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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상영할 땐 전혀 볼 생각이 없다가 봤는데,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게 아니면 보는 의미가 없고, 동시에 극장에서 보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기묘한 영화였다. 한 마디로 때깔은 좋은데 내용이 영. 빛좋은 개살구랄까. 어느정도 전형적인 스토리임을 감안하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너~무 심해서 화가 날 지경. 쟤 죽을거같다 하면 죽고, 저거 탄다 하면 타고, 이제 쟤 이동하겠네. 하면 이동하는 영화. 간소한 줄거리만 알면 모든 내용을 다 짐작할 수 있는 그런 드라마였다. 전형적인 플롯을 따르는 영화는 얼마든지 있지만서도 이건 화면 외의 스토리에서 그런 노력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서 참 별로였다.
스토리 설명만 들으면 영화를 다 이해할 수 있다. 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은 '언제나 악한 인간'의 스파이였다. 당연하게도 적진 부족장의 딸 네이티리(조 샐다나)와 사랑에 빠지고 그 부족의 문화를 배워가며 자신의 원래 부족을 배신하게 된다... 인간 쪽은 언제나 그렇듯 끝까지 악한 인간 마일즈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도 있고, 부족을 이해하려 하는 과학자 그레이스(시고니 위버)도 있고 기타 등등 조력자도 있다. 부족들은 언제나 고귀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 족장인 에이투칸(웨 스 스투디)는 생판 처음 보는 외계생물에게 가르침을 주라고 딸에게 명하고, 엄마인 모트(CCH 파운더)는 자기들의 터가 다 무너져가는 와중에도 제이크 설리에게 도움을 청하질 않나... 네이티리를 좋아하던 족장 후보 츠테이(라즈 알론소)는 처음엔 제이크를 적대적으로 대하다가 그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하여 그와 함께하게 된다... 나머지? 뭐 있냐고...
굳이 설명할 힘도 안나는 단순한 영웅주의 플롯인데, 이게 보면서 되게 웃겼던 게 묘하게 그쪽 사람들이 느끼는 동양사상이라고 해야하나? 자연을 아끼고 뭐 화합하고 그런 사상을 차용하려고 하다가 어설프게 차용해서 실패했다는 거다. 보면서 저게 뭐야!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꽤 있었다. 이게 서양식 영웅주의랑 섞이다보니까 도저히 말이 안되는 거 같은 부분이 넘쳐나는거다. 대체 네가 뭔데, 네가 왜? 이런 기분이 자꾸자꾸 든다니까... 이건 어쩔 수가 없었다. 스토리 기대 원래 안했지만서도 보면서 약간 웃게 만들어주다니... 뭐 엄청 전형적인 스토리라서 감동줄땐 주고 위기감 느낄땐 느끼게 하고 그런건 다 있긴하다. 너무 뻔해서 문제지. 이크란(토르쿠)를 타다가 갑자기 그 전설의 영물이신ㅋ 그레이트 리오놉테릭스(토르쿠 막토)를 타는 장면에선 솔직히 많이 웃었다. 갑자기 그건 이론일 뿐이다 이러면서 타다니... 전설인데 이론되지 말라고...
외계세계의 모습이나 외계인의 모습을 CG로 만들어낸 건 꽤 예뻤다. 하지만 묘사 자체가 특별히 흥미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적당히 과거와 이미 있었던 상상을 섞어낸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뭐 그거 보려고 보는 영화라고 친다면 역할은 톡톡하게 해낸 것 같다. 너무 안일한 스토리와 묘사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지만... 기술발전현황을 보고싶다면야.
아쉽다. 이런 효과로 이런 스토리를 그려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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