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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감독 브래드 버드 (2007 / 미국)
출연 패튼 오스왈트, 루 로마노, 브라이언 데니, 브래드 가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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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을 상당히 오래간만에 봤다. 아니 영화 자체를... 드라마 말고 영화는 한 서너달만에 본 것 같다. 너무 바쁘고 힘들었어. 여차하구. 암튼 애니메이션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보는 내내 장면 장면의 세밀함과 현실과 가상이 절묘하게 뒤섞인 모습에 감탄했다. 내용 이전에 영상이 섬세하고 아기자기해서 시선을 끌더라. 내가 3D 애니메이션을 너무 오래간만에 본 건가? 이것도 1년 전 것인데 요새는 더 발전 했겠지... 3D는 아니었지만 엔딩크레딧은 특히 굉장히 맘에 들었음.

  이야기 자체는 '꿈을 이룰 수 있다' 이거니까 다소 심심하다 싶었는데, 또 생각해보니 나 엄청 이걸 재미있게 본거다. 작은 쥐 레미(패튼 오스왈트)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들이 참 재미있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맛이 있다. 난 좀 쉽게 생각해서 그런가 구스또(브래드 거렛)가 상대 악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초반에 죽어버려서 깜짝 놀랐다. 스키너(이안 홈)과의 대결구도도 의외로 심심하고 빨리 끝났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평론가인 안톤 이고(피터 오툴)의 음식 평론이었다. 보면서 의아해 하긴 했는데, 이 영화에서 중요한건 레미가 꿈을 이루고 인정받는 과정이니까 안톤 이고가 마지막 장벽이었던 게 이해가 된다.

  라따뚜이에서는 갖가지 고난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링귀니(루 로마노)의 고난이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레미의 고난이었던 것 같다. 레미가 쥐라는 틀을 딛고 일어나는 과정, 요리사가 되기 위해 겪는 고난들, 우정의 위기, 가족과 꿈 사이에서의 고민,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요리사로서의 시험까지. 모든 이야기들은 레미에게 집중되어 있다. 주인공은 확실히 작은 쥐 레미이다.

  링귀니는 그냥 레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등장인물일 뿐이지 그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잘 모르겠다. 인간 좋은거? 좀 멍청한 거? 운좋은거? 인간 캐릭터 중에서 가장 매력있고 도드라졌던건 콜렛(잔느 가로팰로)와 안톤 이고가 아니었나 싶다. 스키너 조차 그 캐릭터 색이 부족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링귀니는 멍청해서 재미가 없어... 콜렛은 링귀니와 너무 쉽게 맺어지는건 좀 짜증나긴 하는데, 그래도 당차고 똑부러져서 마음에 들었다. 목소리도 걸걸하면서 여성스러운게 너무 좋았음. 안톤 이고씨의 캐릭터야 뭐 너무나 확실하고... 목소리도 최고최고. 그리고 마지막 평가 내려주는 그 말투가 너무 좋았음.

  전해주는 교훈이 엄청 참신하다고는 말 못하겠다. 다소 전형적인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래도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고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 정도로 재미있게 만들기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전형적인 건 그만큼 지루해지기 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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