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1,5
감독 엘라 렘하겐 (2008 / 스웨덴)
출연 구스타프 스카스가드,토켈 페터슨,토마스 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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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어 영화라기보다는 가족영화에 가깝다. 퀴어 관련 부분이 나오긴 한다만, 뭐 그렇게 대단한 비중을 지니고 있다고는 생각 안함. 한.. 1/3 정도? 나머지는 15살의 입양아인 패트릭(토마스 융만)과 교란(구스타프 스카스가드)의 관계에 치중해 있다. 패트릭과 교란의 남편인 스벤(토켈 페터슨)과의 관계도 있긴 한데, 비중이 별로 안 크다. 막판에서야 악간 나오는 정도. 초반에 스벤이 교란과 싸우고 나가버리는 탓에 상당히 페이드아웃 되기도 하고.

  아이를 원하는 게이 부부가, 행정상의 실수로 1.5세가 아닌 15살의 패트릭을 맞이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 범죄 이력도 있고, 자신들이 원하는건 아기이기도 해서 초반에 부부는 패트릭을 돌려보내려 애쓴다. 좀 더 차분한 성격인 교란에 비해, 스벤은 다혈질에 제 성격이 있는 편. 패트릭의 문제로 다투다 둘은 헤어지기에 이르고, 고 사이에 패트릭과 교란은 더 교감하고... 결론적으로는 스벤도 돌아오고, 패트릭도 '평범한 가정'을 찾았지만, 결국은 그들에게 돌아오길 원하는 뭐 그런 이야기. 퀴어 부분이 없다면 굉장히 평범하고 무난한 가족영화. 있어도 뭐...

  스토리에 대해 썩 할 이야기가 많지 않은 듯. 워낙에 평범해서.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를 봐야 재미있다.

  패트릭은 전형적인 '애는 착해요' 과. 그냥 사춘기에다가, 엄마는 비극적으로 잃고 아빠는 알지도 못하고... 그런 과정이 애를 그런 성격으로 만든 것 같다. 이런 애가 시설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뛰어나가는 장면을 보니 짠한 기분도 들더라. 약한 개가 짖는다고 뭐 그런 느낌. 진짜 애는 착한게 스벤이 나가고 나서 조깅 같이 가자고 나서는 것도 그렇고, 쉬면서 모두 내 탓이라고, 언제나 그랬다고 말하는데 머리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어린애같은 천진난만함이 드러날 땐 더 좋았다.

  여튼 패트릭의 겉으로 보이는 성격에 일일이 대응하던 스벤은 좀 어른스럽지 못한 편이었다. 알콜중독 이야기도 그렇고, 여러 모로 약간 모자랐지만. 그래도 어른 같다고 느껴지던 건 마지막 부분의 타투 이야기 정도였을까... 

  교란은 담담하면서 이입이 잘 되는 성격이었다. 이래저래 게이인 점 때문에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장면이 좀 보이는데 나까지 슬펐다. 특히 어린애에게 예방접종 해 줄때, 그 애 아버지가 와서 자기 애에게 손대면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부분은 정말. 그런 일을 당하고도 폭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얼마나 많이 그런 일을 겪었을지도 보이고.

  교란과 패트릭이 서로를 알아가며 이해하는 장면들은 느릿하면서도 설득력있게 진행된 것 같다. 반면 이 둘의 관계에 비중이 높아지면서, 교란과 스벤의 교감은 오히려 줄어들어버리는데 예로 중간에 교란이 스벤을 쫓아내고, 또 스벤이 떠나가는 장면은 너무 전개가 빨랐다. 돌아오는 장면도 약간 그랬고.

  스벤의 전 부인인 에바(애니카 할린)와 교란의 관계가 흥미롭다. 보통 이런 관계는 친해질 수 없는 관계인데(우리나라에서만인가?) 서로는 오래된 친우처럼 보인다. 같은 부분을 공유한다는 점이 오히려 그 둘을 친근하게 만드는 거겠지. 스벤의 딸인 이사벨(아만다 다빈)은 그냥 평범한 사춘기의 소녀. 패트릭과 더 가까워 질 듯? 둘이 비슷해.

  그냥 무난무난하지만 느낌이 좋았던 영화.
 
블레이드 2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2002 / 독일,미국)
출연 웨슬리 스나입스,크리스 크리스토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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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우, 1편 보고 보니까 재미있다. 이게 1편과 함께 이어진 영화인지 의심스러울 지경. 기본 설정만 가지고 새로 짠 영화 같았다. 스토리는 사실 약간 유치하지만, 호러와 액션의 발전은 눈물이 날 지경이다.

  웨슬리 스나입스가 드디어 연기 같은 걸 한다.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 캐릭터에 전편보다 생동감이 생겼다! 위슬러(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활용도도 1편에 비하면 좋다. 근데 이건 1편에 비해 상대적인 거고... 전체적으로 보면 두 사람의 캐릭터는 중요도가 좀 떨어진다. 스토리 측면에서도 잘 모르겠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톡톡 튄다. 이건 1편에서와 비슷하고만... 리퍼들의 숙주 노막(루크 고스)과 뱀파이어 왕 다마스키노스(토머스 크레취만), 또 다마스키노스의 딸 니사(레오노어 바레라)의 관계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전체 스토리는 액션을 위한 거였는데 이 드라마 때문에 오히려 막판 가서 볼만했음. 노막 캐릭터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블러드팩 무리들도 보기에 즐거웠다. 얘네는 1편의 다른 조연들처럼 쓸모없게 쓰이지 않는다. 특히 블러드팩의 수장 레인하트(론 펄먼)는 괜찮은 악역이었다. 견자단은 그냥 반가웠어요... 이런 작은 역에 쓰였나 했더니 전체 무술 기술을 감독했다고. 아하.. 아, 얌체같은 연기의 스커드(노만 리더스)도 괜찮았다. 막판 활용이 약간 아쉽긴 했다만.

 1편에 비할 데 없이 캐릭터들 다루는 법이 좋아졌고, 캐릭터 특성도 적절히 잘 활용한다. 리퍼들이나 뱀파이어들이나 볼수록 재미남. 이것도 CG는 지금 보면 조악한 구석이 있는데, 그런 거 눈에 안 들어와... 워낙에 괴상하고 이상스러운 묘사가 세밀하게 나와서 질 따지지 않고 보게 된다. 중간에 클럽씬?에서 등뼈 수선하는 장면보고 컥. 리퍼들은 턱 모양새부터가 섬뜩한데, 싸울 때 모습 보면 기가 찰 지경이 된다. 이런 쪽으로 약하면 즐겁게 못볼 거 같기도 했다. 난 쏘우 같이이입되는 것만 아니면 장면 자체는 별 상관 없어서 괜찮았다. 오히려 좀 재미있었음.

  1편의 유치함을 번듯한 모양새로 다듬어준 영화. 이렇게 살려놓은 시리즈를 3편에서 대차게 말아먹다니. 아아... 아아....
 
블레이드
감독 스티븐 노링턴 (1998 / 미국)
출연 웨슬리 스나입스,스티븐 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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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2편 보기 위해서 이런 재미없는 1편을 봐야하다니... 후... 블레이드 2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꺼니까, 그거 보려고 생각하면서 1편을 보고 말았다.

  진행이 지루하고 연기는 뻣뻣하다. 이것이 내 총평. 난 뱀파이어물 좋아하는 편이고, 이런저런 구성이 많은 것도 좋아한다. 여기 나오는 뱀파이어 사회는 떼어놓고 보면 흥미롭다. 나름의 체제가 잡혀있지 않나. 인간과는 또 다르게 문명화된 뱀파이어 사회. 이런 재미있는 사회모습이 나온다. 그런데도! 지루하다. 도대체가 이 설정을 제대로 써먹지를 못한다. 좀 이 사회를 흔들흔들 하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가 혼혈이라는 프로스트(스티븐 도프)인데, 프로스트의 사회전복시도도 뭔가 개인적인 일에 불과해져버려서 아쉽다.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라는 캐릭터 활용 또한 안습이여. 설정은 진짜 멋있지 않은가요. 반은 뱀파이어고 반은 인간이래. 거기다 개인적인 복수심도 있고. 난 안티히어로는 멋있지 않을 수가 없다고 봐요... 근데 블레이드는 안멋있네. 이럴 수가. 게다가 죽은 엄마(바네사 브룩스) 저렇게 등장하실거면 제발 등장하질 마셨으면. 스토리도 이상한데 캐릭터도 썩 잘 이용하고 있지 않다. 거기다 웨슬리 스나입스의 연기는 연기인가 의심스럽다. 그냥 무표정한 얼굴로 몇 마디 대사를 내뱉는 것 외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스티븐 도프가 연기한 프로스트가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느껴질 지경이시다. 아니면 위슬러요. 아 위슬러도 더 파고들면 좋았는데! 아까비! 의사인 카렌(엔부쉬 라이트)은 더 아까워...

  1998년 영화라는걸 감안해도 CG가 참 조악한데, 뭐 어쨌거나 화면 이전에 스토리 진행 방식이 되게 별로였다. 보면서 아니 이거 왜 안 끝나는거야...? 이런 생각이 들고 마니까. 그냥 한 마디로 별로에요. 이게 어떻게 흥행했는지 모르겠음.   그냥 블레이드 시리즈의 기본 바탕을 알게 된 것으로 만족하고 넘어가야 할 영화. 1편에서 위슬러의 최후를 보여주지 않아 2편으로 넘어가게 만든 것만이 이 영화의 최고 장점이라 하겠다... (이게 원래 원작 스토리에 기반한 건가?)

  기예르모는 뭔가 다른 걸 보여줄거야... 그렇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어....

 
소셜 네트워크
감독 데이비드 핀처 (2010 / 미국)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앤드류 가필드,저스틴 팀버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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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 재미없다는 평을 많이 들어서 좀 걱정했는데 나한테는 꽤 재미있었다. 과거과 현재 상황을 적절히 섞어가면 진행되는 스토리가 좋았다. 진행이 빠른 만큼 화면 전향도 빠르고, 대사들도 숨돌릴 새 없이 이어진다. 어떻게 보면 클라이맥스랄 게 없어 보여서 사람들이 싫어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건 뭐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이십대 청년이 어떻게 고난을 뚫고 일어나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느냐, 이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페이스북'을 다룬 이야기 답게도, 그 사이에 얽힌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에 가까웠다.

  영화 속에 나오는 갈등 관계는 세가지.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와 절친한 친구 에두아르도 세버린(앤드류 가필드)와의 관계, 마크 주커버그와 카메론/타일러 윙클보스 형제(아미 해머/조쉬 펜스)와의 갈등, 그리고 가볍게 전 여자친구인 에리카 엘브라이트(루니 마라)와의 갈등.

  사회성 없는 너드로 묘사된 마크 주커버그에겐 이 관계가 참 묘한 게, 마지막 전 여자친구과의 관계 빼고는 매사 관심 없는 것처럼 보여지거든. 마치다 다른 둘의 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크가 그나마 관심을 보인건 냅스터 창시자 숀 파크(저스틴 팀버레이크)였는데, 이 나마도 막판에 가면 정말 관심없는 듯한 태도로 일관. 끝의 끝에 가서 마크에게 남은 것은 (제 마음 속의) 옛 여자친구의 기억 뿐이다. 친구신청을 하고 새로고침을 눌러대는 모습을 보면 거 참.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특히 전 여자친구에게 인정받기 위해 시작한 일이 그 이상으로 커져버렸을 땐, 그 열망 이상의 무언가가 더 필요했다. 마크에겐 그런 점이 부족했다. 그야말로 어떻게 보면 순수하다. 순수해서 잔인할 수 있는 짓도, 나쁜 짓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린다. 처음 페이스 매쉬 사이트를 만들었던 그 동기처럼.

  에두아르도라는 캐릭터를 잘 모르겠다. 너무 매끈하게 잘 그려진 것 같다. 저런 친구가 어딨어. 이건 영화의 원작이 소설이라는 데서 나오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에두아르도의 증언을 참조로 만들어 진 거고. 소설에도 영화에도 진실은 없다. 캐릭터에 대한 진실도 당연히 없지만, 에두아르도가 이런 캐릭터로 나온 덴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윙클보스 형제는 보면서 좀 흥미로웠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걸 다 가진 형제였다. 무언가를 빼앗긴 뒤에도 신사정신을 운운한다. 그런 애들이 점점 자신들이 획득했어야 할 것을 못얻어 화로 뒤집어지는 모습을 보면 참 즐겁다. 다른 사람들도 즐거울 것 같다.

  난 이 영화의 숀 파크가 싫었다. 허세에 가득 차 보이기만했다. 실제로는 어떤 인물일진 몰라도 영화에선 그랬다. 에두아르도 캐릭터가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도 고 모습에 끌려버렸던건걸까? 둘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며, 결국은 에두아르도가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영화는 실화처럼 마크 주커버그가 에두아르도, 윙클 형제와 합의를 하는 걸로 끝낸다. 근데 중요한 건 앞서 말했듯 이런게 아니고 그 과정과 후에 남은 거. 잔존하는 감정. 그런 게 소셜 네트워크를 보게 하는 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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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곤
감독 스티펜 팡마이어 (2006 / 미국,헝가리,영국)
출연 에드워드 스펠리어스,제레미 아이언스,시에나 길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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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분짜리 고문. 그 이상은 될 수 없다. 그 이하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와 내가 이렇게 어이없는 영화 진짜 오래간만이야... 하다못해 트와일라잇은 웃기기나 했지. 그 어떤 개연성 떨어지는 영화도 이 영화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보다가 열불이 뻗쳐서... 제레미 아이언스 나와서 중간에 끄지도 못하고; 체한 위장에 밥떠먹듯이 이 영화를 봄. 이것이 셀프고문.

  뭐라 설명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드래곤 전사에 관한 전설이 있고, 드래곤이 있고... 거기에 선택받아서 드래곤을인 사피라(레이첼 웨이즈)의 알을 부화시킨 소년 에라곤(에드워드 스펠리어스)가 있다. 무슨 일인지 부모님은 안계시고 숙부의 손에서 사촌 로란(크리스토퍼 이건)과 함께 자랐다. 조금 컸더니 로란은 징집되지 않기 위해 마을을 떠나고, 숙부는 왕의 패거리에 의해 죽고. 복수에 불탄 얘한테 이전에 마을에서 헛소리를 일삼던 노친네 브롬(제레미 아이언스)이 나타나 드래곤 전사로서의 길을 제시한다. 알고 보니 반란군도 있대. 그 마을로 가면 된대. 그 와중에 꿈에서는 자기 편인 듯한 예쁜 여자 에리아(시에나 길로리)가 나오고...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악의 축으로는 이 세계관의 왕인 갤바토릭스(존 말코비치)가 있으며 그의 가장 강한 부하로 마법사 더르자(로버트 칼라일)가 버티고 있다.

  대체 왜 이걸 이런 소재를 연결을 못시켜...? 캐릭터도 제대로 잡혀있지 않고, 대사는 엉망이고 씬과 씬 사이의 연계성도 없고. 어쩌란 건지 모르겠다. 캐릭터들이 얼마나 뜬금없고 막무가내로 설정되었는지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온다. 대사 하나하나를 뱉을 때마다 다들 입을 막아주고 싶었다. 내가 제레미 보려고 이 영화 본 거지만... 브롬 왜 죽지도 않아. 브롬 작살 맞았을 때 에라곤이 데리고 나가는 거 보고 울었다. 차라리 죽게 냅둬. 내가 이 영화좀 그만 보게... 브롬은 영화 시작하고 결말 다 되어서 죽었다. 너무 화난다... 브롬 캐릭터가 나름 에라곤의 인도자, 이런 역할인데 잘 보면 해준 게 없다. 그냥 몇가지 지식 알려준 것 뿐이지 에라곤이 성장하게 도와준게 없어ㅋㅋㅋㅋㅋㅋㅋ 죽는 것도 허접해ㅋㅋㅋㅋㅋㅋ 차라리 빨리 죽지... 빨리 죽으라고... 내가 젤.. 좋아하는 배우의 캐릭터도 이러니까 진짜 미쳐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없고 혈기왕성한 젊은이 캐릭터야 이전에도 많이 있어왔다만, 에라곤은 그 수준을 뛰어넘는다. 우왕 굳! 그냥 뇌가 없는 것 같아요! 행동 하나 하나에 생각이 없다. 에리아 그건 뭔 역할인지도 모르겠고... 악역인 더르자가 왕에게 겁을 먹는 이유도 모르겠다. 그것은 왕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으니까. 왕이라는 갤바토릭스는 심지어 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죽지도 않는다. 우와! 2편을 만들고 싶었나봐! 이 스토리로? 이걸로? 진심이셨나요? 맞다 여기에 머타그(거렛 헤드런드)라는 동료도 끝나기 직전에 나오는데... 넌 왜 나왔니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 이해하려 들면 안되지. 이건 제 정신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니까.

  첫째, 각본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이 영화를 썼는지 모르겠고 둘째, 감독이 이 영화를 무슨 생각으로 연출했는지... 셋째, 배우들은 대본 받고도 이 영화를 찍을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마지막으로 다 만들어진 영화 보고 어떻게 폭스사는 이걸 개봉하고 유통시킬 생각을 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제레미 인간적으로 생각하고 영화 골라라ㅠㅠ 필모 보면 가끔 대책없는 영화가 꽤 섞여있어 이 사람.... 존 말코비치도 있던데... 세상에 이 좋은 배우들이 왜....?
 
썸머 스톰
감독 마르코 크레즈페인트너 (2004 / 독일)
출연 로버트 스태들로버,코스챠 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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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다가 한번 다 날아가서 의욕을 상실... 이럴수가...

  웬만하면 국내 포스터 쓰겠는데 국내 포스터가 너무 엉망이라서 쓰질 못하겠다. 주인공도 아닌 애들과 상관없는 장면을 박아놓다니... 너무 노림수가 빤히 보이는데 진짜 별로였다. 이건 이 영화에 대한 모독일뿐야.

  정체성을 찾는 성장기 청소년을 다룬 이야기. 주인공이 청소년인 퀴어 영화라면 거의 백발백중인 듯. 흔한듯 하지만 그래도 그걸 보여주는 방식도 좋았고, 영상미도 아름다웠다. 조정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인공과 그의 친구, 그리고 여자친구들이라는 다소 독특한 설정도 괜찮았다. 십대를 다룬 퀴어물의 전형을 벗어나진 않지만 나름 재미있게 본 듯. 잉베를 사랑한 남자와 비교해보면 단연 잉베 쪽이 낫긴 하다. 그래도 이게 나쁘단건 아니고. 취향이 그렇다고.

  이미 자신의 위치가 정해진 상태에서 거기서 내쫓길지도 모르는 위험을 떠안고 무언가를 고백하긴 어려운 일이다. 이 영화에서 토비(로버트 스태들로버)가 가진 고민이 그렇다. 이미 조정부 주장으로서의 위치도 확고하고, 자기가 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에힘(코스챠 울만)에게서는 베스트프렌드 자격을 가지고 있고. 이 상태에서 어떻게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똑바로 바라보고 제 감정을 고백할 수 있겠어. 그런데도 여전히 에힘을 좋아하고, 남자에게 끌리고. 그러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 질풍노도의 청소년 아니던가.

  자신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토비는 여러 사람을 상처준다. 작게는 에힘, 그리고 에힘의 여자친구 산드라(미리암 모르겐스테른)부터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애 엔케(알리샤 바흐레다 쿠루스), 퀴어팀의 일원인 레오(말론 키텔)까지 상처를 줬으니까. 근데 청소년기엔 다 이렇지 않나. 자기를 바로 보기 위해 남을 상처주는 일이 너무 흔하다. 그리고 얘가 뭐 대단한 나쁜 짓을 한 것 같진 않았다. 적어도 잉베~에서의 얄레보다는 훨씬 낫다(...) 게다가 토비는 결국은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봄으로써 자신이 상처줬던 모두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나 다름없었다.   

  폭풍우 탓에 모두가 캠핑을 접을때, 번개 탓에 토비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나무가 쓰러지는 장면이 있다. 그 때 토비가 느꼈을 감정이 내게도 느껴졌다. 게이인 자신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선이 그어진 것 같았을 거다. 그 뒤에 쉼터로 들어왔을 때에도 에힘에게서 쫓겨나고, 샤워기 아래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던 토비. 결국 그를 구원한 건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정하게 도운 레오의 침대였다.

  조정부의 말썽꾸러기 조지(트리스타노 카사노바)와 퀴어팀의 말썽꾸러기 말테(한노 코플러)의 이야기는... 흠... 그 못나보이던 조지가 멍청하고 마음 약한 애라는 데 한 번 놀랐고, 말테가 정말 싫었다. 난 저런 사람 딱 질색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넘치는 건 좋은데, 다른 사람을 상처주는 건 별로다. 말테는 자신이 하는 행동이 조지에게 어떤 의미일 지 확실히 알았어야 했다. 애지만 지켜야 할 선이란 게 있다.

  조정부 선생님인 한시(유르겐 통켈)는... 선생님으로서 썩 좋은 롤모델은 아니었던 것 같다. 토비가 그런 지경에 처했을 때 제대로 대처 안해주는 거 보고 화면 안으로 들어가서 때릴뻔;

  별건 아닌데 나 이 영화 초반 볼 때만 해도 이게 러시아 영화라고 생각했다. 정확히는 퀴어팀 애들이 도움을 청하러 와서 누가 도와줄래, 너? 너? 할때 Du 라는 발음을 듣기 전까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로버트 스태들로버가 너무 러시아인처럼 생겼던걸까...

  산뜻함. 조금은 얼룩진 구석이 있는 수채화 보는 것 같았다.

원티드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2008 / 미국)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안젤리나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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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좀 보고 싶었는데 티비에서 하길래 얼씨구나 하고 봤다. 이거 말고 다른것도 봤어야 했는데... 내가 시간 맞춰서 볼 리는 없고. 그냥 이거라도 본 데 위안을...

  나는 액션영화 좋아하는 편이다. 생각많은 영화도 좋지만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도 좋아하는데, 이런 영화의 미덕은 스토리라기보다는 재미. 그 스토리도 완전히 빠지면 별로고, 적당히 받쳐주면서도 액션영화로서의 재미는 확확 있는 쪽이 좋다. 그리고 원티드는 딱 그런 영화였다. 현실적으로 말도 안되는 액션이 난무하지만서도 그거야 영화니까~ 하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고 (원작이 만화랬나?) 스토리도 반전까지 뻔히 예상가능했지만 그래 이 정도면 괜찮지 싶었다. 캐릭터들이 확 강조되어 있어서 그런지 스토리에 그렇게 나쁜 요인이 있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나름대로 뒤 이야기로 이어질 요소들도 심어놓았고... 아 근데 크로스(토머스 크레취만)의 행동들을 고렇게밖에 설명 못했다는 건 좀 아쉽긴 했음.

  이거 모든 샐러리맨의 판타지가 좀 있지 않나? 지옥을 만들어 주는 상사 제니스(로나 스콧), 깐죽대고 재수없는 친구 베리(크리스 프랫), 자기를 우습게 아는 여자친구 케이시(크리스틴 헤이거)가 버티고 있는 현실을 완벽하게 탈출하게 해주는 판타지. 갑자기 어떤 집회가 나타나서는 네 아버지는 암살자였고, 너는 암살자의 피를 타고났다. 하면서 키워준다. 심지어 강사님은 안젤리나 졸리셔... 완벽하네. 그와중에 리페어맨(마크 워렌)과 버처(다토 박타드제)에게 수도없이 얻어맞긴 하지만은. 익스터미네이터(콘스탄틴 카벤스키)가 치료도 해주고. 사회생활도 그만큼 힘들지 않냐.

  영화적 반전이라봤자 뭐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크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보면 그냥 안다 이렇게 될 지)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그것도 약간 담겨 있고... 액션은 재미있고 좋았다. 마지막에 폭스(안젤리나 졸리)가 방 안에서 '모두'를 죽여버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간지폭풍ㅜ.ㅜ... 슬론(모건 프리먼)의 마지막 장면은 절묘하게 패러디 되었다는 점에서 뻔하지만 좋았다. 아무튼 이 영화의 장점은 장면들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 행동들에 망설임이 없다. 오죽하면 저렇게 생각없이 해도 되나 싶은 장면들이 산재(...)해 있을 정도. 심각하지 않은 이런 영화에선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제임스 맥어보이 죽도록 얻어터지는 장면이 좋았음. 반격을 시작하는 장면들도... 안젤리나 졸리는 그냥 섹시하다... 넘 멋있음...ㅜㅜ 졸리님..?!


잉베를 사랑한 남자
감독 스티안 크리스티안센 (2008 / 노르웨이)
출연 롤프 크리스틴 라슨,올레 크리스토퍼 에르트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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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좀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기회가 되어서 보았다. 노르웨이 영화. 8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고등학생인 얄레(롤프 크리스틴 라슨)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롤프 크리스틴 라슨이 83년생인데 2008년에 고등학생 연기를 했더라... 그래도 썩 잘 어울렸음.

  고 시기의 노르웨이 정세가 어땠는지는 모르겠는데 뭐 이것저것 그 때의 정서가 보여지는 것 같았다. 얄레는 가정에 깊게 뿌리가 없고, 그렇다고 공부에도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닌 애다. 친구라고는 여자친구 카트리네(아이다 엘리세 브로크)와 밴드 메이트 헬게(아르투르 베르닝), 그 외 친하지 않은 밴드 메이트 몇 밖에 없는 학생. 딱히 문제아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범생은 아니고, 홀로 아웃사이더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닌. 어떻게 보면 흔하면서 흔하지 않은 학생인데... 사실 요것 만으로도 얄레의 인생엔 꼬일 거리가 많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밋밋하지. 이 얄레의 눈 안에 전학생 잉베(올레 크리스토퍼 에트르보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거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다. 예쁘고 충실한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거지. 그것만으로도 심각한데 잉베는 남자애다.

  이 영화를 딱히 퀴어영화로 분류하고 싶지 않은게, 퀴어 쪽보다는 얄레 본인의 성장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둘이 교감하는 장면은 있지만, 그보다는 얄레가 잉베를 지켜보고 사랑을 느끼면서도 카트리네를 여전히 좋아하며 고뇌하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온다. 잉베를 통해서 얄레의 인생은 조금씩 바뀌어나간다. 갑자기 헤어스타일을 바꾸어도 보고, 그와 테니스를 치고, 듣지도 않던 신스팝을 들어도 본다. 그와 함께 하기 위해 지친 엄마(트리네 위겐)나 밴드 멤버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와 만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단순하지만 여파가 크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얄레의 인간관계, 그리고 그와 엮인 얄레 본인의 위치를 확고히 흔들어놓을 만한 일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얄레의 세계는 폭이 좁다. 여자친구와 친구 하나, 그 둘만을 잃어도 그에겐 크나큰 상실이 되어버린다. 이 때문에 얄레는 갈팡질팡 하는 걸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사춘기니까. 친구들이 말하듯 얄레에게는 이기적인 면이 있어서... 카트리네에게도 상처를 주고, 헬게에게도 상처를 주고, 잉베에게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크나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렇게 남들에게 상처를 주며 얄레 자신도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얄레는 성장해 나간다.

  얄레가 파티장에서 잉베를 호모라고 몰아세우면서, 그 와중에 목덜미를 끌어안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 그리고 그 대답을 듣는 장면이 묘하게 슬프고도 마음에 들었다. 잉베가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안쓰럽다. 다리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상처를 받았으니까... 죽지는 않고 요양원에 들어갔지만, 정신이 크게 상처받은 모습은 요양원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얄레에게 제대로 된 대화를 내어주지 못하고 그 이전의 일상들을 말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구름 강아지는 자기가 사라질 걸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도... 또, 얄레가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자 그걸 끌어안으며 위로하던 잉베의 모습도. 요양원 씬은 참 씁쓰름하면서도 달콤한 구석이 있었다.

  결말은 딱히 정해진 게 없다. 얄레 앞에는 앞으로 많은 길이 놓여있을 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는 길에 얄레는 카트리네와 헬게와 함께하던 예전을 회상한다. 얄레는 그 둘을 되찾을 수 있을까?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닐 수도 있다. 잉베와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그것도 어쩌면 가능할 것 같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얄레 앞에 놓여진 길들은 얄레가 어떻게 걸어나가는가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성장기 영화에 어울리는 결말이었다.

  몇가지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 있었다. 잉베를 바라보는 얄레의 시선들이 담긴 장면들이 좋았다. 샤워실에서의 모습, 테니스를 칠 때의 모습. 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이라 좋았다. 얄레가 엄마에게 두 사람을 동시에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도 좋았고...

  사운드트랙을 빼먹을 수가 없다. 2CD로 나와있던데 국내에서 구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 시절의 영국 밴드 음악들과 노르웨이 음악들이 섞여있는데 다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스톤 로지즈의 I wanna be adored와, 결말에 나오던 조이 디비전의 love will tear us part agian은 참 마음에 들었다. 아, 얄레와 헬게의 밴드였던 마티어스 러스트 밴드의 노래도 좋았다.

  감독의 2011년 개봉예정 영화로 난 홀로 여행한다 (Jeg reiser alene)가 있던데, 여기에 얄레의 이름이 있더라. 얄레 크렙. 역할의 이름과 성도 같고 배우도 같기에 이 영화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안타깝게도 잉베나 다른 인물들의 이름은 없었다. 롤프 크리스틴 라슨이나 다른 배우들은 그 뒤 필모가 좀 있던데, 잉베 역의 올레 크리스토퍼 에트르보그의 뒤 필모가 전혀 없어서 좀 당황했다. 혹시 관뒀나 해서... 노르웨이 위키 보니까 연극학교 들어갔다고 하는거 보면 배우고 있느라 없나보다. 다행이야...

  꽤 마음에 들었다. 괜찮은 성장 영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감독 맥지 (2009 / 영국,미국,독일)
출연 크리스찬 베일,샘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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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생각 없었는데 티비에서 하길래 뒹굴거리다가 봤다. 사실 원티드가 더 보고 싶었는데 내가 틀었을 땐 그거 다 끝나가서... 패스하고, 이어서 하던 이걸 보기로 함. 워낙 악평을 많이 들어서 안보고 싶었던 건데, 일단 크리스찬 베일도 나오고 해서 봐도 손해는 없겠다 싶었다.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좀 놀랐다. 물론 전체적인 짜임새는 엉성한 곳이 있고, 완급 조절도 좀 안되는 데다, 캐릭터 배분도 약간 이상하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봤다. 이미 성장해서 혁명군이 된 존 코너(크리스찬 베일)의 이야기가 주인 줄 알았더니 꼭 그렇지는 않고, 그보다는 마커스 라이트(샘 워싱턴)라는 인물에 더 집중되어 있다. 이건 배트맨 비긴즈의 조커 정도의 비중...? 아, 존 코너 아버지인 카일 리스(안톤 옐친)의 이야기도 나온다. 아직 십대인 모습인지라... 1편에서 보았던 훈훈한 그 남자로 성장한다고 생각하니 맘이 짠... 카일은 좀 더 캐릭터 살려도 좋았을 텐데 그냥 마커스랑 엮이면서 나오는 정도고, 존 코너도 고뇌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전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해서 더 성장할 구석이 안보였다. 마커스는 그보다 좀 더 비밀에 쌓여있고, 더 고뇌가 있을 법한 인물이라서 좋았다. 그나마도 잘 이용해 먹진 못했지만...

  주인공은 마커스라고 생각하고 봤다. 한 번 되살아난 살인자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두 번째 기회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지켜보게끔 만드는 인물이었다. 호기심을 유발하기에는 또 너무 단순한 인물설정인지라 그 이상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흥미롭긴 했다. 그다지 착한 인물처럼 보이진 않았는데... 지켜보다보니 이건 츤데레가 아닌가. 사랑에 빠져 세레나(헬레나 본햄 카터)박사에게 시체 기부하는 것도 그렇고, 안도와 준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카일과 스타(제이다 그레이스)를 구하려고 아둥바둥 대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자기 몸 망쳐가면서 그렇게까지 존 코너를 도와줄 필요도 없었는데... 그래 요 부분이 연결고리가 참 약해...

  아내(블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참 뜬금없이 나왔다 했는데 3편에서 나온 설정 때문이라더라. 3편을 안봐서 모르겠어. 아내는 진짜 조연 축에도 못드는 수준이었고, 오히려 같은 비중이라면 전사인 반스(커먼) 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건 당연히 블레어(문 블러드 굿). 근데 캐릭터로 치면 좀 형편없었다. 마커스 뭘 믿고 그렇게 도와주는데ㅋㅋㅋㅋ 실제로 배신자였으면 어쩔라구. 아 결론적으로 보면 존 코너 위치 알려준 셈이 되기도 했지만... 캐릭터 배분이 진짜 이상했던게 중간에 카일 일행을 도와준, 일반인 무리의 할머니 버지니아(제인 알렉산더)도 좀 더 뭐가 있을 법했는데.. 어쩡쩡하게 나오다 말았다. 안습.

  결말은 보다가 코웃음을 쳤다. 저 마커스를 어떻게 처리하려나 봤더니만... 아.. 그놈의 심장... ㅋㅋㅋㅋㅋ 너무나 인간적인 클리쉐. 살아있는 애 죽여서 심장 꺼내 기증하는거랑 뭐가 다른가! 차라리 마커스를 살려내 이놈들아.. 울부짖음ㅋㅋㅋ

  장점보다 단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런지 괜찮게 봤다. 연기들도 좋았고. 크리스찬 베일 연기가 오히려 좀 평면적이라 재미가 없었는데, 못했다는 건 아니다. 안톤 옐친은 참 잘한다. 말없는 역할이었던 제이다 그레이스도 마음에 들었고.. 샘 워싱턴은 그저 귀요미입니다 여러분. 귀요미쨔응...

A-특공대
감독 조 카나한 (2010 / 미국)
출연 리암 니슨,브래들리 쿠퍼,퀸톤 렘페이지 잭슨,샬토 코플리,제시카 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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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pha~Mike~FOXTROT! 음 이런 종류의 영화에 많은 기대를 하고 보진 않는다. 그저 재미있으면 그만인데 오 딱 고만큼이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냈다. B급 영화를 A급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캐릭터빨이 절반 이상이고 나머지는 액션인데 크게 머리쓰지 않으면서도 이해가 팍팍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스토리는 물론 단순하다. 그게 이런 영화의 미덕이죠.

  스토리는 크게 말할 거 없고, 머리 쓰지도 않는다. 특수부대 출신들이 모여서 액션을 보여주는 걸로 끝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리더인 한니발(리암 니슨)을 주축으로 뺀질뺀질한 성격의 멋쟁이(브래들리 쿠퍼), 정신 나간 조종사 머독(샬토 코플리), 우직한 B.A.(퀸튼 램페이지 잭슨) 넷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조화가 아주 재미있었다. 초반 탈출 시퀀스가 아주 괜찮았는데, 아쉬운 건 이 이후에 이 장면을 넘어설 만한 재미가 크진 않았다는 거? 물론 계속해서 터지긴 하는데 난 초반부가 가장 재미있더라. 잊을 수 없는 머독의 유 스핀 미 어라운드ㅎㅎ

  가끔 한니발이 하는 일이 뭔가 의심스럽지만(..) 그래요 계획을 짜는 리더. 그리고 멋쟁이는 진짜로 멋쟁이... 초반부에 주먹 얻어맞고 '굿모닝?!!' 하는 거에서 빵터지고, 아디오스, 마더, 퍽... 하는 데에서도 엄청 웃었다. 이렇게 뺀질뺀질한 성격인데 이 부대에서 미친놈으로는 2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과격하기도 해서, 탱크에서 적들 격추하는 장면은 어이구 정말로... 신나보이십니다. 머독은 대놓고 미친놈인데 그러면서도 귀엽다. 시종일관 유쾌해 보여서 재미있음. B.A. 다루기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B.A.는 첨엔 이놈도 또라이겠거니, 했더니만 의외로 가장 정상. 머독 때문에 생긴 비행 공포증으로 인한 에피들이 좀 있는데 볼 때마다 웃긴다. 초반 시퀀스에서 넋나간 비에이를 멋쟁이가 달래주는 장면은 일품이었다.

  소사(제시카 비엘)는 멋쟁이와 끈이 있긴 하지만 캐릭터를 좀 더 유용하게 쓰지 못한 감이 있었다. 뭐 조연이니까... 악역인 린치(패트릭 윌슨)는 단순하기 짝이 없었구요.

  몸으로 때우는 액션이 생각보다 비중이 안 커서 의외였는데, 뭐 다음 편엔 그런 거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그래도 재미있었다. 생각 없이 보는데 머리가 그냥 비워짐ㅎㅎ 머독 귀여워.. 머독.. 샬토... 필모가 두개뿐인 너란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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