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2011)

Black Swan 
8.3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나탈리 포트만, 밀라 쿠니스, 뱅상 카셀, 바바라 허쉬, 위노나 라이더
정보
스릴러 | 미국 | 108 분 | 2011-02-24


  개봉 때 놓쳤는데 이제야 봤다. 생각보다는 흔한 스토리였고 소재도 딱히 대단치는 않았는데 역시 연출과 연기가 좋았다. 상상할 수 있다고 모두가 잘 그려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그 차이를 확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 니나 세이어스(나탈리 포트만)는 사람들이 발레리나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편견 중 하나인 신경질적인 모습을 캐치해서 그걸 잘 발전시킨 듯한 캐릭터였고, 엄마인 에리카(바바라 허쉬)는 그런 딸에게 자신의 꿈을 모두 쏟아부었을 법한 엄마 캐릭터, 토마스 르로이(뱅상 카셀)는 전형적인 제작자 캐릭터, 릴리(밀라 쿠니스) 또한 주인공과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매력있는 라이벌 캐릭터로 나왔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전형적인데 보는 기분은 그렇지가 않다.

  단순히 여러가지 발레 기술동작이 나와서 대단한 것이 아니라 연출 자체가 짜임새있고 보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음악도 적절했고... 아카데미 받을 만한 스토리에 받을 만한 연기였다고 하면 될까. 애초부터 불안불안한 캐릭터였던 니나의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의 일이었고...그 뒤의 이야기도 짐작할 만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순진해빠진 니나, 불안해 하는 니나, 순종적이면서 반항하는 니나. 다양한 모습들이 참기 힘들 정도로 왔다갔다 하며 화면을 채울 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더라.

  나는 발레 그런거 잘 몰라서 니나가 한 백조 연기가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영화상으로 그 불안한, 가느다란 줄 위에 있는 심리상태가 잘 나타나서 좋았다. 절정으로 이르는 과정까지 한 치 모자람 없이 내달리는 것 같은 영화였다. 쉴 틈 없다는 느낌이었는데 그건 처음부터 니나가 불안정한 상태였고 뒤로 갈수록 그 불안이 고조되기만 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게 나빴던 것은 아니고... 보기 편한 영화는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보고 난 뒤에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니나가 느낀 완벽을 보는 나도 느낀 듯한 그런 착각이 들어서.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그래도 호불호는 확실히 갈릴 것 같은데 난 일단 좋게 본 편. 근데 베티(위노나 라이더) 캐릭터 넘 슬픔... 추락한 스타라니. 위노나랑 너무 잘 어울리잖아. 캐스팅이 잔혹하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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