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감독 줄리 테이머 (2007 / 미국)
출연 에반 레이첼 우드,짐 스터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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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류네 갔을 때 다류가 보여줘서 봄. 음... 테일이와 다류는 만족한 거 같았는데 나는 별로였다. 비틀즈 음악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인데, 스토리를 너무 영화에 짜맞췄다. 베트남전이 벌어지던 당시의 미국 상황을 녹여내고 뭐 이런 시도들은 좋았지만 그 구성이 영 내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 나는 꼭 짜여진 구성이 좋다. 갑자기 등장인물들이 사라지기도 하고, 나타나기도 하고 그러는데 영 혼란스럽기만 하더라. 그렇다고 내가 옴니버스 영화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이건 좀 산만하고 별로였다. 감독이 비틀즈 음악으로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구나... 영상미를 실현해보고 싶었구나 뭐 그런 생각은 들었음. 꼴라쥬 같은 게 나올 때마다 예쁘긴 한데 미쳐버릴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틀즈 노래로 만든 영화 아니랄까봐 주인공 이름은 주드. 여자 주인공 이름은 루시... 뭐 이런 식이었다. 아버지(로버트 크로헤시)를 찾아 미국으로 밀입국한 주드가, 아버지가 일하는 교내에서 맥스(조 앤더슨)라는 애를 만나 절친한 친구가 되고, 그의 여동생인 루시를 소개받고... 그리고 맥스와 뉴욕으로 떠난다. 뉴욕에서는 집주인인 세이디(데이너 푸치스)를 만나고, 기타리스트 조조(마틴 루더)를 만나고, 레즈비언 친구 프루던스(T.V. 카피오) 같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모두가 그 당시의 풍조에 흔들리고 영향을 받으며 그로 인해 그들의 삶에 변화가 나타난다. 베트남전 당시의 상황을 담고 있어서 군문제나 전쟁, 평화 뭐 이런 소재들이 버무려져서 제법 무게감도 있다. 

  전체적인 맥락이 단순하고(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그 안에는 전쟁에 관한 이념, 개인의 투쟁이 들어있고 뭐 그런식)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보다는 짤막짤막한 장면들이 더 마음에 들었다. 사실 보면서는 이건 고문이야... 이러면서 봤다. 뮤직비디오 서른개를 연달아 보는 기분이었으니까. 보고나서 시간이 좀 흐르니까 그래도 괜찮았다, 하는 생각이 든다.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에는 뮤지컬감독인 감독의 역량이 미친듯이 발휘되는데 그 자체로는 훌륭하지만 이야기 안에서 보면 쓸데없거나, 혹은 너무 단순하거나, 너무 설명이 없기도 했다. 난 전체 구성이 이어지는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이 영화가 안 맞았던 거고. 그렇다고 이 영화가 별로다 라고 말하고 싶진 않은게 이건 단순히 내 취향이 아닌 거라서.

  주드 캐릭터가 은근히 형체가 잡히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 하나 보자고 밀입국까지 한 청년인데 낯선 곳에서 어리숙한 느낌이 있었다. 루시 캐릭터는 음... 물들지 않겠다더니 평화 사상에 물들어서 운동까지 해서 좀 웃겼음ㅋㅋㅋ 나쁘진 않았다. 주체적인 여성상이라서 그런가ㅋㅋㅋ 서로 흔들리고 있긴 했지만 주드를 좀 더 잡아주길 바랐다. 세이디와 조조는 다시 합칠 줄 알았고... 캐릭터가 재니스 조플린이랑 지미 헨드릭스에서 따온게 너무 보여서 재밌었음. 세이디 역 배우 목소리 너무 좋았다. 프루던스는 할 말이 없네요... 등장부터 퇴장까지 애매모호하게 처리되고 말았다. 조연 로버트로 나왔던 보노ㅋㅋㅋ 소소하게 웃김. 가장 좋았던 캐릭터는 맥스. 히피정신에 빠진 이 대책없는 청년에겐 싱그러운 매력이 있었다. 전쟁 후에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모습이 그래서 더 좋았고.

  비틀즈 팬이라면 더 즐겁게 볼 수 있을 영화.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이 중요하다면 별로 추천하지 않고, 개별 장면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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