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천둥의 신
감독 케네스 브래너 (2011 / 미국)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나탈리 포트만,안소니 홉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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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안봐야지 했었는데 그놈의 어벤저스가 뭔지... 악평과 악평과 악평을 다 듣고도 보러간 건 처음인 듯. 각오를 해서 그런가 황당한 전개를 보여주는 내내 음 그래 배우가 참 잘생겼구나! 이러면서 봤다. 내용은 하나도 보지 않았다는 소리.... 사실 내용이랄 게 없어요.

  토르는 마치 어벤저스를 위해서 이 캐릭터가 필요한데, 사람들이 이 캐릭터에 대해 알고는 있어야 하니까 영화를 만들자! 라는 취지에서 만든 것 같은 영화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다른 영웅스토리들에 비해 얄팍하기 짝이 없다. 원래 이런 영화의 큰 뼈대는 복잡하면 안되는 거 아는데, 그 뼈대조차도 안보이니까 이건 뭐. 무례함과 거만함으로 아버지 오딘(안소니 홉킨스)에 의해 쫓겨났던 아스가르드의 후계자 토르(크리스 헴스워스)가 내적으로 성장하여 아스가르드로 귀환하는 이야기. 모든 힘을 빼앗기고 지구로 추방당했던 데에는 동생 로키(톰 히들스턴)의 장난질이 가미되어 있었고, 이건 큰 이야기가 될 것도 아니었지만... 로키의 출생비밀과 오딘의 병세과 맞물려 토르에게는 고난이 시작된다. 근데 이 고난이 고난으로 안 보인다 이거야...

  지구로 추방당한 토르는 그리고 추락하면서부터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있던 과학자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만)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주변에는 같은 과학자인 에릭 셀버그(스텔란 스카스가드), 인턴 다시 루이스(캣 데닝스)가 있는데 뭐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심지어 제인의 역할까지도 그래서 너는 뭔데? 싶을 정도다. 이런 영웅담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역할은 한계가 있지만 토르에서는 더 심하게 역할이랄 게 없다. 그렇게 눈에 띄는 고통에 시달리지도 않거니와 사랑에 빠지는 개연성도 너무나 부족하다. 다 보고 나서 친구랑 얘기하길, "오분만에 사랑에 빠지고, 오분만에 키스하고, 오분만에 차. 근데 왜 갑자기 둘이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토르의 매력은 한없는 백치미와 육체미일까... 처음 등장에서부터 아 얘 골비었다 싶었는데 지구 추방 직후는 더 웃겼다. 내가 누군줄 아느냐로 시작하는 개그, 동물가게에 가서 말을 주시오 하는 뭐 이런 것들. 한 마디로 스토리 빼면 볼 만한 캐릭터. 로키는 그에 비해 좀 더 캐릭터면에서 흥미로웠다. 흔해빠진 출생의 비밀이 있기야 있다만 원래 그런거 자세히 알기 전부터 장난기 많고, 속꿍꿍이 좀 있는 타입으로 보이니까. 선과 악이 묘하게 공존한 느낌이라서 좋았다. 킹 로피(콜므 포머)패거리를 들여보내 놓은 게 오딘을 완전히 해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위한 거라는 거 보고 나서는 더 좋더라. 악역이지만 악에 찌들었다는 느낌보단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토르보다 더 공감이 갔다.

  조연들은... 그래요 오딘이 가장 나쁜놈이었습니다. 애한테 미리미리 알려주라고!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고, 헤임달(이드리스 엘바)은 뛰어난 문지기라면서 벌써 몇번 뚫리는거죠? 그 생각을 했고... 토르의 친구들인 볼스태그(레이 스티븐슨), 호건(아사노 타다노부), 팬드럴(조슈아 달라스), 시프(제리미 알렉산더)은... 토르 만큼이나 가벼웠습니다. 끼리끼리 논다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줍니다. 지구의 조연들이 오히려 역할이 많아 보였음. 아, 쉴드의 에이전트 콜슨(클락 그레그)은 여태까지 중에 가장 많은 출연 하신듯 하지만 별로 또 역할은 안 보이는... 오히려 그보다 짧게 등장한 호크아이 클린트 바턴(제레미 레너)이 더 인상깊었어요.

  CG가 화려하긴 한데 묘하게 와닿질 않아. 우주 보여줄 땐 예쁜데 아스가르드 보여줄 땐 시큰둥~_~ 이렇게 되었다. 신의 세계라기보단 미래세계 같았다. 아 그리고 액션. 부족합니다...

  토르가 성장하는 일종의 성장담인데 성장이 별로 안느껴져서 슬픈 영화였다. 줄거리라도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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