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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기대하던 건데 사실 난 원작 소설은 안봤고 줄거리랑 스포만 알고 있었다. 근데 이건 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물로 만들면서 Legend의 의미를 바꿔놨어... 결말도 바꿔놓고. 아니 뭐 원작 결말대로 갔으면 그건 그거대로 많이 우울했겠지만 이것도 그다지 개운한 기분은 아닌데? 굳이 네빌을 구원자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구나... 만들려면 아예 전형적인 헐리웃 플롯대로 가지T_T 결말 진짜 아쉽다... 나쁜 게 아니라 아쉬워;
홀로 남은 남자의 고립감, 외로움 그런걸 잘 섞어놓았다. 좀비들이 창궐한 세상의 암울함도 느껴지고. 근데 좀비들 생긴 게 어디서 많이 본 애들... 프란시스 로렌스 전작인 '콘스탄틴'에서 나왔던 악마들처럼 생겼어ㅋㅋㅋ 보면서 어어 악마다? 악마다? 이러고 보고. 여기 좀비들은 머리가 좀 좋더라. 새벽의 저주나 그런 데 나오는 애들같지 않고 머리도 쓰고-_-;; 다만 폭력적이고 그럴 뿐. 덫도 놓고 그래서 깜짝 놀랐음.
영화 보는 내내 긴장감이 사라지질 않더라. 내가 네빌(윌 스미스)이 되어서 뉴욕을 누비고 있어. 해가 지면 내가 다 떨리고, 샘(우리의 개-_-님)이 어두운 데로 들어가면 내가 막 다급해지고. 영화 자체가 불쑥불쑥 이런 것도 많고 참 흥미 진진. 결말 보기 전까진 이거 너무 재밌어! 모드였다. 1인용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 느낌. 그런 의미에서 샘이 죽을 때 내가 너무 좌절orz
근데 왜 네빌이 뉴욕에 혼자 남으려 하는 건지는 잘 이해가 안돼. 아무리 자기네 도시에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자기가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그렇지. 그렇게 홀로된 거에 좌절감을 느끼는 남자가; 뭐하러 굳이 구원자가 되려고 하는 건지. 뭐 일단 그걸로 영화 상의 '전설'의 의미를 부여하긴 했는데. 이 전설의 의미도 영 별로고... 막판에 내가 너무 짜증났던게 애너(알리스 브라가)랑 에단(찰리 타핸) 등장한 다음에. 애너가 자꾸 신의 뜻이라느니 뭐라느니 해서-_- 심지어 결말도 약간 그 말대로 가는 것 같고. 콘스탄틴 찍은 감독이라지만 말야. 저런 게 신의 의도면 정말(...) 신 믿고 싶겠니...
윌 스미스 연기 좋았음. 특히 바이러스에 걸린 샘을 목 졸라 죽이는 장면. 진짜 그 표정에서 나타나는 좌절과 슬픔 그런 오묘한 감정들이 막. 죽을려고 작정하고 좀비들한테 덤벼들 때도 그렇고. 홀로 남은 고독감 이런 거 은근히 잘 표현하더라. 윌 스미스 원맨 쇼니까 다른 애들은 뭐 별로... 네빌의 딸로 나오는 말리(윌로우 스미스)는 윌 스미스 친딸. 근데 행복을 찾아서의 제이든처럼 많이 나온느 것도 아니고 해서 연기는 잘 모르겠음.
사람들 말로는 '28일 후' + '캐스트 어웨이' 라는데 난 둘다 안봐서; 근데 왜 그렇게 말 하는지는 알겠다. 나는 그보다는 '우주 전쟁' 느낌이었다. 그래도 재밌긴 재미있음. 많은 걸 안바라면 돼. 원작 본 사람은 쫌 짜증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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