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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감독 낸시 마이어스 (2003 / 미국)
출연 잭 니콜슨, 다이앤 키튼, 키아누 리브스, 아만다 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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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에서 되게 자주 해주더라. 제대로 앉아서 본 건 처음이었지만... 진득히 앉아 볼 정도로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잭 니콜슨이 나와서 그대로 앉아서 봤다. 이상하게 매력적인 사람이란 말이야.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처음엔 진짜 재수없는 남자였다. 평생 20대 여성만 사귀어 온 60대의 성공한 남자. 매너좋고 하는 말 하나하나 매력적이라지만 60대인데 20대만 사귄다는 게 다소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해리는 그렇다 쳐도 그 여성들이. 해리 말로는 젊은 그녀들은 알고 있다고, 이 관계가 가볍다는 걸. 이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그가 만나는 여자 모두가 그렇게 가벼운 것도 아니고. 그래도 해리 캐릭터를 보면 조금은 이해되긴 하더라. 진짜 매력적인 남자긴 하니까. 말투 하나하나가 거슬리면서도 신경쓰이게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에리카(다이앤 키튼)도 처음엔 해리를 재수없어 하다가 점점 마음에 들어하게 된 거겠지만.

  에리카는 난 진짜 좋던데. 마음을 예쁘게 열어가는 모습이라던가, 실연한 뒤의 행동들은 설득력 있었고. 매력이 충분하지 않나? 에리카가 잃은 자신감은 나이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너무 오랫동안 혼자였던 바람에 잠시 자신의 매력을 잊어버린 것 뿐.

  마린(아만다 피트)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냥 적당한 수준의 조연이었다. 행동들이 다소 어린애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모르겠다 내가 마린처럼 부모님의 이혼을 겪은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그 정도 이혼 가정이면 좀 완벽한 모습 아닌가... 역시 좀 어린애 같은 구석이 있었다. 줄리안(키아누 리브스)은 솔직히 진짜 완벽한 남자다. 특히 에리카에게 있어서 너무나 완벽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완벽하게 사랑해주고, 보듬어주고. 젊고 총명하기까지 한데 근성이 부족해. 나같음 해리한테 양보 절대 안한다. 부족한 게 없는데 왜? 끝까지 그녀를 너무 배려했다는 느낌이다.

  다들 연기가 좋았지만, 다이앤 키튼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실연 뒤에 시도 때도 없이 우는 모습들이 진짜같았어. 담담하고 슬며시 스며드는 사랑의 감정도 잘 표현한 것 같다.

  우리나라랑 정서가 다른 부분이 좀 있다 이 영화. 특히 모녀 관계. 마린(아만다 피트)이 엄마에게 데이트하던 남자를 양보하던 데에서 기겁. 섹스는 안했다고 양보하는 모습에서...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에리카의 모습이... 너네는 섹스만 안하면 단가요?! 아 이건 다시 봐도 내 정서로는...

   결말은 해피엔딩을 위해 다소 억지스럽지 않았나 싶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였다. 아주 깔끔하게 잘 빠졌다고는 생각 안한다. 좀 진행이 어색하지 않나 싶은 부분이 있었으니까. 뭐 그래도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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