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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카와지리 마츠코(나카타니 미키)라는 여자의 인생이 어떤 식으로 망가져 굴러떨어졌는지 보여주는 영화였다. 이미 카와지리 마츠코가 죽은 시점에서 조카인 쇼(에이타)가 그녀의 죽음 이야기를 들어가는 과정이라서, 결말이 정해진 탓에 보는 게 더 고통스러웠다.
아무리 사랑과 희망이란 말로 포장을 해도 내겐 와닿지가 않는단 말이다. 주는 것이, 베푸는 것이 그 사람의 뭔가를 나타내주면 뭐하냐. 본인은 버려지고 채이고 얻는 게 없는데. 게다가 아픈 여동생(이치카와 미카코)만 아끼는 아버지(에모토 아키라)의 애정에 목말라 그런 성격이 형성되었다고 한들, 이 여자가 만들어가는 인생은 자기가 자초한 게 너무나 크다. 한 번 상처 받을 때 배우는 것도 없고, 계속해서 사랑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진짜 보기 힘들 지경이었다. 문제 해결 방식도 그랬고. 솔직히 초반부에 류 요이치(카가와 테루유키)와 관련하여 사건이 벌어졌을 때 처신만 잘했어도 학교에서 쫓겨나진 않았을 텐데 고 부분에선 본인 성격 탓이 너무나 커서 짜증이 폭발. 그 땐 동정도 안갔다...
그 뒤 남자들 만나고 생활하면서 상황 판단하는 방식이 애처로울 지경. 우째 이렇게 최악의 남자만 골라서 만난단 말이냐. 작가였던 첫번째 남자 야메가와 테츠야(쿠도 칸쿠로)와의 관계는 그렇다 쳐. 폭력이나 저지르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처음이잖아. 근데 두번째 샐러리맨 남자(게키단 히토리)부터가 완전 꼬였다... 그 남자한테 차였다고 업소 여자가 되는 것도 그렇고, 건달 오노데라(다케다 신지)랑 살다가 살인까지 저지르는 것도 완전 본인 탓이지 않느냐... 이건 온전히 남자 탓만 할 수가 없다고. 그나마 착한 이발소 남자(아라카와 요시요시) 만나면 뭐해. 한 달 살고 잡혀가는데... 감옥에서도 이 남자 하나 바라보고 미용사 자격증 따는 것도 난 좀 웃겼다. 삶의 모든 이유가 애정이야. 이래서야 행복할 수가 없잖아 싶고. 기껏 사귄 친구 사와무라 메구미(구로사와 아스카)도 외로움을 이유로 쳐내버리고... 모든 진행이 안타까움. 현재가 지옥이니 더 나빠질 게 뭐 있느냐며 야쿠자가 된 옛 제자 류와 관계를 시작하는 것도, 그걸 기다리는 것도 모두 바보스러웠다. 이후 진행이야 말할 것도 없었고..
그런고로 이 영화에서 받은 교훈은 하나도 없다. 진심으로 하나도 없다. 그냥 비참한 이야기를 특별한 형식으로 본 게 신기한 정도. 불쌍하고 애처로와. 근데 그게 끝이야. 이런 꿈도 희망도 없는 듯한 이야기를 보며 대체 뭘 느껴야 하는거냐.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되라고? 꺼져. 그래서 마츠코가 얻은 게 뭔데? 자기가 만든 정신학대? 그걸 가리는 자기만족?
형식은 재밌고 영상도 즐거웠지만 그냥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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