 같은것도 보였고, 중간 중간 마음에 드는 건물들도 몇 개 보였음.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노르디스카.. 북방민족 박물관이 보인다. 건물이 예쁨.

그 옆쪽으로 가면 바사 뮤지엄 가는 길이 나온다. 바로 나오진 않고 들어가서 약간 걸어야 한다.

바사 뮤지엄 바로 옆도 바다인지라 이런 보트들 많이보임ㅋㅋㅋ

  바사 뮤지엄에서도 기한 지난 국제 학생증을 잘 써먹어서(...) 80크로나를 내고 들어갔다. 일반 어른은 110크로나. 사실 큰 배가 있대서 간건데... 오 진짜 들어가자마자 큰 배가 있다....

장난 아니게 큼.

  거의 이 배 하나만을 위한 박물관에 가까워서... 이 배가 거의 4층 높이? 정도로 크고... 그 외 배에 관한 것들, 이 배에서 발견된 해골에 관한 이야기.. 복원 이야기 이런것들로 채워진 박물관이었다. 나는 큰 배 하나만으로도 마음에 들었다. 안에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사진 쫌 찍고ㅋㅋㅋ 앉아있다가 예쁜 아기 발견해서 가져갔던 한복 입은 테디베어 인형 줬더니 애기가 막 부끄러워했다. 귀여워... 애기가 짱...

  바사 뮤지엄 내의 기념품 파는 데는 별 거 없어서 실망. 그냥 그랬고... 뭐 여유롭게 구경하다가 나옴.


  바사 뮤지엄을 다 보고 이젠 감라스탄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시간이 늦어서 왕궁 관람을 못하게 된 게 아쉬웠지만 그냥 저냥... 감라스탄은 우리나라 인사동 같은 느낌으로, 여러 잡화점이 모여있고 음식점, 그런 것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길 구경 하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꽤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세르겔 광장으로 다시 돌아가서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가면 감라스탄.

  길 구경은 좋았는데 다만 기념품 가게들이 너무 후져서 고르는데 애먹었다. 비싸기도 비싸서... 사실 난 환전해 간 돈은 아끼지 않는 편이고 첫날 러시아에 갇혀있느라 돈을 못써서 모자라진 않았는데, 예쁜게 없어. 유리 공예품은 사가면 깨질 거 같기도 하고... 뭐 어떻게 기념품을 사긴 삼. 시청사에선 기념품 사는데 240크로나 썼고 여기선 234크로나. 둘다 텍스프리 되기 때문에 표 받아서 공항에서 신청하면 되었다.

좁은 길도 있고 큰 길도 있고...



  길 가는데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많이 사먹길래 나도 갈증나서 사먹었다. 39 크로나. 먹긴 먹었는데... 난 이탈리아의 젤라또 같은 걸 기대했건만 여기 건 쫀득쫀득하고 당도가 몹시 높은 아이스크림이었다. 베스킨보다 더달아; 결국 더 갈증이 나서 쿱 가서 에비앙을 사먹었다. 다른 물 사고 싶었는데 대체 뭐가 스파클인지 알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맛없는 에비앙을 삼. 15크로나. 물 병 값 1크로나 포함이다.

스톡홀름 물도 별 수 없이 더럽고나.

큰 길 두고 이쪽으로 가면 법원 쪽.

반대 쪽이 왕궁이다.


  왕궁 지나서 또 감라스탄 골목으로 내려오며 여러가질 보았다.

스벤스카... 뭐일까. 무슨 건물일까.

그냥 여유로워 보여서 찍은 풍경.

  이렇게 감라스탄 구경을 마무리... 감라스탄에서 생긴 일 중 가장 인상깊은 것이라면.... 나 헌팅당함ㅋㅋㅋㅋㅋㅋㅋ기념품 가게 주인한테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중동인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어깨서 내 인생 헌팅 3번 중에 3번이 다 중동인인 것인지? 스웨덴에서도 중동인인것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 유리공예 기념품 보는데 맘에 안들어서 나가려는데... 가게 주인이 잠깐만 이야기 하자고 날 앉히고ㅋㅋㅋㅋ 이름이 뭐냐 내 이름은 뭐다... 어디서 왔냐, 학생이냐... 혹시 자기랑 커피 마시지 않겠냐고ㅋㅋㅋㅋㅋㅋ 내가 커피 싫어한다니까 그럼 밥먹자고 저녁 계획 있냐고ㅋㅋㅋㅋㅋㅋ 막판엔 껴안으려고 하길래 그냥 도망감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놔 근데 이것도 혼자라고 약간 무섭더라ㅋㅋㅋㅋㅋ

  감라스탄에서 원래 밥먹으려고 했는데 점심을 늦게 먹고 밥먹을 힘이 없어서 그냥 패스. 숙소로 일곱시 쯤 돌아온 듯... 방에 들어와서 있으려니 내가 5번 방이었는데 갑자기 누가 문을 똑똑 두드림. 문 여니까 헐벗은 남자애가ㅋㅋㅋㅋㅋ 이닦으면서 너 저녁 계획이 뭐냐고ㅋㅋㅋㅋㅋㅋ 없다니까 막 놀라면서 자기네랑 놀러 나가자고 함. 피곤해서 안가려다가 그래 그럼 가자 했더니 50분에 보자고 함. 내가 알았다고 그때 봐^^ 이래놓고... 잤다.... 미안... 내가 너무 피곤해서... 잠든 새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지만 잊을게.

  이렇게 스톡홀름에서의 관광이 마무리 되었당ㅋㅋㅋ 막판의 헌팅이 내게는 제일 웃겼다...

7월 2일 금요일 아침. 스톡홀름 산책

  일찍 자서 그런가 일찍 깨서 숙소 주변부터 위쪽 쭉 돌았다. 한 시간 정도 산책한 듯. 원래 애들이 오기 전에 그 위쪽에 있는 레코드 점을 가려고 했었기 때문에 예행연습이나 할까 했는데.. 결국 그 위쪽 레코드 점은 안감. 대신 세르겔 광장 쪽에 있는 레코드 점을 애들 만나기 직전에 갔다.
 

첫날은 추웠는데 이 날은 또 기가 막히게 좋았던 날씨.



  지나다가 빵집 있길래 아침 사려고 들어갔다. 사실 별로 먹을 생각 없었는데 또 있으니까 먹고 싶더라. 밥먹던 사람들이 날 다 쳐다봄... 그래 여기서 아시아인은 신기 대상이니... 아 근데 사려는데ㅋㅋㅋㅋ 대체 속에 뭐가 든건지 모르겠엌ㅋㅋㅋㅋㅋ 다 스웨덴어.. 그래서 생각없이 달걀이 들어있던 걸 골랐는데 이게 에그 & 캐비어... 나 먹다가 비려서 처음에 버릴 뻔 했다. 근데 먹다 보니까 버터 짭쪼름한 맛이 나면서 맛있어지길래 결국 다 먹음ㅋㅋㅋ

  아침 먹고 산책 끝내고 체크아웃 하고 나왔다. 애들하고는 스톡홀름 중앙역 쪽 메트로 안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전에 레코드점을 들리려고ㅋㅋㅋㅋ 서둘러 체크아웃 해서 나옴. 레코드점 오픈 시간은 10시.

중앙역 건물

세르겔 광장에서 감라스탄 쪽으로 쭉 아래로 내려오면 있는 레코드 샵.

  레코드 샵에서 한국에서 못 구했던 하이브스 앨범사고.. 슈플 1집은 없어서 못사고ㅜㅜ 그 외에 몇가지 더 샀다. 앨범이 꽤 쌌다. 미드프라이스 행사도 많이 하고...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켄트 박스셋. 우리나라에선 십만원이 넘는데 여기선 199크로나일 뿐이야... 나는 팬은 아니라서 안사고 멘타 사다줌ㅋㅋㅋㅋ

충격의 켄트 박셋 199크로나! 삼만 이천원 정도. 나는 안사고 멘타를 위해 삼ㅋㅋㅋ

  이렇게 다 사고ㅋㅋㅋ 메트로에가서 애들을 기다리기로 함. 메트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마켓 들러서 요거트 샀다. 이거 덴마크 산인가 그렇던데 신기한게 물병은 물병값이 있는데 이건 없었음; 고민하다가 더 싼거 산건데ㅡㅡ 암튼 요게 14크로나.

맛남ㅋㅋ

메트로 풍경... 평범하네요.

  이렇게 저렇게 아침을 보내고 애들을 무사히 만나서ㅋㅋㅋ 그 애들 숙소에 짐을 맡겨놓고 보랭예로 출발할 준비를 했다.

7월 2일 금요일 오후부터 7월 4일 일요일 새벽. 보랭예.


7월 4일 일요일. 공항과 기내 풍경

  보랭예에서 폐인의 모습으로 돌아옴. 스톡홀름 도착 시간이 7시 50분. 원웨이 티켓 사서 걔네 숙소로 갔다. 원웨이 티켓은 19살이라고 말하고ㅋㅋㅋㅋㅋ 사서 18크로나. 거기 가서 샤워하고 짐챙겨서 나왔다.

또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고 공항갔고.. 공항가는 길에 샀던 초코우유. 이게 12크로나? 기억이 잘 안나네.

  알란다 공항에서는 좀 특이했던 게 항공사 위치가 없고; 거의 자동화 기계를 이용한다. 기계에 여권번호 넣으면 표가 띡리링!하고 나옴ㅋㅋㅋ 완전 짱편함! 그리고 짐 부치는 것만 그 창구 이용하면 된다.

자동화 기계.

아 이번 표는 보딩 패스 받을 필요 없이 한번에 나옴ㅜㅜ

  공항에선 남은 돈을 2크로나 남기고 다 씀. 만족했는데... 집에와서 20크로나 지폐 발견하고 울었음....
 
  여튼 또 모스크바까지 두시간 타고 이동했는데... 와 스칸디나비아항공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1시 비행기니까 당연히 밥을 줄 줄 알고 먹을거 안샀는데 밥을 안줘ㅋㅋㅋㅋㅋ 기내식이 유료야.... 그래서 안사먹음... 왠지 화가나서ㅋㅋㅋㅋㅋㅋㅋ

  모스크바에서 보딩 기다리는 동안엔 배가 고파서 조그만 파이 하나랑 콜라 작은 페트병 사서 먹었다. 70루블. 환율을 몰라서 얼만지 모르니까 떨렸는데... 나중에 카드 고지서 보니까 2800원 정도 나왔더라. 괜히 걱정했네.

걍 오뜨같았음ㅋㅋㅋ

  다시 8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웃긴게 아에로 플로트 이번에도 딜레이됨; 딜레이 안되는 날이 있긴 한거니... 이번 여행으로 나의 아에로 플로트에 대한 불신은 매우 커졌다.


  먹었던 기내식. 저녁용, 아침용. 저녁용 밥은 더럽게 맛이 없었고... 빵이 매우 달아서 또 못먹음. 아침용은 오믈렛이었는데 그럭저럭 했는데 문제는 오른쪽 회와 연어구이.. 한입 먹고 또 토할뻔 함.

  이번 비행기는 심지어 시설이 좋지도 않고 여행 즐길 것도 없어서ㅡㅡ 내가 피곤에 쩔어서 기절하지  않았다면 매우 괴로운 여행이 될 뻔 했다. 여튼 시간은 자느라고 후딱 지나갔다.

  이렇게 짧은 여행기 마침! 음 스웨덴은 내 생각만큼 매력있는 나라는 아니었던 것 같다. 고생을 또 많이 해서 그런가... 하지만 머리 비우고 오는 데에는 좋은 여행이었다. 재미는 있었다ㅋㅋㅋ
  스웨덴에 만도 디아오 보러 날아갔다. 이게 농담이 아니라는게 아직까지도 슬픈 부분... 이지만 뭐 이미 갔다 온 거 즐겁게 생각중^_^ 스웨덴 만도 디아오의 홈타운인 보랭예(Borlänge)에서 하는 피스 앤 러브 페스티벌에 다녀옴. 보랭예는 인구 사만 정도의 작은 마을인데다(가보면 알겠지만 진짜 우리나라 읍 정도...), 이 페스티벌이 거의 마을 축제 수준인 거라. 6일간이나 하는 음악축제인데 마지막 날 유토피아 무대의 서브헤드가 만도 디아오였다. 헤드는 제이지(...) 이길 수가 없네요.

  사실 이틀이나 갈 필요는 없었지만 그 쪽 페스티벌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전혀 모르고 그래서, 첫째 날은 답사 뛰고 둘째 날 제대로 놀자고 정하고 갔다. 첫째 날에 보고 싶었던 뮤지션은 빌리 탈렌트랑 하이브스 정도였고 무리할 생각은 없었다. 둘째 날은 만도 외에는 전혀 신경을 안썼고.

스톡홀름 중앙역에서 산 보랭예행 기차표. 보랭예까지는 기차로 두시간이 약간 넘는 거리였다.
학생이라고 하고 티켓 값 약간 싸게 샀다. 백 팔십..? 기억이 잘 안난다. 아무튼 신분증 검사 그런거 안하던데?

  기차로 어영부영 도착했는데 워낙 마을이 작다 보니까 거의 절반 정도를 페스티벌 장소로 막아두고 쓰는 것 같았다. 작은 마을이긴 한데 그래도 마을인지라 메인 입구까지 걷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거리였다. 농담 아니고 걷기엔 짜증날 정도로 멀고 길도 모르겠어서 좀 헤매야 했다. 그런데 이게 행운을 만들어 줄 줄이야!

  메인 입구가 어딜까 어슬렁거리면서 보랭예 거리를 걷는데 저 멀리서 누가 공연을 하고 있는거라. 길에서 그냥 기타들구... 팬도 드문드문 한 서른명 정도 모여있는 거 같았다. 그래서 아, 페스티벌 기간이라고 로컬 애가 공연하나부다. 그랬다. 그러면서 길을 지나가려는데 애가 너무.. 칼을 닮은거다. 누구냐면 그 슈가플럼 페어리의 칼. 칼 노렌. 구스타프 노렌의 동생 칼 노렌을 너무나 닮은거다. 아 칼닮았네ㅎㅎ 이러면서 지나가려는데 너무 닮아서... 어 칼닮았네.. 어..닮았... 어?!?!?!



칼이었다ㅇ0ㅇ


  헐....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처음엔 멍하니 보기만 했다. 이게 뭐야... 왜 너가 여기서 공연을 하고 있니... 이런 기분이 되어서;; 그리고 곧 정신을 차리고 얼빠진 얼굴로 사진을 찍기 시작함. 앞에 서있던 여자분이 우리 동양애들이라고; 자리 양보해줌. 그래서 완전 눈에 잘보이는 데서 봤다. 근데 그런 자리 운운하기도 뭐한게 진짜 한 3미터 앞에서 공연하고 있고 애들도 드문드문 앉아 있어서... 완전 소규모 공연이었음; 이걸 우연히 본거다... 레알 우연 돋네...

  얘가 솔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거 홍보때문인지 뭔지 하는 거 같더라. 노래들이 얘 마이스페이스에서 들어본 솔로 곡들. 아무튼 사진 찍다 보니 얘가 우릴 의식하는게 느껴지기 시작해서 웃겼다ㅋㅋㅋ 그런데 되게 쿨하고 의식 안하는 척 하고. 하지만 다류가 찍은 사진들도 그렇고 내 카메라 안에는 칼이 카메라 쳐다보는게 잡히고 그랬다ㅋㅋㅋ 심지어는 중간에 팬들한테 가서 노래 불러주는데 굳이 내 앞에 있는 애한테 와서; 해줌... 이상했다... 밑에 영상을 보면 카메라 힐끔힐끔 보는게 보임. 아무튼 그래서 처음엔 쿨쿨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면 쿨데레...


이건 찍었던 영상. 곡을 모르겠는데 암튼 만도 공연 찍을 걸 생각하느라 영상은 이것만 찍음.

   공연 끝나고 나서는 자기 솔로 티셔츠를 팬들한테 팔고 있더라ㅎㅎ 백 크로나였던 거 같음. 우리나라 돈으로 만오천원 정도. 비싸진 않다 물가 감안하면. 그런데 자기가 직접 팔다니! 역시 아직 인지도가...! 처음에 말을 걸까 말까 되게 망설였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얘가 너무 쿨해서ㅜㅜ 바로 일미터 앞에 있어도 우리 일행을 전혀 신경도 안썼다. 근데 이게 무리하게 안쓰는거다ㅋㅋㅋㅋ 안 볼수가 없는데 자기 일만 묵묵히...

  난 소심하니까 말 못걸고 있다가 너무 아쉬워서 인사했더니 바로 활짝 웃어주더라. 쿨.. 쿨데레! 우리 한국에서 왔다고, 내일 만도 디아오 공연때문에 왔다니까 아 정말이냐고 그러고... 내가 슈플 씨디 샀으니; 나 네 씨디도 샀다고 하니까 리얼리?! 이러면서 되묻고ㅋㅋㅋㅋ 말 해보니까 진짜 상냥하고 착하더라. 팬관리일지 몰라두 엄청 상냥했음. 사진 같이 찍어도 되겠냐니까 흔쾌히 허락해줘서 한 장 찍었다. 너무 착해... 다음날에 자기네도 피스앤럽에서 공연 있다구ㅋㅋㅋ 보러오라구... 했는데 보진 못했네 만도 디아오 펜스 사수하느라ㅜㅜ 미안 칼...

야 이런 관대하지 못한 머리크기는 뭐냐ㅡㅡ 후... 그래도 고마와...

   이 공연에 누가 또 있었냐면. 칼의 부모님, 즉 구스타프의 부모님도 있었다! 공연하다 발견하고 너무 놀랐다;;; 아버지가 어찌나 팔불출이시던지 만도 디아오 굿즈 셔츠를 입고 계시더라ㅋㅋㅋ 아들 공연을 묵묵히 지켜보시구 팬들 모습을 캠으로 담고 계셨는데...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만들어간 플랜카드 보여드리니까 막 웃으시구 흐뭇해 하심ㅋㅋㅋㅋ 그리고 어머니에겐.. 내가 한국에서 외국사람들에게 길 물으면 주려고 가져간 한복 입은 테디베어가 있었는데, 이거 한국 전통 옷 입은 테디베어라고 하면서 드리니까 you're so kind! 하면서 받아가셨다ㅋㅋㅋㅋ

칼의 공연을 진지하게 보시는 아버지ㅋㅋ 그리고 어머니. 짤렸네요...


  아 그러고 보니 칼을 칼이라고 부르지 않고; 카를이라고 부르더라. 엄마가 부르시는거 보면 발음이 칼이 아니라 카를인가 봄. 스웨덴어 어렵네....

  여튼 이렇게 가자마자 대박이 터졌다ㅜㅜ 와 진짜 알 수 없는 기분이었음. 묘한 기분인 채로 헤매고 헤매 메인 입구로 갔다. 가서 티켓과 팔찌를 교환! 물병도 샀다. 가지고 오던 물병 버리지 말걸-_-...

검은색은 금-토, 빨강색은 토요일 용. 결국 저 빨간 표 때문에 밤에 교환하러 메인 입구까지 가야했다ㅋㅋ

피스 앤 러브 물병. 하나당 10크로나. 식수대에서 물 담아서 쓰면 된다. 뭐 기금으로 쓰인다는 듯?

  그리고 나서 슬렁슬렁 답사 시작. 대충 만도 시작하는 무대의 펜스 구조랑 입구 위치 이런거 알아내고, 애들 얼마나 빠지는거 보려고 좀 봤는데... 뭐 크게 별 건 없었고 반으로 갈린 무대에서 오른쪽 펜스를 잡기로 결정함. 피스 앤 러브에서 큰 무대는 유토피아 무대와 또 다른 거... 뭐였더라 판타지아인가? 그 무대인데 무대 둘이 거의 붙어있다. 대신 시간표를 조정해서 한 쪽에서 공연을 하면 그 다음 텀에는 옆에 무대, 이런 식으로 바뀌는 식이었다. 그래서 사람들 갈이가 확확 되고 이 때문에 원하는 가수 무대를 앞 자리에서 보려면 좀 더 쉬운 편이 된다. 두시간 동안 아무런 의욕 없이 앉아있기엔 지루하니까... 물론 매니악한 팬이나 광팬들은 기다린다. 나같은 사람이겠지....

  도착했을 때 유토피아 옆 무대에서 빌리 탈렌트가 공연하고 있었음. 아 얘네 노래 너무 씐나!!! 원래도 곡 좋아하는데 라이브도 잘하고 재미있더라.

차마 저 쪽 무대 안으로 들어갈 엄두는 못내고 전광판만 찍음ㅋㅋㅋ

  보컬이 중간에 하키 이야기 하면서... 빌리 탈렌트가 캐나다 출신인가? 그런가본데.. 우리가 이길거야 이 마더 퍽커들아! 이러니까 관중들 야유하고ㅋㅋㅋㅋ 야유하니까 또 달래줌. 그래도 스웨덴이 최고이.. 뭐 이런식이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남.

  유토피아 펜스 안쪽에서 서성이다가 그냥 느긋하게 공연을 보기로 했다. 릴리 알렌이 시작이었는데 시작 전에 공연 진행자가 막 이상한 체조 같은거 시켜서 웃겼음ㅋㅋㅋㅋ 허깅 시간도 있는데 첨엔 동성끼리, 그 다음엔 이성끼리 껴안게 했다. 앞쪽에 있던 남자애가 우리 보면서 머뭇거리길래 팔벌려줌ㅋㅋㅋㅋ

  여섯시 십오분 첫 무대 시작. 난 이 아가씨 노래 거의 모르는데 노래두 잘하구 노래가 좋기도 하고 공연도 막 재미있게 하던데? 중간에 히트곡 Fuck you 부르는데 다같이 손들고 퍽유하는게 좀 웃겼다ㅋㅋㅋㅋ 내가 안했다는 건 아냐...

이거 디지털 줌 까지 써서 찍은거라 화질이ㅋㅋㅋㅋ

  릴리 알렌 공연 보면서 확실히 무대 앞쪽으로 가기가 쉽다는 걸 느낌. 사람들이 양보도 쉽게 해주고... 펜스 쪽만 아니라면 뭐 쉽다. 릴리 알렌이라 그런지 펜스도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음. 여튼 한시간 십오분 가량의 공연이었는데 즐거웁게 봄ㅋㅋㅋㅋ

  그 다음은 내가 펜스 안쪽에 있었던 이유인 하이브스! 하이브스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스웨덴의 인기밴드ㅜㅜ 아 진짜.. 너무 재밌을거 같아서 떨린 나머지 무대 교체 시간에 앞으로 앞으로 갔는데 어쩌다 보니 펜스를.. 잡고 있네. 어깨서 내가 펜스를 잡고 있는 것인지...?

기다리며 무대 사진을 찍음. 내가 이 사진만 찍게 될 줄은 이때는 몰랐다...

  동양 애들이 펜스 잡고 있으니까 세큐리티들이 엄청 신기하게 봄. 나도 신기해요... 만도 디아오 때문에 왔다니까 "오, 너네 걔들 여기 출신인거 알고 있니?" 이렇게 물어보고ㅋㅋㅋ 당연히 알지 이사람아!

  하이브스가 인기 밴드라는걸 실감한 건 공연이 시작도 하기 전인; 공연 시작 30분 전. 사람들이 다같이 일어나서 밀리기 시작했는데 골반이 부서질 정도로 밀렸다. 그렇게 압박 심한 공연은 처음이었음. 슥헤랑 다류 말로는 작년 지산의 젯 공연이 이 정도였다고 하는데 와 난 진짜... 먹은 물이 올라오는 줄 알았다. 펜스 안잡고 있었으면 분명히 구토.

  세큐리티들이 "너네 전에 하이브스 공연 와 본적 있어?" 이러길래 아녀ㅋㅋㅋㅋ했더니 "그럼 각오해. 얘네 뒤에 Bump up 할거야" 하고 선빵 경고 날려주심. 밀리면서 너무 힘드니까 내일 만도 디아오 공연도 이거랑 비슷한 상황일까요? 이랬더니 "아마 비슷할 거야. 어쩌면 더 심할지도... 왜냐면 걔넨 여기 로컬 밴드잖아." 내가 두려움에 떨음 진짜ㅋㅋㅋㅋ

  그리고 나서 시작된 하이브스 공연은 진짜 광란이었다. 내가 펜스를 잡고 있는데도 거의 1미터 넘게 자리에서 밀려나 있었고; 남자 팬들이 엄청 많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힘으로 상대가 안됐음. 펠레 펠레 열창하던 남자애들.. 사진 찍을 엄두고 뭐고 카메라를 꺼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재미있기는 오질나게 재미있어서 절대 펜스에서 나가고 싶단 말은 안했다. 세큐리티들이 대견하게 쳐다봄... 공연 시작되고 곧 뽑혀나갈 줄 알았나보다.

  아는 곡 절반, 모르는 곡 절반이었는데 신나게 뛰고 놀음. 보컬인 페르가 진짜 신기했던게 무대가 꽤 높았는데도 거기서 열댓번은 내려옴. 막 내려와서 사람들 이끌구 놀구.. 완전 교주같았다. 그리고 페르 형인 니클라우스는 몸이 안좋았는지 뭔지 대타가 나왔더라ㅜㅜ 아 슬퍼...

  공연 끝나고 나니 내 몸이 걸레짝이 되어 있었다... 진짜 걸을때 골반 아래가 다 아팠다. 다음 공연으로 옆 무대엔 Europe, 그거 끝나고 유토피아 무대에 The Ark 가 있었다. 크게 관심 있는 밴드들은 역시 아닌지라 에너지 충전을 위해 밥을 먹으러 감. 페스티벌 구역 안에 여러가지 음식 판매소가 있었다. 우리는 커리..를 먹음. 커리인지 뭐시기인지.

내가 먹었던 비프 커리. 하지만 맛은.. 고기가 양고기 같았다. 비프인데 어깨서...

   이렇게 에너지 충전을 하고 다시 유토피아 쪽으로 돌아와서 잔디밭에 누워서 공연을 봄ㅋㅋㅋ... 약간 졸면서 들었는데 좋더라. 유럽도 그랬고 더 아크도 그랬고.

더 아크... 화려한 글램록..? 노래는 좋았는데 그냥 멀찌기서 봄.

  공연 끝나고 더 아크 팬 애 만났는데 만도 보러 비행기 타구 왔다니까 우리보고 앰비셔스 하다고 함ㅋㅋㅋㅋ 암튼 공연이 다 끝나니까 새벽 두시가 넘었었는데 우린 보랭예에 숙소를 못잡고 갔단 말이다. 텐트 못가져가니 캠핑장도 예약 안했고. 당연히 노숙을 해야 했다. 그런데 스웨덴 일교차가 쫌 심했다... 바람막이랑 그런거 가져갔는데도 너무 추워서 좀 고생했다. 세시 정도까진 페스티벌 장소에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페스티벌 장소를 비우고 그 다음날 오후 두시에 재 입장. 그래서 나갔는데.. 뭐 어디 갈 데가 있어야죠.

  마을 근처의 벤치에서 있다가 이상한 십대 애들.. 아무리 봐도 중딩으로 보이는 남자애 두명이 너네 왜 여기 있냐고, 캠핑장 가서 뇌가 녹아버릴 때까지 취하지 그래? 이러길래 좀 웃겼다ㅋㅋㅋ 그래서 어.. 그냥 여기서 밤 샐게. 그랬더니 하이파이브 하자고 함. 해주고 보냈다..

걍 보랭예 길

성당... 추운데 좀 재워주실래요.

요 앞 벤치에서 그 소년들을 만남ㅋㅋㅋ 요시 비욜링? 이 사람이 보랭예 출신의 유명한 음악가인듯...

  보랭예 중앙역 갈 생각은 없었는데 새벽에 슥헤가 스톡홀름으로 돌아간대서 그럼 가라고 하고 데려다 주러 감. 근데 갔더니 뭐 거기 약간 따뜻하기도 하고 다들 노숙하고 있길래... 거기서 노숙을 했다. 차가 생기는 시간 즈음엔 매표소 근처 문도 열려서 더 따뜻하고 벤치도 있었고 화장실도 있고... 해서 거기서 아침까지 있었다. 아침에 다류랑 나랑 둘이 장애인용 화장실 들어가서 머리감았는데.. 둘이 나오니까 매표소 앞 벤치에 있던 커플이 너네 거기서 뭐했니-_-? 이런 눈으로 쳐다봄.. 머리감았다 이놈아.

노숙 돋는 중앙역 풍경ㅋㅋㅋ

그냥 웃겼던 표지판...

  머리 감고 새벽에 기분 좋아져서ㅋㅋㅋ 아침 즈음에 페스티벌 입구 근처에 가서 앉아 있고, 쿱coop가서 샌드위치 사서 다류랑 나눠먹고 레드불 먹고... 점심엔 카페 가서 브라우니랑 카페라떼 먹고 뭐 그랬음. 많이 먹히진 않아서 남겼다. 아침에 레드불 먹은게 진짜... 쩔었던 지 심장이 계속 뛰어서 큰일이었다. 카페인 과다는 좋지 않다... 잠이 깨긴 깨는데 그냥 몸만 깨어 있는 기분ㅋㅋㅋ

브라우니가 신기한게 안달음.. 안달고 맛있었다. 그래도 다 못먹음.. 안 먹혀서.. 카페라떼는 그냥 평범.

이러이러한 카페 풍경. 카페 바깥에 사람이 더 많았다.

길거리엔 당연하다는 듯 옷벗은 청년들...

  2시에 문 열때 맞춰서 그 앞에서 기다리다가 빨리빨리 뛰어서 펜스를 잡음ㅋㅋㅋ 하이브스 공연때 느낀 교훈을 바탕으로.. 밀리지 않는 라운드 쪽으로 자리를 다시 잡음. 이때가 두시. 만도 공연은 아홉시였지만 마음은 마냥 행복했다ㅋㅋㅋㅋㅋㅋ

  만도 공연 전이 스웨덴 메탈 쪽 밴드였다. 어쩐지 중간부터 갑자기 메탈쪽 옷을 차려입은 애들이 펜스 쪽에 모여들기 시작하더라. 다류 옆의 남자는 무려 아이라이너를 그리고 빤짝이는 브래지어를 입고 있었다... 묘한 패션 센스였음. 모르는 밴드 공연이라서 좀 걱정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재미있었다. 그리고 팬들이 순수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순수하게 공연 즐기는 메탈 팬들이었음ㅋㅋㅋㅋ 뒤에 있던 남자애가 막 우리보고 "레이디스! 점프! 점프!" 이래서 같이 뛰고ㅋㅋㅋ 다류한테 "이 노래는 꿈과 목적에 관한 노래야!" 가사 설명해줌ㅋㅋㅋㅋㅋㅋ 스웨덴어라서 모르겠다 이놈아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 골때렸던게 중간에 막 물이 뚝뚝 떨어져서 보니까 울고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너 덩치도 큰 사내놈이 울지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재미있었던 한시간 십 오분이 끝나고 드디어 또 기다리고 기다리면 만도 디아오의 공연이 시작되는 시점이 왔음.... 진짜 이때 너무 시간이 안갔다. 비현실 적인 상황이었다...

무대 설치하는 중. 이 세큐리티 아저씨는 생긴것관 다르게(!) 무척 친절하셨다.

  이 날도 세큐티리들의 시선을 받게 되었다. 매우 잘 챙겨주심ㅋㅋㅋ 사진의 세큐리티 아저씨는 만도 보러 왔다니까 "너네 걔네 여기 출신인 거 아니?" 이 질문 꼭 한 번 해주시고ㅋㅋㅋ 안다니까 "아는구나! 걔네 꽤 나이스한 애들이야!" 이라고 마을의 자랑을 칭찬함ㅋㅋㅋㅋㅋ 험상궂게 생기셨지만 잘챙겨주셨다.

  사운드 체크 하다보니까 새뮤얼이 나와서 또 환장함... 실제로 보니까 너무 다정하고; 어린왕자처럼 생겨서 깜짝 놀랐었다. 살이 많이 빠진 듯 하더라.

하지마 이 얼굴은 공연이 시작하면....ㅜㅜ

  그리고 나 말고 애들이 플랜카드를 만들어 왔는데... 같이 들어야 했지만... 이 내용이란게...
 

만도 디아오를 보기 위해

20시간을 날아왔다! 


  약간 도발적인 문구ㅋㅋㅋㅋ 였어서 눈에 띄었다. 플랜카드 자체가 우리 말고는 안보이는 공연이기도 했고... 또 우리가 아시아인이라서 원래도 더 눈에 띄었는데... 이걸 든 순간 세큐리티들이 다 빵터져서ㅋㅋㅋㅋ 우리를 보며 매우 흐뭇한 미소를 짓고ㅋㅋㅋㅋ 건너 편 펜스의 애들까지 사진 찍게 좀 들어달라고ㅋㅋㅋㅋㅋ 마을의 자랑 만도 디아오겠지...

  우리가 공연 못 버틸 거 같았는지 공연 직전에 우리 앞에만 세큐리티가 두 분이나 버티고 있었다. 힘들면 바로 말하라고 계속 타이르시고 그러셨지만... 하이브스도 버텼고 만도라면 더더욱 빠져나갈 생각이 제로; 기절을 할 지언정 빠져나갈 생각은 없었다...

  길고 긴 기다림 뒤에 드디어 9시. 드디어 공연이 시작됨. 공연 시작하면 왜 기자들이 사진 찍으러 들어오는데... 그때 들어온 모든 미디어 프레스에서 우리 사진을 다찍어감ㅋㅋㅋㅋ 으익 플랜카드의 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공연도 보고싶기도 했지만 만도한테 한국에도 팬이 있단거 알리고 싶어서 간건데 성공한 거 같다...

내가 이걸 보러 스웨덴까지 그 고생을 하면서 갔나보다...


  으... 공연은... 그냥 내 기억이... 한시간 반이 뚝딱 지나감. 정말. 이렇게 빨리 지나간 시간이 없었다. 미친듯이 노래 따라부르고 점핑하고 제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공연이었음. 비욘이 중간에 우리 플랜카드 보고 손가락으로 한번 가리키고는 쿨싴하게ㅋㅋㅋㅋ 웃어주더라... 에라이.. 쿨데레ㅜㅜㅠㅠㅠㅠ

  처음에 쿼리 부를때 사운드가 좀 문제가 있었는지 구스타프가 또 매드 구스타프 되어서 스탭한테 삿대질하면서 화내는데... 이전에 독일공연에서 그렇게 한 거 보고 헐 무섭다 그랬는데 막상 현실에서 보니까 마냥 멋있어ㅋㅋㅋㅋㅋㅋ 글고 구스타프 망토.. 이제 다시는 까지 않겠습니다.... 멋잇어... 너가 스웨덴에서 본 남자중 젤 멋있어....

  구스가 중간에 you can't steal my love 할 때에는 자기네 홈타운이라고 구스가ㅋㅋㅋㅋ Honey I love you, like the summer falls이 가사를 보랭예 아이 러브유~ 이런 식으로 바꿔 부름. 으익ㅋㅋㅋㅋㅋ 홈타운 돋네! 그 외엔 뭐 다 정신 잃고 놀았구...

  비욘은 그냥 머리 완전작구 허벅지도 얇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엘프가... 그런 엘프가 따로 없음. 완전.. 너무이뻐서 힘들었다ㅠㅠㅠㅠㅜ 비욘이 완전 미치겠던게 우리가 반 갈라진 펜스 오른쪽에 있었는데 반대 쪽으로는.. 공연 내내 딱 두 번 갔다. 미친 쿨데레... 계속 이 쪽으로만 와줘서 진짜 행복하게 계속 사진 찍었다ㅜㅜ 쿨시크하지만 아시아 팬 챙겨주는 비욘... 쿨데레..!

   스웨덴 애들이 의외로 얌전하게 공연을 봤던데다(한국 락페에 비해서 진짜 얌전한 편이었다; 하이브스때랑 달리 여팬들 위주기도 했고...) 우리가 진짜 맨 앞줄에서 지..랄을 했기 때문에 세큐리티들이 다 흐뭇흐뭇을 얼굴에 띄우고ㅋㅋㅋ 우리를 지켜보았다. 스웨덴어 하나둘셋 이거.. 얀 토 트레 페! 이거까지 따라하니까 막웃고ㅋㅋㅋㅋ 처음에 우리가 너무 날뛰니까 얘네 쓰러지겠다... 이러시던 분들이 막판 가서는ㅋㅋㅋㅋ 그저 흐뭇.. 우리 진짜 전광판에 열번은 넘게 나온 것 같다.... 부끄러워ㅋㅋㅋ

셋리스트는

1 The Quarry
2 God knows
3 Never seen the light of day
4 Memphis, Tennessee(송 포 애버딘 반주에 척 베리 곡의 가사로 불러요.)
5 The Band
6 Mr. Moon
7 You can't steal my love
8 A Decent Life
9 Give me Fire
10 Down in the past
11Sheepdog
12 Mean Street
앵콜
13 Bleecker Street
14 If I don't live today, then I might be here tomorrow
15 Long before Rock and Roll
16 Dance with Somebody

  이렇게인데 셋리 이야기하니까 또 혈압오르는게...

  앵콜 전에 잠시 만도 디아오가 무대에서 사라지고... Bleecker Street가 시작되었을 때 갑자기 무대 메인 매니저 분이 이쪽으로 오는 거라. 나는 내가 너무 사진 너무 찍어서 그런가ㅜㅜ 하고 쫄아 있었더니만 갑자기 현수막을 내리고 제 손에 뭔가를 쥐어주시는 거.

셋리스트를 쥐어줌ㅠㅠㅠㅍㅍ퓨ㅠㅍㅍㅍ퓨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

  그것도 우리 세명이라고 세장 다 챙겨서 셋리스트 줌ㅠ 우리가 너무 지..랄발광을 하니까ㅠㅠㅠㅠㅠ 근데 웃긴게 이게 메인 매니저가 줄 게 아니란 말이다;;; 만도 쪽에서 챙겨준 거.... 와 진짜 감동이었음... 셋다 막 또 더 감동해서 막판 세 곡때는 정신 잃고 특히 댄스 윗 때에는 아예 현수막을 내려놓고 미친듯이 놀았다.

  그리고 나서 공연 다 끝나니까 또 스탭들이 피크 가져다 줘서;;; 비욘 피크 얻었음ㅠㅠㅠㅠㅠㅜㅠㅠ 페스티벌 관련 분들 말고 어떤 만도 디아오 스탭이 아예 내려와서 슥헤 손에 구스타프 피크 쥐어주시고는 "너네 때문에 공연이 멋져졌다"고ㅜㅜㅜ 아 감동이었음... 우린 그냥 즐긴 것 뿐인데..... 스탭들이 우리 넘 기특하게 봤다ㅋㅋㅋㅋ 의욕없던 스웨덴 팬들 너네 덕분이야...! 걔네는 우리가 펜스에서 바로 빠져나올 줄 알았나봄.. 그럴리가 있니...

   끝나고 셋리스트 챙겨주셨던 메인 매니저 분께 사인부탁해도 되냐고 해서 북클릿도 넘겨드리고 했었는데... 일단 부탁해 본다고 가져가긴 하셨는데; 만도 디아오가 너무 바빠서 가야한다고 했다고... 그러면서 돌려주심. 아쉬웠지만 얻은것도 많아서 그냥 행복했습니다. 아 물론 만도 욕도함ㅋㅋㅋ헉ㅋㅋㅋㅋㅋㅋ 버릇없는... 아 그리고 가져갔던 현수막이랑 태극기ㅋㅋㅋ 만도 측에 전해달라구 했다. 한국이란 나라에 팬이 있단거 알아달라구ㅋㅋㅋ.. 꼭 와라...

  이 공연 보고 또 밤을 새고(..) 새벽 다섯시 이십분 기차를 타고 스톡홀름으로 돌아왔다. 나는 돌아와서 바로 씻고ㅜㅜ 또 비행기를 타러 감.. 서로 일정이 달라서 혼잨ㅋㅋㅋㅋㅋ 오면서 많이 곱씹고 그랬다... 진짜 평생 내 기억에 남을 공연이었어다ㅠㅠㅠ 아 한번만 보고 안보고 싶었는데 이젠 진짜... 일본에 오는 정도라면 꼭 다시 보러가고 싶을 정도ㅜㅜ 흑흑 만도 꼭 한국 와줘........

스웨덴에 만도 디아오 보러감

농담인거 같죠? 나도 이게 농담이었으면 좋겠다....
 
이 주전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하루만에 표끊고 호스텔 예약하고... ㅎㅎ 벼락치기 쩔 뿐이야.
6월 30일~7월 4일까지 여행. 한국에 7월 5일에 도착. 월차와 휴가 붙이려고 전무님에게 빌었다...

날짜

도시

숙박

6/30

인천(→모스크바)→스톡홀름

기내

30

스톡홀름

Crafoord Place, Stockholm

7/1

스톡홀름

2

스톡홀름→보랭예

Peace and Love, Borlänge

3

보랭예

Peace and Love, Borlänge

4

스톡홀름(→모스크바)→인천

기내

5

인천


피스앤럽이라고 써있는 건 결국 노숙이라는 뜻.............. ㅎㅎ 망했네 망했어

내가 스트록스도 아니고 만도 디아오 보러 외국 나가다니 어이가 없네...
사실은 스트록스 보러 호주 갈까 했는데 혼자 페스티벌 가긴 좀 무서워서...
그냥 애들 가는 김에 스웨덴가서 만도나 보려고 급결정. 어차피 만도는 한국 안올테니까요.
라인업에 줄스도 있어서 설렜는데 시발 6월 30일 그것도 7시 45분 공연.. 죽었다 깨나도 도착 못해ㅜ.ㅜ
그래도 라인업에 하이브스 있고 볼수도 있어서 행복함ㅎㅎ.. 하이브스...!

괜찮아 스트록스는 내년에 올거거든..... 올거야....
안 오면 또 내가 개같이 벌어서 갈게... 기다려 줄리안...

아무튼 다녀오겠스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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